팔만대장경을 지킨 사람들 *..역........사..*



나무로 만들어진 대장경판이 화재로 소실되지 않고, 전화에 없어지지 않고 오늘날까지 고스란히 보전되어 온 것은 정말 기적적인 일이다.

임진왜란 때는 해인사 승려인 소암昭岩대사가 승병을 이끌고 해인사로 진입하는 왜병을 막아내어 대장경판을 수호할 수 있었다. 승병이 왜구와 대치했던 고갯마루의 이름이 왜구치倭寇峙라고 하니 그 치열함이 지금까지 전해내려옴을 알 수 있다. 소암대사는 사명대사와 마찬가지로 서산대사의 제자다.

팔만대장경은 일본이 여러차례 달라고 요청했던 물건이다. 세종대왕은 일본의 요구가 번거로워 팔만대장경을 줄 생각을 했을 정도다. 다행히 중신들이 일본에게 그런 보물을 함부로 주면 나중에는 더 귀한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진언해 우리나라에 남을 수 있었다.

한국전쟁 때는 더 위험한 일이 있었다.

1951년 9월 18일 해인사 주변에 공비가 출몰하자 미군사고문단은 해인사 폭격명령을 내렸다. 당시 공군의 김영환 편대장(대령)은 이 명령에 불복했다. 해인사에 김영환 대령이 가지고 있던 네이팜 탄이 투하되었으면 팔만대장경은 그대로 잿더미가 되었을 것이다.

김영환 대령은 기관총 발사만 허락했으며 절대 폭탄투하를 하지 못하게 했다. 김영환 대령은 성주의 인민군 기지를 폭격한 뒤 돌아갔다. 이것은 큰 문제가 되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이 일을 보고받고 김영환 대령을 총살형이 아니라 포살형에 처해야 한다고 노발대발했다.

미군사고문단 책임자는 국군전대본부를 찾아와 김영환 대령, 작전참모 장지량 중령, 그리고 편대원 전원을 소집해서 책임을 추궁했다. 김영환 대령은 죽음을 각오하고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고 한다.

"태평양 전쟁 당시 미군은 일본의 쿄토를 폭격하지 않았다. 이는 교토가 일본 문화의 총본산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영국은 셰익스피어와 인도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 우리 민족에게도 인도와 바꿀 수 없는 문화유산이 해인사에 있다. 팔만대장경이 바로 그것이다. 이 보물을 공비 수백명을 소탕하기 위해 소실시킬 수는 없다."

김영환 대령은 한국전쟁 당시 처음으로 한국공군 단독출격의 편대장이었다. 바로 그 유명한 영화 <빨간 마후라>의 모델이기도 하다.

김영환 대령이 비행단장으로 부임할 때 머플러가 없어 형수에게 머플러를 하나 달라고 했는데 그 집에도 머플러로 쓸만한 것이 없었다. 형수가 치마로 만들려고 가지고 있던 빨간 천을 내놓자 김영환 대령이 그걸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목에 둘렀다고 한다. 이것이 빨간 마후라로 공군의 대명사가 된 일화다. (김영환 대령은 후일 준장으로 승진하여 김영환 장군이 된다)

팔만대장경은 1537종의 경전을 6,569권에 담은 것이다. (동국대 영인본은 1514종으로 구분했으나 북한본의 1537종 분류가 올바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덧글

  • 첫비행 2005/04/16 21:26 #

    안녕하세요. 밸리타고 들어왔습니다.
    저런 일화가 있었다니, 그때 김영환 대령이 하신 행동에 정말 찬사와 감사를 보내야겠군요. 덕분에 좋은 이야기를 알게 되었습니다.^^
  • 김현 2005/04/16 21:40 #

    음, 이승만... -_-... 양키의 똘마니...
  • 초록불 2005/04/16 21:47 #

    첫비행님 / 반갑습니다. 종종 오세요.

    김현님 / 이승만을 좋아 하지는 않지만 양키의 똘마니로 보기에는 좀 특이한 인물입니다. 대한민국사에서 그만큼 미국에 <개긴> 대통령도 드물다는군요. 대표적인 사건이 <거제도 반공포로 석방> 사건인데, 미국이 이때 이승만을 제거해야한다고 생각했을 정도라고 들었습니다. 음.. 어디서 봤던 이야긴지 기억이...^^;; 찾아내면 언제 다시 한번 쓰죠.
  • catnip 2005/04/17 09:12 #

    저도 당연히 처음 접하는 얘깁니다.;;
    정말 훌륭하신 분이시군요.
  • 이홍기 2005/04/17 10:17 #

    그 에피소드는 알고 있었는데 예전에 들었던 것이라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빨간마후라의 주인공 김영환 대령인 것은 몰랐네요. 김영환 대령은 훗날 실종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공군에서는 실종은 비행사고로 기체와 시체를 수습 못했다는 의미겠죠)
  • 초록불 2005/04/17 23:22 #

    맞습니다. 1954년 강릉으로 향하던 전투기 조종 중 기상 악화로 실종되었고, 유해를 수습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저 하늘에서 생텍쥐베리와 만나 어린왕자의 별로 가셨기를 바랍니다.
  • 슈타인호프 2005/04/27 13:15 #

    아...김영환 대령이었나요? 김신 대령으로 알고 있었습니다...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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