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양보음의 선구자 여환 *..잡........학..*



대개 양성교접술養性交接術이라는 것은 남자가 사정을 억누르고 그것을 다시 체내로 되돌려 젊음을 되찾는다거나, 여성의 음기를 빨아들여 자신의 양기에 도움이 되게 한다는 채음보양採陰補陽의 방법이 기술되어 있다.

무협 소설에는 간혹 희대의 마녀가 나타나 사내의 정기를 빨아들여 자신의 젊음을 유지하는 내용이 나오지만 고전古典에서 그 근거를 찾지는 못했었다.

드디어 발견하다.

한나라 때 유향劉向이 지은 책 열선전列仙傳 66편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유향은 예수가 태어나기 조금 전에 죽은 한나라의 대표적인 유학자 중 하나다)

여환女丸은 진陳의 시장에서 술을 파는 부인이었다. 그녀가 파는 술은 맛이 좋았다. 한 선인(朱仲)이 그 집에 들러 술을 마시고 <소서素書> 5권을 저당잡혔다. 여환이 그 책을 읽어보니 양성교접술養性交接術에 대한 책이었다. 여환은 그 글의 요체를 몰래 베껴놓고 방을 따로 만들어 소년들을 불러들인 뒤 술을 마시며 그 글에 적힌 바를 실행했다. 이렇게 하기를 30년이 되자 얼굴이 다시 스무살처럼 되었다. 몇 년 뒤 그때 선인이 다시 들렀다가 여환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도술을 스승 없이 훔쳐 배운 탓에 날개가 있는데도 날지를 못하는구나."
여환은 집을 버리고 선인을 따라 갔다. 아무도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 알지 못했다.


멋진 이야기다. 대개 무협소설에서 채양보음하는 이는 마녀로 나오는 것과 달리(물론 채음보양하는 남자도 악당으로 나온다) 이런 방법을 통해 득도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이야기가 없다. 또한 그녀에게 당한 남자들이 잘못되었다는 내용도 보이지 않는다. 아마 그 소년들에게도 득이 되었으리라. (앗, 갑자기 부러워진다)

저기 나오는 <소서>는 아마도 그 유명한 <소녀경素女經>이라고 보고들 있다.
여환은 판본에 따라 여궤呂几, 여범呂凡으로도 나온다.

덧글

  • 김현 2005/06/18 13:18 #

    휘유, 멋지군요; *-_-*;
  • Fillia 2005/06/18 15:09 #

    이름이 왜 하필 여환....
    아는 분의 이름과 같아서요, 하지만 그분은 그런 거랑은 천리만리 먼 분이라.... ^_^;;;;
  • 이홍기 2005/06/18 19:08 #

    진(陳)나라라면 춘추시대의 하희 이야기와 배경장소가 같네요. 하희도 채양보음의 비법으로 젊음을 유지했고 임금까지 유혹했다는 여자인데(대신에 남자 여럿 잡지만) 어딘가 좀 비슷해 보입니다.
  • 초록불 2005/06/19 00:12 #

    저기 나오는 선인이 주중이라는 주가 있어서 시대는 한나라 때가 됩니다. 따라서 진이라는 지명은 현명일 가능성이 높죠. 진류라고 명기된 판본도 있습니다.
  • 좌백 2005/06/19 02:02 #

    포박자 갈홍과 관련된 이야기에서도 채양보음 이야기가 있습니다. 전란을 피해 강남으로 갔다가 여자 선인을 만나는데 이 여자가 그렇죠. 그 선인을 사부로 삼아 신선술을 배우다가(물론 같이 자 가면서) 나중에는 선인이 자기 딸까지(선인은 남편 있고 딸 있는 여자였습니다) 내줘서 셋이 함께 방사를 해가면서 수련을 하죠. 집 어딘가에 이 내용이 나온 책이 있는데...(아마도 열선전인 듯)
  • 머미 2005/06/19 07:52 #

    '소서'라는 말을 보는 순간 혹시 그 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 그랬군요. (그나자나 저 우렁각시 얘기에 나오는 그분도 이분이 아닐까 하는...^^)
  • 초록불 2005/06/19 08:48 #

    좌백님 / 열선전은 아니겠는데요? 포박자는 유향보다 후대 사람이거든요.
  • 좌백 2005/06/19 16:53 #

    그럼 신선전인가 봅니다. 갈홍이 지은 신선전 말고 우리나라 사람이 신선 이야기를 모아 엮은 책이 있거든요.
    이사준비 때문에 찾아서 확인하진 못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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