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문........화..*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 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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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입니다.
황지우는 정말 좋은 시인이죠.
위 시는 <게 눈 속의 연꽃>(문학과지성사)에 들어있습니다.
시집 한권 사세요.

게 눈 속의 연꽃 - 10점
황지우 지음/문학과지성사

덧글

  • 서누 2005/09/04 21:51 #

    덩실~
  • 감정의폭주족 2005/09/04 22:11 #

    아유. 정말 그렇지 않아도 바람불고 심란한데 '너를 기다리는 동안' 이런 시라니요. 늘 너를 기다렸는데 오지 않는 것 만큼 우울한게 어디 있다고 -_-
  • 초록불 2005/09/05 00:09 #

    애인이 있는 사람은 덩실~

    애인이 없는 사람은 우울...
  • 도로시 2005/09/05 11:04 #

    아! 이 시 외우고 다녔던;;;(지금은 다 까먹;;)
  • luxferre 2005/09/05 13:01 #

    아..군대있을때 제일 좋아하던 시중의 하나였습니다.
    좋은생각에 들어있었던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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