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공동체란 무엇인가? *..역........사..*



역사공동체라는 단어는 김한규 교수가 만든 신조어다. 비슷한 단어가 혹시 그 이전에 무개념하게 쓰였을지 모르나. 개념 정의를 하여 역사학상의 용어로 만든 것은 김한규 교수다.

다음의 내용은 김한규 교수의 <한중관계사>에서 역사공동체를 정리해서 적어본 것이다. (내가 주관적으로 집어넣은 예들도 있다)

우리는 한국, 중국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 이 말은 현재 존재하고 있는 국가의 약칭이기도 하다.

그런데 한국사, 중국사라고 할 때는 현존하고 있는 <국가>의 역사를 의미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한국사라고 하면 한민족의 역사라는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더 많다. 중국사도 그렇다. 그런데 중국 학자들이 이야기하는 중국사는 중국의 주된 종족인 漢족을 중심으로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현 중국의 영토를 기반으로 한다.

이것은 두 역사학계가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큰 장애물로 작용한다.

더구나 한국이나 중국은 아주 오래된 이름들이다. 기원전의 기록부터 이 이름들은 등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역사상의 중국이나 한국은 긴 역사상에서 완전한 영토적 일치를 가져본 적이 없다. 또한 하나의 <국가>를 의미하지도 않는다. 여러차례의 왕조 교체를 통한 <국가> 교체를 거듭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은 그들이 한국이거나 중국일 수 있는 영토를 가지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가령 오의 손권은 위를 가리켜 <중국>이라고 부를 때가 있었다.

대개 <중국>이라 함은 황하 중상류 지방인 중원을 차지하고 있어야 했다.

역사상의 <중국>은 특정한 공간과 혈통, 문화 및 역사적 경험을 공유한 역사공동체를 의미한다. 김한규 교수는 이것을 <나라>라고 부를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우리나라라고 이야기할 때 그것은 단지 <대한민국>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역사공동체를 나타내는 말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즉 "우리나라는 반만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식으로 쓰인다. 그러나 우리의 언어습관이 나라와 국가를 거의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혼동을 막기 위해 <역사공동체>라는 말을 쓰기로 한다는 것이 김한규 교수의 설명이다.

이런 역사공동체는 한국과 중국 이외에도 동아시아에 여러개가 있었다. 티벳, 요동, 서역, 만월 등등...

역사공동체라는 개념은 ethnic group이라든가 <민족체>, <준민족>의 개념과는 다른 것이다. 민족체나 준민족의 개념은 민족근대형성설에 따른 것으로 민족 형성 이후에는 존재할 수 없는 개념이다. 그러나 역사공동체는 오늘날까지 지속되는 개념이다. 이전의 개념으로 본다면 홉스붐이 이야기한 historic-nation이 그나마 비슷한 개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런 역사공동체의 개념을 동아시아 역사에 대입해보면 재미있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역사공동체 이론은 지금까지 동아시아의 역사를 민족 개념으로 풀면서 부딪친 난제를 돌파할 수 있는 탁견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