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대해서 *..문........화..*

북한의 자주적 외교라든가, 주체적인 행동양식에 대해 좋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나는 북한의 체제에 대해서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그것은 몇가지 이유 때문이다.

나는 87년에 로동신문을 본 적이 있는데, 그야말로 쇼킹 그 자체였다. 1인 우상화의 초절정이라고나 할까?
박정희나 전두환에 비교할 바가 아니다. 로동신문의 김일성은 신앙 그 자체였다.

오늘날에도 별 다를 바 없다는 것은, 비에 젖는 김정일 장군의 플랭카드 떼러가는 북한 여대생들의 모습을 보면 뻔히 알 수 있지 않은가?

이런 우상화는 문학과 역사에도 철저히 침투해 있다. 김일성이 역사학자도 아닌데, 구구절절이 그의 교시에 따라 연구를 하고, 연구결과가 그의 교시와 일치해야 한다. 이건 정상이라고 부를 수 없다.

문학 역시 마찬가지다. 이태준 같은 둘도 나오기 힘든 문학가가 노동자로 일하다 죽을 수밖에 없었던 곳이 북한이다. 어디 이태준 뿐이랴? 박노해나 김남주는 감옥에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글을 어떻게든 쓸 수 있었다. 이태준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겨주었나?

이태준은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다. 그것이 더욱 그의 약점이 되었겠지만. 이태준은 친구가 공산당에 의해 수감되자 평소 지인들을 통해 그를 구명하고자 월북을 했다. 북한에서는 그를 환대했고, 신사이며 마음도 착했던 그는 그냥 평양에 눌러 앉았다. 전쟁 전에는 분단이라는 것이 그리 심각한 문제도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그가 어떻게 되었는가? 자아비판을 해야했고 인쇄공장의 교정공으로 말년을 보내다 죽었다.

북한을 동포애로 보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북한인들은 김일성 신격화의 세뇌를 평생 받아온 사람들이라는 것을 잊어서도 안 된다. 오늘날 박정희를 좋게 평가하자는 말만 해도, 박정희에게 세뇌당해서 그렇게 생각한다고 이야기들 하지 않는가? 그보다 몇백배는 강하게 교육받고 한번도 그 비판에 노출된 적이 없는 북한 인민들의 사고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덧글

  • 사발대사 2005/09/25 23:40 #

    항상 생각하지만 이북은 공산주의가 아니란 것입니다.
    공산주의는 모두 무우를 먹는 것인데, 이북은 인민은 무우도 못 먹고 있는데 뽀글이 이하 지배층들은 산삼을 먹고 있는 체제 아니겠습니까?
  • 슈타인호프 2005/09/25 23:59 #

    무우와 산삼....기가 막힌 비유십니다.
  • 오거 2005/09/26 00:51 #

    요즘 북한의 외교는 자주적인 게 아니라 떼를 쓰고 있다는 게 너무 잘 보여서... 약간의 애정도 없어졌습니다;
  • Fillia 2005/09/26 00:54 #

    그 외교를 좋게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저는 오래 전부터 이상하기까지 하더군요.
    그게 외교입니까? 깡패 마피아 양아치 짓이지.... -_-;;
  • ExtraD 2005/09/26 02:19 #

    북한이 대미 외교를 어떻게 하면 좋을거라 보시는지요?
    북한의 인권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거라 보시는지요?
    ...
    냉전시대의 불행한 민족사가 21세기 미패권주의 시대에 대응해가는 안타까운 역사적 현장입니다.
  • 초록불 2005/09/26 08:08 #

    ExtraD님 / 북한의 외교정책 같은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박정희 시대를 살아온 몸으로써 생각해볼 때 저 세뇌의 독은 쉽게 빠지지 않을 것입니다. 김일성의 등장은 민족사 최대의 불행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 ExtraD 2005/09/26 09:51 #

    저는 북한사람들이 얼마나 꽉 막혔을까 보다 미국의 전쟁 희생물이 되지나 않을지가 더 걱정스럽습니다.

    어쨌든 평화적인 방법으로 통일이 된 다음에 꽉막힌 북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또 한 번의 진통을 겪었으면 합니다.
  • 초록불 2005/09/26 10:06 #

    ExtraD님 / 전쟁이 과연 일어날까요? 저는 북한 정권이 미국의 위협을 과장해서 북힌 인민들을 위기의식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봅니다. 오히려 이런 북한의 행태가 미국을 자극해서 전쟁으로 치달을지도 모르죠. 후세인은 과연 미국이 쳐들어오면 이길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미국을 자꾸 도발한 걸까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미국은 쳐들어오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 자기 딴에는 적정 수준의 도발을 한 것처럼 보입니다. 아마 클린턴이었다면 통했을지도 모릅니다. 저 무식한 부시는 유엔의 결의도 무시하고 공격해버렸잖아요? 북한 지도부는 미국이라는 적을 이용해서 북한 주민을 세뇌시켜왔습니다. 남한 지도부가 북한이라는 적을 이용해서 남한 주민을 세뇌시켜왔던 것처럼요. 남한은 민주화 운동으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지면서 그 독이 많이 씻겨나갔지만, 북한은 그런 일이 전혀 벌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죠. 고급정보를 가지고 있는 북한 수뇌부에 이상이 생긴다면 단순한 두뇌구조를 가지게 된 후계자가 등장해 전쟁으로 사태를 유도하게 되는 멍청한 짓을 벌일지도 몰라요. 저는 그게 더 두렵습니다.
  • 초록불 2005/09/26 10:22 #

    흠... 써놓고보니 과도한 영역까지 진출했군요. 현대 국제정치에 대해서는 사실 개뿔도 아는 것이 없습니다. 뭐 위 글을 쓴 의도는 순수하게 북한의 문화정책에 대한 분노죠. 작가에게 사고의 능력을 빼앗아 버린 곳이 북한이거든요. (작가에게 자기검열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글쓰는 이들은 다 알지요.)
  • ExtraD 2005/09/26 10:27 #

    이라크 전쟁의 원인을 미국을 자극한 이라크에 있다고 보시는 것 같습니다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이라크전은 부시가 정권을 잡는 한 피할 수 없었다고 봅니다. 이라크전은 석유 이권 때문에 미국이 일으킨 부도덕한 침략전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도발? 북한에 대한 미국의 협상 태도를 보면 북한의 도발이라는 표현은 정말 미국 극우층에나 통할 표현인 것 같습니다. 북한은 가난한 나라입니다. 당연히 미국과 게임이 안됩니다. 그것을 미국은 알기에 북한의 요구를 묵살하고도 협상이라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글쎄요 북한이 친미 정권이 아니라는 것 말고 미국에 대해 북한이 저지른 범죄가 무엇이 있나요? 저는 북한의 위기가 전쟁전 이라크의 위기와 매우 비슷하게 보입니다. 이라크는 심지어 무장해제까지 당하고도 침략을 당했습니다. 미국의 침략을 정당화할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 ExtraD 2005/09/26 10:29 #

    (뭐 저 자신도 그리 정치적 인물이 아닙니다. 미국서 생활하다보니 적어도 동부쪽 정서는 반 부시적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을 따름입니다. 당연히 북한 정권은 물러나야한다는 것 동의합니다. 북한에서도 저처럼 순수 물리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나오길 희망하구요. )
  • 초록불 2005/09/26 10:32 #

    글쎄요... 국제정치에 대해서 아는 것은 없지만 북한이 협상결과를 뒤집어온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요? 미국은 석유를 장악하기 위해 왜 사우디나 쿠웨이트, 또는 멕시코나 영국을 공격하지 않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라크 침공은 물론 부도덕한 짓이죠. 그렇지만 후세인이 전쟁을 과연 피할 수 없었을까요? 저는 북한이 협상하는 자세의 근본에는 세뇌된 주체사상이 깔려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축구 경기에서 이겨도 친애하는 김정일 장군님 덕에 이겼다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죠. (박통 시절에 우리나라도 그랬죠.)
  • ExtraD 2005/09/26 10:32 #

    (요즘 작가님의 삼국지 읽느라 아주 즐겁습니다. 알게된지 며칠이 되지않아 2003년부터 따라가고 있답니다.)
  • ExtraD 2005/09/26 10:33 #

    친미정권이 들어선 나라를 미국이 공격할 필요가 없는 거죠. 남한을 공격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 초록불 2005/09/26 10:34 #

    미국도 부시같은 꼴통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많겠죠. 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 ExtraD 2005/09/26 10:35 #

    그리고 부시 가문자체가 석유재벌고 당시부터 석유이권과 관련된 액션이 있어왔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친미 정권이 들어서지 않은 중동의 모든 나라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침탈을 다 당해왔습니다. 그 규모가 크냐 작으냐는 다르겠습니다만..
  • ExtraD 2005/09/26 10:37 #

    미국 선거 결과를 보시면 미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웃긴지 잘 알 수 있지 않습니까? 간단히 말하자면 도시와 상위권 대학이 위치한 곳에서 부시는 모두 다 패배했고, 남부와 중부 사막지대를 중심으로한 지역에서 부시가 표를 얻었습니다.
  • 초록불 2005/09/26 10:38 #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몰라도 저는 조선의 외교정책도 지지하는 사람입니다. 국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물적 조건이 되지 않는 일을 해서는 안 됩니다.

    이상하게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광해군이 실용외교를 했다고 추켜세우면서 조선의 왕들이 한 일도 광해군이 했던 일과 동일했다는 사실을 망각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인조는 바보 짓을 했지요. 하지만 그전의 조선 왕들이 명에 사대외교를 한 것은 광해군이 한 일과 동일한 거지요.

    전쟁은 인류 최악의 범죄고, 전쟁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가능한한 그 방법을 따라야 하는 법이라고 생각해요. 국가정책이라는 것은 길게 보아야지요. 100년 후의 일을 계획해 나가야 마땅한 법 아니겠습니까?
  • 초록불 2005/09/26 10:40 #

    현실 세계의 문제는 미국이 힘을 가지고 있고, 욱하면 그 성질을 뻗댈 수 있는 인간이 통수권자라는 거죠. 그런 놈한테 약 살살올리는 건 결코 잘하는 짓이 아닙니다. 그런데 북한은 지금까지의 행태때문에 그렇게 자꾸 나아가는 것이죠. 이미 가갸 했으니 거겨 해야 한다고 보는 거죠.

    노무현 대통령마저 "미국에 할 말 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고는 부시한테 꼬리치는 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니까요...-_-;;
  • 초록불 2005/09/26 10:45 #

    ExtraD님 / 삼국지 보신다는 글은 포스팅에서 보았습니다...^^;; 연재를 하다보니 오류가 이곳저곳에 있어서 틈틈이 수정 중입니다. 출판할 데가 있을는지 고민입니다...ㅠ.ㅠ
  • ExtraD 2005/09/26 10:45 #

    한국사에 대해 중고등학교 시절 교과서 말고 따로 교양을 쌓지 못해 조선의 외교정책을 잘 모릅니다만 ..기본적으로 중국에 대해 절대적 복종을 전제로한 외교라고 배웠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 가치가 우리 나라가 그래도 독자적인 언어와 풍습을 지키고 나름의 중앙정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데 있다고 봅니다. 최고로 자랑스럽진 않겠지만 결코 죽지않는 한민족의 끈끈한 삶이라고나 할까요? :)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저는 21세기 한국이 우리 역사상 가장 융성한 시기중 하나가 아닌가 합니다. 세계 경제 14위의 경제대국이고, 어디가서 무시 당하지 않고 살 수 있으니까요. 이 사실 자체를 자랑스러워 합니다. (비록 미국의 속국으로 살지언정, 우리의 실리를 지키고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조선시대 외교와도 비슷하단 생각도 드네요.

  • ExtraD 2005/09/26 10:47 #

    제 블로그를 방문하셨군요. 감사합니다.
    제 글에도 친절하신 비판과 격려를 해주세요. 프로 작가분과 소통하는 기쁨이 있습니다.
  • 초록불 2005/09/26 10:49 #

    저도 오늘날 우리나라가 역사상 가장 융성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사대교린이라는 외교 방식은, 중국 측에서는 책봉-조공 체제인데, <절대적 복종>같은 무서운 의미는 아닙니다.

    이 문제는 나중에 언급할 때가 오리라 생각합니다. (천하국가 다 읽으면 정리해서 올릴 생각입니다)
  • 초록불 2005/09/26 10:50 #

    미니 블랙홀 같은 이야기를 쓰시는 곳에 비판이라뇨...^^;; 아무튼 글은 잘 보고 있습니다. (뭔가 SF적인 아이디어를 얻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 ExtraD 2005/09/26 10:52 #

    네, 또 다음 기회를 기약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traD 2005/09/26 10:54 #

    미니 블랙홀..은 진지한 연구주제이긴 합니다만 이론물리학의 주제이고 아직 실험적 근거가 없습니다. 그리고 글 자체가 미숙해서 잘 읽혀지지 않으리라 생각되구요. 나름대로 일반 독자를 염두에 두었건만 여전히 명쾌하지 않은 구석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뭐 이런 저런 것들에 대해 조언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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