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의 품사와 성분 *..잡........학..*



우리 말 품사가 모두 몇 개인지 아는 분?
수능이 끝난지 얼마 안 되는 날콩냄새나는 청춘 여러분이야 잘 아시겠지만, 국어 공부가 20년 전에 끝난 나같은 사람은 이젠 혼동이 온다.

사실 고등학교 시절에도 이런 부분이 혼동이 되는데, 그것은 빌어먹을 영어의 영향 때문이다. 영어는 8품사인데, 우리 말의 9품사(그렇다. 이것이 정답이다.)와 많이 다르다.

품사에는 광의의 품사로 5언이 있다. 이 5언 안에서 9품사로 나뉘어진다.

체언體言 - 몸체가 되는 말이다. 여기에 품사 3개가 있다. 명사, 대명사, 수사가 그것이다. 이중 수사는 영어에 없는 품사다. 하나, 둘, 셋, 일, 이, 삼 등이 수사다.

용언用言 - 서술하는 말이다. 여기에 품사가 2개 있다. 동사, 형용사가 그것이다. 영어에서 형용사는 서술어로 쓰이지 않지만 우리말에서는 서술어로 쓰인다. 이것은 중대한 차이인데 영어 때문에 이 점을 많이 어려워한다. 즉 영어의 beautiful은 형용사로 <아름다운>이라는 뜻이지만 우리말에서는 <아름답다>라는 서술어로 쓴다. (여기에는 예외가 하나 있는데, 아래에서 설명한다.)

여기서 <서술어>란 뒤에 설명할 우리말의 일곱가지 문장성분 중 하나다. 문장 성분이라 함은 단어(품사)가 문장 속에서 갖는 기능을 뜻하는데, 정신없는 사람들이 "주와 동의 관계" 운운하는 말을 해서 개념을 흐려놓는다. 주어에 상응하는 말은 동사가 아니라 서술어다.

수식언修飾言-체언이나 용언을 꾸미거나 한정하는 말이다. 여기에 품사가 2개 있다. 관형사, 부사가 그것이다. 이중 관형사도 영어에 없는 품사다. 그 이름 때문에 전혀 관계없고 우리 말에는 존재하지 않는 관사와 혼동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 그, 저, 헌, 새, 모든, 온갖, 한, 두, 세, 네 등이 관형사다. 특히 이중 수를 세는 관형사인 한, 두, 세, 네는 수사와 형태가 다르지만 다섯부터는 수사와 형태가 같다. 이때는 문장에서 어떻게 쓰였는가를 가지고 수사인지 관형사인지 가려야 한다. (그러나 이걸 뭐하러 굳이 가려야 할까? 일, 이, 삼 등도 수사와 관형사로 동시에 쓰인다. 그러나 하나, 둘, 셋, 넷은 수사로만 쓰인다. 당연한 말이지만 관형사가 따로 있으니까.)

관계언關係言 - 조사. 우리말의 조사는 문장의 성분을 밝혀주는 역할을 한다. 조사는 우리말을 우리말로 만들어주는 가장 중요한 품사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보자. 이다는 매우 특이한 조사로 종결형 서술격 조사라고 한다. 이것이 있어서 우리말은 명사도 서술어로 쓸 수 있는 특이한 형태가 된다. 조사도 영어에 없는 품사다.

독립언獨立言 - 감탄사.

다시 정리하면 우리 말의 품사는 이렇다.

1. 명사
2. 대명사
3. 수사 - 영어 없음
4. 동사
5. 형용사
6. 관형사 - 영어 없음
7. 부사
8. 조사 - 영어 없음
9. 감탄사


6개가 영어와 우리말의 품사가 일치한다. 영어의 8품사에는 대신 우리 말에 없는 다음의 두가지가 있다.

접속사 / 전치사 - 이것들은 우리말의 부사와 부사격 조사를 이용한 부사어 에 속한다.
(관사는 없다. 관사는 형용사에 속한다. 동명사, 부정사, 조동사, 분사가 8품사가 아닌 것과 마찬가지)

그러면 이번에는 문장 성분에 대해서 알아보자.

흔히 학생들은 품사와 문장성분을 구분하지 못한다. 가령 부사와 부사어가 무엇이 다른지 모른다. 부사는 단어의 품사이며 부사어는 체언에 조사가 붙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학교는 명사인데 여기에 부사격 조사 에서를 붙이면 학교에서라는 부사어가 된다.

우리말에는 일곱가지 문장 성분이 존재한다. 하나씩 살펴 보자.

1. 주어 - 체언에 주격 조사(은, 는, 이, 가 등등)가 붙어 만들어진다.
2. 서술어 - 동사, 형용사와 체언에 서술격 조사(이다)가 붙어 만들어진다. "이다"는 조사지만 "아니다"는 형용사다.
3. 목적어 - 체언에 목적격 조사(을, 를)이 붙어 만들어진다. 영어에는 간접 목적어라는 것이 있지만 우리말에는 그런 것이 없다. 영어의 간접 목적어는 우리말의 부사어가 된다.
4. 부사어 - 부사와 체언에 부사격 조사(에서·더러·로·으로·처럼 등등)가 붙어서 만들어진다.
5. 관형어 - 체언을 꾸미는 말로 체언에 관형격 조사(는, 은, ㄴ, ㄹ 등등)가 붙거나 용언에 관형사형 어미(는, 은, ㄴ, ㄹ 등등)가 붙어 만들어진다. 그리고 체언에 서술격 조사의 관형사형 어미(ㄴ), 관형격 조사(의)가 붙어서 만들어진다.
6. 독립어 - 감탄사와 체언에 호격 조사가 붙어서 만들어진다. ("대일아!"와 같은 것.)
7. 보어 - 보어는 우리말에 있는 특이한 문장 성분이다. 보어는 딱 두가지 경우에만 사용된다. "되다"와 "아니다" 앞에 사용되는 말이다. "이 남자는 오빠가 아니다."라는 문장에서 <남자는>은 주어, <오빠가>는 보어다. "이 돼지는 곧 고기덩어리가 된다."라는 말에서 <돼지는>은 주어, <고기덩어리가>는 보어다.

품사와 문장 성분을 구분하지 못하면, 국어 공부는 날 새는 것이다.

덧글

  • 功名誰復論 2005/10/23 21:11 #

    제 학과는 조사를 품사로 인정하지 않는 파입니다. 체언 용언도 명사류 동사류란 말이 더 옳지 않은가 하는 주장도 있죠. 몸체가 되기에 체언이라지만 격조사와 어울리는데 따라 주격부터 서술격까지 다 되니까요.
  • kunoctus 2005/10/23 21:27 #

    관계대명사도 우리말에 없고 영어에만 있는...
  • 초록불 2005/10/23 21:28 #

    功名誰復論님 / 국문학과셨나 보군요. 국어학계에도 여러 학파가 있군요. (어문학회와 한글학회말고는 다른 이견은 없는 줄 알았습니다.)
  • 초록불 2005/10/23 21:29 #

    소민님 / 영어 강좌는 아니어서 그런 부분까지는 다루지 않았습니다...^^;;
  • 0202 2005/10/23 23:06 #

    중학교때 국민교육 헌장을 성분 분석해 오라던 국어 숙제가 생각 나네요. 저는 부사를 좋아해요^^
  • 초록불 2005/10/23 23:51 #

    0202님 연배에 중학 때도 국민교육헌장을 배웠단 말입니까? (나보다 연상이었던가 헤아리기 시작...-_-;;)
  • 초록불 2005/10/24 00:41 #

    영어 8품사에 대해서 검색해보니 관사 대신 감탄사를 넣더군요. 그에 맞춰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 루드라 2005/10/24 15:18 #

    와우! 좋은 글. 전 솔직히 잘 몰랐어요. T_T...
  • 초록불 2005/10/24 15:53 #

    루드라님 / 사실은 아내와 이야기하다가 토론으로 발전해서 정리한 셈입니다. 불행한 이야기지만 국어 선생님들이 영어와 비교해서 가르쳐야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루드라 2005/10/24 20:07 #

    그런데 영어와 비교해야 한다는 그 부분은 어쩔 수 없는 현실 같습니다. 문법이라는 것 자체가 외국어와의 비교 이후에 등장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인도에서 일찍부터 문법이 발달한 것도 인도의 수많은 방언들 탓이 아닌지 모르겠고요. 한문문법도 문어와 구어의 차이가 심해지면서 발달하게 된 거 아닌가 싶습니다.
  • 孤藍居士 2005/10/24 21:03 #

    루드라/ "인도에서 일찍부터 문법이 발달한 것"은 파니니문법을 비롯한 고전 문법 연구를 말씀하시는 것이겠지요. 중국에서 진정한 의미의 문법 연구는 19세기 말 마건충의 《마씨문통》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그 전에는 오늘날과 같은 의미의 문법연구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孤藍居士 2005/10/24 21:05 #

    현재의 문법연구가 서구 언어학의 지도를 받는 한, 비교는 어쩔 수 없는 일 같습니다. 사실 한국어의 문법연구체계, 특히 형태론은 일본어에서의 논의에서 영향받은 바가 큽니다.
  • 초록불 2005/10/25 01:39 #

    루드라, 고람거사님 / 다른 건 그렇다 쳐도 형용사와 동사를 구분하는 다른 품사로 구분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행복하세요"가 비문이라고 몰아붙이는 것도 맘에 안 들고요. 동사 안에서 동작동사와 형용동사로 나누는 것이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뭐, 비전문가의 견해긴 합니다만...^^;;)
  • 孤藍居士 2005/10/25 06:55 #

    초록불/ 사실 형용사, 동사, 형용동사(소위 na 형용사입니다)가 기본형이나 활용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일본어와는 달리, 한국어에서는 형용사와 동사의 기본형이 같지요. 이미 거기에 대하여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있기는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형태론 연구방식도 여러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는 듯 하고요. 그러나 저는 음운론을 벗어나면 그다지 아는 바가 없으므로 구체적인 건 일단 아는 분들에게 패스;;
  • 루드라 2005/10/25 13:06 #

    초록불/ 동감입니다. 한국어에서는 형용사와 동사를 같은 품사로 다뤄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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