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우 직녀 이야기 *..역........사..*



알 수 없는 믿음이다. 견우 직녀 이야기가 우리나라 전설이라고 적어놓은 책자를 흔히 볼 수 있다.
나는 무슨 근거에서 이런 말이 나왔는지 알지 못한다.
덕분에 궁금하기 짝이 없다.

내가 알기로 직녀에 대한 이야기가 최초로 나오는 문헌은 시경詩經이다.

시경 소아小雅편 소민지십小旻之什 대동大東이라는 시에 나온다.

전문이 좀 길지만 옮기면 이렇다.

大東, 刺亂也. 東國, 困於役而傷於財, 譚大夫作是詩, 以告病焉.
有饛簋飧, 有捄棘匕. 周道如砥, 其直如矢. 君子所履, 小人所視. 睠言顧之, 潸焉出涕.
小東大東, 杼柚其空. 糾糾葛屨, 可以履霜. 佻佻公子, 行彼周行. 旣往旣來, 使我心疚.
有洌氿泉, 無浸穫薪. 契契寤歎, 哀我憚人. 薪是穫薪, 尙可載也. 哀我憚人, 亦可息也.
東人之子, 職勞不來. 西人之子, 粲粲衣服. 舟人之子, 熊羆是裘. 私人之子, 百僚是試.
或以其酒, 不以其漿. 鞙鞙佩璲, 不以其長. 維天有漢, 監亦有光. 織女, 終日七襄.
雖則七襄, 不成報章. 睆彼牽牛, 不以服箱. 東有啓明, 西有長庚. 有捄天畢, 載施之行.
維南有箕, 不可以簸揚. 維北有斗, 不可以挹酒漿. 維南有箕, 載翕其舌. 維北有斗, 西柄之揭.

직녀 앞에 파랗게 표시된 를 보자.
당나라의 공영달孔穎達은 <오경정의五經正義>(640년)에서 跂를 岐와 같은 것으로 보았다. 그리하여 "직녀성은 별이 세개다. 세 별이 갈라선 것이 마치 모서리와 같다"라고 주석을 달아놓았다.

서진西晉 때 갈홍(283-343)이 쓴 <서경잡기>를 보면 한대에 이미 칠석날을 맞아 부녀자들이 직녀에게 바느질을 잘 하게 해달라고 빌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러한 풍속은 그후에도 이어져 당송 대에는 황실에서도 기념하는 중요한 날이 되었다.

민음사에서 나온 원가袁珂의 <중국신화전설>에도 <우랑직녀이야기>라고 한 장을 할애하여 직녀 전설을 서술하고 있다. 이 이야기들은 우리가 아는 견우 직녀 이야기와 조금 다르다.(견우가 지상의 사람으로 나오고 있어 나뭇군과 선녀 식의 구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우랑(견우)과 직녀가 만난다는 이야기는 동일하며, 오작교에 대한 부분과 칠석날 저녁에 비가 오는 이유 같은 이야기의 핵심적인 측면에서는 모두 동일하다.

한대의 유물에도 견우 직녀가 새겨진 것들이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에서도 견우 직녀 전설의 유래는 깊다. 409년에 축조되었다는 덕흥리 고분(유주자사 진으로 유명한 바로 그 무덤)에 견우-직녀 전설이 그려져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그림이 있다고 해서 이것을 우리 전설이라고 말해도 되는 걸까?
우리는 그리스 철학이 서양철학의 근간이라고 배우고, 그것에 대해서 아무 의심도 하지 않는다.
왜 중국의 것은 기원을 따져가며 한자 한치에 신경을 곤두세우는가?
동아시아의 문화의 기원을 중국이 독점하려는 행태를 걱정하는 것처럼(고구려가 중국의 지방정권이라는 것이나 천하 무술의 기원이 소림사라고 우기는 따위) 우리가 그 문화의 남상濫觴임을 주장하는 행위도 제발 그만둬 주기를 바란다.

국수주의가 별 것이겠는가? 이렇게 하여 하나 둘 생겨나는 것이다.

덧글

  • 孤藍居士 2006/01/11 10:56 #

    《毛詩正義》에는 <谷風之什>. 《오경정의》보다 앞서 정현은 이미 "?, 隅貌"라 훈했지요.
  • damekana 2006/01/11 12:52 #

    이 밖에도 "우리의" 설화나 민담이라고 알려져 있는 것들 중 중국고대신화나 志怪, 傳奇 등에도 보이는 게 꽤 있더군요. 기원을 따지면 도저히 "우리" 것이라고 볼 수 없는 것들이 상당수 "우리의"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다만 "저들"의 자료에 채록되거나 재료로 쓰인 경우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지요.
  • katherine 2006/01/11 13:44 #

    안녕하세요, 여기 처음 덧글을 남깁니다. 제 블로그에 어떤 분이 링크달았다며 신고해주셔서 "아! 이것도 신고해야겠구나" 하고 바로 달려왔어요. 링크했답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하며, 잘 읽고 있습니다.
  • 초록불 2006/01/11 16:54 #

    고람거사님 / 정현도 언급한 바가 있었군요. (정현을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잠깐 부언하면 정현은 후한말의 유학자로 소설 삼국지에도 잠깐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20X년에 사망한 것으로 기억되네요.)

    damekana님 / 동아시아 전반에 걸친 여러 설화들은 서로 주고 받으면서 점점 더 발전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은 기원을 따지기 어렵다고 이야기해야 하겠죠. 일방의 것이라고 주장하기보다는요.

    katherine님 / 감사합니다. 저는 링크를 꼭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유사역사아웃

2017 대표이글루_history

구글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