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사관 비판 - 시원문화를 찾아서 (94/08/09) *..역........사..*



4. 재야사학 비판 (2)

여기에서 기본 텍스트는 한배달에서 1987년에 나온 <시원문화를 찾아서>에 두
겠습니다. 다른 자료들도 많이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글을 하루라도 올리는
시기를 더 늦출 수 없을 것 같군요.

(1) 류승국/성균관대 동양철학과 졸업/철학박사

“한국사 연구는 한민족의 주체적인 입장에서 연구해야지, 일본사람이 연구하
고 기록한 한국사, 중국사람이 기록한 한국사나 그 자료는 그것이 하나의 자
료는 될지언정 진정한 한국사는 될 수가 없는 것입니다. 한국인의 입장에서
역사를 볼 때, 어떠한 관점에서 볼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역사는 논리의 문제라기보다는 관점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위 책, p 10)”


류승국의 주장대로라면 지금 서양사학, 동양사학 하는 사람들은 다 그만둬야
합니다. 그 나라 국민이 아니면 그 나라 역사는 공부할 수 없다는 논리입니
다. 그리고 멸망당한 나라 역사는 아무도 다룰 수 없는 것이겠군요.
류승국 역시 임승국과 마찬가지로 냉전시대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세계
는 둘로 분열되어 있다(p 17)는 등의 냉전 시대 발상을 이야기합니다.

송호수/국민대 졸/철학박사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상황이 대단히 여의치 않고 또 다른 나라와 달리 적어
도 2000년 동안 외래세력에 밀려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아 볼 수 없게 되어
있다(p 19)”

이렇게 송호수는 우리 역사에 대한 부정으로부터 자신의 글을 시작합니다. 임
승국은 조선왕조 정도만 못난 나라였다고 하는데 반해서 송호수는 신라로부터
그 이후 모두를 부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이어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와
일본에 의한 교육, 서구문화의 홍수로 우리 역사는 제 자리를 못잡았다고 말
하며 오히려 사대주의라는 괴물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p 20)

“지금 이 지구상의 모든 사상의 원천은 홍익인간 사상입니다.(p 29)”

이런 이야기는 너무 심한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지 않나요? 그럼 공산주의
사상, 파시즘, 나찌즘, 테러리즘, 아나키즘도 다 홍익인간에서 나왔을까요?


안호상/일본 경도제국대학

안호상은 사대주의를 버려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대주의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그것은 지금으로부터 7-800년
전 고려 고종, 그러니까 원나라 침공후를 전후하여 원나라가 우리나라의 문화
를 말살하려 하고 종교면에서는 라마교를 이식시키는 등, 차차 심화되어 어느
새 우리의 의식 가운데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p 33-34)”

안호상은 이번에 7-8백년의 역사만 버리는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모든 종교를 포용하여 수렴할 능력이 있습니다. (중략) 그러나
기독교를 살펴봅시다. 유태신앙에서 기독교, 이슬람교, 유태교가 나왔지만
아직까지도 이 세 종교는 철저히 원수지간입니다. 이러한 종교가 우리나라에
유입되어 종교 공화국, 기독교 공화국이 된다는 것은 이 나라를 망치는 결과
를 초래할 것입니다. (중략) 모든 종교는 자유입니다. 그러나 구심점이 없어
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그 구심점이란 민족사상입니다. (중략) 조국과 민족은
결코 부인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종교를 민족화시켜야 하는 것입니
다.(pp. 37-38)”

이하의 기독교 비방은 별 가치가 없으므로 인용하지 않겠습니다. 안호상의 편
협함은 충분히 보여졌으리라 생각합니다. 그가 사대로 버린 7-800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만 봅시다.

“다시 강조하지만 우리에게는 사대란 없었습니다. 사대란 잠시 아버지의 집
을 나간 탕자의 실수였을 뿐입니다.(p 40)”

그 시대는 “잠시”입니다.

박용숙/중앙대 국문과 졸

“그래서 동이족이란 동이교, 신선교의 이념적 집단의 성격을 띠는 것입니다.
종교적 중심이 곧 조선이라는 뜻으로 나타납니다. 마치 중세 기독교의
중심이 로마의 바티칸이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한 흔적은 세계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극동 아시아는 물론 중앙아시아와 구라파 지역, 심지어 지
중해 연안의 제 나라와 헝가리, 핀란드를 포함한 북구라파에서도 발견됩니다.
다시 말해서 천문학을 종교적 원리로 내새웠던 동이교의 가르침을 받았던
흔적이 발견된다는 것이지요.(p 45)”
“우리나라의 역사가 한반도라는 범위를 넘어설때야만이 진정한 이해가 가능
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p 59)”

이 글은 제가 지금껏 보았던 어떤 글보다도 넓은 영역 위에 조선의 위대함을
심고 있습니다. 역시 만선사관의 영향 아래 한반도라는 범위를 넘어서야만
한국사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최재충/철학박사

최재충의 글은 단지 천부경의 해석에만 달려 있고 역사 이야기는 하지 않으므
로 이 비판에서는 뺍니다.

김정권/전남대 경영대학원 졸

김정권 역시 공산주의에 대한 원초적인 혐오감이 있습니다.

“공산주의가 공적입니다.(p 72)”
“칼 맑스, 레닌주의에 의해 전세계가 암흑시기를 겪는다(p 73)”

그는 이어서, 안호상은 받아들인다면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하는 기독교 사상
이 실은 우리 것이라는 주장을 합니다. 또한 공자도 석가도 다 우리 민족이며
우리 사상을 갈파했다는 주장을 펴는데, 길게 말할 필요도 없이 내세관이 없
는 유교와 윤회관을 갖는 불교와 단선의 역사관을 갖는 기독교가 다 동일한
사상에서 나왔다는 주장을 여러분은 믿으십니까?

정명악

“불교가 1200년전에 들어와 정신문화를 혼란에 빠뜨리더니 삼국을 멸망시켰
습니다. 그후 고려 초, 유교가 들어와 전통신앙을 짓밟더니 고려가 망해버렸
고, 기독교가 조선시대에 들어와 결국 조선마저도 망하고 말았습니다. 또한
근세엔 공산주의가 들어와 6.25가 터졌습니다.(p 87)”

정명악은 이렇게 기존 종교를 모두 부정합니다. 종교를 보는 입장들이 다들
이렇게 다양하다는 것을 아셨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모두 “한
의 철학”을 “천부경”을 떠받들고 있습니다.

정명악은 선각자 이야기를 하며 조선을 건국한 이들이 선각자라는 논리를 폅
니다.(p 93) 조선을 건국한 선각자들은 고려를 멸망시킨 유교를 가지고 나라
를 만든 사람들입니다. 그의 역사인식이란 그 정도인 것입니다.

김재섭

김재섭은 공자가 사대주의에 의해 “역”을 “주역”이라고 이름을 고쳤다고
주장합니다.(p 101) 재야사학자들의 의견을 따르면 주나라 때는 고조선이 아
주 강성하던 시기인데 어떻게 주나라에 아부하는 것이 “사대”가 될까요?

저는 한배달도 쭉 보아오고 있지만 이들이 서로의 견해차이를 가지고 논쟁을
벌이는 것은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그저 이들의 공적은 “강단사학자”뿐이
니까요.

그러나 이들이 우리의 고대사를 가지고 “절대” “최고” “지고” “지대”
한 것으로 여긴다는 것은 여러분들도 익히 아시게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런 우상이 쓰러지고 난다면 이들은 어떻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우리 역사의 대략 1000년 정도는 아무 미련없이 남의 것인양
버리는 것도 잘 아시게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국의 역사에 대해서 아무런
애착심이 없게 만드는 것, 이것이야말로 일제가 우리에게 바랬던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미진한 점이 있다면 다시 보충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마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