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이라는 단어를 교사에게 쓰지 말자라... *..시........사..*



좌백님 글에서 읽었지만 좌백님의 글과는 관련이 없으므로 트랙백 하지 않는다.
내 글은 온전히 듀나의 해당 기사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한겨레신문] 스승의 노래’는 환상. 존경심 없는게 학생 탓이랴 [클릭]

먼저 내 입장을 밝히고 이야기를 시작하자.

첫번째, 내 처는 정교사 생활 10년에 기간제 교사 생활 7년을 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나는 일반인보다 학교 시스템에 대해서 좀더 알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내가 딱히 교사나 학교 편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정교사였던 아내가 왜 이른바 [철밥통]을 때려쳤겠는가?

두번째, 나는 스승의 날 폐지에 찬성한다. 또는 스승의 날을 2월로 옮겨가기를 희망한다. (학기 중, 그것도 학기 초에 스승의 날이 있는 것이 우리나라 치마바람의 근원이다.)

세번째, 교사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듀나의 관점에도 찬성한다. 사실 이것은 찬성하고 말고의 문제도 아니다. 그냥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당연한 이야기를 듀나는 매우 경솔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일부러 그 말에 직접적인 이해가 걸린 집단을 갈구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우선 이런 대목.

스승의 날 자체를 없애는 것이다. 아니, 더 나아가 공식 행사에서 스승이라는 말을 쓰는 것과 ‘스승의 은혜’라는 노래를 부르는 걸 처음부터 금지하는 것이다.

뭔가를 [금지]하자는 발상은 항상 문제가 있다. 언어가, 사회 습관이 어느날 [금지]라고 말하면 금지되던가? 듀나는 스승과 교사는 다르다는 이야기만 하면 충분한 이야기를 [스승이라는 말을 쓰는 것]을 금지시키자고 이야기함으로써 자기 주장의 논점을 흐려버리고 말았다.

이어서 듀나는 이렇게 말한다.

스승이라는 단어와 ‘스승의 은혜’라는 노래야 말로 대한민국 ‘스승 공포담’과 교권 추락의 진짜 원흉이다.

정말로 이렇게 생각한다면 듀나는 학교 교육에 대해서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이야기다. 그렇지 않다면 비꼬는 이야기에 불과하다. 듀나의 논리는 [스승]이라는 도달하기 어려운 목표를 교사에게 던져놓음으로써 교사가 아이들을 때리고 촌지를 받아먹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논리가 있는가?

사실 듀나가 어렴풋이 느끼고 있는 것은 정반대의 사실이다.

스승을 강조함으로써 일어나는 현상은 학생들에게 영향을 준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스승이라면 이렇게 저렇게 해주어야 한다고 학생들은 자신을 가르치는 교사들에게 높은 도덕 기준을 적용한다. 그러나 당연히 그런 기준에 맞는 교사는 듀나의 말처럼 매우 드물다. 따라서 학생들은 자신들이 준거기준에 미달하는 교사들을 보면서 환멸감을 더 크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스승을 강조함으로써 일어나는 폐해는 이런 것이다.

듀나의 말 중에 제일 나쁜 말은 이것이다.

교사는 존경받을 필요 없다. 자기 일을 하는 전문가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저 두 문장은 듀나의 본래 뜻이 그렇지는 않았겠지만 읽는 이해 당사자를 충분히 불쾌하게 만드는 구절이다. 교사가 자기 일을 잘하는 전문가가 되어도 존경받지 못한다는 이야기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는 모든 구성원은 존경받을 수 있다.

하지만 사실 신문 시스템 상 글자 수를 기자가 줄여서 글이 이 모양이 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기를 바란다.

교권 추락이 [스승]이라는 단어에 있다는 말은 듀나의 오판이다. 그러나 교사를 스승과 동격으로 놓으려는 짓거리는 잘못되었다는 듀나의 말은 옳다. 그리고 이 사회가 적절한 교사를 양성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말도 맞다.

그래서 교육이 빨리 개방되기를 바란다. 전근대적인 개념이 혼합되어 있는 선생님 시스템은 교육개방과 더불어 붕괴하기 시작할 것이라 믿고 있다.

덧글

  • 서누 2006/04/26 18:07 #

    문제의 글을 읽으면서 어떤 의미부여를 하기보다는‘듀나씨의 학창시절은 그닥 행복하지 못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 水聯天 2006/04/26 18:16 #

    스승이건 교사이건.. 학창시절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주었던 존재임에는 틀림없는듯 합니다.
    그것이 좋은방향이면 더욱 좋았을것이고, 나쁜방향이였다면 조금은 암울한 학창시절이였겠죠.
    또한 전 선생님들중에 촌지만을 바라는 교사가 많을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 Karidasa 2006/04/26 19:15 #

    그냥 비꼬는 투로 읽었을 뿐인데요, 전....
  • catnip 2006/04/26 20:22 #

    저 역시 존경하는 선생님 한 분 가져본적없지만 ....선생님들도 존경까진 바라지않을듯합니다.
    최소한의 존중만이라도 ..요샌 너무 드물어져서요.
    이번 기사의 의도는 어렴풋이 짐작할수도 있을듯하지만 너무 몰아붙이는듯한 느낌도 마구마구 느껴집니다...만 교총의 행태도 참 웃기는군요.-_-
  • 초록불 2006/04/26 20:42 #

    서누님 / 학창시절이 [행복]했던 학생은 대한민국에 별로 없을 겁니다.

    水聯天님 / 더 많지는 않지만, 무시할만큼 적은 숫자도 아니죠.

    Karidasa님 / 그런데 본인이 냉소주의도 반어법도 아니라고 강조하잖아요...^^;;

    catnip님 / 교권 문제는 매우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죠. 교총도 제 정신이 아닌 건 틀림없지요.
  • 페로페로 2006/04/26 23:10 #

    스승이라는 말의 의미를 알고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솔직히 스승=교사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널리고 널렸는데 단어의 의미가지고 저런 말을 한다는 것은 식자의 유희로 밖에 생각되지 않네요.
  • sharkman 2006/04/27 05:13 #

    평소의 듀나의 글을 생각하자면, 본인은 의식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적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그(혹은 그녀. 집단 창작체제라는 말을 어디서 들었던 기억이...)의 냉소주의의 편린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지나치게 주관적인 감상이 잔뜩 내재되어 있는, 단견으로 치부하기조차도 2% 부족한, 늘 그렇듯이 혼자 툭 내뱉어보는 글에 불과할 뿐 대안제시로도 볼 수 없는 잡문일 따름입니다.
  • 초록불 2006/04/27 09:00 #

    페로페로님 / 농담을 진지한 척 쓰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뭐 때문에 자신이 진지하게 쓰고 있다고 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재원님 / 현실적인 대안(직분에 충실한 교사)과 비현실적인 대안(스승이라는 단어를 금지하자)을 섞어 놓았으니 웃기는 글이 되고 말았죠. 이런 글을 명예훼손이라고 고발한 교총 관계자도 사람 웃기는 건 마찬가지군요.
  • 하늘빛마야 2006/04/27 10:43 #

    듀나의 이번 글 관련 비판글 중 가장 와닿는 내용이네요. 저는 그냥 (늘 그렇듯이) 듀나 특유의 비꼼으로 읽었기에 그냥 그런가보다 싶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문제의 소지가 많은 글이군요.

    본인은 냉소나 반어가 아니라 말했지만 전 그냥 의례적인 소리려니 하고 넘어갔습니다. 지금 보니 화내는 사람들은 그 말을 진담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이고, 옳은 소리라 말하는 이들은 그 대목을 (경험법칙에 의해) 살포시 씹어준 사람들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는군요. :-)
  • 초록불 2006/04/27 10:49 #

    하늘빛마야님 / 교육 문제가 그만큼 한국 사회에서 뜨거운 감자라는 증거겠지요. 저 역시 가능하다면 학교에 안 보내고 싶을 때가 많답니다. 음.. 이 문제는 입을 열면 워낙 할 이야기가 많으니 차라리 입을 다무는 것이...(한숨)
  • 언에일리언 2006/04/27 13:08 #

    과연 초록불님다운 명쾌한 글입니다. 듀나가 감정을 자극하도록 글을 써둬서 사람들의 반응이 좋다/싫다는 걸로 나뉘고 있지 문제의 핵심을 건드리지는 못했던 것 같은데 초록불님 글을 읽으니 잘 정리가 되는군요. 가끔 초록불님이 계속 사학을 하셨으면 대학자가 되었을거라는 상상을 하곤합니다.
  • 초록불 2006/04/27 14:22 #

    언에일리언님 / 이상한 상상을 하시는군요...(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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