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양의 지가를 올리다 *..잡........학..*

"낙양의 지가를 올리다"는 말은 [洛陽紙價高]라는 한문이 그 원래 말이다.

이게 무슨 뜻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베스트셀러를 가리키는 말이다.
베스트셀러가 나왔는데, 왜 낙양의 지가 = 종이값이 오르는가?

"책을 많이 찍어내니까 종이가 많이 들어가서 종이값이 오르는 건 당연하지 않아?"라고 말한다면 큰 오산.

[洛陽紙價高]라는 말은 [진서]에 실려있는 말이다. 위촉오 삼국을 통일한 진나라의 역사서다.
진나라는 3세기 중반에서 4세기초까지 있었던 나라다.

그런데 세계 최고最古의 목판 인쇄물은 [무구정광대다라니경].
불국사 석가탑 안에서 발견되어서 8세기 중엽에 인쇄 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일본은 최고 인쇄물로 자국의 [백만탑다라니]를 든다. 중국은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중국에서 인쇄된 것이라 우기고 있다.)

[洛陽紙價高]라는 말이 나올 당시에는 인쇄술이라는 것이 없었던 것.
(damekana님의 트랙백을 보고 약간 추가하겠다. 인쇄술이 중국에서 개발된 것은 수나라 때로 보고 당나라 초엽에는 확실히 인쇄를 한 기록이 있다는 것. 즉 5세기말에서 6세기초에 걸쳐 인쇄술이 개발되었다. 아무튼 이 글의 논지에는 변하는 것은 없다.)

저 말이 나온 유래는 이렇다.
진나라 때 시인이었던 좌사左思가 쓴 삼도부三都賦가 워낙 명문이어서 낙양의 문인들이 그 시를 베끼려고 종이를 사들였고, 갑자기 종이 수요가 폭증하여 종이값이 올랐다는 뜻이다.

사족.
나는 시집을 딱 한번 베껴본 적이 있다.
고등학교 때 김소월 시집을 읽고 감탄하여 며칠에 걸쳐 베껴썼다. 그 무렵에 이런 말이 나왔다면 "서울의 노트값을 올리다"라고 했을 것이다.

덧글

  • 루드라 2006/05/24 21:59 #

    서양의 어느 철학자가 말했다는 중국의 4대발명품은 중국인들에게 깨져서는 안 되는 종교 같은 것인 모양입니다. ^^

    나침반, 종이, 화약은 인정해 주겠지만 인쇄술은 아닌 거 같던데 말입니다. ^^
  • sharkman 2006/05/24 23:12 #

    응? 마지막 하나는 전족이 아니었나요...(괜한 소리)
  • 페로페로 2006/05/24 23:54 #

    어후! 무구정광다라니경 이야기만 나오면 속이 활활 탑니다. 짱꿔들...
  • 징소리 2006/05/25 09:29 #

    요즘 시대라면 서울의 토너값이 오르다 라고 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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