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내가 물었다.
"요새 고구려 건국 설화를 가르치는데 말이야,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게 있어."
"뭔데?"
"주몽 아들이 누구야?"
"유리."
"그럼 유리를 고구려 건국한 다음에 낳았어?"
"아니. 부여에 놓아두고 도망쳤지. 나중에 찾아오는데, 이게 테세우스 이야기와 비슷해서 불라불라불라..."
아내가 이야기 허리를 자른다.
"그럼 주몽이 열한 살에 임신을 시킨 거야?"
"열한 살은 무슨... 나라를 세웠을 때 스물두 살이었는데..."
"아니야. 교과서에 열두 살이라고 나와.""22라고 적혀있는 걸 잘못 본 거 아냐?"
"아니라니깐!"
정말 그렇더라.
한글로 열두 살이라고 적혀 있다. 아내도 나만큼 황당해 한다.
"국정교과서는 오류가 있으면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공문을 보내주는데 그런 공문이 온 적이 없으니, 이걸 아무도 몰랐단 말야? 혹시 어느 기록에는 열두 살에 개국했다고 되어 있는 거 아냐?
"그럴 수가 없지. 고주몽은 마흔에 죽었다고 기록이 나오기 때문에, 출몰연대가 아주 분명한 사람이라고. 국어 선생님들이 역사에 대해서 아는 게 이만큼이라는 이야기지..."
"글쎄, 아무래도 나이가 맞지 않더라고..."
OTL...
아참, 저 교과서는 중학교 교과서임. (이거 어디다 신고해야 되는지 아는 분?)
열두 살에 왕이 된 주몽 - 이런 제목으로 책 내면
열두 살에 부자된 키라...보다 많이 팔릴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팔릴만한 책은 이것인 것 같다.
열두 살에 아빠가 된 주몽 - 초등학생 및 청소년을 위한 건전한(?) 성교육 책자
[추가]
열두 살이라는 말이 나온 배경에는 [삼국유사]가 있나보다. [삼국유사]에는 주몽이 12살에 왕이 되었다고 적혀 있다. 물론 명백한 오자다. 스물 입(卄)에서 한 획이 빠져서 열 십(十)이 되어버린 거다. (카멜레온님 덧글을 보고 찾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