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시리즈 되겠다...-_-;;
문화일보 부장이라는 양반의 글 좀 보자.
[문화일보] <데스크 시각>동이족의 엑소더스 [클릭]
위 글에서 첫 대목이 이렇다.
“구이(九夷·조선)로 가야겠다.”(공자) “고루하면 어쩌죠.”( 제자) “구이는 군자불사지국(君子不死之國) 이다.”(공자) 이 말은 공자는 주나라 정부가 자신의 개혁안을 받아들여주지 않 자 한탄하면서 제자들과 나눈 대화다.
첫 대목에서부터 잘못 알고 있다. 일부러 왜곡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무식한 것이다. 무식하면 살짝 [논어]라도 들춰볼 것이지, 인터넷에 유사역사학 신봉자들이 지어낸 이야기를 그대로 믿고 저 따위로 쓰면 어쩌겠다는 거냐?
저 글의 출전은 [논어]다. 논어 자한子罕 편에 이렇게 되어 있다.
子欲居九夷. 或曰 "陋, 如之何?" 子曰 "君子居之, 何陋之有?"
공자가 구이九夷에 가서 살고자 했다. 어떤 이가 말하기를, "누추한 곳인데 어쩌 가시겠습니까?" 하자 공자가 말했다. "군자가 사는데 어찌 누추함이 있겠느냐?"
우선 공자가 구이를 가리켜 군자불사지국이라고 말한 바가 없다. 또 저 구이가 조선이라니! 선진시대 동이 개념이 없는 것이야 그렇다 치자. 하지만 없는 말을 만들어내는 건 기자가 할 일이 아니잖은가.
아참, 조금 부연하자면 君子居之, 何陋之有 부분은 일반적으로 이렇게 해석한다. 공자가 가서 살게 되면 그때는 구이가 누추한 곳이 아니라는 것(군자=공자)이다. 이런 부분에서는 논어에 밝은 얼음칼님 쪽을 슬쩍 쳐다보게 된다.
일본은 강점기간동안 수십만권의 역사책을 수집, 모두 불태웠다.
옛날같으면 이 양반한테 이메일도 보냈을텐데... (농담이 아니고 진짜 그랬던 적이 있다. 물론 중앙일간지에 이런 양식없는 컬럼이 실린 것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보냈던 것은 잡지사였다.) 아무튼 이 양반이 내 이 글을 좀 봤으면 싶긴 하다.
일제는 20만권의 사서를 태웠나 (97/08/20) [클릭]
민족주의에 경도된 듯한 이 양반의 결론이 동북공정에 유리하게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다음 글들을 보라.
탁록전투 이후 대다수의 동이족은 중국에 흡수되고 만다.
668년 인구 1000만명이 넘 던 고구려는 나·당연합군에 의해 당나라에 흡수됐다.
한·중·일간에는 골수 이식이 가능 한 사람이 많다. 뿌리가 같은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기자가 나름대로 내린 결론인 모양이다. 동북공정하자는 중국애들의 논리에 그대로 휩쓸리고 있다. 어쩌지, 이 제 정신 아닌 양반을... (글이나 논지에 맞게 썼으면 욕이라도 덜 먹었을 것을...)
덧글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그렇다고 우기면 할 말 없는 이야기이지만...-_-
전혀 관계없는 역사 이야기를 그것도 엉성하게 끌여들여서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군요.
우연히 저 구이는 군자불사지국이라는 말이 어디서 나왔는지 찾았는데요-_-;
단옥재의 <설문해자주> 夷 자 해설 부분에서
惟東夷从大。大,人也。夷俗仁。仁者壽。有君子不死之國
이 부분을 보고 그런 얘기 했던거더라고요.
http://www.zdic.net/z/17/sw/5937.htm
한문을 읽는 법을 몰라서 무슨 뜻인지는 저로선 모르겠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