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계의 반성이 좀 있을라나? *..문........화..*



동인문학상 심사위원에서 물러나는 박완서 작가는 이런 말을 했다.

- 원로들도 재미있는 소설을 좋아한다. 재미있는 소설도 많이 나와 중노동에 위로가 되고, 치열한 논쟁을 거쳐 거론되는 문제작들은 작가에게뿐 아니라 독서계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떠나는 인사를 대신한다.

최근 한국일보와 인터뷰한 공지영 작가는 이런 말을 했다.

- 저는 처음부터 미사여구 쓰지 않고, 화려한 문체보다는 단문으로 이해하기 쉽게 쓰려고 했어요. 소설은 캐릭터와 상황의 문제예요. 중요한 건 캐릭터를 어떻게 설정하고, 그 캐릭터를 어떤 상황에 배치하는가죠. 사람들은 <춘향전>이나 <베니스의 상인>을 원전으로 읽지 않아도 춘향이와 샤일록이라는 캐릭터는 알아요. 제가 추구한 것은 삶의 본질, 인간성, 시대의 본질을 전달하는 거예요. 그래서 문체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말 들었을 때 굉장히 당황했어요. 서사가 강한 게 그렇게 잘못하는 건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나는 소설이 그런 거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항상 보면 ‘극단적인 캐릭터다’ ‘문체가 너무 거칠다’ 이런 평들을 하니까. 왜 내가 추구하는 것들은 하나도 얘기 안 하죠?

이상문학상을 받은 전경린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 그는 또 남녀간의 갈등, 외도, 폭력 등을 주로 그려온 자신의 작품세계와 관련, “통속은 우리 삶과 가장 밀착돼 있는 테마”라면서 “통속에 대한 배제는 우리 문단의 순수성에 대한 집착이자 독자와의 호흡을 포기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문학성과 통속성이라는 아슬아슬한 경계를 걸어왔다”면서 “통속 범주의 테마들을 새롭게 조명, 창조하고 삶의 한 부분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면 문학의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런 이야기들이 이 시기에 쏟아져 나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이해가 되지도 않고, 그것을 더 이해할 수 없는 평론으로 치장해온 한국문단이 조금은 반성하게 되려나?
 

덧글

  • 페로페로 2007/01/15 13:25 #

    문학에 귀족주의, 엄숙주의를 양념해 지배층의 고상한 유희로 바꾸어 버린 세계 속에서 과연 얼마나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을까요? 아마 옛 귀족들이 자연사한 뒤의 세상이 아니라면...
  • hkmade 2007/01/15 14:09 #

    top100 얼음집에 등극하셨군요. (나의 한표도 있을겁니다. ㅎㅎ) 축하드려요.
  • rumic71 2007/01/15 15:39 #

    자기 의도를 안 알아준다는 것은 통신계의 숱한 아마작가들도 늘 내뱉는 말이죠. 아니, 감히 같은 레벨로 놓고 비교할 일은 아니지만...아뭏든 작가 본인의 책임.
  • 초록불 2007/01/15 16:25 #

    rumic71님 / 초점이 다른 이야기를 하셨네요. 공지영(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는 결코 아닙니다)의 소설은 대중에게 인기가 있으나 평론가에게는 인기가 없죠. 그것은 평론가의 고답적인 자세 때문이고요. 작가가 평론가를 위해 글을 쓸 수는 없는 법이죠. 마치 영화에서 별 5개 받으면 재미없으니 보러가지 않는다는 것과 비슷하달까요?
  • 초록불 2007/01/15 16:25 #

    hkmade님 / 그게 발표가 된 모양이군요. 고맙습니다.
  • chione 2007/01/16 03:03 #

    음, 저도 공지영의 소설은 좋아하지 않지만... 확실히 캐릭터가 이해되지 않는 소설은 나머지가 다 좋아도 읽는 내내 헛웃음만 나오더군요. 김별아의 미실이 딱 그런 소설이었죠. (캐릭터 말고 다른게 다 좋았단 이야기는 아니지만요)
  • 인생막장 2007/01/16 04:51 #

    전 그런데 공지영 소설 캐릭터가 잘 이해되지 않던데...-_-
  • 초록불 2007/01/16 09:20 #

    치오네님 / 사실 저도 공지영 소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인생막장님 / 공지영 소설 캐릭터마저 그럴진대 다른 소설 캐릭터는 어떻겠습니까?
  • 파인로 2007/01/16 15:56 #

    안타깝게도 박완서의 뒤를 이어 동인문학상 심사위원이 된 오정희는 실망스러운 말을 하더군요.

    "심사에 임하여,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과 정신의 영토를 넓히고 그 품격을 높이는 일에 기여한다는 문학의 고전적 명제에 충실한 작품 (저는 그것을 감히 문학의 공의성, 미학성, 윤리성이라 말씀드립니다.) (…후략…)"

    문학을 그렇게 고귀하고 순수한 것으로 치켜세울 필요가 있나 궁금합니다. 문학의 고전적 명제가 저것이라고 규정하는 것도 의아하고요.
  • 초록불 2007/01/16 17:49 #

    파인로님 / 오정희 작가의 말이 틀린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과 정신의 영토를 넓히고 -> 판타지와 SF가 기여하는 부분이죠.
    그 품격을 높이는 일에 기여 -> 낭만이 넘쳐흐르는 로맨스가 이것을 수행하죠.

    문학의 고전적 명제에 충실한 작품 -> 역시 고전이라면 무협이... (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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