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길로 가고 싶은가요? *..만........상..*



아이가 떼를 쓰며 웁니다. 쉬운 길로 가고 싶은가요? 아이를 때리십시오. 더 운다고요? 울음을 그칠만큼 때리면 아이는 울음을 그칩니다. 그 다음에 울려고 하면 손을 번쩍 드십시오. 아이는 울지 못합니다.

사고 싶은 물건이 있습니다. 쉬운 길로 가고 싶은 가요? 훔치십시오. 돈 버느라 고생할 필요가 없습니다. 냅다 들고 뛰십시오.

여자친구가 말을 듣지 않습니다. 쉬운 길로 가고 싶은가요? 여자친구를 때리십시오. 강간을 해버리세요. 누드 사진을 찍고 떠나면 공개한다고 해버리세요.

부당한 대우를 받았습니다. 쉬운 길로 가고 싶은가요? 상대를 패버리십시오. 대우가 고쳐질 때까지 패버리세요. 힘이 딸려서 팰 수 없다고요? 각목 하나 준비해서 후려쳐버리세요.

언론의 주목을 받고 싶습니다. 쉬운 길로 가고 싶은가요? 테러를 하십시오. 다음날 신문 1면에 나올만한 인사를 골라 테러를 하십시오. 언론의 주목을 당장 받을 수 있습니다.

어려서 읽은 뻔하디 뻔한 동화 중에는 이런 것이 있었습니다. 두 갈래 길이 나타납니다. 하나는 평탄하고 곧게 뻗어있는 길입니다. 다른 길은 꼬불꼬불한 가시밭길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평탄하고 곧은 길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 길은 지옥으로 가는 길입니다. 험한 가시밭길만이 천국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쉬운 길은 폭력과 통합니다. 그래서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고 합니다. 빠른 지름길입니다. 당장은, 눈 앞에 보이는 당장은 평탄하고 곧은 길입니다.

다른 길이 없어 보인다고요?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고요? 폭력말고는 방법이 없을 것 같다고요? 정말일까요? 아닙니다. 그 순간 올바르게 가야할 길이 너무나 험하고 어려워보여서, 도저히 그 길을 갈 수 없을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외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크 트웨인은 "화가 나면 열까지 세어라."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열을 세는 동안 상황을 다시 정리해 보십시오. 정말 화를 내야할 상황인지, 그리고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를.

화가 나서 아무렇게나 내뱉는 말보다는 차라리 그 순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더 좋습니다. 이미 내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지만, 하지 않은 말은 언제든지 다시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말도 이럴진대, 폭력은 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폭력의 길은 쉽습니다. 효과도 빠르게 보입니다. 하지만 단지 그뿐입니다. 그때마다 신뢰와 애정은 사라집니다. 항상 생각하십시오. 내가 상대로부터 폭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그 상대에게서 받는 신뢰와 애정보다 큰 것인지를. (상대뿐 아니라 세상으로부터 받아온 신뢰와 애정도 함께 사라집니다.)

석궁 테러를 한 전직 교수를 보고 "오죽 했으면..."이라든가, "다른 길이 없었으니..."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정말 다른 길이 없었을까요? 아닙니다. 재판에 지더라도 여론에 이긴 사례들이 있습니다. 물론 그 길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가시밭길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명예를 지키는 길입니다. 그 전직 교수는 쉬운 길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직장뿐 아니라 명예마저 잃었습니다.

나는 나 자신에게도 바랍니다. 쉽고 평탄한 길로 가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기를. 그래서 나의 인생이 온전하고 바르게 마쳐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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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페로페로 2007/01/18 20:38 #

    깊이 공감합니다.
  • 라피에사쥬 2007/01/18 20:42 #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와디 2007/01/18 20:47 #

    옳은 말씀입니다.
  • 효겸 2007/01/18 20:55 #

    에고... 쉽고 평탄한 길로 가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기가 그리 녹록하지가 않네요...
  • 타브리스 2007/01/18 21:15 #

    좋은 글입니다. 좋은 글, 정말 감사합니다.

    힘든 사회, 폭력의 유혹은 단번에 끊어지는게 아닌 듯하더군요. 한 번 다짐으로 물리칠 수 없는 게 폭력의 유혹이라는 것, 제 자신, 그리고 주변을 보면서 느끼곤 합니다. 계속, 끊임없는 자신과의 투쟁이 필요하달까요...
  • 우유차 2007/01/18 22:23 #

    짝짝짝. 공감의 박수.
  • 리체 2007/01/18 22:30 #

    좋은 말씀. 공감하고 갑니다. 폭력보다 더 무서운 건 자기 합리화같아요.
  • Honey 2007/01/18 22:34 #

    좋은 글 감사합니다.
  • chione 2007/01/18 23:06 #

    정말 옳은 말씀입니다. 저도 쉬운 길로 가지 않도록 자꾸 다잡아야 하는데...

    석궁 사건의 판결문을 읽어봤는데... 사회가 그 사람에게 석궁을 들도록 몰아붙인건 절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 루드라 2007/01/19 01:02 #

    감동할 만큼 좋은 글이군요. 감사합니다. ^^
  • 정시퇴근 2007/01/19 01:52 #

    좋은 글 읽고 갑니다.. 가슴속에 새겨야 할 것 같습니다.
  • Pluto 2007/01/19 09:16 #

    감동입니다.ㅠㅠ
  • 카시아파 2007/01/19 13:33 #

    ㅡ.ㅜ b
  • 포더윙 2007/01/19 15:05 #

    쉬운 길이라기보다는 어리석은 길이고
    그걸 택하는 사람은 그만큼 능력이 부족해서 그렇지요.
    기독교인들의 기도에는 그래서 '시험에 들게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 marlowe 2007/01/19 17:25 #

    덤블도어가 해리에게 "우리는 옳은 길과 쉬운 길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만 한다"고 말한 장면이 떠오르네요.
  • 초록불 2007/01/19 18:47 #

    포더윙님 / 좋은 말씀입니다. 다만 저는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Binoche 2007/01/19 19:43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보복적 재임용 탈락건과 판사 테러를 연결해서 보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오죽했으면 그랬겠냐 성균관대 ㅅㅂㄹㅁ 이런 분위기도 있는데 법치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므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봅니다.
  • 초록불 2007/01/19 19:45 #

    Binoche님 / 사적인 복수의 세계는 현대에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되는데, 아직도 그것에 찬성하며 현실로 인정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그런 세계는 판타지의 영역에 남아있어야 하는데... 그러니 소설따위가 팔릴 리가 있겠습니까...
  • 水聯天 2007/01/23 02:35 #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때는 어떻게 해야하나요?..
    벌써 몇년째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이 상태에서 벗어날 각오도.. 행동도.. 희망도 없을때는 어떻게 해야하나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는 더이상 아무것도 아니라는것도 잘 알고있는데..
    ..그래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때는 어떻게 하나요?
    ..역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체로 있어야 하는걸까요?

    ..이런 생각을 하는것도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인가요??
  • 네버랜드 2007/02/11 09:19 #

    사실 그 방법 자체야 분명히 옳지 않은 방법이지만, 그분 같은 경우는 어떻게 보면 법조계의 관행이라는 벽에 부딪쳐서 자포자기하듯이 한 행동이라고 보여지더군요.
    사실 가시밭길을 가더라도 언젠가는 천국에 도달하기만 한다면야 무슨 문제가 있겠읍니까. 하지만 현재 사회에서는 가시밭길 끝에 지옥이 기다리는 경우도 많고, 약삭빠르게 질러간 사람들이 천국으로 가는 경우도 많으니 그게 문제인거죠. 가시밭길 끝에는 천국이 있다는 생각도 우리의 환상인지도 몰라요.
  • 초록불 2007/02/11 10:51 #

    네버랜드님 / 인생에 확실한 것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약삭빠르게 질러간 사람들이 과연 천국에 갔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요. 저는 [분명히 옳지 않은 방법]에서 논의가 멈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랍니다.
  • 다크엘 2007/02/11 16:35 #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마음에 새길만한 글이군요..^^
  • 니미럴 2007/02/11 19:16 #

    세번째는 좀....
  • 풍신 2007/04/06 03:39 #

    솔직히 말해...사회적 견지에서 볼때 그쪽이 더 어려운 길이라고 봅니다만...패버리고, 강간하고, 훔치는것이 더 어렵습니다.(그 결과가 귀찮죠) 무언가를 포기하는것이야 말로 쉬운길이죠. 뭐 쉬운길보다 어려운길을 결정하는게 인생이 더 다채롭다는것은 사실입니다만...
  • 한얼 2009/09/19 10:40 #

    그래서 어머니께서 저를 많이 때려서 키운걸 후회하시는군요.
  • matercide 2010/09/15 01:13 #

    폭력. 그것은...... 오늘날 한국의 문화 내지는 국민성으로까지 착각될 만큼 한국에서 가장 일상적인 것. 우리가 꿈꾼 세상이 이런 세상이었나? 덧붙여, 보수(를 참칭한 수구)가 예찬하는 대한민국은 그냥 폭력이 난무한 북두의 권같은 세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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