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책, 이안, 오한숙희 *..시........사..*



말많은 EBS 토론을 한번 봤는데, 한심한 토론이었다.

하도 막장 분위기였다고 해서 살짝 긴장한 상태로 보았는데, 그런 탓인지 생각보다는 나았다고 해야할까?

우선 전원책. - 이 사람이 하는 이야기는 이번에 처음 육성으로 들은 셈인데, 이런 마초 중의 마초가 칭송을 받는다는 거, 나로서는 이해가 백만 리는 가지 않았다. 원시시대부터 남자는 사냥하고 여자는 고기국을 끓였으니, 그런 인식의 틀을 깨지 말자고? 남자가 가사를 돌보고 여자가 돈벌어오는 것은 보편적이지 않고 남자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준다고? 그렇지 않은 남자란 너무 희귀한 사례라 자기는 이해할 수 없다고? 세계의 위대한 철학자, 예술가 중에 여자는 없다? 여자는 남자가 하는 일말고 여자만 잘 할 수 있는 일을 해라? 와,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지? 알파걸이 토론 주제인데, 군 가산점 이야기는 왜 하는지... 본인 스스로 토론 주제와는 관련이 없지만... 이라고 하면서 계속 떠드는 것은 그 일로 떴다는 데 대해 얼마나 자부심이 있는지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이안 - 남의 가족 이야기를 질문한 것은 바보 같은 짓. 단, 여기서 하나 짚고 가자. 전원책 변호사가 불임이라는 소문이 인터넷에 파다하던데, 때로는 전 변호사가 불임, 때로는 전 변호사의 아내가 불임이라고 나발들 불고 있던데, 그거 근거있는 이야긴가? 그거야말로 남의 가정사를 파헤치는 무례한 일 아닌가? 토론 중에 그런 말이 나왔나 싶었더니 그런 말은 전혀 없다. 그냥 "안타깝게도 아직 자식이 없습니다."라는 말과 "남의 가족사를 가지고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다"라는 두 발언을 가지고 [불임]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 아닌지? 이거야말로 전 변호사를 두 번 죽이는 일 아닌가? 다시 이안으로 돌아가면, 이안은 전원책과 오한숙희 사이에서 토론을 그나마 부드럽게 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좀 보인다. 에스콰이어 편집장이라는 양반도 마찬가지고. 이안이 이번에 되게 두들겨 맞고 있는데, 잘못한 것에 비하면 훨씬 심하게 두들겨 맞고 있다.

오한숙희 - 나는 오숙희로 기억하는 사람인데, 언제 이름을 오한숙희로 바꿨는지 모르겠다. 이 양반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한국의 페미니스트 수준이 고작 저 정도라는 생각이 들어서 서글프다. 대표적인 굴욕 씬이 이번에 나온, 동남아의 어느 나라냐는 질문에 "여러나라"라고 얼버무리고 가는 것. 어쩌면 전원책 정도의 마초를 만나서 토론해 본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열통 터질 수 있는 이야기지만, 그럴수록 냉정하고 침착하게 전원책 변호사의 모순을 짚어갔다면 이 토론에서 충분히 승리를 거뒀을 것이다. 불행히도 오한숙희 등 대부분의 토론 패널들은 지금 설득해야 하는 대상이 시청자라는 것을 모른다. 그러니 눈앞의 일에만 흥분해서 함께 멸망하는 막장 토론으로 자진해서 들어가는 것이다.



불행히도 여성 전체를 비하한 전원책은 불특정다수를 공격해서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고, 일 개인을 공격한 이안은 오물세례를 받는다는 건 서글픈 일이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공정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추가]
참 웬만하면 토론을 보고나서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다. EBS에 회원 가입만 하면 다시보기를 할 수 있다. 추가 비용도 없다.

덧글

  • 이녁 2007/07/14 09:35 #

    하하하... '전거성' 씨에 대해 조금만 태클을 걸어도 '방법' 당한답니다.-_-;;
    도대체 가수 이안씨가 언제부터 '페미니스트' 가 된 건지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 총천연색 2007/07/14 09:38 #

    아, ebs 방금 가입했는데, 일단 보고서 판단할 일인 것 같군요.
    흠.
  • kalay 2007/07/14 09:46 #

    저도 토론 보고 나서, 전원책씨한테 답답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습니다.
  • 슈타인호프 2007/07/14 09:57 #

    저도 이안의 태도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당신이 자식이 없으니까 젊은 사람들 이해 못 하는 거 아니냐"는게 그렇게 못할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전원책 변호사 주장도 그보다 논리 못한 거 많습니다. 이안이 한 실수라면 그 얘기를 진지한 표정으로 한 게 아니라 웃었다는 거.
  • 네리아리 2007/07/14 10:14 #

    대학교에서 신학과나 철학과 학생들이 토론하는 것보다 더 저질적이고 볼 가치도 없는 토론을 한 것이 죄죠.
    ㄴ절망했다!!!!
  • 파파울프 2007/07/14 10:27 #

    보니 정말 막장이더군요... 저 프로가 전문 토론 프로그램인지 아니면 가십성 토론 흉내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최소한 EBS에서 가십성 토론을 위주로 하겠다고 마음먹고 만든 프로는 아니었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저렇게 진행을 못하는 사회자는 어떻게 해야 하며 알 수 없는 패널은 도대체 어떻게 뽑았는지...

  • 미친고양이 2007/07/14 10:28 #

    역시 초록불님 대단하십니다.ㅠㅠ
  • 이준님 2007/07/14 10:37 #

    1. 오(한)숙희씨가 개명한건 슨상님께서 보위에 오르신 후부터입니다. 솔직히 이때를 기점으로 이 아줌마도 막장+정치 논리로 가버렸지요. (좀 심하게 말하면 전기 조갑제와 후기 조갑제 -_-;;로 보면됩니다.) 개명전에는 그래도 꽤 개념이 있었고 초록불님 말씀대로 하시는 분이었지요. 이때의 압권이 (뭐 본인은 이혼했습니다만) 주부 대상 프로에 나와서 "절대로 이혼하지 말고" "이혼 서류 열번 정도 찢어보고" 그래도 안되면 이혼하세요 -_-;;였지요.

    근데 슨상님 보위 오른 후부터 "여성이여. 떳떳히 이혼하라"류의 이야기부터 재태크(책맞아?)부터 정치적 (이라크 전쟁 비판부터 특정 정당의 특정후보 마봉춘에서 까기까지)으로 막장탔지요. 막상 이런 활동을 하면서 본연의 업무는 멀어진거구요
  • 이준님 2007/07/14 10:37 #

    ps: 뭐 슨상님 이야기 한건 슨상님이 시켰다 -_-;;기 보다는 시대 구분 때문입니다.(오해 마세요 ^^)
  • 이준님 2007/07/14 10:41 #

    문제는 저 방송 토론부터 지금의 토론까지 토론 자체가 "즐기면서" "이기면서" 특정 인간 몰아주기로 흐른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궐석재판"류의 괴이한 일까지 벌어지지요.(마봉춘에서 벌어진 베트남전 양민 학살 의혹문제 토론때 지만원과 참전 할배단이 벌인 괴이한 햏각을 보시면 진짜 개그입니다. 오히려 개념이 있던 채명신 장군이나 리영희 교수가 버로우 되었지요 -_-;;) 이런게 단순한 상업성의 논리에 그 방송(혹은 기획자)의 정치적 판단까지 들어있지요. 지금 국영방송의 토론이 다 그런 식으로 돌고 정운영 교수물러나고 손석희가 들어오기 전까지의 마봉춘 토론이 그 모양으로 흘렀던게 바로 그 이유이지요. -_-
  • catnip 2007/07/14 11:04 #

    가입안해도 동영상말고 토론내용은 텍스트로 다 볼수있더군요.
    그거라도 읽어보고 욕하던지 말던지란 생각이 들더군요.
    인터넷기사에선 조롱했다, 비웃었다라고까지 나옵니다.-_-;;
  • 2007/07/14 11:05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스누피 2007/07/14 11:14 #

    오숙희씨 주장과 그 책에 따르면, 오숙희씨가 이혼하게 된 것에는 배우자의 불륜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배우자는 "너의 자궁을 노래하라"를 쓴 문인과 재혼했지요.
  • 초록불 2007/07/14 11:18 #

    이녁님 / 환빠에게 단련된 몸인지라 '방법'쯤이야...

    catnip님 / 앗, 그런 방법이 있었습니까? 아아 -_-;;

    비밀글 / 흠, 저게 심한 건지 아닌 건지 잘 모르겠군요. 두고보면 알게 되는 건가요?

  • catnip 2007/07/14 11:20 #

    그리고 자식이 없다는것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딸이 없기에 그런 발언을 거침없이 해댄것에 대한 공격(?)이라고 읽었습니다.;
  • 이안。. 2007/07/14 11:31 #

    토론카페 가서 토론내용 텍스트 읽다 열불나서 때려치고 말았습니다. -_-;
    이안 동영상 편집해서 올린사람은 정말 천벌받을꺼야, 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이안이 잘했다는건 아니지만, 솔직히 왜 저런 질문을 했나 이해는 갑니다...)
    사실 오한숙희씨는 저런 토론에 적합한 사람은 좀 아니지요.
    실생활 부부문제등은 어느정도 내공이 있으신것 같던데(저도 많이는 몰라서 확신은 못하지만)
    어느정도 정확한 근거를 기반으로 해야 하는 토론프로그램에는 내공이 부족하죠...
  • Cranberry 2007/07/14 11:51 #

    드디어 이 사건에 대한 가슴이 시원한 글을 보는군요 ㅜ_ㅜ
  • 을파소 2007/07/14 13:20 #

    '여성계의 전원책'이 나온다면 거성 소리 듣기는 커녕 당장 매장당할 겁니다.
  • 이녁 2007/07/14 13:33 #

    비슷한 글을 어제 쓴 게 있기에 트랙백 겁니다.
  • dcdc 2007/07/14 14:01 #

    어제 이녁님의 블로그에 갔다가 깜짝 놀랐었지요 -_-; 전거성이란 사람의 추종자들이 참 무섭게 노시더군요. 논리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데도 말이에요.
  • 오우거 2007/07/14 14:42 #

    전원택 변호사는 저번 토론회 때보다 공격적으로 나오며 '나는 마초다' 포스를 풍기셨고, 오한숙희씨는 기본적인 준비부족으로 보이고 이안씨는 글쎄요... 뭔가 부드럽게 풀려고는 했는데 그게 전원택씨를 향한 '겐세이'가 되어서 문제랄까요.
  • 나비의바람 2007/07/14 18:06 #

    솔직히 이안씨는 너무 풀어져서 예의없게 대한 데다가 전원책 변호사는 마초 중의 마초, 오한숙희씨는 제대로 대답도 못하고;
    이런 토론을 초등학교 교실이 아니라 공중파 전파 낭비하면서 보여준다는게......
  • 희나람 2007/07/14 19:21 #

    럭비공처럼 예측할 수 없는 토론... 사회자가 토론에 참가하는 상식을 깨는 토론... 이였죠 =ㅁ=)...
  • 초록불 2007/07/14 21:59 #

    catnip님 / 옳은 말씀입니다.

    이안。.님 / 여성계의 인재가 아직 많지 않은 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오늘 딸아이가 "이안이라는 가수가 막말을 했대"라고 말해서 찬찬히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여러가지로 답답합니다.

    Cranberry님 / 고맙습니다.

    을파소님 / 정확한 말씀입니다.

    이녁님 / 잘 읽었습니다.

    dcdc님 / ^^;;

    오우거님 / 그런 게 문제가 된다는 것도 문제일지 모릅니다.

    나비의바람님 / 복잡합니다...

    희나람님 / 사회 잘 보는 사람들의 명성이 그냥 생긴 건 아니더군요.
  • 愚公 2007/07/15 11:31 #

    이안씨가 가벼운 토론회에 가끔 초대됩니다. 개념이 없는 분은 아니죠.
  • 머큐리마스터 2007/07/15 12:20 #

    저도 이안씨 '막장발언' 사건은 좀 이상하게 확대되었다고 생각하고 전원책변호사의 토론태도가 올바르다고 생각하는것은 아닙니다만 전변호사가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네티즌들의 옹호를 받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꼭 전변호사의 군가산점 발언에 동감을 느꼈다고 해서 마초취급을 할수 있을지요? 꼭 이런 사건이 있을때마다 전 국민을 꼴통페미와 마초로 가름질하는 이분법적인 태도는 올바르지 않다고 봅니다. 왜 그런식으로 남녀편을 갈라서 생각을 하려고 하는지...군가산점 문제는 남녀문제가 아니라 사회 기반시스템의 문제 인데 말입니다...
  • 초록불 2007/07/15 12:29 #

    머큐리마스터님 / 전 변호사의 군가산점 발언에 동감을 느꼈다고 해서 마초 취급하지 않습니다. 다만 전 변호사는 마초 맞습니다...^^;; 군가산점 발언 하나로 전 변호사를 마초라고 하는 것도 아닙니다.
  • 회색하늘 2007/07/15 12:34 #

    전원책 변호사는 마초가 맞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해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도 그거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박수를 보내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하고 싶던 말 대신 해 주니까.'

    속 좁은 사람으로 보일까봐 못 하고 있던 말을 대신 해 주니, 그것도 TV에서 해 주니 얼마나 속이 시원해지겠습니까.(라고 해도 저는 대 놓고 하는 사람인데도 속이 시원하더군요.)
  • 초록불 2007/07/15 12:53 #

    회색하늘님 / 그런 거겠죠.
  • Binoche 2007/07/15 15:11 #

    여자 남자 라는게 따지고 보면 자신의 부인이고, 딸이고, 누이이고, 부인이고, 아들이고, 형제인데 가족끼리 편갈라서 밥그릇 싸움하는 지경이 되버렸으니 대한민국 막장은 막장인 모양입니다.
  • 초록불 2007/07/15 16:10 #

    Binoche님 / 뭐, 거기까지야...
  • 숫자 2007/07/15 17:57 #

    오한숙희라.. 여성단체에서 밀고 있는 양부모 의 성을 다 따와서 그렇게되었을겁니다.
    자식이름은 오한숙희가 박홍 길동이랑 결혼했다면 박홍오한 철수 를 낳게 되겠군요..
  • 초록불 2007/07/15 19:00 #

    숫자님 / 오한박홍철수가 될지도 모르죠. 그리고 오한박홍철수가 김이박최영희와 결혼해서 오한박홍김이박최병국이를 낳고 그 아들은 오한박홍김이박최남궁제갈영수가 되었을 지도 모르죠...
  • Binoche 2007/07/15 21:03 #

    부모성 모두 따르기나 어머니 성 따르기가 웃긴게 어머니 성을 따르더라도 결론은 어머니의 아버지(외할아버지) 성을 따른다는 것이죠.
  • 타브리스 2007/07/15 21:54 #

    그래도 전원책 얘기하면 물타기하지 말라고 나오더군요. ㅡ_ㅡ~
  • 초록불 2007/07/15 23:02 #

    Binoche님 / ^^

    타브리스님 / 전 물타기 같은 건 안 합니다. 본질을 이야기할 뿐이죠...^^;;
  • 타브리스 2007/07/15 23:26 #

    앗, 제가 그런 소릴 들었단 얘깁니다. 무슨 오해가;
  • 초록불 2007/07/15 23:29 #

    타브리스님 / 오해하지 않습니다. 뒤에 그래서 ^^;; 달아둔 건데요...
  • 사발대사 2007/07/16 13:29 #

    숫자님과 초록불님의 댓글이 너무 재미있네요. ^^
    옛날 웃으면 복이와요 에서 본 삼천갑자동방삭 에피소드하고 너무 비슷해서요.^^
  • 시퍼렁어 2007/07/18 12:03 #

    성으로 치자면 저는 부모님의 성을 버리고 닉네임으로!!! (이 불효막심한 녀석 같으니라고)
  • mafuyou 2010/02/18 20:05 #

    다른건 모르겠고, 군 가산점 토론 때, 전거성 오류 지적했다가, 몰매 맞은 기억이 나네요.
  • 2011/01/02 20:1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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