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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밍은 왜 바다로 뛰어드나?
레밍, 가끔 들쥐로도 번역되는 이 쥐의 우리말은 [나그네쥐]라고 한다. 쥐과에 속하는 포유류 동물로 무리가 많아지면 바다에 뛰어들어 집단자살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북극권 안 - 스칸디나비아 반도 등 - 에 서식하며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이들을 구하는 게임 [레밍즈]까지 나온 바 있다.


레밍이 물에 빠져 죽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연구가 있었다. 이들이 물에 빠져 죽는 행동을 하는데는 의외의 원인이 있다.
레밍이 먹이로 삼는 황새풀과(科) 사초속(屬) 풀에 그 비밀이 숨어 있었다는 것.

이 풀들은 레밍에게 뜯어먹히게 되면 레밍의 소화액을 중화시키는 액체를 만들어낸다.
레밍의 수가 적어서 뜯어먹히는 풀도 적다면 풀들은 처음 먹히기 시작한 때로부터 30시간 쯤 후에 중화액 생산을 그만둔다.
하지만 레밍이 개체 폭발할 정도로 그 수가 늘어나면 풀들도 점점 더 많이 중화액을 만들어낸다.

레밍은 이 중화액 때문에 먹이를 소화시킬 수 없게 된다.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상태에 돌입하게 되는 것. 더구나 레밍은 먹이로 삼은 풀을 소화시키기 위해 더 많은 소화액을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레밍은 탈진 상태가 될 정도로 체력이 고갈되어버린다. 풀을 먹으면 먹을수록 더 허기가 지는 악순환에 놓이게 된다.

결국 인근에 있는 먹을 것을 다 먹어치운 레밍은 물 건너에 있을 먹이를 찾아 물 속으로 뛰어들게 된다. 이것이 우리 인간의 눈에는 집단 자살로 보이는 것이다. (이상의 내용은 [식물의 사생활]에서...)

식물은 뿌리를 내리고 있는 생명체라 동물에게 복수를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다. 그거야말로 선입견이라는 걸 알게 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식물을 관장하는 데메테르 여신이 나오는 에릭직톤(Erysichton)에게 내린 저주를 한번 보겠는가?

에릭직톤은 데메테르의 정원에 있는 신성한 나무를 베어버린 죄로 아무리 먹어도 허기를 느끼는 저주를 받게 된다. 이 작자는 재산을 모두 팔아서 먹어치우고, 결국은 딸까지 내다팔게 된다. 딸의 가련한 운명을 가엾게 여긴 포세이돈은 그녀에게 변신 능력을 주어서 도망칠 수 있게 도와주었으나, 이 사실을 안 에릭직톤은 끝없이 딸을 팔아먹어서 자신의 식사 비용을 충당했다. 불행히도 그것으로 만족할 수 없었던 에릭직톤은 마침내 허기를 참지 못하고 자기 자신을 먹어치움으로써 불행한 삶을 마감하고 만다. 레밍의 일생처럼.

배고픔은 죽음을 넘어서는 고통이라는 이야기.
by 초록불 | 2007/07/29 10:07 | *..잡........학..* | 트랙백 | 덧글(24) | ▲ 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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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카멜레온 at 2007/07/29 10:15
굶주림의 무서움이군요.
Commented by 非狼 at 2007/07/29 10:28
괜히 아귀가 불쌍한게 아니로군요;
Commented by 서군시언 at 2007/07/29 10:52
저 이론은 처음 들어보네요.
Commented by Miren at 2007/07/29 10:52
지뢰진에서 나오는 말이...
죽는 것의 이상적인 것은 아사라고 하죠.
정말로 이상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겠죠.
그만큼 고통스러운 것이니 그 정도로 죽을 정도면 차라리 살아가라는 말 같던데..
역시 배고픔은 잠 못자게 하는 것과 동등할 듯 합니다.
....어느 것이 우위일까요;
Commented by 히카리 at 2007/07/29 10:59
굉장히 무섭네요;;
Commented by 사바욘의_단_울휀스 at 2007/07/29 11:29
새로운 먹이를 찾아서 이동하는것이라고 들었는데 그런 이론도있군요.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7/07/29 11:39
카멜레온님 / 사흘 굶어 양반 없다는 거죠.

非狼님 / 맞습니다.

서군시언님, 사바욘의_단_울헨스님 / 이건 이론이라기보다는 과학적 증명입니다.

Miren님 / 경험해서 알고 싶지는 않은 순서네요...^^;;

히카리님 / 그렇죠?
Commented by 표류소녀 at 2007/07/29 11:46
폭 빠져서 했었던 열 손가락 안되는 게임 중 하나로군요. 동료들을 다 보내고 길막이로 썼던 놈들 폭파시키는 순간이 정말 싫었어요.
Commented by 둔저 at 2007/07/29 12:03
그렇군요. 역시 허기는 무서운 겁니다...(저는 좀 굶을 필요가 있지만요)
그런데...<레밍의 수가 적어서 뜯어먹히는 풀도 적다면 풀들은 처음 먹히기 시작한 때로부터 30시간 쯤 후에 중화액 생산을 그만둔다. 하지만 레밍이 개체 폭발할 정도로 그 수가 늘어나면 풀들도 점점 더 많이 중화액을 만들어낸다.>라는 부분이 잘 이해가 안 갑니다. 처음에는 풀 자체의 성분이 위장안에서 반응을 보여서 중화액을 만든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문장으로 봐서는 그게 아닌 것 같네요. 레밍들이 풀들을 먹어치울수록 이를 감지해서 나머지 풀들에서 중화액 생산이 증가되는 건가요? 신기하네요. 마치 스스로 적을 칠 백신을 만드는 것 같아요.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7/07/29 12:09
둔저님 / 그렇습니다. 많이 먹힐수록 식물들도 더 공격적으로 변하게 된다는 것이죠.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7/07/29 12:14
표류소녀님 / 정신없이 해야 하는 게임인지라 많이 하지는 못했어요.
Commented by 오토군 at 2007/07/29 13:47
그러고보니 자일리톨이란 물질도 세균이 이걸 먹되 아무 효과 없이 배출되고 세균이 이걸 다시 먹는 무한 반복으로 세균을 아사시킨다고 들었습니다.(…정말?)
Commented by 파파울프 at 2007/07/29 14:14
먹고 먹다가 끝내 자신까지 먹는 이야기라... 레밍보다 그쪽에 더 섬찟한 느낌이네요...
Commented by 정시퇴근 at 2007/07/29 15:26
황새풀, 사초속 풀과 레밍은 그렇게 개체수를 계속 유지하는 군요. 섬찟섬찟...

신화 이야기도 무섭네요...--;;; 예전에 읽은 무서운 입이란 소설이 잠시 생각났습니다...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7/07/29 15:59
정시퇴근님 / [황새풀 & 사초속]이 아니고 [황새풀과의 사초속에 속한 풀]입니다. 원문에 한문 병기해서 수정해 놓았습니다.
Commented by 리드 at 2007/07/29 16:14
예전엔 단순히 '먹이를 찾으러 가다가 빠져 죽는다'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더욱 자세한 걸 알게 되어 기쁩니다. 제 블로그에 작성한 레밍스 게임 리뷰를 트랙백 걸어 둡니다.^^;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7/07/29 16:22
리드님 / 트랙백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半道 at 2007/07/29 20:14
의외의 진실에 경악했습니다.
자연이란 시스템은 냉혹하고도 정밀하군요.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7/07/29 20:16
半道님 / 식물의 사생활은 매우 재밌고 유익한 책입니다. 한권 들여놓으세요.
Commented by 미친고양이 at 2007/07/29 21:35
역시 자연의 균형이란.
Commented by 징소리 at 2007/07/30 12:31
그 밖에 재미있는 예로는 어느 한 나무가 뜯어먹히기 시작하면 뜯어먹히지 않은 다른 나무들도 방어적 화학물질을 생성해내기 시작한다는 것이지요. 즉, 식물도 서로간에 대화를 나눈다는 :)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7/07/30 12:58
징소리님 / 그 이야기도 [식물의 사생활]에 자세히 나오죠.
Commented by 총천연색 at 2007/07/30 21:57
흠 개미에도 이런 내용이 나왔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식물의 사생활]이란 책 읽어봐야겠군요. ; ~ ;
Commented by 지나가던이 at 2007/08/01 21:19
레밍스 게임은 정말 극악 난이도의 걸작입니다. 나중에 가면 머리 쓰는 게임임과 동시에 반사신경과 마우스 콘트롤이 신의 경지에 달해야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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