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붕괴 -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시........사..*



공교육 체계가 무너졌다는 말들은 많이 하지만 지금 현재 학교의 상황이 어떤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에이 설마 그럴리가...라고 말할 인간도 적지 않으리라.

그러나 현재 내 처는 경기도 신도시 한 곳의 공립학교에 나가고 있고, 바로 그곳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난다. 굵은 글씨체가 내 아내의 말이다.

너 지금 뭐하니?
영어 공부 하는데요.
지금은 국어 시간이야.
전 수시보기 때문에 국어 필요 없어요.

너 뭐하는 거야? 수업시간에 전자수첩은 왜 두들겨. 이리 가져와.
(한 손으로 내밀며) 에이.
뭐야? 다시 해봐.
(한손을 간신히 가슴께로 올려서 시늉만 내며) 여기요.

다음 시간. 문제의 아이가 없다. 그 앞의 놈은 MP3를 듣고 있다. MP3 압수.

얜 어디 갔냐?
도서관 간다고 나갔어요.
데려와.
(잠시 후) 안 온대요.

- 도서관 사서의 증언

선생님, 죄송해요. 제가 돌려보냈어야 했는데. 막무가내로 안 들어가겠다고 그러면서 자기도 수업을 듣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무섭게 이야기하잖아요. 한대 칠듯한 기세라 더 말할 수 없었어요. 그래도 제가 돌려보냈어야 하는데...
됐어요.

그럼 문제는 학생에게만 있느냐? 공립학교 선생님이라는 작자들도 다 마찬가지다. (내 아내는 기간제다. 기간제가 뭐냐고? 이해찬 교육부 장관께서 아무 대책없이 선생님들을 밀어낸 뒤에 부족한 선생님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만들어진 <임시직>이다)

너 왜 울상이냐?
수시를 XX대학교에 치는데 잘못 되어서 다시 보내야 한대요.
너 지난 번에도 수시 잘못 되어서 다시 보낸다고 했잖아.
네. 그런데 또 잘못 되었대요.
빨리 다시 보내라.
그런데 담임 선생님이 연차휴가를 내서 안계세요. 오늘까지 보내야 한다는데 어떻게 해요? ㅠ.ㅠ

고3 담임이 수시 원서도 제대로 못써서 두번이나 빠꾸를 당한다. 더구나 고3 담임이 연차내고 주중에 휙 사라진다. 사실상 사립에서는 꿈도 못꾸는 일이다. 공립학교 철밥통이나 가능한 일이다.

우리 처가 공립에 가서 놀랐던 일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중 하나. 수업 종이 울려도 아무도 일어나지도 않는다. 우리 처가 사립에 있을 때는 수업 종과 동시에 교실 입장을 해야했다. 심지어 시험 시간에도 늦게 들어간다.

또 하나. 문법 수업의 교안을 작성하고 있을 때 국어과 주임이 해 준 말. "우리 학교 애들은 꼴통이라 그런 거 가르쳐봐야 이해도 못해요. 건너 뛰세요."

배우는 애들도 교사를 개무시함과 동시에 교사들도 애들에 대한 애정이 개뿔도 없다. 아직 특정 아이들한테서만 일어나고 있지만 이런 현상의 확산은 순식간이다. 교실 붕괴는 우리나라에서 시작되었으며 곧 좀더 끔찍한 형태로 발현될 것이다.

덧글

  • 觀鷄者 2004/09/19 20:29 #

    하아... 끔찍하군요.
  • 서산돼지 2004/09/19 23:46 #

    제가 상상하던 것 이상이군요. 공포영화를 본 것같습니다. 요즘 학부모들이 난리를 치는데는 이유가 있군요. 요즘 고교등급제니 말썽이 많던데... 제 생각에는 좀 지나면 학생들 성적은 보지 말고 뽑자는 대학교 뺑뺑이가 나올 것같습니다. 학교가 저러면 우리의 미래는 없겠군요.
  • kunoctus 2004/09/20 14:32 #

    선생은 있어도 스승은 없고, 학생은 있어도 제자는 없다...자 과연 누구의 잘못인지는 모르겠지만...변화하려고 하지 않는 자는 모두다 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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