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판본 *..역........사..*



질이 낮은 유사역사학 신봉자들 중에는 [삼국사기]가 원본, 즉 고려 인종 때 만들어진 판본이 없으므로, [환단고기]나 마찬가지로 원본이 없는 것인데, 왜 [삼국사기]는 위서라고 하지 않느냐고 항의하곤 한다.

참으로 바보같은 이야기인데, 위서라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아무튼 그렇기 때문에 상식적인 이야기인 [삼국사기]의 판본에 대해서 이야기해 놓기로 하겠다.

[삼국사기]는 인종의 명에 의해서 1145년(인종 23년)에 편찬되었다. 상식적으로 이때 [삼국사기]가 간행되었을 것이다. 송나라 왕옥린王應麟의 [옥해玉海]에는 [해동삼국사기]가 1174년(명종 4년)에 헌상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전해지지 않는 것은 바로 이 초간본이다.

두번째 판각본은 13세기 중엽에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성암본誠庵本이라 불리는 이 판본은 보물 72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열전의 일부가 남아있다. 재야사학 신봉자들은 고려 시대 판본이 없다는 말을 쉽게 하는데, 대체 조사를 해보기는 하는 것인지 매우 의심스럽다.

세번째 판각본은 조선 태조 2~3년(1393~1394년)에 이루어졌다. 안렴사 심효생沈孝生과 경상도 관찰사 김개金開, 경주 부사였던 진의귀陳義貴, 김거두金居斗 등이 만든 것인데 판각사업의 경과에 대한 김거두의 발문이 삼국사기 말미에 전하고 있다.

네번째 판각본은 중종 7년(1512년)에 이루어졌다. 경주부윤 이계복李繼福이 판각한 것인데 명나라 정덕연간에 판각한 것이라 해서 이것을 정덕본正德本(보물 723호)이라고 부른다. 이 정덕본은 완질이 다 남아있어서, 오늘날 [삼국사기]는 이것을 원전으로 삼고 있다. 정덕본은 선조 6년(1573년)에 찍어낸 것도 남아있어서 이것은 보물 525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때 [삼국유사]도 함께 만들어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숙종 37년(1711년)에 주자본鑄字本이 간행되었다. 이 판본은 현종실록을 만들고자 주조한 활자를 이용해서 만들어졌다. 그래서 [현종실록자본]이라고도 부른다.

정덕본을 원전으로 삼고 있기는 하지만, 정덕본이 완전무결한 것은 아니다. 정덕본은 고려시대 판본을 충실하게 재현하기는 했으나 고려 왕들의 이름을 피휘하기 위해 결자缺字를 만들거나, 명백한 오각 부분들도 눈에 띄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부분들은 선학들의 연구에 의해 그 사실들이 대부분 판명되어 있다. 한가지 사실만 첨부한다. 현존 [삼국사기] 번역본에는 김부식의 "진삼국사기표"가 모두 실려있기 마련이지만 정덕본에는 본래 "진삼국사기표"가 없다. 이것은 [동문선]에 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삼국유사]의 판본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에 대해서는 이 논문을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나도 아직 보지는 못했다) 《三國遺事》 校勘에 對한 書誌學的 考察 / 하정용 / 한국전통문화연구 11호 (96.12) 위 논문에 따르면 [삼국유사]의 현존 판본은 다음과 같다.

①학산 이인영 구장 고판본·학산 이인영 구장 고판 필사본
②석남 송석하 구장 고판본·석남 송석하 구장 고판 필사본
③조종업 소장 고판본
④남권희 소개 고판본
⑤김상현 소개 고판본
⑥금서룡 구장 임신 가필본
⑦고려대 만송문고 소장 민신본
⑧서울대 규장각 소장 임신본
⑨육당 최남선 구장 임신본
⑩덕천·신전가 구장 임신본(금강산 유점사 구장 임신본 / 대판 김태랑 구장 임신 고사본)
⑪국립 중앙도서관 소장 임신 사진본
⑫남권희 소개 임신본
⑬남권희 소개 임신본 필사본

중종 임신본([삼국사기] 정덕본과 같이 판각된 것이다. 정덕본이라고도 부른다) 이전의 판본을 일컬어 고판본이라고 통칭한다. 정덕본은 이 고판본들 중 글자 판독이 어려워진 부분을 모아서 다시 판각한 것이다. 이들 고판본들은 완전한 형태로 남아있지 않고 일부분만 남아서 전해진다. 하정용은 이것들이 태조 3년(1394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판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국보 306호 삼국유사다. 제3권~5권의 대부분이 남아있는 판본으로 역시 조선 초기에 작성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판본은 송은본松隱本(송은은 이병직李秉直의 호. 이 판본은 이병직의 손자 곽영대郭英大가 소장하고 있다)이라고 불렸다. 위의 판본 중 이인영 고판본이라는 것이 송은본이다. 이인영이 납북되면서 이 고판본은 송은 이병직에게 넘어갔고 그때부터 송은본이라고 불렸다.)

고려대 만송문고 소장 민신본은 석남본과 송은본을 필사한 것이다. 석남본은 현재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태라고 한다.
이 판본들에 따라 환인桓因과 환국桓囯의 문제가 일어나는데 이에 대해서는 악질식민빠님이 잘 정리해 두었다. (「우리역사상수천년래최악사건」 - 昔無桓國 [클릭])

대체 이런 역사서와 1979년에 나온 [환단고기]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이 친구들은 언제 수준이 높아지려는지...

덧글

  • 슈타인호프 2007/09/28 08:56 #

    비교가 안 되죠, 돌머리들-_-;;
  • 엘레시엘 2007/09/28 09:25 #

    그 수준이니까 환빠하고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 -3-)~
  • 번동아제 2007/09/28 09:52 #

    하정룡님은 예전 하이텔 한국사동호회 시절 줄기차게 삼국유사만 파고드시더니 결국 삼국유사 교감으로는 뚜렷한 성과를 거두시는군요. 기억나실지 모르겠는데 제가 한사동에서 잠깐 기웃거릴 때 신채호 선생은 진짜 존경할만한 분이지만 그 분의 조선상고사는 1930년대적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가 게시판에서 빠들에게 공격 당할 때 응원사격해 주셨는데...초록불님도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빠들과의 전투를 수행 중이신 것 같습니다.
  • 초록불 2007/09/28 11:02 #

    번동아제님 / 뭐, 그렇습니다. 천성입니다.
  • 루드라 2007/09/28 11:24 #

    대체 이런 역사서와 1979년에 나온 [환단고기]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이 친구들은 언제 수준이 높아지려는지... <---- 말 대가리에 뿔나면... ^^
  • 나비의바람 2007/09/28 11:51 #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709270085

    문제는 저런 환단고기를 '믿는'이가 이런 소위 조중동 메이저 언론까지 진출하고 있다는게 아닌가 합니다.
    글과는 관련이 없는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 브람스 2007/09/28 14:19 #

    하이텔 때 기호철님, 이일수님도 좋은 글 많이 남기셨는데
    이 분들 지금도 어디선가 글을 쓰고 계실 것 같긴 한데 찾을 길이 없군요~
    정모군을 나무라던 검사님도 어렴풋하게 기억이...
  • 초록불 2007/09/28 14:24 #

    브람스님 / 그러시겠죠...^^;;
  • 소하 2007/09/28 15:16 #

    하이텔 한사동 글이 파란에 아직도 보관되어 있더군요. 당시 저는 눈팅족이었지만, 지금까지 있었던 온라인 동호회에서는 제일 컸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이제는 추억이 되었지만......
  • 소하 2007/09/28 15:29 #

    정덕본은 삼국사기의 중심이 되는 판본이기는 하지만, 정말 심하게 오탈자가 많더군요.
    후훗! 문장 한 줄 해석이 어려운 그분들에게 판본이나 서지학은 먼나라 이야기일 뿐이죠.
    오늘 역사갤러리를 보는데 풍Q의 글을 보니 내가 해석해 논 글을 복사해 놨더군요. 어떻게 된 일인가?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소하 -> 구산 ->풍Q. 그런 간단한 문장을 번역 못해 배껴대면서... 풍Q왈: 역사가는 1차 사료를 봐야 합니다. 에휴!

  • 초록불 2007/09/28 15:35 #

    소하님 / 그 사람들 몇 단계 거쳐가면 제 글도 자기들 주장에 이용하는 경우를 볼 수 있더라고요. 하하하.
  • 소하 2007/09/28 22:20 #

    그런 경우 참 웃기죠. 온라인은 편한 곳이라 저도 정확성이 떨어진 글을 올릴때가 있는데, 그분(?)들이 반론이라면서 내가 오래 전에 썼던 글을 배껴와서 "엥엥엥" 될때... 즈응멀 황~~당합니다.
  • 초록불 2007/09/28 22:27 #

    소하님 / 이미 한국사 미스테리 60 반론이라는 것에서 당해봤죠. 내 글과 다른 분 글을 혼합한 뒤에 상대방 글로 공격을 가하면서 자기가 쓴 것처럼 위장하는 파렴치한 행위. 나를 엄청 미워하고 있으면서 자기 블로그에는 몇군데 거쳐간 내 글을 스크랩해 놓은 모습... 하하, 정말 웃을 수 밖에 없어요.
  • 2008/06/30 20:5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08/06/30 23:50 #

    해당 논문은 http://www.riss4u.net/index.jsp 에서 무료로 보실 수 있습니다.

    논문 검색은 엠파스를 통해서 쉽게 하실 수 있습니다.
  • 개연수 2008/07/01 13:43 #

    초록불님, 고맙습니다.
    초면인데도 불구하고, 마다 않고 친절히 알려주셔서 무어라 형용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고맙습니다.
    가르쳐 주신대로, 열심히 찾아보겠습니다.^^
    늘 힘찬 나날되시길 바랍니다.
    건강하십시요.
  • 초록불 2008/07/01 13:50 #

    논문 검색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 올렸으니 참고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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