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속 버로우즈 *..만........상..*



버로우즈.

혹 모르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니, 버로우즈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한다.

버로우즈는 집안에 살고 있는 빌려가기쟁이들이다. 인간들이 사용하는 물건 중 하찮다고 여기는 것들을 조금씩 빌려간다. 빌려간다는 것은 갚겠다는 의지가 있다는 이야기겠지만 돌려주는 법은 별로 없다.

하지만 여러분이 한참이나 찾던 물건이 매일 들여다보던 책상 서랍, 부엌 의자 다리 밑에서 우연히 다시 보인다면 그것은 버로우즈가 빌려간 물건을 되돌려 준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이들은 보통 마루 밑에 살고 있다.

그런데 내 방에 살고 있는 버로우즈는 분명 책장 속에 살고 있는 모양이다. 더구나 매우 학술적인 녀석들이다.
학술적인 것은 좋은데, 내 책들을 가져가서는 돌려주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버로우즈는 매우 작기 때문에(엄지 손가락만하거나 기껏해야 중지 손가락만하다) 책을 읽는데 분명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따라서 내가 종종 필요로 하는 책은 빌려가면 안 되는데, 얘들은 그런 생각 따위는 하지 않는다.

주인에게 알려주지도 않고, 대여 기간도 정하지 않은 주제에 하염없이 책만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주인에게 매우 실례되는 일이라는 걸 버로우즈가 알아주기 바란다.

그러니 버로우즈, 내 포스팅을 보는 대로 빌려가서 안 돌려주고 있는 내 책 중,

총균쇠
대동여지도의 연구

그리고 큰애가 열심히 찾고 있는,

어스시의 마법사

좀 돌려줘. 또 사긴 싫단 말야.

덧글

  • 슈타인호프 2007/10/10 02:26 #

    버로우즈라...그거 혹시 "셋방살이들"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적 있는 집안에 사는 작은 난장이들하고 같은 건가요? 옛날에 집에 이모네 집에서 얻어온 노란색 세계동화 시리즈가 하나 있었는데, 그 중에 그런 작품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자질구레한 물건들 "빌려다가" 벽 속에 있는 자기네 집 치장해놓고 사는 난장이들이 주인공이었거든요. 그러다가 그 집 아들인지 딸인지하고 친해지는...
  • 곰늑대 2007/10/10 02:33 #

    제 경우에는 하드 어딘가에 처박혀 있는것 같습니다. 가끔씩 쿨러를 어디다 숨겨버려서 픽픽 다운되곤 합니다.
  • 초록불 2007/10/10 02:33 #

    슈타인호프님 / 맞습니다. 말씀한 건 계몽사에서 나온 20권 짜리 명작 동화 중 하나였죠. (이 시리즈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제목은 아마 [셋방살이 요정]이었을 겁니다. 이 동화는 아마 시공사에서 새로 나온 걸로 압니다. 영화도 만들어진 작품이죠.
  • 슈타인호프 2007/10/10 02:45 #

    역시 같은 거였군요. 전 그 시리즈 중에서 돼지 포르코 이야기랑 마르셀리노, 두 사람의 로테를 가장 좋아했었습니다^^; 아, 동물 회의도 좋아했지요.
  • 초록불 2007/10/10 03:00 #

    슈타인호프님 / 두 로테 이야기와 동물회의는 에리히 케스트너 작품이죠. 이 분을 정말 존경하고 있습니다. 돼지 포르코도 훌륭한데, 새로 나왔는지 모르겠네요. 마르셀리노는 기억에 없습니다. 그보다 [오렌지 꽃 피는 나라]와 [호머 이야기] 같은 것을 좋아했지요. [강아지 이달고]도 괜찮았습니다. 이 시리즈 마지막 권이 [사자와 마녀]였지요. 음, 그리고 제목은 생각나지 않지만 순무만 좋아하던 포악한 임금님과 마음씨 좋은 임금님 이야기도 매우 좋아했습니다.
  • 수룡 2007/10/10 03:13 #

    저희집 버로우즈는 책은 별로 안 가져가는데, 머리끈은 정말 많이 가져갔네요. 끝없이~ 머리끈이 없어져서 천원에 50개짜리를 샀는데도-_- 어느날 찾아보면 머리끈은 또 몇 개 안 남았더군요...-ㅅ- 그래도 머리끈은 돌려달라고 말 안 할테니, 몇 권 안 되지만 책 가져간 건 좀 돌려줬으면..
  • 김현 2007/10/10 03:24 #

    어스시의 마법사 1, 2권이라면 택배비만 부담하시면 그냥 드릴 수 있습니다.
  • Honey 2007/10/10 03:57 #

    그 노란색 20권짜리 정말 주옥같은 모음집이었습니다.
    하나도 빼놓을 게 없었죠. 정말 다시 구해보고 싶은 책들입니다.

    그 버로우즈들은 지금 미국에서 주말 오전마다 만화도 해주더군요.
  • 우기 2007/10/10 05:30 #

    계몽사에서 나온 20권짜리 명작동화...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 을파소 2007/10/10 09:09 #

    문제는 꼭 새로 사면 돌려준다는 거죠.
  • dunkbear 2007/10/10 10:01 #

    잡설입니다만... DVD 모으시는 분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가 바로 버로우즈죠...

    소장용으로 비싼 돈 주고 구입한 DVD를 하나 빌려달라고 X랄하고 난리치죠.
    돈X랄한다 어쩌구 하면서 남의 속 긁어 놓구요... 그래서 빌려주면 제때 돌려
    주지도 않고 돌려줘도 스크래치 한가득을 보너스로 보태주죠.

    뭐라고 한마디하면 그까짓 DVD가지고 쫌스럽다 뭐라하죠. (그까짓 DVD면
    니네들이 대여하거나 사면 될 거 아니야!) 사실 디즈니 같은 애들용 DVD는
    2만원 정도라고 하지만 계속 반복해서 보기 때문에 한번 사면 막말로 '뽕'
    뽑는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그런데도 얼굴에 철판 깔고 빌리려고 하죠.

    특히 직장 상사나 친척 등이 요구하면 난감함 그 자체.

    책이나 CD 등도 마찬가지라서 희귀한 책 전집 중에 한권 뽑아가서 죽어라
    안돌려주다 소유자 본인이 직접 쳐들어가서 뒤진 끝에 찾아냈다는 얘기도
    들었었습니다..

    솔직히 이해 못하겠어요... 남이 돈주고 산 귀한 물건인데 왜 그렇게들
    소홀히 다루는지... 웃기는게 자기들이 똑같은 처지가 되면 더 발광하고
    X랄한다는 것이지만요... 쩝.
  • 슈타인호프 2007/10/10 10:45 #

    아, "유쾌한 호우머"를 잊을 뻔 했군요. 동네 이발사인 율리시즈 아저씨와 즐거운 매일매일을 보내던 호머 소년을 잊을 뻔 하다니^^ 그런데 오렌지꽃 피는 나라하고 강아지 이달고는 저는 기억에 없군요. 두 임금님 이야기...그거 소년소녀가 종이 위에 상상으로 그린 이야기가 하룻밤동안 현실이 되는 이야기 맞습니까? 순무와 식초만 먹는 무쇠머리 임금님과 온갖 맛있는 것을 먹는 임금님의 나라가 전쟁을 하게 되었는데, 군비경쟁에 지친 이 임금님이 히전목마 주인인 얀 피르위트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햇볕정책(?)으로 무쇠머리 임금님을 이겨버리는 이야기였죠^^

    참, 마르셀리노 이야기는 수도사가 12명인 어떤 작은 수도원에서 맡아 기른 고아소년 마르셀리노가 엄마를 그리워하다가 수도원 다락방에 있는 예수님의 조각상을 보고 예수님과 이야기를 시작하는 내용입니다. 아마 돼지 포르코 이야기가 있는 권 뒤쪽에 실려 있었을 거에요.
  • 명준명한엄마 2007/10/10 10:53 #

    저도 그 계몽사 노란책 너무 그립습니다. 이거 누구 전질 가지고 계신분 제게 파실 생각 없으신지요?

    앵무새와 니콜라, 플로렌틴(?) 과 비둘기 도 추가요! 그리고 벨벳 토끼 이야기도 있었어요.
  • 명준명한엄마 2007/10/10 10:55 #

    셋방살이 요정 가족 중 딸이 책을 좋아해서 큰 책의 페이지를 영차 영차 넘겨가며 읽었던 기억이... 원래 있던 집에서 쫓겨나서 초록불님 집으로 갔나봅니다.
  • catnip 2007/10/10 13:14 #

    이사와서 처음 가본 도서관에 노란책이 있길래 무척 반가웠는데 어느날부턴가 안보이더군요.
    어디로 갔나 검색해본다는게 자꾸 잊어버렸는데 생각난김에 찾아보니 아직 해당 도서관목록엔 있네요.
    그건 그렇고 저희집은 너무 지저분해서 안사나봅니다..;;
    가끔 지나다니긴해도 일년에 한두번정도..일까요.;
  • anima 2007/10/10 15:01 #

    와 계몽사의 명작동화 전집을 기억하고 계신 분들이 많군요. 저는 주위에서 그 시리즈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제 상상속에서 만들어낸 게 아닐까 의심했습니다. 호머 이야기나 두 롯테, 무우민 가족 이야기, 사자와 마녀, 내 친구는 마녀 등등이 기억나네요.
  • 명준명한엄마 2007/10/10 15:30 #

    지금까지 스무권 중에서

    오렌지꽃 피는 나라
    돼지 포르코
    내 친구는 마녀
    유쾌한 호우머
    두롯테
    무우민 가족 이야기
    사자와 마녀
    앵무새와 니콜라
    플로렌틴과 비둘기
    셋방살이 요정
    임금님 이야기
    강아지 이달고

    계속 달려 주세요 기억나시는 대로~
  • 명준명한엄마 2007/10/10 15:31 #

    거인의 바위굴
    라디스의 모험...
  • 명준명한엄마 2007/10/10 15:35 #

    고양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다녀 사람들을 놀래킨 귀염둥이 막내
    유리구두 신데렐라
  • edou 2007/10/10 17:42 #

    '순무만 좋아하던 포악한 임금님과 마음씨 좋은 임금님 이야기'의 제목.... <바닷가의 축제> ^^
  • catnip 2007/10/10 19:32 #

    http://www.kemongsa.co.kr/bbs/view.php?bbs=notice&no=15

    계몽사에 올라와있는 목록인데 아마 다른 블로거가 만든 목록일겁니다.
    복원을 생각중이라는데 과연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 死海文書 2007/10/10 21:13 #

    카프카의 오드라데크가 떠오르네요. 별로 연관도 없는데...
  • 초록불 2007/10/11 00:07 #

    catnip님의 검색능력은 언제나 저를 놀라게 합니다.

    슈타인호프님 / 오렌지 꽃 피는 나라는 미국의 추운 북쪽 농장에 살던 동물들이 따뜻한 남쪽 플로리다로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똑똑한 돼지 프레디가 주인공이죠. 이건 여러 시리즈가 있다고 설명에 나와서 어린 마음을 애타게 했죠. 강아지 이달고는 뭐라 설명하기가 어렵군요.

    명준명한엄마 / 언니의 대학 합격을 위해 손가락을 하루종일 풀지 않던 그 귀여운 꼬마, 잊을 수가 없죠...^^;;

    edou님 / 맞습니다. 어려서 내 그림도 그런 일이 일어나려나 궁금해 하기도...^^;;
  • 초록불 2007/10/11 01:21 #

    김현님 / 고마운 뜻만 받아들이겠습니다. 버로우즈가 돌려줄 겁니다...^^;;
  • 2007/10/12 00:55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07/10/12 00:58 #

    비밀글 / 헉... 주문했는뎁쇼...-_-;;
  • 2007/10/12 17:3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