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체벌 찬성론자의 의견을 보자.
그분들의 논리는 대개 이렇다.
1. 현 시점에서 아이들을 통제할 적절한 수단이 없다.
2. 단지 육체에 가해지는 체벌이 기록(학생부 평가, 징계 기록 등)에 남아서 평생 괴롭히는 것보다 낫다.
3. 벌점 등에 대한 제재방안은 제재의 주체인 교사를 신뢰할 수 없다.
4. 현 교육 시스템 상 체벌은 필요악이므로 과도하지 않은 선에서 인정해야 한다.
논의를 전개시키기 전에 이야기해 두고 싶은 것이 있다.
내 주장이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교육일선을 모르는 주장이라는 글들도 있었다.
나는 대학 때 교육학을 부전공으로 했으며 교사자격증도 소지하고 있다.
그리고 내 처는 십여 년을 국어 교사로 근무했었다. (사립학교와 공립학교를 모두 거쳤다.)
덕분에 나는 교육 현장의 온갖 이야기를 들을만큼 들은 사람이라는 점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아이들을 통제할 수단이 없어서 체벌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은 가능하다.
그러나 이 경우 불행히도, 아이들을 통제할만한 체벌에는 한계선이라는 게 없다.
나는 단언할 수 있다.
아이들을 통제할만큼의 체벌이란 "미친개"가 대걸레 자루가 부러지도록 패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학교의 모든 교사가 아이들을 미친듯이 패지 않는다. 몇몇 교사만 그렇게 패면 된다.
공포 분위기가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뼈에 스며들도록 아파서 조건반사가 일어나야 공포로 아이들을 통제할 수 있다.
재수없으면 나도 저렇게 맞을 수 있다라는 사실이 아이들 뇌 한구석에 각인되어야 공포가 의미가 있게 된다.
노는 애 하나 반 죽도록 패고나면 교실은 쥐 죽은듯이 조용해진다.
아이들은 공포에 굴복하는 법을 배운다.
기억할 수 있다면 기억해 보라.
초등학교에 들어가 처음으로 손바닥을 내밀고 선생님에게 맞았던 그 날을.
앞의 아이들부터 손바닥을 맞고 비명을 지르고 손바닥을 비비거나 허벅지 사이에 넣는 아이들을 보며 조그만 심장이 콩닥거리던 그 날을 기억할 수 있는지?
하지만 그 정도 자극은 곧 아무 것도 아닌 게 되고 만다.
때문에 교사들은 알고 있다. 체벌로 인한 자극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공포를 주입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학교라는 권위에 아이들을 굴복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누차 이야기하지만 왜 공부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지 못한 채, 학생의 본분은 공부니까 공부하라는 말은 설득력이 매우 낮은 이야기다. 내가 고3 시절에 한 교사는 이런 말을 했다.
"반에서 20등도 못하는 놈들은 인간쓰레기다. 너희들은 공부 열심히 하려는 동급생들을 방해하지마라! 떠들지 말고 조용히 쳐자라. 최소한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인간이 되란 말이다."
내가 다닐 때 한 반의 정원은 62명. 즉 42명은 조용히만 있는다면 공부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그 교사의 수업방침이었던 것이다. 물론 이 교사 역시 강력한 물리력을 가지고 있어서 이런 방침에 개기면 초죽음이 되도록 두들겨 맞아야 했다. 그렇게 시범 케이스가 맞는 동안 다른 아이들은 공포에 굴복하는 법을 학습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공포를 실어주지 않는 체벌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다시 한번 말하지만 체벌을 감정적으로 하는 교사와 룰을 지켜서 과도하지 않게 체벌하는 교사가 있다면, 당연히 후자의 교사가 인격적으로 보일 것이며 인기도 높을 것이다. 하지만 그 교사는 감정적으로 과도하게 체벌하는 교사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게 되는 것이다. 체벌하는 교사와 체벌하지 않는 교사가 같이 있다면 (물론 두 교사가 모두 아이들과의 유대감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교사라른 전제 하에) 인기는 당연 후자가 높은 것이다.
앞서 나온 1번, 즉 현 시점에서 아이들을 통제할 적절한 수단이 없다는 주장은 이래서 근본부터 다시 생각해야 하는 문제가 되는 것이다. 아이들을 공포로 통제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가? 공포로 이루어진 교육은 어떤 시민을 만들어낼 것인가?
2번으로 넘어가자.
2번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 교사는 부모와 동등할 정도로, 때로는 부모보다 아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그 아이의 능력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사회의 구성원이 되도록 훈련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요즘 교사는 상급학교 진학만 담당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 아이에 대해서 정확하게 평가하지 않고 적당하게 그 아이의 평가를 거짓말로 만들어주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인가?
문제는 우리 사회가 교사들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데 기인하는 바가 훨씬 크다. 모두 촌지를 주면 안 된다고 기염을 토한다. 최소한 공식적인 자리에서 촌지 주자고 주장하는 사람은 하나도 못 봤다. 그러나 교사에게는 계속 촌지가 들어온다. 왜?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을 수 있지만 결론은 이것이다. 교사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자연스럽게 3번과 연결되겠다. 하지만 그 전에 이 점을 분명히 해두자.
2번에서 말해지는 징계, 극단적으로는 퇴학 등의 조치를 당하는 것보다야 맞는 게 차라리 낫다는 것은, 편법을 용인하고 불의와 타협하는 법을 학교 일선에서 가르치자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매경 데스크 컬럼에 나오는 "불편한 진실은 덮어버리자"는 그런 주장과 본질 상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온갖 불법을 저질러도 사회에 미칠 파장이 크니까 풀어준다는 그런 논리와 뭐가 다르겠는가?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교육받아왔던 것이다. 우리의 무의식 속에는 바로 이런 편법과 타협이 새겨져 있다.
징계 주체를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 또한 학부모회 등의 치마바람 날리는 재산있고 빽있는 사모님들의 영향력을 막을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는 물론 심각한 것이다. 그런데 교사들이라는 게 그렇게까지 막장은 아니다. 담임교사가 내릴 수 있는 징계의 권한은 크지 않다. (체벌을 빼버리면 다른게 있기는 한가?) 징계는 징계위원회에서 내리는 것이다. 징계위원회가 소집되면 교사들이 참석하고 징계 대상 학생의 소명이 있게 된다. 이의가 있으면 교육위원회에 안건을 가지고 갈 수도 있는 것으로 안다. (학내 징계위원회 이상으로 올라간 케이스는 못 봐서 잘 모르겠다. 없다면 당연히 생겨야 할 규칙이라 하겠다.)
나는 제도로 징계가 내려진다면 지금처럼 자질구레한 규정 따위는 없어질 거라 생각한다. 거지발싸개 같은 복장 규정 같은 것은 손쉽게 체벌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살아있는 규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머리 모양이 다르다고 매일 징계위원회 열겠는가? 교사 잡무가 얼마나 많은데...
징계 주체가 부당한 징계를 내린다면 맞서 싸워야 하는 법이다. 교사가 학생을 괴롭히려고 매를 세게 때릴 수는 있어도 기록에 남는 징계를 감정 섞어서 더 나쁘게 작성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왜냐하면 그거야말로 증거가 되어 자신의 목을 죌 수 있는 양날의 칼이기 때문이다. 나는 교사를 믿으란 말까지는 하지 않겠다. 그냥 교사가 허튼 짓을 하지 못하게 만들면 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공포가 제거된다면 아이들은 부당한 징계에 대해서 좀더 논리적으로, 그리고 집단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민주적인 시민을 기르기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이 아닌가?
4번. 이 문제가 가장 아픈 문제라 하겠다.
현 교육 시스템이라는 말은 무엇인가? 대학을 정점에 놓고 나머지 학교들은 그 부속기관인 것이 바로 현 교육 시스템이다. 따라서 교육 현장이란 수험기계를 만드는 공장일 뿐이지, 교육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곳이 아닌 게 현실이다. 즉 아이들에게 공부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없는, 대학에 가기 위해서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말밖에 해줄 수 없는 곳이 학교이며 그런 결과 그것을 납득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끌고 가기 위해 공포를 심어주게 된다.
"원소 주기율표는 왜 외워야 해요? 전 사학과 갈 건데요?"라고 하면, "그 사학과 갈 점수 얻을려면 외워라."라는 말을 듣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부속기관의 사명을 충실히 행하기 위해 아이들을 끌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극단적으로는 40여명은 버리더라도.
그런데 이런 교육시스템의 문제와 체벌은 대체 무슨 관련인가? 불행히도 그것은 위에서 이야기한 선생님 이야기처럼 상급학교 진학에 방해되는 아이들을 공포 분위기로 내몰아서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돕기 위한 것뿐이다. 즉 체벌이란 결국은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돕기 위해 공부 못하는 아이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서의 의미를 훨씬 강하게 가지고 있다.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은 과연 누구인가? 그 아이들은 열등 유전자라도 가지고 태어나서 공부를 못하는 것인가? 천만의 말씀이다. 학교가 그 아이들의 재능을 발견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 재능을 적절히 발현시켜줄 학교를 아이들이 만나지 못한 것이다. 그것은 이 껍데기만의 평등을 주장하며 1등부터 40등까지의 불균질한 아이들을 한 곳에 몰아넣고 있는 현 교육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불균질한 시스템 속에서 학습에 흥미를 잃어버린 아이들을 묶어두기 위한 수단으로서 체벌이 이용되고 있다.
최소한의 체벌이라든가, 규칙을 가진 감정적이지 않은 체벌을 이야기하는 분들께서는 내 이야기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 주기 바란다.
사족
졸면서 써서 뭔가 논지가 삐끗한게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 하지만 일단 올려놓기로 하겠다.
사족2
자고오니 이오공감에... 관련글을 링크해 둔다.
어떻게 야단쳐야 하는가
체벌은 폭력이다
덧글
그러니 이쯤에서 적절한 교육부 XXXX...
이문제만 생각하면 속에서 무언가 부글부글 끓고(지난 몇년간 제가 허송세월했다는 느낌을 받게한 장본인들이니까요)머리가 아파와서 그만적으렵니다.
하지만 그 껍데기만의 평등에 대해서도 서로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그리고 만약 서로 만나 논의한다면 오키나와가 아닌 거의 스탈린그라드 수준의 싸움을 일으킬 정도로 간극이 벌어진-이 많고 그들의 평가또한 극에서 극인지라 뭐라 해결책을 찾기가 어렵네요.
학원에서나 학교에서나...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이건 교육제도 이전에 의식구조 문제같은데요.
현재로썬 딱히 이 상황을 타개할만한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답답할 뿐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조금씩 얘기되어지면서 나아질거라는 희망을 갖는게 중요한거겠지요.
양아치님 / 트랙백 고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꿈바라기 / 음,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좀더 거대한 문제일수도 있단다. 그런 걸 알기 위해 대학에 가는 거기도 하지. 아무튼 문제 의식을 가지고 너도 네가 혐오하는 어른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도록.
위장효과님 / 맞는 말씀입니다. 그 문제는 언제 다시 한번 포스팅해보도록 하죠. (으... 이건 제 블로그의 상투적인 말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슈타인호프님 / 모든 게 상대적인 거죠...^^;;
야크트미라쥬님 / 그래서 체벌 문제라는 게 단순하지 않고, 없애기도 어려운 셈입니다.
瑞菜님 / 아들이 맞았다고 조폭을 끌고가 때려준 아버지도 있었죠. 대기업의 총수라나뭐라나...
ellouin님 / 네, 공포가 체벌의 핵심 키워드입니다.
Fedaykin님 / 정확합니다.
MoGo님 / 일단은 체벌의 핵심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catnip님 / 바로 그렇습니다. 몽테크리스토 백작님은 말씀하셨죠. "기다려라, 그리고 희망을 가져라"
바람君님 / 전 낙오하고도 성공한 분들을 많이 보아서 별로 걱정되지는 않습니다.
Anna님 / 로또에 당첨되면 한번 생각을...^^;;
4번에 대해서도 공감은 하지만, 역시 체벌이 없는 외국학교를 봤을때... 그다지 체벌이없다고해서 이상적으로 말한대로 일들이 흘러가는경우는 못본것같네요.
교육의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부조리를 가르친다는게 말이나 됩니까. 인간이 인간에게 폭력을 행사하여 굴복시키는다는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아이들은 뭐 마소랍니까.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자, 그것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여튼 굉장히 동감하고 잘 분석되어있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중요한 것은 문제를 바로 이해하는 것이죠. 대안은 그 다음의 일이며, 이런 문제의식이 널리 확산될 때, 대안을 강구하는 움직임도 더 커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체벌이 없으면 이상적인 학교가 된다는 이야기는 전혀 아닙니다. 제가 보는 이상적인 학교란 배움에 공감하고 학습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곳입니다. 체벌 따위는 이런 이상과 관련해서는 "깜도" 안 되는 거죠.
다수의 아이들을 통솔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체벌만한 것이 없다는 것도 한 이유이지만, 가장 큰 이유는 체벌의 본질이 공포라고 생각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매를 맞으면 아프고 슬퍼요. 교사에게 화가 날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체벌의 의의는 매를 통해서라도 학생과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으로써 '나는 너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 나는 너를 훈육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체벌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초등학교 고학년쯤 올라가면 체벌을 별로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저는 사실 점수깎는 선생님 숙제는 제출하고, 숙제 안 해오면 때리는 선생님 숙제는 맨날 빼먹었어요;;)남학생들의 경우엔 더 그렇잖아요. 그래서 체벌의 강도가 격해지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사실 이렇게 체벌을 폭력으로 아는 교사들은 아주 드물잖아요. 이런 몇몇 잘못된 교사 때문에 학교라면 질색팔색하시는 분들을 보면 참 슬퍼요ㅜㅜ
그리고 아이들이 고학년쯤 올라가면 체벌과 그에 따르는 공포와 아픔에 둔감해지기 때문에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미 그 쯤 되면 체벌이라는 통제 수단은 수단으로써 의미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죠. 그 대신에 점수라는 또 다른 공포를 주는 통제 수단이 등장하는 것이고. 결국 현행 제도상 학교에서 학생에게 뼈저리게 일깨워 주는 것은 통제라는 단어 하나뿐이란 생각이 강하네요.
사람들이 몇몇 잘못된 교사 때문에 학교를 질색팔색 하는 이유는 아마도 그 잘못된 교사때문에 자기 아이들의 가슴에 평생 지워지지 않을 멍이 들을까 하는 두려움에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른과 아이의 경계에 서있는 한 청년이 말해봤습니다. 남에 대해 함부로 판단하고 생각하는 것은 추악한 것일 뿐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우리나라에서 체벌이 묵인되는 이유는 두가지를 더들고 싶습니다. 먼저 만연했던 군부 쿠데타와 그에 대한 투쟁, 그리고 징병제의 군대. 그 두가지가 폭력이 협상 혹은 대화의 일부분이 되게 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회 풍조를 만들어냈다고 봅니다.
그리고 무언가 더 논리적이고 깊이있는 주장이 있었는데 역시나 기억이 안나네요.
체벌이 있거나 없거나 상황은 바뀌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폭력에 불과한 체벌은 없어지는 것이 마땅하지 않습니까?
대안이 없다고 패면, 왜 애들만 팹니까 성인도 말 안 듣는 인간들 오지게 많은데 갸들도 전부 다 엎어놓고 줄줄이 패야지... 뭐 일단 저는 애들에 대한 체벌은 약자에 대한 화풀이라고 생각하고 (감히 네가, 뭐 이런 종류죠) 있어서 말입니다.
패고싶으면 패라고 하세요. 근데, 왜 비겁하게 교육의 이름에 숨어서 그 "죗값"을 치르는 것을 회피하고 있는건지. 그 죗값을 치른다면 패던 말던 상관없습니다.(성추행, 폭행하고 상대의 노출도와 행동을 탓하는 모습하고 별로 달라보이지가 않아서 말이죠....)
위에서 패지 않는 선생님 수업은 안 듣는다... 이런 이야기 나왔는데 딱잘라 말하겠습니다. 그건 그 선생님 능력이 부족하신겁니다. 저같은 경우 학교가 개판이라 참 이 자식들 패야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 애들이 많았습니다만 인간적으로 성품이 좋다고 생각했던 선생님 한 분 께서는 그저 참고 인내해 아이들을 전혀 컨트롤하지 못해 결국엔 화를 내시고 한마디 하셨습니다. 아이들도 밉상스럽고 그분께서 화를 내신것도 좀 아쉬웠습니다만 사실 그 분은 교사로서 제일 중요한 아이들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습니다. 다른 한 분의 경우인데 그 분은 능글맞은 애들의 요구를 장난스럽게 받아넘기거나 조건을 달아 가라앉혀 자신이 원하는 방향의 수업을 진행하셨습니다.
폭력으로 길들여진 세대가 본, 폭력이라는 쉽고 간단한 해결책밖에 없는 결론이라고밖에 생각이 안 되는군요.
설마 말로는 안 되는 애들이 있다... 라고 하실건가요? 그렇다면 저는 왜 그들의 계도를 끝까지 교사에게 넘기느냐고 묻고 싶습니다. 교사의 위치가 중요하다지만 애들이 교사만 보고, 교사만 의지하며 자라나나요? 교사를 지나치게 신성시해 그 어깨에 쓸데없이 짐지워준 짐을 좀 내려야 합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어려운 문제인것 같습니다.
저도 맞으며 커서 [막 그렇게 두들겨 맞은 건 아니고; 뭘 잘못 했는 지 지적을 받고 이유를 명백히 알고 약속한 만큼의 매를 맞는.. 그런 방식이였지요;] 애들을 봐도 '안 맞아서 저래' 라는 말이 쉽게 나옵니다..; 자식 가져도 매질을 할 것 같구요;;;
어렵습니다[...]
중 학교때 학생주임 선생님이 생각납니다. 그 선생님은 따귀를 때리시는 분이셨는데 공과 사가 분명하셔서 그렇게 맞던 '노는 애들' 도 졸업식날에 가장 많이 찾은 선생님이셨어요. 저도 뵙고 싶은 선생님이시고...[그런데 그 이후에 오신 선생님은 애들이 온갖 욕이란 욕은 다 하는 선생님이셨습니다. 제가 졸업한 이후라 대채 어떤 선생님이길래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소위 말하는 '미친개' 이겠죠;;]
음.. 그리고 저는 미술 입시를 했었는데 그쪽 계열에서는 안 때리는 학원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학원마다 강도는 다르겠지만..
시간안에 그림을 그려내야 하기때문에 시간내에 못 맞추거나 그림이 개판[..]이면 허헛...
맞 는 만큼 느는 건 확실합니다. 맞기 싫으니까 말이죠... -_-;;; 결과적으론 좋다고 할수 있겠지만... 기억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죠.. 그렇다고 선생님이 싫은건 아니였으니까요;; 다만 그 때리고 맞아야만 하는 그 순간 순간이 저는 진저리나게 싫었던거죠..[...;]
일부 어른들이(교사든 부모든) '매'를 드는 것은 가깝게는 '내 말을 들어라', 멀게는 '시험 점수 잘 나오는 학생이 되어라'에 초점을 맞춘 거라고 생각합니다. 공부를 못 해도 된다면, 교실이 좀 소란스러워(서 '공부 잘 하는 아이'가 방해를 받아)도 된다면 매를 들고 소리를 지르고 험한 단어를 써 가며 아이들을 '통제'하려고 할 필요가 없습니다. 예전에 어디선가 본 글이었는데, 유럽 어딘가의 초등학생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선생님은 너에게 실망했다'라는 말이라더군요. 그 말을 듣고 온 아이가 하루종일 훌쩍거리며 우울해 하는 광경이 보인다고. 제대로 '교육'을 하고 있는 나라라면, 그런 광경이 보여야겠지요.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 '선생님은 너에게 실망했다'라는 말에 충격을 받을 아이는 그렇게 많지 않겠지요.
가끔 생각해 보던 문제라 글만 보고 간다는 게 길어졌습니다 ^^; 모든 것이 올바르게 가야 할 텐데요.
그런 상황에서 실패의 기억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 우리 사회에서 그나마 가장 약한 공포가 바로 체벌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더불어서 어디까지나 대량교육이기 때문에 교사가 이상적인 교사가 될 수 있는 최소한의 합법성이 부여될 수가 없죠. 결국 이상적이진 않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거죠.
사실 초록불 님의 생각이 실현되려면 최소한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교육과정의 소멸, 수능이나 본고사 등의 소멸(학벌의 소멸), 교사당 학생수를 10명 안으로 축소. 그리고 완벽히 실현되려면 아마 학교의 해체가 필요하겠죠.
자세한 내용은 차후 트랙백으로 적겠습니다.
1. 대량교육에는 공포가 수반되고, 그러한 공포 가운데서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뒤탈적은 것이 체벌이다, 라는 이야깁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다른 수단을 선택하고 있죠. 하지만 사실 제 기능을 하는 공포라는 게 합법성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제가 뭐라 반박할 수는 없겠네요. 심리학적인 연구로서도 철저히 비교육적이라는 것이 증명된 체벌이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에서 그나마 나은 수단이라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비틀림을 보여주죠.
2. 유럽이나 미국의 학교가 이상을 실현하고 있다, 라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라 봅니다. 하지만 그나마 낫다, 라는 견지에서 본다면 제가 위에서 말한 세 가지 조건에 우리나라에 비해선 가까워져 있다고 할 수 있겠죠. 교육과정은 존재는 하지만 그럭저럭 유연한 편이고, 교사 당 학생수도 제가 직접 가서 본 바로는 한 학급 당 20명 안이었습니다. 학벌이라는 개념은 아예 이해하질 못하더군요.
3. 더불어서 제가 말한 조건이 과격하긴 하지만 현재 실험중에 있습니다. 학교의 해체까지도 말이죠. 다만 '증'이 중요한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대개 낙오자를 위한 재생산 교육이 되어버린다는 점 때문에 많이 문제입니다만.
4. 초록불님이 가진 교육적 이상안이 어느정도 짐작이 가는데, 그런 이상안들 중 일부는 이미 학습효과가 검증된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안들의 치명적인 결함은 교사에게 '엽기적인'부담을 안긴다는 점입니다. 거의 자기 생활을 포기해야 할 수준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대량교육 환경에서 교사가 그런 부담을 감수하는 것 만큼의 대우를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죠. 돈이 없잖아요.
1. 대안에 대한 논의는 밀접한 관련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이야기되어야 할 영역입니다.
2. '현재로선 불가피'라는 말이 '있어야 한다'로 연결된다는 건 좀 그렇습니다. 제가 지금 학생에게 체벌을 가하지 않는 사람에게 체벌을 가해야 한다고 역설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3. 법제로서의 금지를 말씀하시는 거라면 더더욱 대안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나 저는 본질적으로 작가이며, 작가란 해답을 제시하는 [교사]가 아니라, 문제를 알리는 [전도사]인 것이죠. 역사적으로 볼 때 해답을 제시하려고 했던 사조가 있었는데, 계몽주의라 부르는 그 사조는 이미 역사의 유산으로 저멀리 사라졌습니다...^^;;
혹시나 기분나빠 하시는 거라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알아달라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사족일 뿐이었습니다만, 일단은 삭제하겠습니다.
허접하지만 제가 폭력 중독과 관련해서 써놓은 글이 있습니다.
http://genmaster.egloos.com/942465
저는 체벌문제에 대해서 이런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권력자들이 국민들을 폭력으로 길들여서 그국민들중에서 제일 쓸만한 놈을 하수인으로 삼아 폭력을 휘두르게 하고 이런 악순환을 계속적으로 반복해서 자신의 위상을 공고히한다.' 정도 일려나요.(이 문제와 약간 다를수도 있겠지만)
참고로 이 견해는 박노자씨가 군사주의에 관한 쓴 글을 참조해서 쓴겁니다.
이 문제를 설명할려면 박노자씨 글을 참조하는게 이해가 빠르더군요.저는.
아마 체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 할라치면 나라를 뒤엎은 다음에 다시 세워야 할겁니다.
체벌이 정당한 목적까지 갖추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ㅎㅎ;
'인간의 가치 = 학력' 이란 공식이 공공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이런 사회에서 자기 자식에게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학력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학부모가 있고 그에 부응하기 위한 학교 시스템이 있는 한, 근본적으로 변하는 것은 전혀 없을거라고 봅니다.
예전에 사교육비 문제를 단지 공교육의 폐해라고 밖에 이야기하지 않는 것을 보며 기가 찼지요. 애초에 학벌사회 자체가 문제인데 인강 틀어준다고 근본적인게 변합니까... 오히려 공교육의 입시 학원화를 아주 확정시켜버릴 뿐이었죠.
아비시//적어도 미국의 경우에 학벌사회 학력사회가 더 뿌리깊으면 깊었지, 덜하진않습니다. 대학평준화 이룩한 몇몇 유럽국가의 경우는 잘 모르겠지만, 말로 평준화이지 좋고나쁜학교는 여전히 존재하는걸로 알고있고요. 그 누구도 '학력=인간의가치'라고 생각은 안한다고생각합니다. 다만 가장 쉽게 잴수있는 척도라고 볼수있지요. 그렇기때문에 예전에는 학력하나로 직장갔다면 요즘에는 +외국어..인턴경력같은거 보는거고요. 취업준비입장에선 더 귀찮아진 현실이죠.
학교에서 체벌이 어떻게 이용되는지 정말 모르시는 건지요?
법은 제도이며, 현대 국가의 구성원들이 법에 대해서 공포를 느끼거나, 그 공포로 사회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아직 이해가 되지 않으시는지요?
하지만 교육현장에서의 공포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반드시 합법적인 공포여야 하죠.
체벌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그 '합법성'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교육상담도 좀 부탁드려야겠습니다 ㅠㅠㅠㅠㅠ
보통, 사람들이 치사하다고 생각하는, 벌점, 생활기록부에 사실대로 다 기록하는것을 행해야 됩니다.
그리고 그 당사자인 학생이나, 부모는
"치사하다"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사람은 통제가 잘 안된다" 라고 다음 학년 교사에게 알려주어야
그러면 체벌로 고치지 않아도 다음교사가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 볼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정" 이란것을 중요시해서, 그런애도 "제자"라고 좋은말을 써야한다는 사상 자체가 없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뭐 자기 공부하는거니 벌금을 물릴수는 없으니까 말이죠.
무슨 문제가 터졌을 때, 우리나라 기성세대 아무나 붙잡고 '저 고졸입니다'라고 말할 때랑 '저 S대 졸업했습니다'라고 할때랑 반응의 차이를 보시면 왜 '인간의가치=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는지 아실 겁니다.
체벌을 대신할만 것으로 저로서는 '기록'은 글쎄요...라는 생각이 듭니다
안그래도 극성인 한국 학부모들이 '평생' 남을 '기록'이라면
더더욱 촌지에 열을 올리지 않을까하는 기우가 드는군요
체벌을 통해 다스리는 일은 학생 못지 않게 교사나 부모에게도 상처가 됩니다. 그것때문에 선생님을 미워하지는 말아주세요. 그분들도 알고보면 다 피해자시잖아요.
당황스러운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