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1 [클릭]철학자 2 [클릭]"스승님의 뜻은 오로지 나만이 이어받고 있다."
히피아르스는 입술을 깨물었다. 거짓말쟁이 클레이모아가 아이템을 챙겨서 큰 돈을 벌고 있는 꼴을 더 이상 그냥 두고볼 수 없었다. 두고보아서도 안 될 일이었다.
"대지의 여신 알모하란의 이름으로 거짓 예언자 클레이모아를 고발한다!"
히피아르스는 평소 스승 크시아투스가 강의하던 강의실에서 큰소리로 부르짖었다. 그러나 고발은 오래 가지 못했다. 클레이모아의 수제자가 된 토마스가 추종자들을 우르르 끌고 들어와 철퇴 한 방으로 히피아르스를 때려눕혀 버린 것이다. 그들은 히피아르스를 질질 끌고 나가 황야에 던져 버렸다.
히피아르스는 머리통이 깨져 죽어있는 자신의 시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살아날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열반에 들어갈 것인가?"
열반-적멸은 두려운 것이 아니었다. 깨달음을 얻은 자, 아라한이 된 히피아르스에게 열반이란 끝없는 윤회의 세상에서 벗어나는 구원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곳은 이미 스승 크시아투스가 간 길이기도 했다. 그를 이 세상에 붙들어 매고 있는 것은 거짓 진리에 현혹된, 공기의 신 람푸파이스의 자식들을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뿐이었다.
그때였다. 시체를 보고 자칼 하나가 어슬렁거리면서 다가왔다. 부활을 선택하려던 히피아르스는 잠깐 결정을 미뤘다. 자칼은 시체를 끌고 가기 시작했다. 저들에게 히피아르스의 시체는 그저 일용할 양식일 뿐이었다. 히피아르스는 미소를 지었다. 어쩌면 그동안 이렇게도 좁은 시야를 가져왔을까 하는, 자신에 대한 허탈한 웃음이었다.
히피아르스는 부활했다. 그는 다시 가진 자신의 단단한 육체를 만져보았다. 그 육체로 해온 일들을 생각했다. 사막 니후르에서 잡았던 거대사막도마뱀, 마쿠타 초원에서 잡은 은빛갈기사자, 호화 갤리선 만다크 호에서 맞섰던 블루 씨 서펜트... 그러나 역시 최고의 기억은 스승과 열두 형제들과 함께 잡았던 오지의 드래곤 카푸아탄이 최고였다. 그 단단하고 역주문 방지가 걸려있던 황금의 비늘이여! 파괴되지 않는다고 하던 메탈리움으로 만들어진 사슬 갑옷마저 파괴하던 상아색의 날카로운 이빨이여! 그러나 열두 형제의 주문은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보호의 주문을 깨고 드래곤의 심장을 찢어버렸다. 카푸아탄은 고막을 찢어버릴 듯한 비명을 지르며 자신의 둥지에서 떨어져 내렸다. 열길 위의 벼랑까지 흙먼지가 날렸었다.
몬스터들은 왜 인간을 공격하는 것일까? 히피아르스는 그 생각을 여태 한번도 하지 못했던 것에 스스로 놀라고 말았다. 공기의 신 람푸파이스가 불필요한 생명을 만들어냈을 리는 없다. 왜 생명체들은 끝없이 새로 만들어지는 것일까? 그들은 인간의 아이템을 가져가지도 않는다. 만약 인간의 아이템에 욕심이 있어서 인간을 죽이고 있다면, 인간들이 아이템을 버렸을 때 그것들을 가져갔어야 한다. 하지만 대지의 여신 알모하란이 아이템을 회수해 갈 때까지 어떤 몬스터도 그것에 눈독을 들이지 않았다.
그렇다. 몬스터들은 오직 인간에게 흥미가 있을 뿐이다. 그들은 인간으로부터 무엇을 얻어내는 것일까? 히피아르스는 깊은 흥미를 가지고 몬스터와 인간의 관계에 대해서 관찰을 시작했다. 그리고 영특한 그답게 금방 해답을 알아낼 수 있었다.
"들어보시오! 몬스터는 인간이 되고자 인간을 습격하는 것이오!"
히피아르스는 강의를 시작했다. 사람들은 놀라운 그의 말에 흥미를 느껴 모여들기 시작했다.
"나는 이 세상의 모든 사냥터를 돌아다녀 보았소! 그리고 하나하나 관찰한 끝에 드디어 진리를 알아낸 것이오! 사람들이 많은 사냥터에는 몬스터가 적소! 몬스터가 많은 사냥터에는 사람들이 적소!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겠소?"
"네 놈이 바보라는 거지!"
클레이모아가 뒤에서 비아냥거렸다. 히피아르스는 무시해버렸다.
"그것은 이미 위대한 철학자 크시아투스 스승님이 갈파한 진리, 부증불감의 원칙이 여기에도 적용된다는 것이오! 몬스터와 인간은 그 수가 같은 것이오! 하나가 늘어나면 하나가 줄어드는 것이오! 우리는 서로 윤회하고 있다오!"
감탄의 소리가 군중 속에서 흘러나왔다. 히피아르스는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사회는 최근 뉴비들이 부족하여 각종 문제에 부딪치고 있소. 이것은 몬스터들이 인간으로 환생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몬스터들이 인간으로 환생할 수 있겠소? 이것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멸망으로부터 구원할 가장 중요한 열쇠인 것이오!"
사람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그 방법이 무엇이요? 방법을 밝히시오!"
히피아르스는 드래곤 카푸아탄처럼 포효했다.
"몬스터에게 죽는 것이오! 백 명의 인간을 잡아먹은 몬스터는 인간으로 환생할 수 있소! 우리는 우리 스스로 뉴비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오! 몬스터에게 저항하지 마시오! 그들에게 잡혀 죽는 것이 바로 우리를 구원하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하시오! 이것이야말로 짐으로써 이기는 길이오, 죽음으로써 영원히 사는 길이오!"
사람들은 히피아르스의 가르침에 깊은 감명을 받고 너나할 것 없이 죽기 위해 사냥터로 뛰쳐나갔다. 남아있는 사람은 클레이모아 뿐이었다. 히피아르스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클레이모아를 노려보며 말했다.
"너, 거짓 예언자여! 너의 사기 행각이 이제 천벌을 받을 때가 되었느니라! 심판의 날에 너는 무저갱의 불구덩이에 떨어져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 속에서 고통 받으리라!"
그 순간 클레이모아는 꺼지듯이 사라지고 말았다.
2007년 12월 17일 특별공지
그동안 누차에 걸쳐 경고한 바, 시스템 해킹으로 타인의 아이템을 불법 취득하여 부당한 이득을 취하던 캐릭터를 영구제명조치했습니다. 해킹 사실을 제보해준 유저님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더불어 어제 일어난 전투불능 버그로 인한 손실은 복구 조치가 완료되었습니다. 금번 버그가 일어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 중입니다. 차후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을 약속 드립니다.
댓글 1 : 집어쳐라! 허구헌날 나오는 버그, 이젠 무섭지도 않다.
댓글 2 : 아이템이 없어지질 않나, 해킹을 당하질 않나, 전투 모드가 안 되질 않나, 이 게임 무서워서 하겠냐?
댓글 3 : 업데이트는 언제 하냐? 인간 말고 다른 종족 만든다고 한 지가 1년도 넘었다. 이러니 신규 유저가 안 들어오지!
댓글 4 : 모두 관두고 와우나 하러 갑시다. 신규 유저가 없어서 아이템도 안 팔리고, 할수록 손해에요. 다들 떠납시다!
댓글 5 : 내 캐릭터 살려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