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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식인을 했다는 떡밥에 대해서
이미 일전에 김택민 교수의 [중국 역사의 어두운 그림자]를 통해서 공자 식인설 및 중국인 식인종 설을 논파한 바 있는데, 최근 어디선가 황당한 이야기를 보아서 (어디서 보았는지는 잊어버렸다) 간단한 몇마디를 쓰기로 했다.

1. 醢는 인육으로 만든 젓갈을 의미하는 글자다. 따라서 공자가 醢를 즐겨먹었다고 한 것은 인육을 즐겨 먹었다는 뜻이다.
-> 조선왕조실록에서 위 글자([해]라고 읽는다)를 쳐보기 바란다. 검색 결과 383건이 나온다. 醢가 인육젓갈이라면, 우리 조상도 인육젓갈을 매우 즐겨 먹었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2. 공자의 제자 자로를 젓갈로 담았다는 기록이 있다는 것은 중국인들이 인육을 자주 먹었다는 증거다.
-> 이런 바보같은 이야기! 발상이 놀라울 정도다. 삼국사기 열전을 한번 볼까? 궁예 열전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송함홍 등이 서로 일러 말하기를 “지금 임금께서 잔학하고 난폭하기가 이와 같은데 우리들이 만일 이를 사실대로 아뢰었다가는 우리들은 절임채소葅나 젓갈醢이 될 것이고  파진찬까지도 반드시 해를 당하게 될 것이다.” 하고는 꾸며서 거짓으로 아뢰었다.

견훤 열전에도 이런 말이 나온다.

그대는 털끝만한 작은 이익을 보기 위하여 천지의 두터운 은혜를 잊고 임금을 목베고 궁궐을 불질렀으며, 신료들을 죽여 젓갈醢을 담고, 관료와 백성을 도륙하였으며,

어쩌면 좋겠는가? 사람으로 젓갈을 담았다는 기록이 우리한테도 있네? 그럼 우리 조상도 식인종? 이런 기록은 또 어떤가?

임금(의종)이 또 이공승 및 중승(中升) 송청윤(宋淸允)과 시어사(侍御史) 오충정(吳忠正) 등을 불러 말하기를,

“정함은 내가 어렸을 때부터 신근(辛勤)하게 보호하여서 오늘날에 이르렀기 때문에 권지 합문 지후(權知閤門祗候)를 제수하여 그 노고를 보답하려 한 것이 이미 삼재(三載)를 지났거늘 경등이 고신장(告身狀)에 서명하지 않음은 실로 신하된 자가 임금을 사랑하는 마음이 아니다. 만약에 서명치 않으면 너희 무리를 다 죽여서 젓갈醢을 담을 것이다.”

하니 송청윤과 오충정은 엎드려 땀을 흘렸으나 홀로 이공승만은 뜻을 받들지 않았다.

고려사 열전 제신 이공승 조에 나오는 기록이다. 부디 이런 얼토당토한 이야기에 낚이지 말기를 바랄 뿐....




이 글은 중국역사의 어두운 그림자 - 공자가 식인 요리를 즐겨? [클릭]에도 옯겨 놓습니다.

by 초록불 | 2008/01/14 04:46 | *..역........사..* | 트랙백(1) | 덧글(29) | ▲ 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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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동사서독의 '야릇한' .. at 2008/01/16 04:55

제목 : 공자와 인육 젓갈 문제
공자가 식인을 했다는 떡밥에 대해서 남한 사람들에게는 익숙치 않은 음식이지만 <북조선>에서 즐겨 먹는 음식 중에 하나로 '식해'가 있습니다. <가자미 식해>가 남한의 시중에 알려져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저희 집에서는 <가자미식해> 대신 <갈치식해>를 만들어 먹곤 합니다. 만드는 방법은 아래와 같을 것이라 생각됩니다.)1. 싱싱한 가자미/갈치를 구입한 뒤, 비늘을 다......more

Commented by 심리 at 2008/01/14 04:58
그러니까 저런 표현법은 문학적으로 어떤 표현법이라고 하면 적당할까요? 아뭏든 사실 이야기는 아니고 문학적 수사라고 이해하면 맞겠지요? "너 이노무 자식~ 뼈를 발라버리겠다!" 하는 식으로요.

공자를 식인종으로 모는 무책임한 떡밥글은 저도 예전에 어느 공포 블로그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확실히 공포적이군요;;;;) 중국에서 인육만두에 관한 공포영화가 나왔는데, 그런 영화가 나온 이유가 공자가 식인종인 중국인의 관습에서 비롯되었다는 황당무계한 무책임성 글이었습니다. 공포영화는 과장된 내용이거나 환상물이니까 공포영화라는 건데, 꿈과 현실도 구별 못하는 수준이랄까요?

이런 떡밥에 걸려 퍼덕이는 중생들에게 연민을.......... T_T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을 상대로 그런 헛소리를 하면 기분이 어떨지 입장 바꿔 생각할 줄도 알아야 할텐데 말입니다. 걱정스러워요.
Commented by BigTrain at 2008/01/14 07:46
한시를 찾아보다가 문득 이산해의 한시를 보니 극한상황 하에서 식인이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는 듯한 구절이 있더군요.

http://user.chollian.net/~tsym/eeakelee02.htm

"一爲肌民斫 하나는 굶주린 백성들이 살을 베어가



白骨無餘肉 살점 하나 없이 뼈만 앙상하고,

~~~

人鳥尙可活 앞의 둘은 그래도 새와 사람 연명에 쓰이는데

~~"

기아라는 특별한 상황이긴 하지만, "공자식인"같은 떡밥에 걸려 중국을 아래로 내려다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저 한시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 지 모르겠네요.
Commented by maxi at 2008/01/14 09:09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그런데 제가 아는 것으로는 "젓갈" 로 만든다는 것을 식인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형벌"의 개념으로 중국에서 쓰였다는 걸로 아는데요, 이것조차 사실이 아닌지 알 수 있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완전 문학적인 내용은 아니고, 형벌로서는 한국이든 중국이든 이루어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제가 역사에 아는게 없어서 스스로 답을 구하기가 힘드네요 -_-;;;
Commented by 半道 at 2008/01/14 09:15
떡밥이구나...
Commented by 백돼지 at 2008/01/14 09:33
저두 소금에 절이는 형벌의 한 종류라구 들은적 있네여

글구 중세 서양에서 먼 타지에서 죽은 이의 시체를 보존해서 가져오려구 소금이나 식초에 절이기도 했다는 야그도 있습뉘다 ㅡ,.ㅡ;;
Commented by 징소리 at 2008/01/14 09:42
중국의 식인문화에 대한 소개는 대만 사학자 황문웅의 '중국의 식인문화'를 통해서 많이 알려졌는데, 황문웅은... 우리나라의 김x섭 같은 존재라고-_-;;;
Commented by dunkbear at 2008/01/14 09:43
저는 이인화씨의 [초원의 향기]라는 책에 묘사된
중국의 인육 풍습을 보고 한동안 파닥거렸었죠.... ㅠ.ㅠ
Commented by 김현 at 2008/01/14 10:05
이런 육시랄 젓갈을 만들 놈! 정도의 표현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8/01/14 10:06
maxi님 / 그건 사실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도 팔 다리를 잘라서 팔도에 보내는 등의 일을 했는데, 이때 썩지 않게 소금에 절였을 것이고, 그것을 젓갈로 표현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Commented by 아롱쿠스 at 2008/01/14 10:15
환빠들은 은유니 비유니 하는 문학적 표현도 모르나 봅니다^^

아니, 그럼 환빠들은 도대체 아는게 뭐야??
Commented by 개멍 at 2008/01/14 10:23
아롱쿠스/ 자기 ID 와 패스워드요.
나머지는 모를거 같네요...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8/01/14 10:25
아롱쿠스님 / 특히 葅醢 또는 菹醢라는 표현은 처형당한다는 뜻으로 사용된 것 같더군요.
Commented by 포더윙 at 2008/01/14 10:37
한국,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 여러 나라에도 사람으로 젓을 담는 얘기가 여기저기 나옵니다. 하긴 몇천 년 역사시대 동안 등 맞대고 살아온 나라들 간에 그 정도 개념이 오고가지 않았으리라는 것도 이상하겠죠. 태국, 미얀마 버전의 콩쥐팥쥐 이야기에서는 팥쥐가 나중에 벌을 받아 젓으로 담가져서 그 어미에게 선물로 보내집니다.
Commented by 포더윙 at 2008/01/14 10:42
역적의 집터를 파서 연못을 만드는 발상과, 사람을 죽인 후 젓을 담가버리는 발상은 상통하는 데가 있다고 느껴지네요. 반면에 이 젓이 식용으로 이름 높았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군요. 인육 식용에 대해서라면 다른 몇몇 에피소드들이 있지만... 기아상황, 폭군의 몹쓸 취향, 그리고 호협의 거친 기상이 극도로 과장된 결과, 이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고 봅니다.
Commented by 오우거 at 2008/01/14 10:50
...이건 광인일기에 낚인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얘기일지도.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8/01/14 11:14
포더윙님 / 공감이 가는군요.
Commented by milln at 2008/01/14 12:47
그냥 수사적인 거였나요!? 삼국지에서 유비가 장비아들한테 '그 자식들을 젓갈을 담가버려..' 어쩌고 하면서 위로하던 대목이 있길래 진찌 담가먹는 줄 알았는데.. 거기다 유비 도피행 중에 아내를 잘라 대접한 남편 이야기도 있고요. 김용 소설에서도 장무기 였던가 잘 기억은 안나는데 여자아이랑 먹힐 뻔 하다가 도주한 에피소드도 있고.. 말씀하신데로 공자 식인 썰도 있고.. 최근 3몬스터(영화)에서도 여자가 젊어지기 위해 영아를 요리해서 먹는 스토리도 있고 해서(감독은 홍콩감독) 중국에서 식인이라는 행위는 여타의 문화권 처럼 엄청 충격적이 아닌.. 그러니까 이야기의 소재로 차용해도 별 무리가 없을 정도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8/01/14 13:26
milln님 / 젓갈을 만들어버리는 행위는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먹는 것과는 별개의 일이죠. 물론 초변태적인 인간이 있어서 식인을 하기도 했고, 시체를 식량자원으로 활용한 절정의 식인귀도 있었습니다. 루마니아에 드라큘라가 있고, 아프리카에 이디 아민이 있고 중남미의 문명에서 엄청난 처형이 있었던 것처럼요. 그외에도 영국이나 미국에도 식인을 즐겨한 범죄자들이 있지요. 그런데 방대한 기록이 남아있는 중국에는 나름대로 희한한 이야기들도 많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죠. 이런 일이 왜 일어나는가에 대해서는 본 포스팅에 남긴 [중국 역사의 어두운 그림자]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그런 사실과는 별개로 공자가 식인을 했다는 것, 그것도 즐겼다는 이야기는 완전 뻥이며, 그런 증거로 들고 있는 이야기는 악의적인 이야기일 뿐이라는 것이 본 포스팅의 주제입니다. 그리고 왕이나 신하들이나 "젓갈로 담가버리겠어"라든가, "젓갈이 될 뻔 했다" 등의 이야기는 수사적인 것일 수도 있죠.
Commented by PEastCiel at 2008/01/14 14:27
저 젓갈 이야기는 측천무후에서도 나오죠.
우리나라 콩쥐팥쥐 얘기도 저런 결말로 나오는걸로 알고요.

제가 알기로는 젓갈로 담그는건 말그대로 형벌일뿐, 식용은 아닌거 같고,
이야기에 따라서는 부모나 자식에게 먹이는걸 강제함으로서 처벌의 효과를 얻는 경우도 있었던거 같고요.
Commented by 머미 at 2008/01/14 14:34
'백범일지'에도 김구선생이 일본 장교를 죽이고 피를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한민족은 흡혈민족이었군요.^
Commented by 파파울프 at 2008/01/14 16:40
저도 처음에 이거 보고 "사람 잡아 먹는구나"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ㅡ.ㅡ;;; 어릴때에요 어릴때... ^^;;;

그 후에 몇 가지 책을 보면서 醢 가 보존음식에 대한 총칭을 말하는 것이었고 가끔 형벌이 주어질 때 그 상태를 표현해서 저렇게 표현한 걸로 알게 되었죠. 사실 담가 버리는 ㅡ.ㅡ; 형벌의 이름도 여러가지라 그걸 무시하고 대유적 표현으로서의 醢을 식인으로 생각해 버린것에 많이 좌절했었죠.
Commented by milln at 2008/01/15 02:24
공자는 뻥이군요.. 대중소설이나 영화에 식인이라는 소재가 등장하는 이유는 문화적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일까요..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8/01/15 09:30
milln님 / 그런 면이 큽니다. 콜린 윌슨의 [살인의 역사]를 보면, 괴기스런 장면만 모으면 서양 역사도 굉장히 변태적으로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사도 마찬가진 거죠.
Commented by 시리우스 at 2008/01/15 12:32
십자군 관련된 글을 읽다보면 프랑크인들은 "식인을 밥먹듯이 하는" 종족으로 나오죠. 마을을 정복하면 사람들을 전부 ... 하여간 식인은 비단 고대 중국에 국한된 문제는 아닌 거 같습니다.
Commented by 찬별 at 2008/01/15 16:23
우리나라 사서에도 잡아먹는 이야기는 좀 나오지 않나요?
제 기록이 정확한지 모르겠는데,

삼국사기 번역문에서 같은 문장이
고구려-신라 편에는 주로 <부모가 자식을 잡아먹을만큼 흉년이 심했다>
백제 편에는 <흉년이 심해서 부모가 자식을 잡아먹었다>
라고 번역되어있는 걸 봤던 것 같아요
Commented by 찬별 at 2008/01/15 16:28
여담으로, <식혜>에 쓰는 한자도 저 해醢자인 것 같군요.
Commented by 이준님 at 2008/01/15 19:23
1. 인간을 보존용으로 담그는 최고 압박은 넬슨 제독이지요. 트라팔가에서 사망한후 풍습인 "수장" 대신 본국에 돌아와서 장례를 치르기로 했지요, 그런데 이미 부패하기 시작한터라 천상 관에 넣은 다음에 "럼주"를 채워버립니다. 결국 술에 젓담긴 인간 인삼이 되버린겁니다.

ps: 진짜인지 거짓말인지 모르는데 장례 때문에 관을 열어보니 바싹 마른 시체가 나왔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선원들이 시체를 절인 럼주를 빼먹었다는 -_-;;;; 그때부터 럼주를 넬슨 제독의 "피"라고 한다고 하지요-그럼 영국인들도 식인종?
Commented by 아르핀 at 2008/01/16 10:22
저말을 진짜로 믿는 사람이 있었군요. =_=;;
초록불님의 좋은 설명 감사합니다.

p. s. 그런데 이준님 덧글 보고 헉.
Commented by Nairrti at 2008/01/19 01:24
마치 조폭들이 "이 자식 뒤꿈치와 뒤통수가 닿도록 허리를 접어버리겠다" 는 표현을 썼다고 그것이 정말 그렇게 했다/하려했다는 해석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같군요. 그리고 물론 그렇게 했다 안했다는 저 표현만 가지고 알 수 없는 일이라는 것도 사실로 인정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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