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읽어보기를. (원문 그대로임)
"옌의 제후인 루완이 반란을 일으켜 슝누로 도망쳤을 때, 옌의 신하인 웨이만은 죽음에서 벗어나 1천 명의 동조자를 모으고 이민족의 신망을 얻어 국경을 넘어 동쪽으로 가서 패수를 건너 준왕의 조선국을 넘어뜨리고 친 왕조의 옛 황무지를 점령했으며, 이민족인 진번과 조선인은 물론 옌과 치(齊)에서 온 이전의 이주민을을 예속시켜 그들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동쪽의 패수가 있는 곳에 수도를 세웠다."
이 책은 중국어라고 생각되는 인명, 지명은 모두 중국 발음으로 번역해 놓았다. 그러다 보니 이런 웃지못할 번역도 나온다.
최초의 조선 관계 기록은 기원 전 8~7세기영에 꽌종(管仲)이 쓴 [관자]에 나타난다. 이 책은 치(齊)나라 후안공(桓公)과 꽌쯔(管子) 사이의 대화로써 이루어진 것이다. 후안이 꽌쯔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중략) 관자가 대답했다.
말미에 나온 "관자"는 오타인 셈이다. 하지만 번역자 스스로도 무의식적으로 관자라고 쓰고 있을 것을 "꽌쯔"라고 번역하는 이유는 뭘까? 그리고 그렇다면 일관성을 가지고 책 이름도 "꽌쯔"라고 쓰지?
이 책은 별 일관성 없이 한자를 병기하고 있다. 번역자가 중간에 읽다가 헷갈리면 가끔 한자를 병기한 것이 아닐까 싶다. 대부분의 경우는 한 번 달고는 달지 않고 있기 때문에 중간에서 이런 중국 발음을 만나면 부록을 찾아봐야 할 판이다. 그런데 그나마 다 있는 것도 아니다.
낙랑 같은 경우는 낙랑이라고도 썼다가 러랑이라고도 쓰는 등 책 자체에도 원칙이 없다. 심지어는 전국시대를 "잔꿔 시대"라고 번역한 것을 보면 이건 정말 기절초풍이다.
일러두기에는 책이름과 역사용어는 한국식 한자음으로 표기한다고 했는데(그래서 꽌쯔가 쓴 [관자]가 되는 우스운 일이 발생한 것이다), 위에 나오는 것들은 역사용어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조선왕 웨이만은 너무 심하지 않은가?
유 엠 부찐의 견해에 대한 감상은 추후에 기술하겠다.
[고조선 역사·고고학적 개요] / 유 엠 부찐 / 이항재·이병두 옮김 / 소나무 / 1990 (원저의 저술일은 19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