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팅은 [한암당 이유립 사학총서 (천)]을 읽으면서 계속 보충해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이유립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다음의 포스팅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친일 재야사학의 끝은 어디일까? 이유립 편 [클릭]
또한 [환단고기]가 어떤 책이며, 어떻게 만들어진 책인지는 다음 글들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환단고기는 어떤 책? [클릭]
환단고기의 성립 [클릭]
1976년 월간 [자유] 5월호에 이유립은 단하산인檀下山人이라는 필명으로 [동양문명서원론을 비판한다]라는 글을 썼습니다.
아직 [환단고기]가 세상에 공개되기 전이었죠. 또 이유립의 증언을 따르자면 세상에 공개해서도 안 되는 때였습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환단고기는 1979년 처음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바로 광오이해사라는 출판사에서 나온 책인데, 이 책에는 이유립이 세운 종교단체인 단단학회의 대표가 조병윤趙炳允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신동아 기사(2007.9)에 따르면 이유립은 이 책 발간을 이유로 조병윤을 파문 처리했다고 하는군요. 조병윤의 독단적인 발행이었다는 단서가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역시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 책을, 또는 이 원고를 월간 [자유] 발행인인 박창암이 일본극우사가 녹도승(鹿島昇=가지마 노보루)에게 건네주었고, 녹도승은 1982년 일본에서 환단고기 번역본을 출간합니다. 이 책은 금방 경인문화사에 의해서 영인본으로 국내에도 나왔는데, 제대로된 출판사에서 나온 책으로는 이것이 최초의 소개일 것입니다.
이유립은 오타 투성이인 이 책을 어떻게든 없애야 했겠지요. 이유립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 부분을 수정해서 1983년 새로운 환단고기를 내놓습니다. 이때 판권은 1979년으로 만드는 얍삽한 수작을 부려놓지요.
이상의 이야기는 앞의 포스팅에서 이미 쓴 것을 간략하게 설명한 것입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1976년 월간 [자유] 5월호의 [동양문명서원론을 비판한다]로 돌아갑니다.
이 글에는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원문은 국한문 혼용이나 읽는 분의 편의를 위해 독음을 답니다. 단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오류는 바로 잡지 않습니다.)
태백일사太白逸史에 보면 「옛적에 환국桓國이 있으니 무리가 부富하고 또 많은 지라 처음에 환인桓仁이 천계天界에 계시사 도道를 얻어 오래 살아온 몸에 병이 없으시며 하날을 대신하여 교화를 펴서 사람들로 병과兵戈가 없게 하시니 사람이 모두 힘을 내여 스스로 기한飢寒이 없으니라. (昔有桓國, 衆富且庶焉, 初桓仁, 居于天界, 得道長生, 擧身無病, 代天宣化使人無兵人皆作力自無飢寒)
환웅桓雄이 또한 이날에 하늘로 부터 내려오시여 단壇을 무어 삼신三神께 제하시며 백성을 위하여 기양祈禳하시니라(桓雄, 亦以是日, 自天以降, 立壇祭天, 爲民祈禳) 복희伏羲가 이미 봉封을 서비西鄙에 받아 직위職位에 성誠을 다하니 간과干戈를 쓰지 않아도 일역一域이 화복化服한지라 드듸여 수인燧人을 대하여 천하天下를 호령하니라(伏羲, 旣受封於西鄙, 職位盡誠, 不用干戈一域化服, 遂代燧人號令天下)」한것이 있다.
자, 위 글에는 드디어 비장의 기록인 [환단고기]의 일부분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일단 그 원문을 모아서 보도록 하죠. (뒷부분 표점은 내가 좀 찍었습니다. 자유지의 편집 실수로 빠진 것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을 후일 공개된 [환단고기]의 태백일사 부분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달라진 부분은 표시를 해놓았으니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위의 파란부분이 자유지에 실렸던 것이고 아래 빨간 부분이 현존 환단고기 부분입니다.
昔有桓國, 衆富且庶焉, 初桓仁, 居于天界, 得道長生, 擧身無病, 代天宣化, 使人無兵, 人皆作力, 自無飢寒
昔有桓國, 衆富且庶焉, 初桓仁, 居于天山, 得道長生, 治身無病, 代天興化, 使人無兵, 人皆力作以勤, 自無飢寒也 (환국본기)
桓雄, 亦以是日, 自天以降, 立壇祭天, 爲民祈禳
없습니다! 통째로 삭제해 버렸군요.
伏羲, 旣受封於西鄙, 職位盡誠, 不用干戈一域化服, 遂代燧人, 號令天下
伏羲, 旣受封於西鄙, 職位盡誠, 不用干戈一域化服, 遂代燧人, 號令域外 (신시본기)
날카로운 분들은 이미 깨달았겠지만, 고쳐진 구절들은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손 봐진 것들입니다.
이유립이 1976년에 [태백일사]를 날조하고 있을 때만 해도 환인은 신神같은 존재로 보통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천계=하늘나라에 거했던 것이며, 득도를 하고 몸에 병이 들지 않는 몸이 되었던 것이죠. 또한 환웅도 [삼국유사]에 나오는 것처럼 하늘에서 내려온 몸이었습니다. 그러나 [환단고기]를 만든 후에는 이 부분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환인들의 역사도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옛날에 써놓은 대로는 앞뒤가 맞지 않게 된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환인을 사람으로 만들어 천계가 아닌 천산에 거한 것으로 바꾸고, 병이 들지 않는 몸을 다스려 병이 없게 한 것으로 고치고 사람들도 신의 은총이 아니라 "부지런히 일해서야" 배고픔과 추위를 없앨 수 있는 형태로 바꾼 것입니다. 이렇게 바꾸다 보니, 자연히 환웅이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부분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과감하게 삭제!
또한 [환단고기]에서는 복희가 천하를 호령할 수 없습니다. 1976년만 해도 이유립은 중국이 천하라는 생각을 완전히 버리지 못했던 것인데, [환단고기]를 내놓는 시점에서는 그런 어려움을 떨쳐 버렸습니다. 그런 이유로 본래 "천하"였던 구절은 환국 영토 이외의 땅을 뜻하는 "역외"로 바뀌어 버린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 오타나 오기誤記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위에 보다시피 이유립이 손수 번역까지 해놓았기 때문이죠.
1976년이면, 이유립이 [환단고기]를 잃어버렸다고 주장하는 때입니다. 그럼 위 기사에 인용된 태백일사는 대체 무엇일까요? 이유립의 기억을 되살려서 쓴 태백일사? 그런데 기억을 되살려서 쓴 기록치고는 후대의 위변조가 너무 심하죠? 사실 이유립은 지속적으로 태백일사를 써나가던 중이었죠. 위 기록들의 차이는 이유립의 역사의식 변천을 보여주고 있을 뿐입니다. 아직도 [환단고기]가 대대손손 전해져 내려온 사서처럼 여겨지세요?
더욱 충격적인 기사가 이 글에 실려있는데 요즘 제가 무척 바쁜 관계로 더 이상 시간을 낼 수 없습니다. 차회를 기대해 주십시오. 저도 읽고나서 어안이 벙벙했으니까요.
덧글
나원 참... 사람을 신으로 신격화 시키는 것은 몰라도 신을 인간이라고 왜곡하다니..
끝내주네요.
뭐하자는 수작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소울오브로드님 / 에... 헛소리를 하고 있는 중이죠.
마음에 안 들면 전부 다 조작이다!!!!!!!!를 외치는 종자들이 하는 짓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