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때 경험한 일 *..만........상..*



일본인에게 영어를 쓰면 친절하다는 이야기들로 밸리가 떠들석한 모양이다.

일본은 3치례 가본 것 같은데, (헉! 세번인지 네번인지 기억이 안 난다....-_-::) 결론적으로 말하면 영어를 쓰는 것이 친절하다는데 나는 동의한다.

다만 이 경우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몇가지 있다.

첫째, 나는 1990년대에 일본에 다녀왔으므로, 요즘은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일본인은 일반적으로 친절했다. 따라서 내 경우 영어를 쓰면 친절하다는 이야기는 특정 장소에 한정된다. 길거리에서 젊은 사람을 붙들고 길을 물어보는데 불친절한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 (인상 보고 친절할 것 같은 사람을 고르는 게 요령!)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음식점이다.

나는 친구와 같이 여행을 갔는데 친구는 일어를 좀 하는 처지였고, 나는 가나문자나 읽을 정도의 수준. 회화는 하나도 모르는 상태였다. 그래서 음식점에 들어가면 선택의 여지가 없이 영어를 써야 했다. 그런데 떠듬떠듬 일어를 하는 친구는(그렇다고 의사소통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었다. 음식점 아닌 다른 곳에서 증명된 사실이다.) 그야말로 개무시. 귀찮아하는 티가 역력했다. 반면 지극히 간단한 영어를 구사하는 내게는 허리가 90도로 꺾어지며 쩔쩔매는 모습을 보였다. 친구, 그 다음부터는 음식점에서는 영어만 썼다.

현지에 가서 선빵을 날려서 기선제압을 하든, 외국인과 의사소통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든 다 좋다. 그런데 양 측이 다 자기 경험에 의한 일방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닐까?




문득 생각나는 황당한 이야기.

일본에서 사온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있어서, 귀국한 뒤 소프트웨어를 산 상점으로 전화를 걸었다. 예의 그 친구가 통화를 했다. 간신히 이야기를 나눈 끝에 자기네는 단지 판매만 하기 때문에 그 문제는 소프트웨어 회사로 전화하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쪽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는데...

난, 원투쓰리포도 영어로 못하는 일본인이 있다는 사실에 충격 먹고 말았다.

덧글

  • 친한척 2008/01/31 01:29 #

    한참 바쁠 때의 동네 라면집이라던가 그런데는 또 미묘하게 다른 거 같더군요. 일본인들의 외국어 공포증(이라고 해야 할 수준)이 우리 이상이라는 걸 여실히 느꼈습니다^^.
  • 제갈교 2008/01/31 01:33 #

    2000년도 넘었고 2010년을 바라보는 이 마당에 상인들은 원투쓰리포 정도야 영어로 하겠지요?
  • 초록불 2008/01/31 01:34 #

    제갈교님 / 상인이라고 하니까 뉘앙스가 달라지는군요. 통화한 사람은 종업원이었습니다.
  • windxellos 2008/01/31 01:43 #

    약간 다른 이야기지만, 제가 일본에 여행갔었을 때 여관을 못 찾아서 행인 한 분에게 길을 물었더니 더듬대는 제 일어가 답답했는지 자신만만하게 영어 할 줄 아냐면서 영어로 설명을 하려 하시더군요. 그러나 20대 초반쯤으로 보이던 그 분의 영어 발음이 완전 일본식이라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제 일어가 차라리 낫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으니... 결국 일어로 대화를 이어나갔던 기억이 납니다.(먼산)
  • 措大 2008/01/31 01:55 #

    약간 다른 이야기지만, 영어를 쥐뿔만큼 하는 처지에 서울 시내 요지의 관광안내부스를 하루 떠맡은 적이 있었습니다. (2007년 추석날이었죠. 그것도 동대문 -_-) 일본인, 말레이시아인, 몽골인, 미국인, 중국인 등이 엄청나게 오는 가운데 느낀 점인데, 2명 이상 같이 다니는 일본인들은 95% 정도가 영어를 거의 못하더군요. (차라리 한국어를 좀 하면 했지) 반면, 혼자 다니는 일본인들은 100% 영어를 잘 했습니다.

    그리고 그 100% 영어를 잘하는 일본인들은 제가 알아들을 수 있는 간단한 질문도 (예컨대 화장실이 어디냐 조차도) 영어로 묻더군요. (그 정도는 일본어로 통한다는 걸 아는 상황에서도) 뭐랄까... 외국에 나와서 영어로 관광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은근한 과시욕이 엿보였습니다.

    ...저 역시 개인적 경험만으로 아는 척을 했군요 ^^
  • 초록불 2008/01/31 01:59 #

    措大님 / 둘이 다니는 일본인은 뒤집으면, 일본에서 둘이 다니는 한국인이 되는군요. 일본어는 전혀 못하고 영어는 95%쯤 못하는 제 모습입니다...^^;;

    전 일본인과 영어로 이야기해본 경험이 한 번 있는데, 발음이 조금 후지긴 해도 또박또박 말해주어서 알아듣는데는 거의 지장이 없었습니다. (지장은 제 짧은 어휘력 때문에 발생했죠...^^;;)
  • PEastCiel 2008/01/31 02:06 #

    제 개인적으로는 일본식 영어발음이 정말 알아듣기 힘들었습니다.
    결국은 영어로 필담을 나누었죠.
  • ExtraD 2008/01/31 02:38 #

    일본 대학들을 다니다보면 가끔 대학원생 중에도 영어 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친구들이 있더군요.
    일반 식당에서도 불편함을 느낄때가 많았습니다. 젊은이들, 특히 아가씨들은 영어를 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느꼈습니다.
  • 수룡 2008/01/31 03:05 #

    전 제 친구가 일본인으로 오인받을; 만큼 일본어를 잘해서 영어를 쓸 필요가 없었는데, 일본어로 물어도 일본인들 대부분이 아주 친절하더라고요. 솔직히 일본인=잔인한 민족, 이라는 못된 편견;을 가지고 있던 전 그렇게 일본인들이 친절한 걸 보고 아주 놀랐어요. ^^;
  • 치오네 2008/01/31 06:42 #

    전 몽골 갔을 때, 서양애들 둘이랑 투어를 간 적 있었는데요. 그런데 낙타를 타는거나, 뭐 그런거에 꼭 서양애들을 먼저 시키고 그 다음에 절 하게 해주더라고요. 한 번은 제가 먼저 기다리고 있는데 제 손을 잡아 제지하고는 서양애들부터 하게 해줘서... 좀 화났지만 따질 방법도 없고. 나중에 울란바토르로 돌아와서 여행 많이 해본 언니에게 말하니까 그런건 우리 나라에도 있어, 사실 아시아엔 그런게 다 있는데 그건 말해도 못 알아들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결국은 성추행이랑 뭐 다른 것만 이야기하고 넘어갔는데, 그 때 저게 정말 기분나빴었거든요. 지금은 좀 서글퍼요. (정말 우리 나라랑 겹치는 부분도 많아서...) 영어 쓰는 애들에게 잘해주는건 일본이나 몽골 뿐 아니라 우리 나라도 마찬가지겠죠. (그런데 중국은 정말 특수한 곳을 제외하고는 영어 쓰면 싫어하더라고요.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도 그런 경우가 좀... 중국에 왔으니 중국어를 쓰라는 것 같더군요. =_=;;)

    그런데 일본인들은 정말 친절한 것 같아요. 저 지금 스미마셍, 아리가또와 지명만 가지고 길을 묻고 있는데 막 저 쪽이라고 가르쳐주고 심지어는 데려다도 주고요. 이 정도 친절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게다가 어째 아줌마들이 좋아서 아줌마들에게 길을 물어보는데, 우리 어머니도 누가 영어로 길을 물어보면 막 당황하실걸 아는데 남의 어머니한테 그런 무시무시한 짓 못하겠어요. 그래서 결국은 손짓발짓으로;;)
  • 할배 2008/01/31 06:55 #

    일전에 들은 이야기로는 회사 업무중 문제가 있어 참고자료를 찾는데
    '아직 일본어로 된 참고 자료가 없어서 할 수가 없다'라는 말이 해결못하는 이유로
    받아들여진다고 하더군요.

    이런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좀 묘해지는데,
    그만큼 일본어로 번역된 자료들이 충분히 많다는 얘기일 수도 있고
    다르게 생각하면 모든 사람이 필요이상으로 그렇게 영어를 잘 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도 들고요.

  • 맑음뒤흐림 2008/01/31 07:39 #

    저도 일본 몇 번 다녀왔는데... 아키하바라에서 서양인이 저에게 영어로 길을 물어보는 황당함이... 길을 알아야 답변을 하죠 ;;;
  • 耿君 2008/01/31 09:15 #

    뭐 일본인이 다 그렇다, 는 식의 말은 좀 어렵죠 ㅎㅎ 제가 만난 일본인들 중에는 친절한 사람도 있고 퉁명스런 사람도 있고 그랬습니다. ㅎㅎ 영어와 일본어 질문에 대한 반응 차이도 그냥 개인차인거 같아요. (전적으로 주관적 의견입니다 ㅎ)
  • dunkbear 2008/01/31 09:27 #

    일본은 아니지만 미국에 잠시 있던 경험을 토대로 짤막하게 언급하자면...

    "사람사는거 다 똑같지."

    입니다. 耿君님 말씀대로 이런저런 사람들이 다 있어요. 어디든 똑같습니다.
  • 초록불 2008/01/31 09:38 #

    치오네님 / 전반적으로 일본인들이 친절하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할배님 / 모든 사람들이 영어를 잘할 필요는 없겠죠.

    耿君님 / 뭐, 인상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많이 가 볼수록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겠죠.

    dunkbear님 / 그렇죠. 세상에는 갖가지 사람들이 가지각색으로 오만가지 생각을 하면서 지내니까요...^^;;
  • 희야 2008/01/31 10:36 #

    결국은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차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어로 한마디 물었는데 답은 물론 30분 이상 관계없는 이야기까지 수다스럽게 늘어놓으며 친절하게 해주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도쿄 오모테산도 한가운데에서 길을 물으려고 말을 걸었는데 휙 소리 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외면하며 뛰듯이 지나가버리는 사람도 있었으니까요.

    영어 못하는 일본인이라면요, 이런 경험도 있습니다. 뉴욕의 북오프(일본 중고서점인 북오프의 해외지점이지요)에 전화해서 영업시간을 영어로 물었더니, 답하기 위해서 4명인가 계속 다른 사람이 전화를 바꿔가며 받지 뭡니까. 뉴욕이므로 당연히 영어가 기본이겠거니 싶어서 영어로 물었던 것이지만 그럴 거였으면 일어로 물어볼걸 그랬다고 황당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 sharkman 2008/01/31 13:20 #

    경험담이랄까, 일본 가서 영어를 써 본 적이 딱 한번 있습니다. 2002년 가을에 한도사네랑 큐슈 일주를 갔을 때 심야의 벳푸 거리에 나갔는데, 적절하게 빈민스러운 의상을 걸친 아가씨들이 많이 나오는 주점의 삐끼로 보이는 40대 중후반의 아저씨가 접근해서 '좋은 아가씨 있어요'라고 하길래 'what?'이라고 딱 한마디 했던 것이 일본에서의 유일한 영어사용경험. 효과는 훌륭했습니다. '아, 하이 하이'이러고는 그냥 떨어져나갔으니까. 문제는 이 방법은 지방에서나 통하지 신주꾸나 오오쿠보 같은데선 안통한다는 거.
  • 독심호리™ 2008/01/31 16:24 #

    사람 사는 건 다 똑같죠.....

    근데,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일본사람들도 좀 독특하게 비슷한것이.....

    영어로 말을 붙이면 대부분 일단 당황하거나, 어색하게 웃거나, 후다닥 제 갈길로 빠르게 가버리시는 분들이....-_-

    도쿄 전시회에서 영어로 말 붙이니까 급 경직에 어색해 하시는 분들이 바글바글했어요...

    영어 못하면 좀 부끄러워하는 건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비슷한 면이 있는 듯 해요...
  • 킴사장 2008/01/31 19:41 #

    오사카 편의점에서 영어로 길을 물어보았습니다.
    "where is the parking lot?" ....
    글로도 써보았습니다.
    실패했습니다.

    도쿄의 어느 거리에서 유명하다는 까페를 찾아보았습니다.
    여회사원으로 보이는 두 여자분께 주소를 내밀었습니다.
    서로 눈을 쳐다보며 '우린 서로 늬네나라 말을 못해'라는 눈치를 주고받은 후
    그녀들은 우리를 그 까페 앞까지 5분동안 안내해주었습니다.
    그것도 그녀들이 오던 것과 반대방향..

    후쿠오카의 어느 초밥집에서 영어로 주문하려다 결국 실패.
    종업원이 자꾸만 모또모또 하더군요. 왤까 했는데
    5분정도 지나니까 금발머리 남자애가 들어오더군요-_-;
    초밥집에서 알바하는 20세 호주청년;;
    영어 엄청 잘해;;;;

    또다시 오사카. 샤브샤브집.
    주문하다하다 지지치고 포기하려는 찰나.
    주방에서 심부름하는 조선족 교포 아가씨;
    결국 한국말로 잘 주문; 근데 그아가씨 일어도 그닥 훌륭해뵈진 않았음.
  • 초록불 2008/01/31 23:14 #

    흠흠... 일단 제 경우는 절대 도망 못 가는 곳이라는게 포인트죠. 가게 종업원이 어디로 가겠어요...^^;;
  • 瑞菜 2008/02/01 09:08 #

    일본인이 친절하기 보다는....
    그냥 "내가 피해 안 받을 만큼만의 친절"만 행하고 "나머지는 알아서 딴 사람 찾아서 물어봐라."에 더 가까운 것 같더라고요.
    즉, "나한테 안 캐물을 정도만 가르쳐 줄 테니, 자세한 사항은 딴데 가서 물어봐라."로요.
    예를 들어 길을 물었을 때, 4명인가에게 물어봤는데 제대로 가르쳐 준 사람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결국 전화걸어서 5분 거리를 30분만에 찾아갔지요.
  • 위장효과 2008/02/01 10:07 #

    그런데...좀 재미있고 아이러니한 발언이시지만요...

    예전 의학계열 모 학회의 원로 교수님-영어 무지 잘하심-께서 퇴임 강연에서 한 마디 하셨는데 그게...
    "여러분, 영어 열심히, 제대로 공부하십시오."
    였습니다. 다들 이른바 원어민처럼 발음하는 법 배워라 그런 뜻인가 하고 있는데...

    "외국 학회나가면 쓸데없이 원어민처럼 발음한다고 혀굴리는 우리나라 의사들이 꽤나 많은데 그러면 의사소통은 더 안된다. 일본이나 대만, 동남아 의사들이 더 언어소통잘하는 건 혀 안굴리고 발음하니까 그런다. 우리가 괜히 혀굴리는 것보단 일본인들이 와또! 하고 발음하는 걸 오히려 더 잘 이해한다. 그러니 쓸데없이 혀굴리지 말아라!"

    대표적인 예가 식도-Esophagus-에서 앞의 E발음이 거의 묵음처럼 발음되니까 우리나라 의사들중 겉멋든 양반들이 저걸 소파거스 발음합니다. 그러면 미국인들 100% 물어봅니다 "What???" 차라리 스펠링대로 에소파구스! 하고 발음하면 "OK~~~!"하고 그다음부터는 일사천리...

    오늘 아침 뉴스보니까 이경숙 아줌마 뭔 오렌지는 오륀쥐, 프렌들리는 프뤤들리 어쩌구 발음해야한다고 헛소리 하던데...딱 저 노교수님의 퇴임강연이 생각나네요. 저도 국제학회가보니까 우리나라든 일본이든 중국이든 영어할때 그야말로 사전의 발음기호대로 발음하는 분들 발표나 강연에서는 토의도 활발하고 이야기도 많은데 쓸데없이 혀꼬부리면서 원어민흉내내는 분들 발표시 표정들(특히 미국이나 영국 회원들)이 "저 사람 뭐라는 거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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