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인습? *..역........사..*



전통은 지켜야할 유산이고, 인습은 버려야할 폐단이라는 것이 이기백 선생님의 말씀이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물그릇을 잡으면 엄지손가락 빠지는 것은 당연했고, 심지어는 국그릇에도 빠져서 뜨겁지도 않나, 하고 놀라기도 했죠.

이렇게 그릇을 안쪽 바깥쪽으로 잡는 것이 매우 오래된 우리나라의 풍습입니다. 이렇게 잡는 것이 더 편했을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그렇게 잡는 사람들이 없는 것 같습니다. 위생관념의 발달 때문이겠죠.

[어우야담]에 보면 중국 창기촌에 놀러간 안정란이라는 관리 이야기가 나옵니다.

창기촌이라고는 하나 외국인은 받지 않았던 모양으로 안정란은 중국인 행세를 하고 기녀를 들입니다.
기녀는 안정란의 귀가 늘어지고 귀에 둥근 구멍이 뚫린 것을 보고 조선 사람으로 의심하지요. 하지만 안정란이 대충 둘러대어 기녀는 의심을 풀었습니다. 하지만 외모는 속일 수 있어도 관습은 속일 수가 없었네요.

술잔을 잡을 때 안팎으로 잡으니 기녀들이 놀라며, 조선인이 맞다 외치고는 내쫓았다는 겁니다.

문득 해외에 나가 그런 일을 할 때는 일본인 흉내를 낸다는 사람들이 생각나서 웃었습니다.
그러다 한국인만 가지고 있는 습관이 무의식중에 드러나 망신을 살지도...

덧글

  • sharkman 2008/02/09 00:48 #

    이건 예전에 정운경씨의 진진돌이에 나왔던 에피소드 같은데, 중국 남의사 요원으로 변장한 일본인이 완벽하게 중국인으로 속이다가 식당에서 날계란을 집어서 빨아 마시는 것 때문에 들통이 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참인지 거짓인지는 모르겠지만 중국인은 날계란을 먹지 않는다 라는 것.
  • 파파울프 2008/02/09 02:10 #

    요즘에 한국인이라고 특정 지을 수 있는 행동이 많은가 모르겠네요... 하도 서구화 되다보니... 그러고 보니 예전에 일본인을 구별하는 법이 사람끼리 만나서 90도 인사하거나 합장하거나 하면 일본인이라던데... 그것도 습관에서 나온 구별법이라죠? ... 음... 우리가 모르고 있으면서 남들에게는 잘 보이는 것이 뭐가 있을라나요.
  • 좌백 2008/02/09 04:18 #

    요즘도 빈 잔을 건네 줄 때 안팎으로 잡는 경우가 제법 있습니다. 식당이나 술집에서 관찰해 보세요.
  • 非狼 2008/02/09 07:53 #

    한국만 안팍으로 잡는게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일본인들 역시 무의식중에 안팎으로 잡더군요.
    그보다 좀 더 확실한 한국 남자들의 특징이라면, 개인차가 좀 있긴 하지만 군대 다녀온 뒤 한참동안 식탁 아래 왼팔을 내리고 먹는거 정도일까요.
  • 초록불 2008/02/09 08:59 #

    좌백님 / 그렇습니까? 빈잔이나 빈그릇은 그럴 수도 있겠군요.

    非狼님 / 오호, 일본도 그렇습니까?
  • 오우거 2008/02/09 11:38 #

    오, 예전에는 종종 귀를 뚫었었나요?
  • 초록불 2008/02/09 11:48 #

    오우거님 / 네. 귀고리 문제는 좀 심각해서 유교 정부 입장에서는 오랑캐 풍속이라고 자꾸만 하지 말라고 하죠. 아마 조선 후기 쯤 와서야 유교가 확실히 자리 잡으면서 (즉 신체발부수지부모) 이 풍습이 없어졌던 모양입니다.
  • 다물 2008/02/10 23:43 #

    귀에 구멍 뚫지 않는게 조선후기에 와서야 자리잡았다는게 신기하네요. 그럼 사극에는 남자들도 귀고리를 하고 나와야 맞는 건가요?
  • 초록불 2008/02/10 23:53 #

    다물님 / 공식적으로는 안 해야 하는 거였으니까 뭐 안 하고 나온다 한들 별 문제는 아니겠죠. 복식사 관련으로는 저도 귀동냥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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