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 - 정말 모르는 이야기가 많더라는... *..역........사..*



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 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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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 지음/한겨레출판

나는 박노자가 좋다. 그의 간결하고 명쾌하며 대담한 글쓰기를 좋아한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이 좋아한다고 모든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동아시아의 근현대사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1부 진흙 속의 연꽃 : 동아시아 휴머니즘의 계보
박노자는 여기서 유교에도 휴머니즘이 있었음을 밝힌다. 유교 비주류들의 사상을 추적하고 다시 드러내준다. 사실 사상사에 문외한인 나는 서구의 근대 사상도 이런 비주류에서 비롯된 것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이런 비주류의 역사를 평가하는 것이 근대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되는 것인지는 약간 애매하게 보인다.

그러나 그런 점을 떠나서 1900년대 조선의 사상가들과 양계초의 관계는 매우 특이했고 그 동안의 의문점을 풀어주는 것이기도 해서 즐겁게 읽었다. 1910년 일제는 51종의 금서를 지정하는데 여기에 양계초의 저서가 꽤나 많이 들어있어서 왜 그런 일이 생겼나 싶었는데, 이 책에서 그 의문점을 완전히 풀 수 있었다.

또한 3부에 등장하는 변영만. 수주 변영로의 형제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 사람의 번역물 2종도 금서로 지정되었었다. 그 중 하나가 1908년에 내놓은 <세계의 3괴물>이었다. 대체 무슨 책일까 싶었는데, 금권정치, 군국주의, 제국주의라는 서구의 세마리 괴물에 대한 책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부 21세기를 휘젓는 20세기의 망령
이 부분에서 독립신문 등 구한말의 신문들이 어떻게 조선 왕실에 휘둘리는가에 대한 부분은 여러가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또한 민족자본이라는 말은 수 년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것인데, 박노자는 간결하게 그 허구를 밝혀낸다. 독립협회 회장 안경수 - 그의 친일 내력을 파헤치는 부분은 매우 재미있었다. 조금 더 그에 대해서 알아봐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부 두 얼굴의 근대인, 잊혀진 근대의 비극과 향기
특히 3부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애국계몽운동은 '애국'이었나]라는 글이었다. 잠깐 인용하겠다.

1900년대 후반 계몽단체의 선구자라 할 대한자강회의 [월보] 제1호(1906년 7월)를 들여다보자. 교과서에서 배웠던 박은식, 장지연 등의 이름들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그런데 웬일인가. 머리말격인 3편의 '서'를 쓴 사람으로, 회장 윤치호와 대문장가 이기 옆에 나란히 일본 이름 하나가 보인다.

위에 나오는 '대문장가 이기'는 바로 [환단고기]를 감수했다고 전해지는 그 사람이다. [환단고기]를 날조한 이유립의 윗대가 되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럼 그 옆의 일본 이름이란 과연 무엇인가?

대원장부大垣丈夫(오가키 다케오 1861-1929)라는 협잡군이다. 그는 위 잡지에서 일제의 보호국 문명 열강들은 조선에 군대가 없어도 정의로 대해 줄 것이니 조선은 교육과 식산흥업에 힘쓰는 일만 하면 되고, 후일 적당한 시기에 독립을 되찾으라는 충고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글에 대해서 [환단고기]를 감수하셨다는 '대문장가 이기'는 이런 찬사를 늘어놓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 정의에 대한 이 이야기는 인간의 정신을 감동시키는 내용이며, 세상을 깨우치게 하는 큰 종鐘

허허, 어쩌면 좋은가? 대원장부는 일본 극우단체이자 재야사가 최동과도 관련을 맺어 오늘날 재야사 형성에도 영향을 준 흑룡회에서 1936년에 낸 [동아선각지사기전]에도 그 전기가 실려있단다. 흑룡회는 이런 문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군.

4부 남성우월주의, 가부장적 독재로부터의 탈주
가부장제가 일상 생활로부터 정치체제에까지 어떤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가를 분석하고 있다.

5부 근대의 유라기 공원:제국, 개인, 양심
특히 현 티베트 상황과 관련하여 [악마에서 천사로]라는 글은 깊이 음미할 가치가 있다. 달라이라마의 티베트 지배는 과연 올바른 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중국이 티베트를 지배하는 문제와는 별개의 문제이기도 하다. 중국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달라이라마의 지배로 들어가는 것이 과연 티베트 인민들에게 최선의 결과라 할 수 있을까? 이것이야말로 티베트가 지금 가지고 있는 극한의 문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티베트 인민들이 자유를 누릴 수 있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정치체제로부터의 자유뿐만 아니라 종교로부터도 자유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상 내게 인상적이었던 몇 부분을 언급했다. 이 책은 동아시아의 문제를 고민한다면 호오를 떠나 한번 읽어봐야 하는 책이라 하겠다.
http://orumi.egloos.com2008-03-19T14:56:38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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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eizie님의 글 - [2008년 3월 20일, 목요일] 2008-03-20 00:57:47 #

    ... 입하고 새로운 친구를! &larr; 2008년 3월 1 2 3 4 5 6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0 Mar 2008 0 metoo 우리가 모르는 동아시아를 볼까? 다만, 티벳에 관한 얘기는 좀 단순하게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압제를 해도 달라이라마가 해야지, 엉뚱하게 중국이 들어와서 압제하는 건 안 맞는다. 우선 중국 ... more

덧글

  • あさぎり 2008/03/20 00:03 #

    초록불님이 이정도로 평하시니 한번 읽어봐야겠군요
    [지갑사정은 둘째치고...]
  • anaki-我行 2008/03/20 00:19 #

    저도 가까운 도서관을 이용해야 겠습니다....;;;;
  • 이준님 2008/03/20 00:27 #

    1. 독립협회 관련 이야기는 역사비평에서 아주 오래전에 나왔다가 악명 높은 신용하 교수에게 욕을 바가지로 먹고 버로우 된바 있습니다. 사실 박노자야 신교수에게는 "듣보잡"에 가까우니 그냥 저냥 넘어간거지요. -_-;;;

    2. 달라이 라마의 종교적 지배 운운은 대부분 중국쪽 자료를 바탕에 둔게 많지요. 굳이 예를 든다면 "조선은 이러저러 이러저러해서 인권이 없으니 일본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류의 연구에 앞부분만 발췌한거나 같습니다.

    재밌는건 최근에 나오는 중국 사극이나 중국제 역사소설에서 청나라 연간을 다룰때 티벳의 종교적 독재에 관한 언급은 꼭꼭 들어가지요 -_-;;; 뭐 이유야 아실만한 이야기이고

    3. 박노자 교수는 지나치게 한겨례틱한 글을 너무 많이 쓰지요. 홀로코스트 관련이나 이런건 거의 난지도급 재난에 가까운 이야기도 꽤 싣습니다.-모 국가 대사관쪽에서 한번 말이 나왔다고 합니다.- 적어도 몇몇 글은 자료의 고의적 왜곡이나 조작의 의혹도 있습니다. 그래서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요-뭐 뒷이야기로 들은게 있긴 하지만 그건 진짜 인격 모독에 가까운 이야기이고
  • 초록불 2008/03/20 00:31 #

    이준님 / 신용하는 교수라는 직함이 아까운 인물이니 넘어가죠...^^;;

    2번 항목이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진지한 포스팅 하나 하고 싶지만 요즘 도무지 시간이 안 나서 생각을 정리할 수가 없군요.

    3번에 있어서도 그런 부분이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군요. 이 책에도 그런 부분이 좀 있습니다. 고의적으로 자료를 왜곡한다고는 생각하진 않지만, 자료를 선별적으로 보는 부분이 아주 없다고는 못하겠네요. 그 뒷이야기가 있다는 말은 많이 듣는데, 정작 그 내용에 대해선 들어본 바가 없습니다...^^;;
  • 제갈교 2008/03/20 00:33 #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면 읽어봐야 겠습니다.
    (그나저나 3부는 한국 내 사회에서는 파격적일 듯하네요.)

    5부가 유독 끌리는군요.
  • 꿈바라기 2008/03/20 00:43 #

    선생님, 이번에 교보문고를 갔는데 환빠물 소설이 한국소설란에 버젓이 있더군요. 어이합니까 엉엉 ㅠㅠ
  • 초록불 2008/03/20 00:44 #

    꿈바라기 / 한두 작품(이라고 쓰고 쓰레기라 읽는다)이 아닌 걸 뭐 어쩌겠니?
  • 스칼렛 2008/03/20 01:58 #

    음? 신용하 교수가 그렇게 악명이 높은 인물이었습니까? 좀 보수적이란 생각은 했습니다만...
  • 초록불 2008/03/20 02:15 #

    스칼렛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20&aid=0000405019 이런 글을 보면 정신줄 놓았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 아브공군 2008/03/20 08:18 #

    초록불님 // 스칼렛님에게 알려주신 링크를 따라갔다가 아침부터 크리티컬 히트를 먹었습니다.
  • 초록불 2008/03/20 08:22 #

    아브공군님 / 죄송합니다...^^;;
  • 愚公 2008/03/20 09:44 #

    신용하 교수는 좋은 연구도 많지만... 이제 진짜 은퇴하셔서 쉬셔도 될 것 같은데 말입니다.
  • joyce 2008/03/20 09:47 #

    신용하 교수 끈질기시군요.
    10년 전인가. 그때는 농담인 줄 알았어요.
  • 지나가다Ⅱ 2008/03/20 10:03 #

    신씨의 연구가 좋았다니... 원래부터 최악이었는데.
  • 뚱띠이 2008/03/20 15:35 #

    공군님의 경고성 경험담 무시하고 링크 타고 들어갔다가 크리티컬 히트 먹은 1인
  • akpil 2008/03/20 15:50 #

    ... 저 링크의 글 후속편에는 혹시 드래곤이나 ... 드워프 따위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 파이어볼 !!!
  • 감자부침개 2008/03/20 16:49 #

    신용하 교수님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는 "열정만은 높이 평가한다" 입니다.

    ...




  • 액시움 2008/03/20 23:45 #

    무슨 링크인가 하고 들어가봤더니 옛날에 꽤 재미있게 읽은(그리고 곧바로 잊어버린) 글이군요. -_-; 신 교수란 양반 한 번 참;;
  • 愛書 2008/03/21 16:41 #

    링크 따라갔어요. 저게 교수인가 싶군요. 고등학교때 환빠교사가 있었는데 똑같은 소리하네. 킁.
  • 초록불 2008/03/21 16:58 #

    愛書님 / 저런 제가 계속 민폐를 끼치고 있는 것 같군요...
  • 치오네 2008/03/22 00:27 #

    윗 리플을 보니 문득 기자가 상투를 틀고 흰 옷을 입고 왔으니 우리 민족이었다;라고 주장하셨던 선생님이 생각납니다. 그 때 질문하다가 졸다 깨서 헛소리한다고 혼났던 기억이...
    그런데 그 선생님이 참 좋은 분이셨어요...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포기한 날라리였던 저에게도 아낌없는 애정을 베풀어 주시고. 제가 초, 중, 고에서 배운 선생님 중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이랍니다. 하긴 생각해보면 제가 같이 성지순례-_-를 다녔던 한모;단체 분들도 개인적으로 뵈면 다들 참 좋은 분이셨어요. 좋은 분들이 왜 그런 쪽으로 빠지셔서... =_=
  • 초록불 2008/03/22 00:31 #

    치오네님 / 사람 좋은 분들이 귀가 얇거든요....-_-;;
  • Scott 2008/03/24 18:13 #

    뭐 여러가지 사람들이 있는 법이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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