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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합방인가, 한일병합인가?
우선 정답부터 이야기하겠습니다.

일제가 한국을 식민지화한 조약의 정식명칭은 [일한병합조약]입니다. 따라서 [병합] 또는 [합병]이 올바른 말입니다.

저도 오랫동안 이 용어가 혼란스러웠습니다.

습관적으로 우리는 [한일합방]이라는 말을 하는데, 이것은 사실은 [병합]된 것이 수치스러워서 나온 무의식적인 방어기제의 발동이 아니었을까요?

합방에는 대등한 국가간의 연합이라는 의미가 들어있습니다. 물론 용어에 따라 그 실상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최근 몇 책을 읽어보니 대한제국 시절에 일본과 대등한 관계의 합방을 이룰 수 있다고 믿은 친일파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사람들이 바란 [합방]과 이완용이 만든 [합병]을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확한 용어의 사용은 사건의 의미를 정확히 드러내게 합니다. 혹 다른 의견이 있다면 주시기 바랍니다.
by 초록불 | 2008/03/22 23:33 | *..역........사..* | 트랙백 | 덧글(21) | ▲ 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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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제갈교 at 2008/03/22 23:52
일합병합조약이라고 쓰여 있어서 '일한병합조약'을 오타치신건가...하는 짧은 생각을 해봤습니다. (뭐 ㅂ과 ㄴ의 거리가 지근거리라고는 하지만, 초록불님이 오타치실 일도 없으니...)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8/03/22 23:58
제갈교님 / 오타 맞습니다...^^;; 일한병합조약이죠... 저도 오타 종종 칩니다.
Commented by dunkbear at 2008/03/23 00:02
같은 단어라도 1900년대에 쓰이던 의미와 현재에 쓰이는 의미가 유사한지 궁금하네요. 현재에 쓰이는 의미와 같다면 이완용은 대한제국을 아예 국가로도 인정하지 않았다는 의미도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한마디로 조선을 국가가 아닌 일종의 회사 같은 사적집단이라고 해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완용은 "이씨조선"이라는 왜곡된 표현처럼 당시 조선을 이씨 왕족들의 소유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을지도 모르죠. 대한제국을 회사로 치면 이미 다른 회사 (일본)에 사실상 넘어간 상태로 형식적인 절차만 남은 것인데 끝까지 저항하는 회장 (고종)을 얼르고 달래고 협박해서 안되자 주주총회나 이사회 (이토 히로부미 및 통감부)의 결의로 그를 쫓아내고 대신 그의 2세 (순종)를 앉히죠.

또한 회사의 중역들 (대한제국 대신들)도 모아서 다른 회사(일본)와 합병을 결정하도록 설득하고 안되면 전 회장과 마찬가지 방법으로 몰아내고 찬성하는 사람들을 대신 앉히는 겁니다. 이런저런 방법으로 다 OK사인 받아놓고 마지막 순서로 회장 (순종)에게는 명예회장의 칭호와 막대한 퇴직금 (여기서는 황실의 지위보존을 약속하는 한일합병조약문 제3조와 제4조)을 제공하는 것이죠.

비유가 적당한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이완용은 대한제국을 "나라"라고 생각하지도 않은게 아닌가 합니다. 뭐, 제가 틀릴지도 모르겠지만요.
Commented by 스칼렛 at 2008/03/23 00:14
저는 구 일제측에서 합방이란 단어를 썼던 줄 알았습니다. 요즘의 NHK 등 일본 매체에서는 100% 병합이라고 쓰고 있길래 왜 그럴까 했더니, 원래부터 병합이었군요....
Commented by PolarEast at 2008/03/23 00:19
오래전에는 경술국치라는 말을 썼던것 같은데, 지금은 거의 소멸된 단어인듯 하더군요.
당시의 명칭을 써야하는가, 현재 다수가 쓰는 명칭을 써야하는가는 좀 애매한 문제인거 같은데, 우리나라가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같은 '독립된' 역사적 호칭을 쓴다는 점을 감안할때 한일 합방으로 표현하는게 큰문제는 아닐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들 전쟁은 공식적인 전쟁명이 없기 때문일테지만요.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8/03/23 00:23
dunkbear님 / 그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완용은 학식적으로 보면 똑똑한 사람이었고, 당대 서양정치이론을 모르지도 않았습니다.

PolarEast님 / 이런 용어의 부정확성이 이완용 옹호의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Commented by 耿君 at 2008/03/23 00:38
합방이라는 개념은 준정등길, 흑룡회와 일진회 등에서 즐겨 사용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그 명칭 자체를 정부 일각에서 사용한 예도 보이는 듯합니다.
Commented by 감자부침개 at 2008/03/23 01:14
합방은 기만적 표현으로 알고 있습니다.
친일파중 일부는 정말로 병합이 아니라 합방으로 믿은 계열이 좀 있는 것는 모양입니다만, 대부분은 자신들의 죄를 덜기 위한 기만적인 표현이었던 것 같고, 일본 정부에서도 합방이라고 홍보하기도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실제 과정이야 어쨌건, "늬들은 동등한 자격으로 자발적으로 대일본제국과 합방하였으니 딴소리 마셈. 늬들도 이젠 대일본제국의 신민이여~ 열심히 충성하삼" 뭐 그런 내용입니다.
친일파들은 줄곧 합방이라는 단어를 고집했고(그래야 자신들의 죄가 덜어지지 않겠습니까) 독립운동을 하던 분들은 대부분 병합, 심지어 일부는 병탄이라는 단어를 쓴 모양이던데요.
Commented by 아롱쿠스 at 2008/03/23 01:18
이용구같은 인간이 '합방'을 믿은(!) 대표적 인간이죠.
Commented by 愛書 at 2008/03/23 09:30
감자부침개 / 그런가요. _- 고딩떄 한일합방이라고만 배워서 병합이나 병탄이라는 다른 표현이 있는 줄 몰랐어요. 단어도 가려가며 써야겠네요. 어? 그러면 근현대사, 역사 관련 교재 제작하는 출판사에서는 이를 아는 것일까요? 문의하러 감...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8/03/23 10:18
愛書님 / 국정교과서에는 [국권침탈]로 나옵니다. 조약에 대한 언급은 없군요. 고등학교 [한국근현대사]에는 "한일병합조약"이라고 정확하게 나와 있습니다.
Commented by 愛書 at 2008/03/23 10:30
헐 _ - ? 뻘쭘 ;;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8/03/23 10:32
愛書님 / 에? 왜, 왜요? 국정교과서는 가격대 성능비가 매우 좋아서 개편이 되면 사두고 있죠. 국사교과서가 46배판 크기에 풀컬러 434쪽...인데 1720원입니다. 멋지지 않습니까?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8/03/23 11:25
이젠 교과서에서도 버린 '합방'이란 표현이 사람들 머릿속에는 여전히 살아남아 있으니 여러모로 무서운 일이군요. (저도 병합과의 차이에 대해서는 생각안해본 터라 뜨끔)
Commented by 瑞菜 at 2008/03/23 11:34
뭐랄까, 합방은 병합 대신 "죽어도 찍소리는 하고 죽자"로 보입니다.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8/03/23 11:49
잠본이님 / 예, 맞는 말씀입니다. 저도 반성 좀 했습니다.
Commented by 이카리신지 at 2008/03/23 13:03
국제법상 합병(合倂) 또는 병합(倂合)이란 두 나라가 (대등한 관계에서 조약에 의해) 합쳐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회사가 합쳐지는 합병과 비슷한 개념이지요... 국제법의 용어들이 대부분 100여년전 일본이 번역한 한자어(심지어 "국제법"이란 용어도)인데다가 국제법은 웬만하면 바뀌지 않기 때문에 지금의 합병의 의미와 당시의 합병의 의미는 동일할 것입니다. "병합"이란 말을 굴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가 흔히 병합을 강제병합(强制倂合: 강제로 병합조약을 맺게 하거나 군사력으로 정복하는 것)과 같은 뜻으로 오해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rumic71 at 2008/03/23 13:17
일본에서 처음엔 병합이라고 하다가 너무 노골적이어서 합병으로 바꿨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만, '합방'과의 관계는 또 따로 생각을 해봐야겠군요.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8/03/23 13:20
이카리신지님 / 합방과 합병의 용어적 차이는 없다는 말씀이군요. 국제법이라 하면 영문 용어가 있을 텐데, 궁금해집니다.

rumic71님 / 합병과 병합 사이에도 구분이 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요?
Commented by 풍신 at 2008/03/23 14:30
합방이란 말이 있었군요.(전 왠지 그 예전 교과서로 배웠는데도 합병이라고 기억하고 있었습니다.아마도 그 당시 합방이란 단어를 들어본적이 없었고, 결국 합병한것이니 합병이라고 머릿속에 집어 넣은듯...)
Commented by 이카리신지 at 2008/03/23 18:57
위에서 제가 언급한 내용을 조금만 수정하자면,

1) 합병(병합)은 대등한 당사자끼리 평화롭게 병합되는 것과 무력에 의해 강제적으로 병합되는 것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므로 "두 나라가"와 "합쳐진다" 사이에 괄호를 삭제해야 정확한 표현이 될 것입니다...

2) 병합을 굴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오해라기 보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역사적으로 병합은 대부분 강제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지요(일본의 한국 병합, 독일의 오스트리아 병합 등등)...

그리고, 국제법에서 말하는 합병(병합)의 영문표기는 annexatio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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