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알 수 없는 일 *..만........상..*



사형제도에 대한 의견을 이야기한 뒤 여러가지 의견을 받았습니다.

그 중에는 비아냥거리는 것 이상의 논리를 볼 수 없는 글도 있었죠.
읽어보면서 참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분과는 이성적인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므로 트랙백걸지 않습니다.)

인류는 진보해나가면서 사적인 복수를 금지하기 시작했습니다.
복수를 국가에서 형법을 통해 대리하기 시작한 것이죠.

복수를 하지 않고 상대를 용서하는 것은 훌륭한 일일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이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증언을 해주십시오."

그런데 피해자가 "전 그 사람을 용서했어요. 그러나 증언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그 분을 성인으로 칭송해야 하나요? 범죄자들이 처벌받지 않고 용서받는 세상이 가장 이상적인 세상이 되는 건가요?

범죄자를 고발하고 증언하는 것은 그 자체가 보복입니다. 그리고 그 보복의 처리를 재판에 위임하고 있는 것이죠.
이 점에 동의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남습니다. 범죄자에게 모든 자유와 권리를 빼앗는다 해도 목숨만은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논리죠.

여기서 독방에 가두고 밥만 준다는 식의 주장은 성립되지도 않고, 역시 인권에 반하는 주장이 되는 것이니 논의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것은 그냥 감정적인 주장에 불과합니다.

죽인다고 해서 죽은 사람이 살아돌아오지 않는다고 하는 말도 흔히 하지요.
반대로 살려둔다고 해도 죽은 사람은 살아돌아오지 않습니다.
죽은 사람의 인권은 어찌 되는 것일까요? 어차피 죽었는데 뭔 상관?

그러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죽인 사람을 용서하자는 것도 아니고, 벌을 주지 말자는 것도 아닌데 왜 마치 용서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말하는가라고요. 평생 가둬두는 것만으로도 사회에서 격리 시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음? 교도행정의 목표는 교화해서 갱생시키는 것이라면서요? 평생 가둬두는 것은 교도행정의 목표와 부합하지 않잖습니까? 더구나 사이코패쓰는 교화가 불가능하다면서요?

사람을 죽였다해서 앞뒤 사정을 따지지 않고 "묻지마 사형"을 내리는 것도 아니고, 조직적, 계획적, 잔인, 다수 살인자를 사형에 처하자는 말조차 "사람"이니까 살려둬야 한다고요? 교화도 시킬 필요도 없고 평생 가둬두면서 살려두자고요?

당연히 이 다음 단계는 교화가 되면 풀어주자로 바뀌겠지요. 만일 바뀌지 않는다면 스스로의 주장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는 것이죠. 논리적으로 보면 이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인간은 감정을 가진 생명체입니다. 인간 세상에서 감정을 쏙 뺀 사회를 이 사람들은 원하는 것일까요? 이퀄리브리엄? 다른 사람의 죽음에 아무 감정도 느끼지 않는 세상?

사형제도에 대한 연구에는 사형수에 대해서 연민을 느끼게 되는 여러가지 사례들이 나옵니다. 그게 인간인 것이죠. 사실 사형제도 폐지의 논리에는 이런 감정이 개입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 가족의 슬픔에는 왜 눈을 감는 걸까요? 눈을 감지 않는다고요? 네, 이렇게들 이야기하지요.

"나도 피해자 가족의 심정을 이해한다. 내가 그 경우래도 살인범을 찢어죽이고 싶을 거다."

라고 인정하면서 이렇게 점잖게 말합니다. "하지만 살인범을 죽이지는 맙시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해본 사람은 그 고통이 얼마나 큰지 압니다. 어쩔 수 없는 질병, 사고로 사별해도 가슴이 찢어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입니다. 그런데 잔인무도하게 살해당했다면? 아무 이유도 없이? 그런데 국가는 그 살인범을 교화시켜서 사람 만들겠다고 합니다.

사람을 죽인 죄값은 측량이 불가능합니다. 이미 피해자가 죽어버렸고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살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당방위나 과실치사, 정상참작이 가능한 복수가 아니라면 그 죄값은 하늘을 덮고도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살인범을 사형에 처하는 것을 국가가 "그것은 개인의 응보에 불과해. 너 때문에 우리 사회 전체가 살인범이 될 수는 없잖아. 그러니까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그냥 참아. 그러면 너는 더 훌륭한 사람이 되는 거야."라고 말하는 것이죠.

정말 그러면 더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까? 저는 참으로 알 수 없습니다. 감정을 초극하면 더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까? 감정은 그렇게 나쁜 것인가요?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을 위해서도 울 수 있고, 그 일로 사형을 받는 사람을 위해서도 울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람이고, 사람의 감정인 것입니다.

그럼 이런 반론도 가능합니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감정을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피해자 가족이 살인범을 사형에 처한다고 해서 정말 위안을 받는지 아닌지 알 수 없다"
그럴지도 모릅니다. 일일이 물어봐야 할지도 모르죠. 그런데,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이런 일에서 피해자는 피해자의 가족뿐만이 아닙니다. 그 참혹한 살해에 분노하고 슬퍼하고 같이 운 사람들도 모두 피해자입니다. 아니라고요?

그렇다면 우리는 1987년 6월의 승리를 가져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권인숙 성고문, 박종철 고문치사, 이한열의 죽음이 사람들 가슴 속에서 아프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런 일을 해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때 다같이 아팠고, 다같이 80년 광주의 죽음을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그 안에서 모두 희생자였고 다시는 그런 희생이 없기를 바라는 피해자의 가족들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감정은 사치고 낭비고, 인권에 위배되는 나쁜 것인가요? 피해자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그 살인자에게 정의를 실현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단지 함무라비 시대의 "복수"에 불과한 것일까요? 저는 참으로 알 수 없습니다.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으니 그냥 감옥살이시키는 걸로 만족하라고요? 그 사람을 죽이면 너도 살인자가 되는 것이라고요? 저는 참으로 참으로 알 수가 없습니다.

사형제도에 찬성하는 사람은 인종차별주의자고 남녀차별주의자고 고문에도 찬성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절대 이 깊은 고민을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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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nks for 2008-03-27 « jojab in the rye 2008-03-29 14:37:01 #

    ... 식들의 성욕을 달래줄 호르몬제를 먹이는 미래가 보입니다. 지금 니가 여자 생각할 때니? 공부에 전념해야지! (tags: 각성제 호르몬제 사춘기 교육 ) 초록불의 잡학다식 : 참으로 알 수 없는 일 사람을 과거로 보내는 타임머신이 만들어진다면, 모두가 행복해질텐데. (tags: 초록불 사형 ) No Comments » No com ... more

덧글

  • 2008/03/25 03:2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사발대사 2008/03/25 03:27 #

    자기가 당해보지 않아서 그래요.
  • bzImage 2008/03/25 03:37 #

    도대체 그 사형이 [언제] 집행될수 있는것이냐... 라는 문제가 있죠.
    어디까지나 실무선의 문제입니다만, 이런 비인륜적 살인마에게는 교화및 사회화에 들어가는 노력과 시간보다 사형이 싸게 먹히고 확실하기도 하니까 이야기가 잘 먹힙니다만...

    사회적 보복이란 측면에서 봤을때, 저거보다 나쁜 삐까번쩍 장군님은 어떻게 할 수 있나요?
  • 2008/03/25 04:3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比良坂初音 2008/03/25 06:01 #

    저는 그래서 만약 제 소중한 사람들이 그런 경우를 당했다면
    결코 국가 따위에게 처리를 위임할 생각이 없습니다
    저는 그런 훌륭한 도덕군자이자 성인 따위가 되고싶은 마음이 없거든요
    더불어서 같잖게 피해자의 인권과 피해자 가족들의 슬픔 따위는 안중에도 없으면서
    하기쉬운 남의 말로 인권 운운 하는 것도 웃길 따름입니다
  • 풍신 2008/03/25 06:14 #

    솔직히...살인죄를 졌을만한(아마도 남을 죽였겠죠.) 인간에게 인권을 적용하는 것은 우습다고 봅니다. 제 정신이 아니죠. 이 인간은 피해자의 인권을 유린했고,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이 인간은 인권을 가질 자격이 없는 것이죠. 남의 인권을 빼앗은 순간 자신의 인권을 포기한것이라고 봐도 하등 잘못된 부분이 없거든요.

    또한 보복이고 용서고 할 차원의 문제도 아니라고 봅니다. 일단 (사이비이긴 해도) 엄연한 법치국가에서 사회의 일원으로 권리를 누리며 산다는 것은 자신이 법을 지키겠다는 계약을 하고 사는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법이란 것은 (논란 거리가 있는 법도 많지만) 일단 약한 자들이 모여서 사회에서 서로 보완하며 화목(!)하게 함께 살아가기 위해 만들어진것이죠. 그리고 그 법엔 등급이 정해져있어서 그 등급의 법을 어기면 그 등급의 레벨의 벌을 받는다는 것일뿐입니다. 사형은 최고의 등급의 법을 어긴 녀석에게 내리면 되는것이고요. 그것뿐입니다. 이게 시스템이죠. 그저 사회의 화목을 위한 하나의 벌칙이란것뿐이죠. 벌칙은 하나의 위협입니다. 규칙을 어긴자에 대한...예를 들어 사형이 싸게 먹히고, 확실하다라는 것은 부가적인 가치일뿐이죠.

    위협의 의미에서 가장 큰 벌칙이 "사형"이란 것엔 큰 의미가 있습니다. 큰 죄를 지으면 "내 목숨이 날라간다."란 것과 큰 죄를 지어도 기껏해야 "격리된 공간에서 죽을때까지 살아가야한다."의 차이는 큰 것이죠. 미래가 없지만 죽기는 싫은 범죄자가 정말 미운 사람을 죽일 마음을 먹습니다. 만약 무기징역에서 끝나면, 미래가 없으니 격리된 공간에서 죽을때까지 연명하는 것은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서슴없이 범죄를 저지르겠죠. 만약 사형이라면 자기 생명의 소중함때문에 한번 더 생각하지 않을까요? 이 위협의 의미는 중요합니다. 미성년자가 성폭행했을 경우 훈방조치라는 것은 위협이 안되죠. 그러니 미성년의 성폭행범이 또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있는것이고...만약 미성년자 성폭행범은 그후 사회에 이름이 알려져서 계속 멸시를 받게 한다는 법이 있었으면 성폭행범의 숫자는 확 줄겁니다. 그리스에서 괜히 사과훔친 녀석의 팔목을 베는 식의 법을 한때 실행했겠습니까? 다 법을 안지키는 자에 대한 위협이란 효과가 크기때문에 실행한거죠. 그게 시스템이고...시스템엔 인간도 인권도, 증오도 복수도, 용서도 없습니다. 그저 규칙을 지킨사람과 지키지 않은 사람뿐이죠.

    위협의 의미만으로도 사형제도란 것은 존재한다는 것에 이미 엄청나게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사형의 이익이 있냐 없냐의 문제가 아니죠. 아...물론 무기징역을 주고, 매일 죽지 않을 정도만 고문하는 식의 지옥에서 살라는 벌(?)이라면 사형보다 났다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이래도 조금은 사형제도에 대한 불안함은 있습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사이비 법치국가에서 오판을 해서 사형 한후에 무죄가 밝혀지는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정말로 보상할 방법이 없죠. 애초에 오판에 대한 보상도 쥐꼬리 만한것은 이미 밝혀진 일이고...

    ...용서, 복수, 보복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은 개인적인 생각에 피해자의 심정에 중심을 두고, 그 사람이 피해자의 "마음을 알지도 못하면서" 시뮬레이션하는것과 비슷합니다. 더 나쁜것은 자기를 좋은 사람, 인권을 사랑하는 사람의 자리에 놓고 싶기 때문에 제대로 된 시뮬레이션도 아닌 위선이 들어간 주장을 하는듯이 느껴지더군요.
  • 푸치코 2008/03/25 07:14 #

    저도 존치론의 입장에 가깝지만 '10명의 범인을 놓쳐도 1명의 누명을 쓴 사람을 만들어서는 안된다'라는 금언이 우리나라에서 과연 지켜질까 염려되기때문에 함부로 말하기는 어렵군요....
    죽지만 않는다면 누명을 언젠가는 벗을 수도 있지만 죽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으니.....

    물론 대구지하철 방화범처럼 죄질과 죄의 확실성이 명명백백한경우야 뭐.....
  • 맑음뒤흐림 2008/03/25 07:53 #

    영화 타임 투 킬(A Time To Kill, 1996)이 생각납니다. 위험한 발언이겠지만 저도 국가가 대신 해결해주지 못한다면 저 스스로 해결할 겁니다.
  • 2008/03/25 08:4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김현 2008/03/25 08:59 #

    농담이 아니라 법적으로 사형을 당할만큼의 범죄가 제 가족들에게 저질러진다면 전 법적인 조치는 안 취할 겁니다. ...
  • 瑞菜 2008/03/25 09:14 #

    영화 로드 오브 워에서 아프리카에서 로드 오브 워를 붙잡자
    부하들이 "이거 그냥 죽여버리지요. 누가 알겠습니까?" 하자,
    "우리가 알잖아. 그래도 법 앞에 세워야 해."라고 하던 생각이 납니다.
  • 초록불 2008/03/25 09:17 #

    비밀글1 / 전혀 제 글을 이해하지 못하셨군요. 되도록이면 천천히 씹어가면서 읽어봐주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이해가 되지 않으시면 님과 저 사이에 넘사벽이 있는 것이라 이해해 주기 바랍니다. 스테이크를 맛있게 먹는 사람은 소를 도살해봐야 하는 건지 묻고 싶습니다.

    비밀글2 / 간혹 무기징역형이 사형보다 더 잔인한 형벌이므로 사형이 없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있습니다만, 두가지 점에서 그 의견은 문제가 있습니다. 사형폐지론자들이 인권상황에서 무기징역을 사형보다 더 비인권적인 상황으로 보지 않는 것으로 보아 맞지 않는 의견이며, 설령 맞는다 치면, 그것은 더 비인권적인 것이므로 사형에 처해야 하게 되는 것이죠. 어쩐지 소피스트의 악어 이야기처럼 되어버리는군요.
  • 초록불 2008/03/25 09:18 #

    瑞菜님 / 극단적인 폐지론자들은 법 앞에 세우는 것을 "살인"이라고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참 문제입니다.
  • 瑞菜 2008/03/25 09:21 #

    그런데 이런 것도 있지요. 로드 오브 워 아프리카에서 죽다. 하면
    거기서도 경쟁자가 아프리카에서 죽었지만 다 그런가 보다 하는데,
    법정 앞에 끌어다 세우면 만인의 조롱거리가 되어 두고두고 떡밥이 될 수도 있으니까.
    하물며 인터폴 신분으로 그냥 잡아 죽일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해는 갑니다.
    워낙 캐릭터 자체가 바른생활 사나이 였으니까.
  • 瑞菜 2008/03/25 09:22 #

    아, 그리고 그때 부하가 "법이라..... 참 멋진 말이군요." 라고 대답했습니다.
  • dunkbear 2008/03/25 10:16 #

    트랙백으로 의견 남겼습니다만 위에 solette님의 2번 의견처럼 사법제도의 공정성과 합리성의
    해결이 절실하다고 봅니다. 이 문제가 나아지거나 해결되지 않으면 사형제도에 대한 본질적인
    논의를 가로막는 장애요인으로 계속 작용할 것으로 생각하거든요.

    뭐, 유토피아 운운하는 헛소리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우리나라처럼 독재시절 사법제도가
    권력의 시녀라고 불리던 역사가 있던 국가에서는 사법제도에 대한 불신과 의심을 걷어내야
    비로소 사형제도 같은 본질적인 내용을 논할 수 있다고 봅니다.
  • 에톤 2008/03/25 11:01 #

    살인자도 인권은 있습니다.
    능지처참하거나 화형 시키지 않고, 교수형으로 깔끔하게 보내주는게 인권을 존중하는 겁니다.
    고문을 하지 않는게 인권을 존중하는 겁니다.

    사형을 한다고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어디까지를 인권 존중의 범주에 포함시켜야 되는지 존치론자와 폐지론자간에 의견이 다를 뿐이죠.

    사형을 존치 시켜야 한다고 해서, 인권을 생각할 필요 없다느니 하는 주장은 좀 그렇네요.
  • 2008/03/25 11:3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solette 2008/03/25 11:57 #

    덧글을 트랙백으로 바꾸고 덧글은 삭제했더니 dunkbear님의 덧글에 제 덧글에 대한 내용이 있었네요...orz
  • 치오네 2008/03/25 11:59 #

    사실 아래 글에 제가 만약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게 된다면, 이승을 떠돌지 않고 마음 편히 황천길을 건널 수 있도록 국가에서 알아서 처리를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리플을 달았다가, 국가의 형벌권은 보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법익의 보호를 위한 것이라는 리플 때문에 다시 지웠었어요. 읽다보니 제가 인격적으로 미성숙한 인간인가 하는 자괴감이 들어서요.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역시 그런 일이 생기면 국가가 알아서 복수를 좀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_-;
  • 뚱띠이 2008/03/25 13:39 #

    전 사형수에게 먹일 밥값으로 제 세금이 나가는 것이 싫습니다.

    병으로 죽는다하더라도 친인의 죽음은 평생의 기억으로 남습니다. 그런데 살해를 당했다면....

    그런 경우라면 법의 도움을 받고 싶지는 않군요.
  • catnip 2008/03/25 14:09 #

    늘 그렇지만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틀린'사람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은듯합니다.
  • 오우거 2008/03/25 17:04 #

    살인 등등으로 남의 기본적 인권에 심각한 침해를 입힌 사람의 인권이 어디까지 보호되고 침해당할 수 있는가를 어떻게 정할른지가 문제 같습니다.
  • 데이빗 2008/03/25 19:22 #

    교도소에 갇힌 범죄자가 자기가 저지른 범죄로 인권을 제한당하는거지 박탈당하는건 아니지요.
    전두환이나 노태우가 사형판결을 받는걸보고 속으로 시원하다고 생각했던 입장에서
    사형제도 존치론자이기는 합니다만, 요즘은 많이 헷갈리네요.
  • Tretyakov 2008/03/25 21:24 #

    음......... 기존의 사형제 폐지론에 대해서 매우 참신한 반박을 쓰십니다마는, 몇가지 지적해보고 싶은 것이 있군요.

    1. 여기서 보면 사형제 폐지론들이 사형제에 대해 비판하는 논리가 감정에 호소하는 논리들이 있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헌데 님은 그것을 지적하시면서도 감정을 빼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면서 피해자들의 감정을 생각해 보라고, 그리고 그 감정을 우리도 느낄 것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사형수들에서 느끼는 연민으로써 사형제 폐지론을 옹호하려는 시도가 마냥 정당하지는 못한 것처럼, 사형수 피해자들의 감정으로 사형제 존치를 옹호하려는 것이 정당할까요? 우리는 일반적으로 전 인간에게 공통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감정이 분명히 존재한다 생각하건마는, 과연 그같은 감정이 인간에게 공통적일 수 있을까요? 분명 일반적인 피해자들은 자신이 당한 피해에 관해서 깊은 슬픔을 느낄 수 있습니다. 헌데 말이죠. 이런 슬픔이 과연 아주 동일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참혹한 사람에게 같이 동조한 사람들도 피해자라는 논리를 전개하시는데, 과연 동조한 사람들도 동등한 피해자의 위치에 설 수 있을까요? 민주화와 광주 항쟁의 예를 곰곰이 생각해 봅시다. 민주화와 광주 항쟁을 보고 체험하던 이들은 많았습니다. 가령 광주시청 내에서 목숨을 걸거나 전경들 코앞에서 항쟁하던 이들이 있을 것이고, 이한열과 같이 비참한 고문을 받고 죽어간 이도 있을 것이며, 그러한 이들의 죽음을 보고 슬퍼하던 가족들도 있었습니다. 또한 시위대에 끼지는 못했지만 남몰래 시위를 보면서 가슴이 뛰던 이도 있을 것이고, 민주화가 되었다는 소식에 일상은 소시민이지만 마음은 함성을 치던 이도 있었겠지요. 그 민주화가 되어서 전두환 노태우는 처벌받았고,(형식적이기는 했지만), 한동안 과거 권위주의 세대들의 주류들은 기득권층과 극우라는 멸시적인 호칭으로 불려지고는 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웬만한 놈들은 다 처벌받았고, 평화적인 시대가 왔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그 시간에도 이한열의 가족과 지인들은 마냥 좋아할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그 때도 민주화에 찬동한 일반 시민들이 그 가족들에게 동조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었을까요?
    이런 점에서 감정은 주관적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아주 동일한 느낌을 가질 수는 없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 감정은 겉으로 쉽게 표현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자식 잃은 부모들의 마음을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고 헤아리기 쉽지 않은 것처럼, 감정은 표현할 수 없기도 하고, 어떨 때는 이것을 고의적으로 표현하지 않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인식에 있어서 부적절한 느낌일 경우 말이지요.) 따라서 소위 같은 피해자이고 동조자라도 거기에는 엄연히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지요. 또, 감정은 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앞에서 민주화가 되어서 마냥 신나게 된 사람과 사라진 동지들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이가 있듯, 비슷한 감정을 가졌어도 각자의 처지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감정을 가지고 결정을 내린다 합시다. 과연 이것이 올바른 결정이 될 수 있을까요? 사람의 감정은 제각기 다르므로, 여기에는 수많은 결정이 나올 것입니다. 가령 저 사람에게 사형을 내리는 것은 가혹하다고 생각해 무기징역을 내리려는 이도 있을 것이고, 가끔 듣는 것처럼 "저런 자는 능지처참 해야돼"라는 말을 하는 자도 있겠지요. 그런데 이게 정당할까요? 근거가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미묘한 차이를 가진 감정에서 나오는 것인데도요? 그리고 이런 식으로 하면 형은 누가 결정할 수 있을까요? 감정의 다수결에 따라 결정할까요? 그랬다가, 소위 "신창원이나 유영철같은 이가 회개하고 반성하였다. 국민앞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라는 뉴스가 뜨면 우린 다시 판결해야 할까요? 감정이 변한 사람들 44명, 감정이 변치 않은 이 35명, 다시 심판한 결과 유영철의 형을 낮추기로 했다. 땅땅땅?
    우리가 아무리 저들에게 분노를 할 수 있어도, 감정이란 지극히 주관적인 것입니다. 어차피 세상에서 완전히 같은 감정을 가질 수 있는 자는 없습니다. 이런 감정이, 객관적으로 결정해야 할 법에 적용되어야 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 초록불 2008/03/25 21:37 #

    Tretyakov님 /
    1. 저는 그 감정들이 동일하다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2. 범죄에 대해서는 항상 사회적 책임이 이야기됩니다. 마찬가지로 피해자에 대해서도 사회적 연민이 이야기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3. 이 글은 사형제에 동의하는 사람은 살인자라는 일부 사형폐지론자의 주장에 대한 제 감상을 적은 글이지, 사형제 폐지에 대한 이론적 반론이 아닙니다.
    4. 이런 감정을 법에 적용하자고 주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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