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가 어려워질 때 *..만........상..*



1.
출신이 경상도라 지역감정 이야기를 하면 경상도라 그렇다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나는 갓난아기 때 서울에 올라온 데다가 호남 친구들이 훨씬 많은데도. 물론 사투리 같은 것도 할 줄 모른다.

2.
성별이 남자라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남자라 모른다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딸 둘을 키우지 않았다면 좀더 그런 말을 자주 들었을 것이다.

3.
좌파나 우파가 나를 서로 자기 편이라 생각할 때. 내가 학생때 시위를 조금 한 건 사실이지만, 나는 내가 사회주의자나 급진론자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내게 와 닿았던 말은 "인간의 도리를 지키려다 보니 보수주의자마저 좌파로 몰고 가버렸다"는 이야기였다. 정치 성향 테스트를 하면 약간 좌파로 기울어져 있긴 하다. 하지만 그 정도로 나를 좌파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사실 나는 좌나 우를 나누는 데는 큰 관심이 없다.

4.
전제를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 대화를 할 때. 즉 이건 그쪽 일부의 문제고, 나는 이런 입장이고, 나는 그 문제에 대해서 이런 자격이 있고, 그러니까 내가 말할 수 있다는... 이런 이야기를 일일이 늘어놓아줘야 할 때.

5.
분노와 비난, 그리고 비난의 상대를 구분할 줄 모르는 상대와 말할 때. 또는 비판과 무례함을 구분할 줄 모를 때. 

6.
여기서 말한 "말하기"란 물론 "글쓰기"까지 포함하는 이야기인데, 이런 걸 헤아릴 줄 모르는 사람과 말할 때.

7.
아참... 마지막으로...

멍청이가 쓴 글에 관심을 주었다가는 더 키워주는 일이 되니까, 그냥 설치는 대로 내버려두는 게 낫다고 생각했을 때.

---------------------------------
그외 궁금해 하는 분이 있던데... 사학과 나와서 망상사학과 이야기하기 어려워지지 않느냐는 말을 들었다.
그건 천만의 말씀. 그쪽은 일방적으로 내가 깨우침을 줘야 하는 쪽이라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일에는 양보할 필요도 없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덧글

  • 액시움 2008/04/20 21:31 #

    포기하면 편합니다(?).
  • 어릿광대 2008/04/20 21:35 #

    난감하시겠군요
  • jimbo 2008/04/20 21:37 #

    음... 맞는 말씀이시고.. 1,5,7번은 스스로 그 안에 안들어간다고 장담할수 없기에 뜨끔.. 이었습니다... ^_^a
  • 늑대별 2008/04/20 21:58 #

    가슴에 와 닿는 말씀이네요...답답하실 때가 많으시겠어요..
  • 파파울프 2008/04/20 22:03 #

    4번 쪼콤 공감! 우익이나 보수주의를 자처하는 입장에서 인터넷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다른 발언을 하면 일일이 그에 대해 전제를 설명해야 하거나 아니면 오해를 뒤집어 써야 하는 것 때문에 말하기가 싫어질 때가 있습죠.
  • 감자부침개 2008/04/20 22:07 #

    "인간의 도리를 지키려다 보니 보수주의자마저 좌파로 몰고 가버렸다" 이 블로그에서 처음 본 문장인데, 급공감해버렸습니다.
    진보/보수는 정치적 성향일 뿐, 도덕과는 별로 관계가 없는 개념인데도 불구하고 비도덕적인 것들이 보수를 자처하는 바람에 보수는 부패한 존재이고 진보는 도덕적이어야 하는 존재라는 요상한 관념이 생겨버린 것 같습니다.
  • 한도사 2008/04/20 22:33 #

    사실은 저도 보수주의자거든요. 그런데 이 나라에 살다보니 진보쪽에 포함되어 있더라구요.
  • 아브공군 2008/04/20 23:33 #

    가슴에 와 닿는 말입니다. 어떤 이슈에선 보수파 의견을 따르고, 어떤 이슈에선 진보 이슈를 따르고 있더군요. (그래서 정치성향 검사에서 사민주의가 나왔나?)

    P.S. 감자부침개님의 댓글에 공감갑니다.
  • 스내치 2008/04/21 00:38 #

    저도 3번이 많이 와닿네요. 경영학을 전공하여 태생적으로 친시장주의자였으나 사회의 불합리를 계속 목격하게 되면서 도저히 기존의 생각들을 그대로 가지고 살기가 어렵더군요. 결국 혁명론자까지는 아니지만 좌파적 성향을 띄게 되고 진보적 가치를 더 우월하게 여기게 되었습니다. 아마 초록불님 보다 제가 훨씬 왼쪽에 서있을 거 같은데 초록불님 마저 좌파로 몰린다면 (이게 왜 몰려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저는 무슨 소리를 들을지 ㅜㅜ

    언젠가 나는 중립의 입장에서 서 있었는데 오른쪽에 사람들이 너무 많이 서 있다보니 제가 왼쪽 저 끝으로 밀려버렸다는 느낌을 가졌던 적이 있네요.
  • 오토군 2008/04/21 14:26 #

    저도 이전에는 "좋은 것은 취하여 하나로 한다." 라는 생각으로 '좌우보다는 사람 사는게 중요하지." 라는 생각의'실용주의' 였습니다.
    …그리고 모 총통덕분에 접었습니다.(…)
  • muplee 2008/04/21 15:08 #

    어려울 때보단 귀찮을 때가 더 많음. ㅎㅎ 지나가다가.. ^^
  • 나루 2008/04/21 22:49 #

    호오..... 저도 대구태생인데 약간 1번 공감되는군요...(저야 대구에서 오래 살다가 대학교만 서울로 왔지만...ㅡㅡ;)
    3, 4번도 그렇군요.... 보수주의는 반드시 비도덕적이어야 하는건지... 참 이나라의 정치인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 얼음폭퐁 2008/04/22 02:13 #

    많이 공감하고.. 특히 5,6번에서 많이 찔리고 반성하고 갑니다 ~~ 유후~~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유사역사아웃

2017 대표이글루_history

구글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