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중국인들의 빗나간 민족주의 [클릭]저 기사는 중국의 장애인 펜싱선수 금정(金晶 진징)이 성화를 지킨 국민 영웅에서 까르푸 불매에 반대한 매국노로 전락한 과정을 보여준다. 프랑스 정부가 티베트 문제에 대해서 티베트 지지를 선언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사실은 중국 지지를 표방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태) 금정이 "이성적 대처"를 호소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이에 대해서 중국 인민들이 악플로 그녀를 비난한 것은 잘못된 일임에 분명하다.
그런데 기사 제목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대부분의 언론들이 이 사태를 "민족주의 열풍"으로 보고 있다.
[경향신문] 사설 - 우려스러운 중국의 민족주의 과열
[한겨레신문] 중국 내의 인터넷이 중국 민족주의의 ‘인민재판정’로 변질됐다
[문화일보]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및 성화 봉송 반대 시위로 급격히 형성된 대륙 내 배타적 민족주의와 뿌리 깊은 반(反)서양 정서...
[YTN] 진징의 행동은 중국인들의 민족주의 감정을 촉발시키는 기폭제가 됐습니다...
[내일신문] 21세기 고개드는 중국 민족주의 ① “올림픽 성공개최에 부담”
[매일경제] 지나친 민족주의는 올림픽에 독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언론들은 이성을 되찾고 냉정해야 한다는 논평을... 이런 예는 수없이 많다. 그런데 중국은 다민족국가다. 기자들은 모두 그 사실을 잊어버린 건가? 다민족국가의 민족주의란 대체 뭘까? 누구 아시는 분?
일부 언론에서는 이번 현상에 대해 [민족주의]라는 말대신 [애국주의]라는 말을 쓰고 있다. 이쪽이 훨씬 진실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한겨레신문이나 연합뉴스 등은 두 용어를 혼재해 사용하고 있다. 나는 nationalism을 무조건적으로 [민족주의]로 번역하면서 지금 오류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한다.
정확한 용어 사용은 정확한 사태 진단에 항상 필수적이다. 하지만 역시 더 중요한 것은 사태의 본질이라 하겠다. 이번 일로 중국인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상당히 높다.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당연한 일이라 하겠지만, 우리는 어떤가? 이 일은 타산지석이 될 수 있는 일은 아닌가?
중국의 애국주의를 넘는 킹왕짱 국수주의가 우리에게도 넘쳐흐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기저에는 동양 땅은 다 우리 거였다는 환단고기가 버티고 있고, 중국인은 뱀을 숭상하는 사악한 존재로 묘사하는 만화책에, 위대한 가우리가 야만 중국을 때려부수는 소설에, 치우천왕께서 무지한 화하족을 지배했다거나, 중국인의 문자인 한자를 우리 조상인 동이족이 만들었다는 거짓말을 뻔뻔하게 하고, 심지어는 아무 근거도 없는 중국 동부를 우리 조상들이 지배했다는 드라마가 한류스타를 앞세워 만들어지기까지 한다. 그런 내용을 뉴욕타임즈에 실었다고 민족의 기개를 드높였다는 자랑을 한다. 올해도 이런 문화상품들이 수없이 나올 것이다. 팔리니까.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그것을 소비해주니까.
그런 부당함을 지적하는 사람에게는 그들이 생각하는 최대한의 모욕이 되는 [화교]라는 말로 욕을 한다. 마치 2채녈의 일본인들이 범죄만 생기면 [재일(=재일동포)]이 그 범인이라고 지껄이는 것과 같다. 혈통을 가지고 가치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일본의 경우 후쇼사(扶桑社)에서 나온 교과서는 시민단체의 힘에 의해 사라져버렸지만, 우리나라에 그런 교과서가 나온다면 우리는 일본처럼 그것의 전파를 막을 수 있을까?
후쇼사 교과서를 만들었던 새역모는 올해도 다시 일본 사회의 양심에 도전하고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그들이 아니라, 그들을 막은 사람들이다.
본래 증오는 쉽고 사랑은 어려운 법이다. 중국 안에도 동북공정을 반대하는 양심적인 학자들이 있고, 금정처럼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사람들이 있다. 일본에도 후쇼사 교과서를 저지하는 들과 손을 잡을 수 있을까? 이들과 같이 동아시아에 새로운 길을 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