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이런 말을 해서 매를 벌고 있다.
강유姜瑜(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사태의 본질은 베이징올림픽 성화 릴레이를 방해하려던 티베트 분리주의자들의 행동을 저지하려고 나선 선량한 중국 유학생들의 정의의 행동이었으며, 그들의 본의는 좋은 것이었으나 과격해져서 빚어진 것" (조선일보 4월 30일자)중국의 국민이 과열 현상을 보여도 정부는 도리를 따질 줄 알아야 할 것인데, 정부가 사태 왜곡을 주도하는 것을 보니 암담하기 그지없다. 백주대낮에 눈앞에서 벌어진 일을 호도하려 드는 것을 보아 티베트에서 어떤 일이 생겼을지 능히 짐작하게 한다.
어제 라싸의 중급인민법원에서는 시위 참가 티베트인들에게 3년에서 무기징역까지 선고했다고 한다. 이런 중형을 때리고도 판결 이유도 밝히지 않았다고 하니, 더욱 우려스럽다. (
[연합뉴스] 中, 티베트 유혈 시위주동자에 최고 무기징역 선고 [클릭])
우리 정부에서 불법 행동을 한 중국유학생에게 엄정 대처하겠다는 것은 당연한 일로 논란의 여지도 없다. 홍콩 시위 때도 폭력 행동을 했던 시위대는 연행되어 가지 않았던가?
이에 더해서 티베트 쪽에서는 자살테러를 감행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더욱 우울하게 만든다.
[중앙일보] 티베트 “자살테러로 올림픽 저지” [클릭] 이들을 이런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고 있는 이들은 과연 누구인가? 우리는 그 사실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일까?
그러나 이럴 때일 수록 잘 보이지 않는 희망의 등불을 찾아야 하는 법이다. 중국에도 양심적 지식인은 있게 마련이다. 손문광孫文廣(쑨원광) 산동대 교수 등 9명의 중국 학자가
“중국인의 애국주의 정서가 갈수록 이성을 잃어가고 있다”며 “외국인에 대한 국수주의적 혐오증은 결국 중국의 발전을 저해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다.
[중앙일보] “맹목적 중국 민족주의 근원은 왜곡된 교육” [클릭]임지현 교수는 “중국의 민족주의가 한국사회에서 폭력적으로 표출된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라면서 “그러나 한국 국민이 ‘폐쇄적 민족주의’로 대응한다면 중국 유학생들과 다를 게 없다.”라고 말했다는데(
[서울신문] ‘편협한 中華’에 편협한 대응 [클릭]) 과연 임지현 교수답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잘못된 길로 가는 중국을 올바른 길로 돌려세우기 위해 중국내 양심적 지식인들을 성원하고 그들이 외로운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함께 소리질러줘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림픽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한다는 말도 많지만, 겉 치장이 "평화의 제전"이라는 것은 나름대로 매우 중요하다. 단단하게 굳어있는 중국의 껍질을 올림픽을 통해 깨뜨려줄 수는 없을 것인가? 성화로 인해 벌어진 소동이 중국인들에게 아무 것도 전달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일 것이다. 그들도 마음 깊은 곳에서 부끄러움을 느끼리라 나는 믿고 싶다.
서울 K대에 재학 중인 한 중국인 유학생은 학내 게시판에 “한국인들의 도움을 받고 있는 중국 유학생들이 친구의 은혜에 보답하기는커녕 만행을 저질러 어이가 없다. 중국인들이 반대 의견을 포용하는 도량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며 ‘사죄 글’을 올렸다. 그러나 한국 학생들은 “가해자가 평화를 운운하는 모습이 가소롭다.”며 수십개의 악플(악성 댓글)을 달았다. (서울신문, 앞의 기사 중)이런 싹을 꺾어버려서는 안 된다.
[사족] 여전히 우리 신문들은 "애국주의"와 "민족주의"를 혼동해서 쓰고 있는데, 위 기사를 읽어보면 중국 학자들은 일관되게 "애국주의"라는 말을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언론에서는 용어를 "애국주의"로 통일해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