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4회 *..게........임..*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1회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2회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3회

1998년 게임피아 7월호에 실렸던 내용입니다.

레이디 님펫과 켈트 주니어 경의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4

나의 이름은 Nymphet. 브리타니아의 여전사다. 지금까지의 공적으로 Noble Lady의 칭호를 받았고, 오로지 한자루의 검을 의지하고 협행을 지키며 살아왔다. 돌이켜보면 험난한 역정이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과거를 돌아보자.


18. 도둑들 이야기

사람 사는 곳이 어디나 그렇듯이 브리타니아에는 살인강도뿐만 아니라 좀도둑들도 있다. 지난 호에서 집털이가 있다는 말은 했는데, 브리타니아에서 제일 많은 것은 소매치기들이다. 주 활동무대는 은행근처다. 역시 이곳에서 돈이 제일 많이 오가기 때문이다.

(도둑들이 들끓는 브리튼 은행 앞)


소매치기는 브리타니아의 율법상 걸리면 사형이다. 브리타니아의 법에 처형은 오로지 사형밖에 없기 때문이다(무서운 나라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소매치기는 장려되는 사항이기도 하다. 주택의 종류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도 소매치기를 위한 집이 하나 있기 때문이다. 그 집을 사면 집안에 소매치기용 허수아비가 있다. 소매치기 훈련을 쌓을 수 있는 집까지 파니, 장려하는 직업이라고 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소매치기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그저 “경비병(Guard)!!!"을 외쳐보는 수밖에 없다. 그러니 안그래도 시끌벅적한 은행은 “행원(bank)", "물건 팔아요!“, “물건 구합니다!“ 등등의 소리와 더불어 언제나 시끌벅적하다.

님펫과 켈트는 브리타니아 상의 도시는 대개 다 다닐 수 있었지만 브리튼에 정이 들어서 다른 도시의 은행에서는 거래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브리타니아의 수도인 브리튼의 혼잡은 말로하기 어려울 정도고 그 때문에 도둑들 역시 어떤 도시보다 많이 있기 때문에 도둑질을 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초보 소매치기들은 무작정 있어보이는 사람 옆에 붙어서서 물건을 훔친다. 주위의 사람에게 들켯다하면 그대로 사형집행이 된다. 그러나 이런 좀도둑들은 조직이 없어서 큰 발전은 없었는데, 최근에는 기발한 도둑들이 등장했다.

“켈트, 무슨 일이지?“
“왜 그러는데...“
“저봐, 시체가 즐비한데?“
“어? 모두 같은 사람들인데... 도둑들이구만...“

우리는 얼마가지 않아 문제의 인물을 볼 수 있었다. 어떤 군주(lord) 곁에 바짝 붙어있는 폼이 역시 도둑질을 하는 것이라 나는 “경비병!“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연 그 소매치기는 “으윽!“하는 비명을 내지르며 쓰러졌다. 그런데 도둑질을 당한 군주 옆에 있는 썰렁하게 생긴 녀석이 재빠르게 죽은 녀석의 몸에서 물건들을 챙기는 것이 아닌가?

“루터(looter)로군.“
“저런 친구를 스캐빈저(scavenger)라고 부르지.“

이렇게 우리는 서로 아는 척을 했다. 그런데 죽은 소매치기는 벌점(penalty)을 받고 그대로 살아나더니 막바로 또 물건을 훔치고 있었다. 그러자 누군가가 또 “경비병“을 불렀고 소매치기는 또 죽었다. 그러자 역시 스캐빈저는 죽은 소매치기의 몸에서 장물을 챙겼다. 잠시 더 지켜보자 모든 것이 확실해졌다. 둘은 짝패였다. 하나는 훔치고 죽는 역할을 맡았고, 다른 하나는 훔친 물건을 빼돌리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브리타니아의 세계가 우리의 세상과 다른 점을 이용한 것이다. 죽은 스캐빈저는 악당이기 때문에 죽어버린 그의 몸에서 물건을 꺼내도 아무런 페널티도 받지 않는다. 장물을 빼돌린 것을 뻔히 알아도 그를 고발할 수도 없고 때려줄 수도 없다.

그 짝패의 환상적인 플레이를 지켜보는데 켈트가 허겁지겁 달려왔다.

“님펫, 엄청난 도매상이 나타났어!“

우리는 함께 달려갔다.

“시약 20세트 300냥!“

시약이 20세트면 평균 5냥으로 쳐도 800냥이나 된다. 나는 가진 돈이 없었기 때문에 켈트가 장사꾼을 불렀다.

“내가 사고 싶다.“
“그럼 이리 와라.“

장사꾼은 으슥한 곳으로 켈트를 끌고갔다. 나도 약간 거리를 두고 쫓아갔다. 거래할 때 복잡한 은행 앞을 피하는 것은 도둑방지를 위해서 통상 있는 일이라 우리는 아무 의심이 없었다.

그런데 잠시 후 켈트가 뭔가를 도둑맞았다는 느낌이 내게 왔다. 나는 즉시 “경비병“을 외쳤고, 어디선가 번개처럼 나타난 경비병이 핼버드를 휘둘렀는데...

이럴수가! 죽은 녀석은 켈트와 거래를 한 장사꾼이 아니라 뒤쪽이었다. 그런데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다. 소매치기가 죽자 상대가 거래를 끊은 것이다.

우리는 죽은 소매치기로부터 켈트의 물건을 회수했다.

“거래는 왜 안했어?“
“몰라. 상자를 올려놓더라고. 폭탄상잘까봐 무서워서 열어보지도 않았어.“
“폭탄상자는 건네줄 수 없어.“
“아참, 그렇지.“

우리는 그 장사꾼을 좀 더 관찰해 보았다. 그러자 속임수가 보였다. 역시 둘이 짝패로 일을 하는데 소매치기는 먼저 몸을 숨기고(hiding) 먹이를 기다린다. 데리고 온 먹이와 장사꾼이 거래를 하는동안 물건을 훔친다... 이런 시나리오다.

19. 가장 무선운 적 - 랙(lag)

브리타니아에서 가장 무서운 적은 용(dragon)이 아니다. 가장 무서운 적은 랙이다. 랙은 뭘까? 랙은 말 그대로 지체되는 것이다. 통신회선 상의 문제로 이쪽에서 내리는 명령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지체되는 것이 랙인데, 랙이 걸리면 그대로 사망하기 일쑤이다.

여(Yew)에서 길을 떠나 순조롭게 가까운 곳에 있는 쉐임(Shame) 동굴에 도착해서 구경을 하고 가야지 하고는 들어섰는데, 랙에 걸렸다. 답답한 김에 계속 전진을 명령했는데 화면이 바뀌어 나타난 모습은 나를 경악시켰다.

바다뱀과 쥐떼와 지령(Earth elemental)이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빠져나갈 한올의 틈도 보이지 않았고, 바다뱀의 독에 중독까지 되어서 속절없이 사망하고 말았다.

(랙과 지령에게 둘러싸여 사망하다)


난감해서 동굴 안을 뛰어다니며 마법의 명인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다른 도시로 마법문(gate)을 열어줄 수 있는 사람이나 살려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했다. 그때 알았지만 이 동굴은 엄청난 수자의 지령으로 가득차 있었다. 막강한 체력을 자랑하는 지령들로 가득찬 동굴에다 랙이라는 괴물까지 합세하면 살아남을 장사가 없을 것이다.

랙으로 고난을 겪었던 이런 일도 있었다.

아직 소환마법(recall)을 사용하지 못하던 시절에는 브리튼에서 디스파이즈 동굴까지 뛰어다녀야 했다. 그날도 맨발의 청춘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는데, 나 혼자 슬로우 비디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심각한 랙이구나 하고 느낀 순간 아예 접속이 끊어지고 말았다.
허겁지겁 다시 접속을 하자, 하느님 맙소사! 님펫은 아예 벗고 서 있었다. 그 사이에 몽땅 털린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브리튼의 여관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 사람이 쫓아오며 나를 불렀다. 내가 돌아서자 말을 시작했다.

“미안하다. 내가 네 물건을 훔쳤다.“
“그래서?“

나는 거리를 유지하며 말했다. 아무래도 조금 남은 물건을 마저 훔치려고 나를 부르는 것 같았다. 도둑은 슬금슬금 내게 접근을 했다. 나는 답변을 기다리지 않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랙 때문에 아무래도 위험하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도둑은 내 이름을 부르며 따라오는데 무슨 짓인가를 내게 했다. 깜작 놀란 내가 살펴보자 토끼 한 마리를 나한테 붙여 놓았다.
도둑은 그러고는 멀리서 외쳤다.

“정말 미안해!“

미안하면 물건이나 돌려주던지... 팔아먹지도 못하는 토끼를 어디다 쓰란 말인지...

기억나는 일로는 이런 경험도 있다.

그대도 역시 디스파이즈 동굴로 정신없이 뛰어가고 있었다. 길모퉁이를 도는데 불쑥 나타난 빨간 이름이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날라오는 불공(fireball)!

나는 재빠르게 모퉁이를 돌며, 구부러진 길이라 살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것은 오산! 불공은 유도탄이었던 것이다.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며 끝까지 나를 좇아와 등짝을 후려갈기는 것이 아닌가. 나는 다시 부지런히 달아나기 시작했다. 이미 엄청난 랙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뻣뻣하게 서서 죽을 수는 없었으므로. 그런데 생각해보니 빨간이름 또한 랙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그러기에 불공이 날라오는 궤적이 모두 보이지, 그렇지 ㅇ낳았다면 나는 벌써 시체로 변했을 것이다.

나는 그 사실에 일말의 희망을 갖고 계속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만 접속이 툭 끊기고 말았다. 랙이 지나치면 접속이 끊기는 사태가 발생한다. 그야말로 최악의 사태다. 나는 허겁지겁 다시 브리타니아로 돌아왔다. 물론 “넌 죽었어”라는 메시지를 받아볼 각오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님펫은 아직 멀쩡하게 살아있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빨간이름은 투덜대고 있었다.

“빌어먹을 랙!”

20. 스카라브래에 가다

다행히 착한 군주(lord)를 만나 구원을 받았다. 그가 나를 데려간 곳은 하피떼와의 결전이 있었던 오클로였다. 그곳에서 부활한 다음 브리튼으로 소환마법으로 옮겨가고 다시 다음 목표인 스카라브래를 향했다.

길을 가던 중에 특이하게 생긴 곳을 보았다. 정원수로 미로를 꾸며 놓은 곳인데 아주 복잡한 미로였다. 궁금한 생각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꼬불꼬불한 길을 헤매고 헤맨 끝에 간신히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스카라브래의 미로)


가운데에는 큰 평지가 펼쳐져 있고 집이 몇채 있었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고 다시 나오는데 다에몬(Daemon)들이 나를 노려보았다. 으스스한 기분에 걸음을 재촉해서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런데 웬 간판이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읽어보자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

- 꺼져라 그렇지 않으면 내 분노를 맛보리라. 다에몬 마스터 렐비니안

살아나온 것이 다행이구만. 나는 걸음을 빨리했다.

스카라브래는 그곳에서 가까웠다. 건물들이 너무 띄엄띄엄 있어서 나는 주위의 사람에게 물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마침 사격연습장에서 한 군주를 만날 수 있었다.

“은행이 어디 있어?“
“은행은 스카라브래 안에 있어. 따라와.“

군주는 친절하게 나를 안내해 주었다. 선착장으로 달려간 그는 그곳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말을 걸었다.

“배표좀 줘.“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배타러왔단 말야.“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니깐!“

배는 왜 타려한 걸까? 알고보니 스카라브래는 섬이었다. 하지만 배표를 살 수 없었다. 결국 군주는 배표를 사는 것을 포기했다.

(스카라브래의 선착장)


“님펫, 나를 따라와!“

나는 다시 그를 쫓아가기 시작했다. 한참을 달려간 그는 삼거리에 이르러 나한테 말했다.

“이 북쪽 길을 따라가면 브리튼이야. 은행은 거기 있어. 행운을 빈다.“

으윽! 나는 황당했지만 그 먼 길을 함께 달려준 군주에게 예의바르게 인사했다.

“고마워! 행운이 있기를!“

나는 그 삼거리에 늘어선 상인들을 뒤져보았다. 한 상인이 스카라브래의 룬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아냈다. 나는 그 룬을 마지막 재산을 털어서 사고 그곳을 소환마법으로 들어갔다.

(삼거리에서 만난 개장수(?) 보신탕집 주인인지는 물어보지 않았다)


도착해서 놀란 것은 그동안 나를 괴롭히던 랙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이곳은 너무나 쾌적한 느낌을 내게 주었다. 상점들도 작은 섬이라 가까운 곳에 모두 위치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브리타니아 대륙의 각지를 이어주는 문게이트(Moongate)를 보았다. 그러나 도대체 어디로 연결되어 있는지는 들어가 보아도 알 수가 없었다.

(스카라브래의 문게이트. 인생처럼 어디로 떠나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주위의 사람들에게 물어보아도 서로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는 방법이 있다는데... 나는 아쉬운 것이 없으니까 잊어버리기로 했다(말은 좋다).

21. 유령의 복수

스카라브래 룬을 사느라고 마지막 재산을 털었기 때문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다시 돈벌이에 나서야 했다. 어쩔 수 없이라고 말한 것은 켈트가 아직 불명예스러운 자이기 때문에 동굴로 가면 사냥감이 되는 비참한 현실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비교적 사람들이 적게가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해야 했다. 첫 번째로 꼽힌 동굴은 히쓰로스였다. 브리타니아 대륙에서 먼 남동쪽에 있는 이 섬의 동굴은 다 좋았지만 최근에 불개들이 설치고 다녀서 돈벌이에 좋은 곳까지 가는 것이 큰 문제였다.

두 번째로 생각한 곳은 코베투스 동굴이었다. 하피를 잡아도 건질 것이 많지만 동굴 깊숙한 곳에 있는 식인초(Corpser)는 맷집이 약하면서도 죽으면 현찰을 주는 기특한(?) 괴물이다. 하지만 단점은 이곳에는 워낙 살인자들이 많고, 또 그만큼 현상금 사냥꾼들(PKK;player killer killer)도 많아서 양쪽으로부터 모두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많았다.

(식인초와 싸우는 중. 약한데다가 돈까지 주는 기특한 괴물이다)


그래서 우리는 디시트(Deceit) 동굴로 가기로 했다. 디시트는 「사기」라는 뜻인데 이곳에는 주로 해골 괴물들과 좀비, 리치 등 유계의 괴물들이 많이 있다. 이중 좀비를 잡으면 역시 현찰로 보답을 해준다고 해서 우리는 이곳으로 가기로 했다.

(디시트 동굴 앞. 룬 장사꾼들이 몰려와 마법을 시전하느라 정신이 없다)


디시트 동굴 안에는 요술화로가 있다. 이 화로를 툭툭 차면 괴물이 튀어 나온다. 내가 두들기자 도마뱀인간(Lizard Man)이 나타났다. 얼른 잡은 다음에 가죽을 벗겨 갑옷을 만들어버렸다.

(요술화로에서 튀어나온 도마뱀 인간과 싸우고 있다. 가죽을 12장이나 주는 기특한 괴물)


디시트에서의 좀비 사냥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해골병사(skeleton)의 나타나는 속도가 훨씬 빨라 해골병사 다섯쯤을 처리해야 간신히 좀비 하나가 나타나는데, 그나마 노리고 있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 나타나기가 무섭게 좇아가야만 했다. 아무튼 그럭저럭 돈을 조금 모으고난 우리는 디시트 동굴이 있는 이곳, 아이슬랜드를 구경하기로 하고 밖으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동굴을 빠져나오다 다시 요술화로를 보았다.

(해골병사들과 싸우고 있는 님펫)


“야, 이번엔 내가 한 번 두들겨볼게!”

켈트가 그렇게 말하고는 다가가 화로를 두들겼다. 펑하는 연기와 함께 나타난 것은 무시무시한 리치(lich)였다. 탁트인 공간이라 도망치기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핼버드를 휘두르면서 달려들었다.

내 제1초는 빗나갔지만 리치의 공격은 어김없이 나를 강타했고 10초도 싸우기 전에 나는 만신창이가 되었다. 켈트가 황급히 회복마법을 시전했지만 이 긴급한 상황에서 그만 실패하고 말았다. 리치의 손에 결국 나는 죽고, 두 번째 표적인 켈트를 겨냥했다. 켈트는 걸음아 날살려라하고 도망치기 시작했는데 동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동굴 안쪽으로 들어가버렸다. 켈트는 안으로 들어온 김에 마법의 명인을 찾아 나를 구출할 방법을 알아보겠다고 더 깊숙이 들어갔다. 나는 유령이 되어 켈트 앞에서 걸어가고 있었다. 유령이므로 켈트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지하 2층으로 내려가자 바닥에 유혈이 낭자했다. 이런, 살인자 4명이 의기양양하게 어깨를 맞추고 걸어오고 있었다. 즉시 몸을 돌려 켈트에게로 갔다.

“살인자다! 도망쳐!”

그러나 켈트는 아무 생각이 없이 지하 2층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야, 미쳤어? 빨리 달아나라니까!”

그러나 켈트는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쌍방은 철문을 사이에 두고 만났다. 철문이 열리자 붉은 이름 넷이 켈트를 노려보았다. 켈트는 그때서야 뒤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살인자들은 환호성을 올리며 켈트의 뒤로 공격을 퍼부었다.

“안 엑스 포”

켈트도 재빨리 소환마법을 외웠지만 무슨 이유인지 꼼짝달싹을 할 수 없었다. 결국 네명에게서 쏟아지는 마법공격을 받아 쓰러지고 말았다.

유령이 된 켈트를 보고 내가 말했다.

“빨랑 피하라고 했잖아.”
“야, 넌 보이지도 않았어.”
“???”
“넌 보이지도 않았다고!”
“!!!”

오, 이럴수가. 브리타니아의 유령들은 평상시에는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다. 전투태세를 갖추면 사람들에게 보이게 된다. 말하자면 귀신도 원한을 품어야 눈에 띈다는 것이다. 그런데 눈에 보이지도 않는 상태로 있으면서 조심하라고 외치고 다녔으니, 무슨 소용이 있었으랴...

우리 둘은 가슴 아프게 적들이 오늘의 성과물을 모두 거둬가는 것을 묵묵히 지켜보았다. 그중 한 살인자가 말했다.

“고마워, 유령!”

윽. 그 말에 꼭지가 돌아버린 나는 전투테세를 갖추고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유령이 무슨 힘이 있어서 공격을 가하느냐고? 후후, 그것이야말로 유령다운 복수다. 환청을 들려주는 것이다.

유령의 말소리는 글로 나타나지 않고 “ooOOoOOooO" 식으로 알수 없게 나타난다. 영혼과의 대화(spirit speaking) 기술이 높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저란 말이라도 화면을 가득 메우며 떠들고 다니면 상대방은 괴롭기 짝이 없다. 지형지물이 재대로 보이지 않는 것은 물론 글자들이 방해를 해서 도구들을 선택하거나 이용하기도 어려워진다. 더구나 살인자들이라면 순간의 재빠름이 목숨을 좌우하기 때문에 이런 방해는 치명적이기까지 하다. 켈트는 구해줄 사람이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밖으로 나갔지만 나는 살인자들을 쫓아다니며 계속 목청 높여 ”oOo" 노래를 불렀다.

“이봐, 유령 조용히 해.”
“유령, 입닥쳐!”

처음에는 이렇게 나오던 살인자들은 잠시 후 말이 바뀌었다.

“유령, 제발 조용히 해 줘.”
“유령, 마법문을 열어줄게. 떠나라고!”

그러나 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결국 질린 살인자들은 소환마법을 구사해서 모두 떠나버렸다. 유령 하나가 살인자 넷을 몰아낸 것이다.

22. 빙원 여행

켈트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미안해. 우리는 너를 구해 줄 힘은 없어.”
“oooOOoo oooOOoo"
“동굴을 나가서 남쪽으로 가다보면 사당(shrine)이 있어. 그곳에서 살아나기 바란다.”
“oooOOoo"

어쩔 수 없이 우리는 동굴을 나서서 빙설의 섬을 달리기 시작했다.

태초에 이곳에 왔으면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었으리라. 하지만 지금은 도시개발에 밀린 고향길처럼 빽빽하게 집들이 들어서 있었다. 차라리 브리튼이 더 한적해 보일 것 같았다. 섬은 그리 큰 편은 아니었지만 집과 집 사이로 난 오솔길 아닌 오솔길로 가다보니 꽤나 시간이 걸려서 정직의 사당(shrine of honesty)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부활한 다음 우리는 다시 동굴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으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디시트 동굴이 있는 아이슬랜드의 사당 - 정직의 사당 -에서 켈트와 기념 사진 찰칵)


정말 다행스러웠던 것은 요술화로에 죽어있던 님펫의 시체에서 아무도 루팅을 해가지 않았던 것이다. 브리튼으로 돌아갈 수 있는 룬과 시약들도 모두 남아있었다. 다만 마법이 걸려있던 무기와 방어구 몇가지는 없어졌다. 희한한 이야기지만 리치가 그것들을 챙겼었다. 그런데 리치는 어떻게 된 걸까? 어디로 사라진걸까? 아니면 누가 잡아죽인 것일까?

나는 여벌의 무기를 켈트에게 준 다음 말했다.

“오늘 사냥을 더 할 기분은 사라졌는데, 이 섬이나 둘러보지.”
“좋아. 그러자.”

우리는 동굴을 빠져나와 이번에는 북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어렵게 찾은 빙판에서 찰칵. 지금은 인구 폭증으로 이런 장소를 찾을 수가 없다)


(아이슬랜드의 연못. 어쩌면 온천일지도?)


추운 빙판지대라 사는 동물들도 특이했다. 설표(snow leopard), 하얀 늑대, 북극곰(pola bear), 바다사자(walrus) 등이 여기서 본 동물이다.

(북극곰과의 한판 승. 북극곰은 매우 세다. 그리고 가죽은 써먹을 데가 없다)


(설표와 붙었다. 소리는 시끄럽지만 님펫의 상대는 못 된다)


특히 약해빠진 바다사자는 가죽을 12장이나 주는 기특한 동물이다. 불행히도 숫자는 많지 않았다. 여기서 바다사자를 잡으며 어느 정도 손실을 복구할 수 있었다.

(잡아라! 바다사자는 잡기 쉽고 남는 것 많은 영양가 있는 생물이다. 이래서 씨가 말랐나 보다)


우리는 브리튼으로 돌아온 다음에야 왜 켈트가 소환마법에 실패했는지 알 수 있었다. 적들이 최초에 쓴 “안 엑스 포”는 마비마법(paralyze)으로 이 마법에 걸리면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물론 마법도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들 살인자들은 4명이 한조로 다음과 같이 움직인다고 한다.

한명은 불공을 날려서 상대방의 마법반사 마법을 푼다.
두 번째는 마비마법을 구사해서 상대를 꼼짝 못하게 한다.
세 번째와 네 번째는 에너지 볼트를 날려서 즉사시킨다.

척척 손발이 맞는 살인강도떼들인 셈이다.

아무튼 이번 출행은 별로 얻은 것도 없이 피해만 컸다. 벌어들인 돈은 잃어버린 물품을 보충할 정도밖에 안됐고 그동안 기를 쓰고 좀비를 잡아 벌어들인 돈은 모두 허공에 흩날렸으니... 하기는 공수래공수거는 브리타니아에도 통용되는 율법이다. 죽으면 수의 한벌은 내주기 때문에 옷한벌은 건질수도 있는 그런 세상이다. <(생각나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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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록불의 잡학다식 :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10회 2010-04-02 10:34: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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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록불의 잡학다식 :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11회 2010-07-08 20:34: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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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록불의 잡학다식 :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12회 2012-04-14 15:43: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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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유레카 2008/05/01 11:27 #

    오래전 ..한 2년동안 했던 울티마 온라인...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아 브리타니아..

    마이너+ 법사했었던~~~ㅋㅋ
  • Granduke 2008/05/01 11:38 #

    중고딩 때부터 듣긴 들었는데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결국 접하지 못한 전설상의 그 이름...
  • 셸먼 2008/05/01 11:44 #

    아, 간간히 사보던 게임피아에서 딱 이번 회는 생생히 기억나네요.
  • 時水 2008/05/01 11:57 #

    잘 보고 갑니다. 아, 내가 왜 게임피아를 버렸을까...ㅠ_ㅠ
  • 금린어 2008/05/01 12:57 #

    옛날에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게 초록불님이 쓰셨던 글이었군요^^

    저는 집에 거의 다 가지고 있답니다. 덕분에 창고 자리없다고 매일 욕먹죠 ㅎㅎ
  • 한컷의낭만 2008/05/01 14:14 #

    아 생생하군요~~~ 군대가기전까지 하다가 그 뒤에 접었는데 말이죠.. 음음... 서버 초기에 땅 널널할때 집 많이 지어준게 큰 이익이 됐던 기억이 납니다.
  • 파파울프 2008/05/01 15:41 #

    지금은 울온 사라졌죠? 예전에는 쿠폰을 어디서 구해야 하는냐는 둥 이야기가 많았는데... 저것도 꽤나 사양이 높았더랬죠.
  • 초록불 2008/05/01 16:29 #

    금린어님 / 대단하삽니다.

    파파울프님 / 프리서버들은 아직도 있긴 한가 봅니다. 3D 울온이 출시된다고 하더군요.
  • lumi 2008/05/01 16:49 #

    토끼를 붙...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울티마는 해본적 없는데 너무 재밌네요 ㅠ
  • 투미러브 2008/05/01 20:45 #

    정말 아주 오래되었던 기억으로 남아버린 영원한 명작 울온이군요. 이젠 발해서버같은 건 보기도 힘들겠군요. 이미 다 날아갔을테니. 후우 왜 로드 브리티쉬가 떠나서 ㅜㅜ
  • 후회 2008/05/02 11:07 #

    발해서버 아직 살아 있습니다.

    3D울온은 클라이언트를 말하시는걸까요? 3D클라이언트가 나온지는 꽤 되었습니다. 제 주위에 계시던 분들은 다들 3D보다는 2D가 정감있다고 2D로 플레이 하시더군요.
  • 초록불 2008/05/02 11:31 #

    후회님 / 아, 그렇군요. 3D클라이언트 말고 풀3D로 울온2가 나온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 후회 2008/05/02 12:56 #

    나온다 그래놓고 캔슬되기가 두어번 그랬던거 같네요...;
  • sputnik 2008/05/03 14:47 #

    아.. 기억난다. 그때는 온라인 게임이 뭔지도 몰라서 여러 사람이 동시에 플레이하고 세계를 이끌어나간다는 게 진짜 놀라웠었어요. :)
    팔라딘이랑 네크로맨서 나왔을때 친구가 하자고 꼬셔서 1달간 했다가 접어버린..; (한 4년 됐네요)
    그때도 울온은 다른 온라인 게임과는 다른 분위기가 있었어요. 사람이 적어서 그랬는진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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