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골목에는 마당 있는 집이 없다. 덕분에 고양이들은 종종 우리집 마당에서 집회를 가지곤 한다. (설마 이것들이 그걸 잡으려고?)
마당에 들어오는 고양이들을 폭죽(생일케이크에 딸려오는 그것)을 터뜨려주거나 빗자루를 휘둘러 내쫓는데, 어제는 아내가 미처 고양이 하나가 들어와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 한다. 돌아보니 새끼 고양이와 대치하고 있는 미미.
"이리와."하고 부른 순간 사람 소리에 놀란 새끼 고양이가 도망치자 "내겐 주인이 있다!"라는 자신감에 불탄 미미는 그 뒤를 맹렬히 추격했단다. 그리고 새끼 고양이를 보호하기 위해 턱 등장한 어미 고양이 - 이 동네 고양이들은 대개 미미의 3배쯤 되는 덩치를 가지고 있다 - 가 날카롭게 미미 얼굴을 할퀴고 도망쳐버렸다는 것.
미미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고, 깜짝놀란 아내가 달려가 살펴보니 눈밑으로 피가 맺혀있더라는...
급히 다니는 동물병원에 데려가보니 각막과 눈 안쪽 살이 파였는데, 다행히 각막 안 쪽은 상하지 않았다고 의사가 말해주었다. 각막을 덮는 수술을 하자고 말했지만, 미미만한 작은 강아지에게 마취수술은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수술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의사는 각막 안쪽이 상하지 않아서 수술을 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수술하는게 정석이라고 다시 한 번 권했는데, 아내는 끝까지 수술은 거부했다고.
그래서 먹는약과 안약을 가지고 돌아왔다. 미미가 눈을 긁으면 안 되기 때문에 고깔을 씌워서...
기운은 없어하지만 다친 눈이 아프진 않은 모양이다. 앓는 소리 내지 않아 기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