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그들의 변신 *..만........상..*



엘바 섬에 유배되었던 나폴레옹이 탈출하자 [르 모니뙤르 유니베르셀]이라는 프랑스 신문은 처음에 이렇게 보도했다. (아래 신문 기사 번역은 다음 THIS IS TOTAL WAR 카페의 hyhn217님이 작성하신 거라고 합니다.)

식인귀, 소굴을 빠져나가다

그가 남불에 상륙하자,

[코르시카 산(産) 오거], 후앙 만(灣)에 상륙

그가 진격을 시작하자,

폭군, 벌써 리옹을 지나다

그가 승리를 거두고 있자,

보나파르트, 빠르게 전진해 오나, 파리 입성은 결코 없을 듯

그리고 파리 가까이 오자,

황제 보나파르트, 퐁텐블로 도착

그리고 파리에 입성하자,

[높고도 귀하신 황제 폐하]께서 충성스런 백성들이 운집한 뛸르리 궁에서 지난 밤을 보내시다

조선일보의 사설을 보면 이때의 프랑스 언론이 생각난다. 일부 사설만 인용해 본다.

5월 5일 정부는 '쇠고기'를 '미선이·효순이 사건'처럼 키울 셈인가 - 첫번째 사설
TV 등 일부 매체(媒體)가 유언비어의 소재(素材)를 제공하고, 거기에 일부 선동에 쉽게 휩쓸리는 사람들, 그리고 이 사태를 반미(反美)운동의 운동장으로 삼으려는 세력의 움직임이 합쳐져 판단력 없는 중·고교 학생들까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밀려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6년 전 효순·미선양 사건과 비슷한 모습이다.

5월 8일 "미(美)서 광우병 발생하면 즉각 수입중단"이면 됐다 - 정부가 잘못했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이렇게 허무맹랑한 유언비어로 어린 학생들을 겁주고 속이는 선동에 온 나라가 휘둘리는 일은 여기서 끝내야 한다. 이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첫째, 수입 쇠고기 정보를 신속하고 정직하게 공개해 쇠고기 안전대책에 대한 국민 신뢰를 확보하고 둘째, 쇠고기 개방으로 피해를 입을 축산농가를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 대책을 빠른 시일 안에 내놓는 것이다. 그래야 국민 건강에도, 축산농가 피해에도 관심이 없으면서 선동하는 재미로 온 사방을 들쑤시고 다니는 세력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수 있다.

5월 9일"광우병 논문, 미디어가 부풀리고 정치권이 악용" - 여전히 배후를 찾아 헤매는 중.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
이제는 우리 사회도 선동꾼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과학자들의 이성적 설명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5월 21일 쇠고기 추가 합의… 정부는 열(熱)과 성(誠) 다해 오해 풀어야 - 이제 논조가 바뀌기 시작한다. 판단력 없는 학생들이라는 표현이 그냥 "어린 학생들까지"로 바뀌었다.
미국 쇠고기에 대해 주부들이 왜 그렇게 불안에 떨고, 어린 학생들까지 왜 거리에 나섰는지, 그 불안과 오해의 원인을 냉철하게 따져 봐야 한다. 한 번 굳어진 오해를 풀려면 정직하고 과학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관계 장관 합동회견을 열어 일방적으로 설명하고 끝내는 1970년대식 수법이 아니라 쌍(雙)방향 다(多)매체 시대의 여론 형성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그 바탕 위에서 토론과 설득으로 국민의 마음에 직접 호소해야 한다. 야당에도 정책 협조를 구해 국민을 안심시키는 데 꼭 필요한 대책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5월 27일 '촛불집회', 엉뚱한 세력에 판 벌여줘선 안 돼 - 이제는 전의 집회에는 선량한 다수 시민...-_-
2002년 '효순·미선이' 촛불집회도 반미(反美) 감정을 부추겨 대선에서 이득을 보려는 정치적 의도가 배후에 있었다. 쇠고기 촛불집회도 정부에 대한 시민 불만에 불을 질러 다른 목적에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없다고 할 수가 없다. 촛불집회에 참가한 선량한 다수 시민들이 무슨 일을 벌여서라도 정권에 타격을 줘야겠다는 의도로 나온 사람들은 아닐 것이다. 모든 사안을 어떻게 해서라도 반미 운동으로 연결해서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는 세력과 사람들을 경계해야 한다.

그리고 오늘... 말이 필요없다. 그냥 읽어보자.

5월 31일 쇠고기 고시(告示) 발표 때 총리·장관들 뭘 하고 있었는가
과천청사 합동브리핑장에 정부 측 대표로는 달랑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혼자 나왔다. 그나마 정 장관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운운하는 발표문만 읽고 5분 만에 퇴장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사태의 죄인(罪人)이다. 그 죄인이 브리핑한다면서 신문에 몇 번씩 게재됐던 보도자료를 1시간 가까이 읽어나가자 참다 못한 기자들이 "보도자료는 우리도 읽을 수 있으니 질문부터 받으라"고 항의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참으로 한심한 정부다. 쇠고기 고시는 농식품부 장관 명의로 하게 돼 있으니 농식품부 장관이 나오면 그만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정부의 인식이 이 정도라니 정신차리려면 아직도 멀었다.
벌써 며칠째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이어지고 있는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와 시위에는 어린 학생들과 아이를 업은 주부들, 회사원들까지 대거 몰려나와 밤 늦게까지 정부를 성토하는 대열에 서고 있다. 주부와 고등학생들의 시위 참여는 전두환 정권 시절 6·10 직선제 개헌 시위 이래 처음 보는 일이다. 그 시위로 그 정권이 어떻게 됐는가를 알면 이 정권이 지금 어떤 위기에 부닥쳐 있는가를 절절히 느껴도 모자랄 지경이다.
이날 브리핑은 말이 정부 고시 발표장이지 사실은 정부의 대국민(對國民) 사과의 자리다. 한·미 정상회담 개최 직전에 과속(過速)으로 합의한 쇠고기 협상과정의 잘못에 대해 사과하고 그런데도 정부가 왜 쇠고기 고시를 발표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하면서 정부의 최고 책임자가 국민의 건강에 위험이 오는 사태는 자신의 직(職)을 걸고 막아내겠다는 각오를 다짐해야 할 자리다. 대통령이 중국 방문 중이어서 직접 나설 수 없는 이 상황에선 두말할 것 없이 국무총리가 전면(前面)에 나서 전 부처의 장관과 함께 국민의 노여움을 풀어주고 국민의 두려움을 덜어주었어야 마땅한 일이다.
사실은 그렇게 해도 국민 마음이 수그러들기 어려운 판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농식품부에 그 일을 몽땅 떠넘기고, 농식품부 장관은 사과 몇 마디 끝에 5분 만에 내빼듯 사라지고 말았다. 이것으로 지금 이 정부에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의식도, 국민을 설득하겠다는 의지도 없다는 것을 만천하(滿天下)에 알린 셈이다.


그러나 우리의 꿋꿋한 동아일보는 오늘도 그다지 변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주 조금 전진하긴 했지만 별 수 없는 오늘자 사설에 보면 과학적 테러 세력이라는 말이 나온다. 테러?

이 대통령에 대한 20%대 초반의 지지율에서 보듯 민심이 급격히 이반(離反)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협상 과정도 안이했고 광우병 괴담을 퍼뜨린 ‘과학적 테러’ 세력에 대한 대비도 부족했다. 인사 문제와 정책 혼선을 비롯해 인수위 때부터 지금까지 이 정부가 보여준 것들에 대한 실망감과 불신이 깊어지면서 민심이 돌아선 것이다.

시위 관련 기사는 1면에 없다. 더구나 동아일보는 13면에 이런 기사를 실었다. 자정 목소리?

반면 중앙일보는 드디어 1면에 시위 사진을 내보냈다. 헤드라인을 뽑은 것도 동아와 완전히 다르다. 삼성특검이 끝나서 더 이상 아부할 필요를 못 느끼는 듯...


동아일보는 경향신문에 실리는 시민 광고를 보면서 과거 유신시절 언론자유화선언 당시 시민들이 동아일보에 보내주었던 성원을 되새기며 반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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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유월향 2008/05/31 09:37 #

    단순한 변신일까요... 변심일까요...? :)
  • 아브공군 2008/05/31 09:43 #

    .....유명한 '나폴레옹과 언론' 일화를 제 눈으로 보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 총천연색 2008/05/31 10:19 #

    언론의 변신도 무죄인가요? ; ~ ;
  • 2008/05/31 10:25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Granduke 2008/05/31 10:51 #

    나씨와 언론은 참...
  • 장재천 2008/05/31 10:54 #

    푸하하. 미치겠습니다. ㅠ_ㅠ;;
  • 아롱쿠스 2008/05/31 10:59 #

    '조중동'은 같은 보수언론이지만, 개개의 성격은 다른 듯 합니다.

    조선, 중앙이 이리저리 눈치를 살피는 스타일이라면, 동아는 초지일관 거의 변함이 없는...
  • 2008/05/31 11:3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에제 2008/05/31 11:38 #

    동아는 정말 꿋꿋하군요 --;
  • 풍엄마 2008/05/31 12:06 #

    동아는 올인성향이 강하군요.

    먹으면 대박 못먹으면 쪽박;;

    조중은... 포트폴리오 구성하는 중인가 봅니다....쩝;;
  • 류시 2008/05/31 12:09 #

    조선과 중앙... 과연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네요.
    이대로 반2mb로 돌아설지 어떨지 말이지요.
  • capcold 2008/05/31 12:13 #

    !@#... 유신시절 언론자유화선언 당시 시민들이 보내주었던 성원을 기억할만한 동아일보 분들은 죄다 해고되어 일부는 한겨레신문을 만들고 일부는 계속 재야언론활동을 계속했죠.
  • 琳☆ 2008/05/31 12:14 #

    아니 근데 왜 동아 혼자만 미사일 발사함니까? -_-;;;;
  • 2008/05/31 12:2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08/05/31 12:49 #

    네, 고맙습니다. 연락드리겠습니다.
  • 2008/05/31 12:3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08/05/31 12:48 #

    아, 다음이었군요. 잘 몰라서 실수했네요. 수정해 놓겠습니다.
  • Earthy 2008/05/31 13:07 #

    중앙은 솔직히 삼성 관련 사건 끝났으면 정부랑 볼일 없죠.
    정론지 시늉 하기 시작할 타임인 듯. 쿨타임 됐다, 이제 정부도 좀 까자.
  • 나야꼴통 2008/05/31 13:07 #

    잔뼈가 굵은 언론 들이라 ...
    처음부터 여러가지 계획안 과 기획안을
    가지고 있었을 껍니다.

    다만, 처음 꺼낸 카드 와 다르게 흘러가자
    수습 하기 위한 방법 중에
    제일 언론 의 고뇌를 보여 줄수 있는거..
    고민 하고 있을듯 하네요

    제가 본 언론중 지대로 된 언론은 거의 전무 하다 라고 생각 합니다.
  • 슈슈슉 2008/05/31 13:23 #

    게다가 조중동에 광고 싣는 업체들에게 사람들이 항의전화를 마구 보내고 있어서
    몇 곳에서는 이미 광고 철회와 사과 공지가 올라오기도 했죠.
    아마 그 타격이 논조가 바뀌는 것에 한 몫 할겁니다.
  • 을파소 2008/05/31 13:28 #

    동아일보는 일편단심이군요.
  • 에톤 2008/05/31 13:45 #

    중앙일보는 상황돌아가는 거 보며 지금까지 눈치만 보고 있던 것 같군요.
  • 카루 2008/05/31 13:45 #

    역시 어버버 농림부장관부터 잘라야 -_-
  • 미스트 2008/05/31 13:48 #

    풋핫핫
  • dunkbear 2008/05/31 14:14 #

    동아는 일편단심이 아니라 눈치밥이 없는 것이 아닐지... -.-;;;
  • feryll 2008/05/31 15:40 #

    그 유신시절 언론자유화선언 시절 기자분들은 나와서 한겨레신문을 만들었죠(2)
  • 온푸님 2008/05/31 17:05 #

    동아는 이미 한국논단과 동급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 언론은 200년이 지나도 그대로일까요.
    링크신고합니다~
  • 버닝버닝 2008/05/31 17:40 #

    .... 이런 좋은 글을 썩은 시선으로 보고 트랙백을 걸려고 하다니...

    새삼 부끄러워집니다. ㅇTL
  • 진주여 2008/05/31 18:17 #

    동아는 몰빵이고

    조,중
    은 반은가자 인건가??
  • 을파소 2008/05/31 18:31 #

    그러고보니 그 프랑스 신문 이야기, '이원복 교수'가 '주간조선'엔가 연재하던 만화에서 처음 봤습니다. 그걸 떠올리니 더 재미있군요.
  • 일곱 혼돈 2008/05/31 18:33 #

    언론은 나폴레옹 1세 시절인데....
    지도자 동지는 막장카이저 빌헬름이나 나폴레옹 3세 수준이니..... (먼우주)
  • Beracah 2008/05/31 18:52 #

    ㅎㅎ 저도 오늘 신문 보고 논조를 바꾼다고 느꼈어요. 재밌어요.
  • 나르사스 2008/05/31 20:13 #

    손기정 선수의 일장기를 지우던 동아일보는 이미 망했나봅니다...
  • 史官論也 2008/05/31 20:24 #

    역시 신문은 매일매일 봐야 제맛 'ㅅ')/
  • JK군 2008/05/31 22:11 #

    빈대
  • Hee원 2008/05/31 22:53 #

    노블레스 까페에서 초록불님 뵈었는데 이글루스에서도 다시뵈니 반갑군여~
  • 초록불 2008/06/01 08:54 #

    네, 반갑습니다.
  • 玄月 2008/06/01 00:39 #

    저 역시도 이걸 눈으로 확인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역시 조선일보가 좀 짱이네요-_-;
  • 어릿광대 2008/06/01 00:49 #

    경향신문에 실렸다는 그 시민광고사진을 본순간..
    70년대 동아일보 시민광고하고 비슷하다는 생각 한게 저뿐만이 아니었나봅니다..
    쩝 세월의 탓인지 원래부터 이런 동아일보였는지(먼산)
  • アゼ 2008/06/01 07:33 #

    핑백해 가겠습니다.
  • 김현 2008/06/01 07:38 #

    이제 동아도 굴복했다고 하더군요. 하하...
  • 초록불 2008/06/01 08:57 #

    동아일보는 일요일날 발간하지 않죠. 동아닷컴에 올라온 기사는 대부분 온라인 쪽에서 연합이나 뉴시스의 기사를 받아서 올린 겁니다. 월요일자 신문을 봐야 알겠죠. 다만 컬럼 하나에 정부를 비난하는 논조가 나왔습니다만... 뭐 컬럼은 원래 "본지의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니까요...
  • raindrops 2008/06/02 23:01 #

    안그래도 조선일보가 미쳤나? 이런 얘기가 나오더군요. 하지만 제 생각에 조선일보는 그냥 권력과 돈이 좋은 것일 뿐인 것 같아요. 얼마 전부터, 조선일보에 광고 끊으라고 압박 전화를 많이 하더라고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이 최고인 듯....
  •  소  2008/06/04 01:21 #

    제 포스트에 링크 걸었습니다.
  • 2008/06/04 09:0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08/06/04 11:44 #

    비밀글 / 아, 그렇군요. 저는 네이버에서 보았던 것이라... 원작자 분을 찾아봐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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