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티유와 광우병 *..만........상..*



1789년 프랑스는 물자 부족과 물가고에 신음하고 있었다. 실업이 만연했고 빵가격은 치솟고 있었다.  - 지금의 우리처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부회의가 소집되었다. 말하자면 압도적인 여당으로 구성된 의회였다. - 역시 지금의 우리처럼.

제3신분의 대표들은 6월 20일 유명한 테니스코트의 선언을 한다. - 이런 건 우리에게 없다. 불행하게도 배후가 없어서...

프랑스 국왕은 군대를 동원했다. 프랑스 왕가는 눈에 보이는 거짓말을 했다. 군대는 무질서를 예방키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7월 11일, 루이 16세는 네케르를 해임했다. - 쇠고기 고시를 한 누군가처럼.

민중은 봉기했다. 7월 14일, 정치범들이 갇혀 있다던 바스티유 감옥을 무너뜨렸다. 이 감옥 안에 정치범은 없었다. 잡범 몇이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그래서 프랑스 대혁명은 유언비어에 휘둘린 바보 민중들이 일으킨 희대의 코메디가 되었나?

광우병의 위험은 분명 과장되었다. 그래서?

그래서 청계천에 모인 시민들이 괴담에 걸린 바보들이 된 것일까?

바스티유 1789년과 광화문 2008년이 다른 것은, 시민들에게 대항하기를 포기한 바스티유 수비병들마저 학살했던 프랑스 민중과 달리 군홧발에 밟히면서도 비폭력을 외치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있다는 사실이겠다.

시위 진압의 강도가 올라갈수록 분노는 쌓이고, 분노가 쌓일수록 폭력에 대한 갈증이 타오르게 마련이다.

프랑스 대혁명 기간, 지방의 한 귀족은 이런 편지를 썼다.

- 우리는 농민들을 무지와 야만에 팽개쳐둔 대가를 지금 받고 있다.

학살, 피보라가 프랑스를 뒤덮고 있었다. 그렇다. 그것은 200년 전, 무지와 야만에 팽개쳐진 프랑스 농촌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리고 우리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무지와 야만이 아닌, 지성과 양심의 비폭력을 만나고 있다.

폭력 없이 이 모든 일이 종결되어진다면, 우리는 정말 벅찬 역사의 한 장이 열리는 날을 만날 것이다. 두고두고 자랑스럽게 생각할 날들을. 그러니, 조금만 길게 보라. 지금 새 역사가 열리고 있는 중이다. 그 페이지를 만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이제부터다.

덧글

  • 커맨더 2008/06/04 01:36 #

    좋은 말씀 잘 읽고 갑니다.
  • 사발대사 2008/06/04 01:41 #

    이런 포스트야 말로 이오공감에 올라 마땅합니다.(__)
  • 措大 2008/06/04 01:51 #

    루이 16세는 재판정에서 "나는 프랑스의 성별된 왕이다. 너희들에게 나를 재판할 권리는 없다"라고 했고, 처형장에서는 "백성들이여, 나는 죄없이 죽는다"고 했지요. 맞는 말이지요. 당시 법체계 하에서는.

    그래요. MB는 국민의 선거로 당선된 대통령이죠. 그를 하야시키는 건 법을 뛰어넘는 폭거죠. 그런데 그건 프랑스 대혁명도 마찬가지였군요. (물론 아직 MB가 그렇게까지 막 가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국민들 역시 청와대로 처들어가 경호원을 살해하고 대통령을 목 매달자고 하는건 아니잖아요?)

    불법시위밖에 못보는 분들이란...;
  • Bluegazer 2008/06/04 02:17 #

    항상 좋은 글 잘 읽고 많이 배웁니다.
    그러나저러나, 얼마 전 같은 얘기를 글이 아닌 다른 매체로 전하고자 한 어떤 분은, 단지 분연히 일어난 민중을 '한없이 이성적이고 냉철한 위인'으로 그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더랬죠.
  • 야스페르츠 2008/06/04 09:16 #

    좋은 말씀 듣고 갑니다.

    저도 가슴 벅찬 역사의 한 장을 장식하러 떠나고 싶군요......... 이놈의 야근만 아니면...
  • 나비의바람 2008/06/04 09:28 #

    우리 현대사도 그렇지 않나요?
    4.19도 당시의 대통령 관저인 경무대로 진격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에게 발포를 하여 시민의 분노를 일으켰죠.
    서울시민들이 한 행동은 당시의 조선일보와 같이 민의를 왜곡하는 언론사인 서울신문 본사를 습격하고 관공서를 습격했습니다.
    지금의 시민들은 비폭력을 외치면서 자제를 하는 모습이 다르지 않나요? 4.19만이라도 보면 불법시위니 폭력시위니 하는 말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 어릿광대 2008/06/04 10:19 #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있는 2개의 사건(?)이네요..
  • AcidHouse 2008/06/04 10:25 #

    저도 그리 생각하던 중입니다.
    비록 참여가 없기도 하고, 생각이 짧아 글로도 표현하지 못하는 게 한이지만요.

    초록불님 블로그에 오면 참 통쾌한 생각이 많은 것 같아요. :)
  • dunkbear 2008/06/04 10:58 #

    이제 남은 일은 진짜 2MB가 멍청하게 군대를 동원하는 것이겠죠.

    '설마 군대까지..' 라는 생각이 들지만 2MB라면 불가능이 안보입니다.. -.-;;;
  • 한도사 2008/06/04 11:45 #

    dunkbear / 이미 경찰특공대를 동원했습니다. 경찰특공대 868부대는 대테러진압부대 입니다. 868부대는 대통령령에 의해 1983년에 창설된 부대이며, 지휘계보는 서울경찰청 산하이지만, 명령체계는 청와대와 국정원 대테러과의 출동명령에 의해 움직입니다. 청와대가 출동지시를 했다는 거지요.
  • dunkbear 2008/06/04 13:55 #

    군대와 경찰특공대는 엄연히 다른 조직입니다. 국방부의 지휘를 받는게 아닌 이상은 군대라고 할 수 없을 겁니다. 명령체계가 어떻게 되었든 말이죠. 물론 대테러진압부대를 촛불문화제에 내보낸 2MB의 조처는 참으로 대단합니다만.. -.-;;;
  • 유리알 2008/06/04 13:05 #

    정부는 지금까지 우리가 설마설마 하던 일을 너무 많이 터뜨렸습니다 _-_
    MB, 그에게 불가능은 없다.
  • 다크엘 2008/06/04 17:45 #

    dunkbear님 // 자신에 대한 테러라고 생각했을지도....
  • 빌게이츠 2008/06/04 18:26 #

    혹자는 노무현은 대한민국에 신이 내린 축복이라 말합니다.

    그런데 전 이명박이 대한민국에 신이 내린 기회라 생각합니다.

    이번 판... 잘만 하면 한나라당은 물론 조중동 + 매경 + 한경까지 싹 다 뽑아버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하지만... 프랑스 혁명 직후의 30만 학살처럼 피는 절대 보면 안 되겠죠.^^
  • 초록불 2008/06/05 10:41 #

    에... 복잡한 이야기인지라 자세한 코멘트는 생략합니다...
  • 박민성 2008/06/04 18:39 #

    글쎄요. 제게는 이 글이 '결과만 좋으면 다 좋다'라는것처럼 보입니다.
  • 다문제일 2008/06/04 21:26 #

    A를 not A로 이해하는 재주를 갖고 계시는군요. 과연 명성이 헛되지 않는 분이십니다.
  • 초록불 2008/06/05 10:40 #

    결과가 아직 안 나왔는데 결과만 좋으면 다 좋다가 될 리는 없겠죠? 결과는 결과가 나온 뒤에 이야기해야죠.
  • 양파 2008/06/04 18:45 #

    7명이 수감되어 있었고, 보통 귀족들이 거기에 갔다네요. 사실 수감 생활 아주 나쁘지 않았대요. '포도주 질은 쩜 안 좋다'라고 수감자가 말했다는 기록이;;
  • StarLArk 2008/06/04 18:47 #

    축복이라...신님은 쪼잔하군요. 이왕이면 크게 주지
  • catnip 2008/06/04 20:51 #

    왜 저 사람들은 저쪽엔 그러한 자신들이 생각을 표현하지 않을까요..-_-?
    (여기서 저 사람들이 누굴 가르키는지 초록불님은 아실거에요~)
    아니 그쪽에 가서도 열심히 이러면 안되요를 남발하고 있는데 아무도 몰래 하느라 못보고 있는걸까요?
  • teferi 2008/06/04 22:08 #

    국내문제라면 괴담 그 이상이어도 효과가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서 대운하라면 현재의 괴담 수준보다 훨씬 더 막장이더라도 시민들이 지금처럼 모여서 시위한다면 대운하는 5년동안 생각도 못하게 만들 수 있죠. 하지만 소고기문제는 미국이라는 상대방이 있고 그들이 동의해야지 재협상이고 뭐고 이루어집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괴담에 영합할래야 영합할 수가 없습니다.
  • teferi 2008/06/04 22:19 #

    그런 이유로 국내문제로 일어난 프랑스 혁명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이 되는군요. 단순히 시민이 모였다는 이유로 새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할 수가 없습니다.
  • 초록불 2008/06/05 10:38 #

    단순히 시민이 모였다는 이유로 새시대가 열리지는 않겠지요.
  • 2008/06/05 00:3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08/06/05 10:37 #

    네, 어려운 전환점입니다.
  • 하늘선물 2008/06/05 00:58 #

    차라리 프랑스 68운동하고 비교를 하심이 더 적절할것 같은데.....ㅡㅡa
  • 초록불 2008/06/05 10:36 #

    포스팅 기대하겠습니다.
  • raindrops 2008/06/06 01:17 #

    지금 시간으로는 어제가 되겠군요. 6월 5일자 경향신문에 프랑스 68운동과 비교해놓은 부분이 있더군요. 그 때와는 시대와 장소도 다르니 어떻게 될지는 모를 일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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