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이 사라지니 당황스러운 사람들이 있나보다.
그런 사람들 예전부터 많았다.
폭력이 사라져야 한다는 말에도 당황하던 사람들. 그래서 폭력은 이 사회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조금 돌려서 말하면 필요악이라고 말하던 사람들. 많았다.
학교 현장에서 폭력 없이 아이들을 통제할 수 없으니 체벌이 필요하다는 사람.
체벌은 폭력이 아니라는 사람.
학생들이 폭력 현장을 고발하는 것을 버르장머리 없는 일로 여기던 사람.
시위 현장에서는 절박한 심정으로 뭐라도 때려부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그래야 진심을 내보일 수 있다고 믿는 사람.
아직도 이솝 이야기의 따뜻한 해님이 승리하는 이야기는 그저 우화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구호를 외치며 조용히 돌아왔다는 것이 기적으로 보이지 않고, 무능력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
그래, 이제는 더 작은 폭력이 문제가 될 정도가 되어버렸다.
도로를 불법점거하는 것도 폭력이라고 말하고, 전경들에게 욕하는 것도 폭력이라고 말하고, 길거리에 쓰레기가 있는 것도 폭력이라고 말하는 그런 상황으로 왔다. 감격스럽다.
그래, 그것도 폭력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트집 같은 폭력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조중동을 보면서 즐겁다.
가장 기쁜 것은, 공권력에 대한 내 마음 속의 저 뿌리 깊은 공포가 치유되어가는 느낌이다.
이런 일이 당황스러운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공권력은 마땅히 공포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저 조선일보 댓글난에 글을 쓰는 사람들이나, 시위대는 마땅히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개진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나.
꼭 처절해져야, 비장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폭력이 사라진 자리에서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무엇이냐고? 눈을 크게 뜨고 돌아보면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