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를 위하여 그리고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문........화..*



1987년 여름, 6월 항쟁이 끝나고 난 언제쯤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세계의 문학 1987년 여름호에 발표, 1987년 이상문학상 수상)을 읽었다.

불쾌하기가 이를 데 없는 소설이었다. 이 글을 쓰고자 다시 읽어보았는데, 여전히, 아니 그때보다도 더 불쾌한 소설이었다.

이 소설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고 아이들 도서로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다는 것을 아니 경악을 금할 수가 없다.

이 소설은 흔히 황석영의 [아우를 위하여](1972년 사상계 발표)와 비교된다. 하지만 이걸 표절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이 두 작품 사이에는 그야말로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 존재하니까.

[영웅]에서는 독재반장 엄석대가 나오고, [아우]에서는 독재 반장 이영래가 나온다.

엄석대의 독재에 대한 이문열의 찬양은 이렇게 나타난다.

- 그에게 맡겨진 우리 반의 교내 생활은 다른 반보다 모범적이었다. 그의 주먹은 주번(週番) 선생님들이나 6학년 선도(善導)들의 형식적인 단속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우리 반 아이들의 군것질이나 그 밖의 자질구레한 교칙 위반을 막았다. 그에게 맡겨진 청소 검사는 우리 교실을 그 어떤 교실보다 깨끗하게 하였으며, 우리의 화단을 드러나게 환하게 했다. 또 그에게 맡겨진 실습 감독은 우리의 실습지에서 가장 많은 수확을 안겨 주었으며, 그의 강제 할당으로 우리 반의 비품은 그 어느 반보다 넉넉했고, 특히 교실 벽은 값진 액자들로 넘쳐날 판이었다. 그가 이끌고 나가는 운동 팀은 모든 반(班) 대항 경기에서 우리 반에 우승을 안겨 주었고, '돈내기'란 어른들의 작업 방식을 흉내낸 그의 작업 지휘는 담임 선생들이 직접 나서서 아이들을 부리는 반보다 훨씬 더 빨리, 그리고 번듯하게 우리 반에 맡겨진 일을 끝내 주게 했다. 별로 대단한 건 아니지만, 그가 주먹으로 전학년을 휘어잡아 적어도 우리 반 아이가 다른 반 아이에게 얻어맞는 일은 없게 된 것도 담임 선생으로서는 그리 불쾌하지 않았을 것이다.
- 엄석대는 확실히 놀라운 아이였다. 그는 잠깐 동안에 내가 그에게 억지로 끌려갔다는 느낌을 깨끗이 씻어 주었을 뿐만 아니라 내가 담임 선생님에게 품었던 야속함까지도 풀어 주었다.


그야말로 엄청난 업적이다. 모두 행복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여기서 [아우]에서 이영래의 업적은 어찌 묘사되었는지 보자.

- 바깥 일에 분주한 메뚜기(담임교사의 별명)가 돌아왔을 때, 아이들은 영래의 지시에 의하여 자발적인 대청소를 하는 중이었다. 메뚜기는 학급에 기강이 서고 자치 능력이 향상된 데 대하여 만족했고, 아이들이 영래를 급장으로 선출한 것에도 별로 이의가 없어 보였다.
- 그는 아이들을 재미있게 하고 동시에 무서운 존경을 일으키게 하는 데 재주가 비상했던 것이다.


그런데 [영웅]에서 엄석대가 저지른 나쁜 짓은 또 어떤 것이었을까? 그것을 한 번 보자.

- 지금껏 선생님이 알아챈 것은 석대와 저 아이들이 시험지를 바꾸어 공정한 채점을 방해한 것 뿐이다.
- 석대는 내 연필깎기를 빌려가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단속 주간이 아닌데도 쇠다마(구슬)를 뺏어가고....
- 여자애들의 치마를 들추게 시켰다든가, 비누를 바른 손으로 수음(手淫)을 하게 했다는 따위 성적(性的)인 것도 있었으며 장삿집 애들은 매주 얼마씩 돈을 바치게 하고, 농사짓는 집 아이들에게는 과일이나 곡식을, 대장간 아이에게는 엿으로 바꿀 철물을 가져오게 하는 따위 경제적인 수탈도 있었다. 돈 백 환을 받고 분단장을 시켜 준 일이며, 환경 정리를 한다고 비품 구입비를 거두어 일부를 빼돌린 게 밝혀지고, 그 전해 한 학기 자신이 직접 나서지 않고도 나를 괴롭힌 과정도 대강은 드러났다.


이문열 소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여기서 드러난다. 저런 일을 당한 아이들이 아무런 반발도, 저항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또한 소설적인 구성으로 보아도 이 대목은 큰 문제가 있다. 이문열은 독자에게 저런 엄청난 범죄행위를 제공하지 않고 엄석대가 뭔가 억누른다는 것만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다. 엄석대에 대한 증오를 차단한 채 글을 전개시키고 있는 것이다.

교실을 꽉 찍어 누르는 듯한 부위기나 아이들의 어둡고 짓눌린 듯한 표정으로 보아서는 틀림없이 파 보기만 하면 그의 죄상들이 쏟아져 나올 것 같은데도 도무지 마땅한 게 걸리지 않았다. 그는 분명히 아이들을 때리고 괴롭혔지만 대개는 담임 선생의 추인(追認)을 끌어낼 수 있는 꼬투리를 가지고 있었고, 또 대가 없이 아이들의 것을 먹고 썼지만 그 형식은 언제나 아이들의 자발적인 증여였다.

[영웅]에서 아이들은 민중이다. 이문열이 이들을 아무 의식도 없고, 희망도 없는 집단으로 보고 있음은 위와 같이 명백하다. 더구나 이문열은 이런 것을 파헤치는 화자, 한병태의 행위를 "가망이 없을수록 더 치열해지는 비뚤어진 집착"이라고 비아냥대기까지 하고 있다. 한병태는 엄석대를 무너뜨리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했었다. 그런 것에 대한 이문열의 평가를 한번 볼까? 교묘한 부정적 언어가 항상 따라 붙는다.

(1) 엄석대의 부름에 저항 - 나는 서울에서 닳은 아이다운 영악함으로 마음을 다잡아 먹었다.

시작부터 닳고 닳은 아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여하고 있다.

(2) 아버지에게 고해 바침 - 거기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와 대응은 그때의 내게는 아직 무리였다. 솔직히 털어놓으면, 마흔이 다 된 지금에조차도 그런 일에는 온전한 자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간단한 정의조차도 내리지 못하고 있는데, 이것은 작가 자신이 정의가 뭔지 모르기 때문에 나오는 말일 뿐이다.

(3) 엄석대의 물심부름을 거부(유일한 승리) - 얼핏 보면 나의 한바탕 멋진 승리였다.

한병태가 거둔 승리의 가치마저 폄하하고, 아무 의의가 없는 것으로 취급한다. 이 점은 [영웅]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런 승리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엄석대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들 중 누구 하나도 한병태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연대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문열의 의식구조에 "약한 자들의 연대"라는 운동에 있어 핵심적인 부분이 들어있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다.

(4) 반 아이들과 엄석대를 떼어놓고자 시도 - 나는 내 개인적인 감정과 조급으로 그들을 대의(大義)로 깨우치거나 설득하는 대신 눈앞의 이익으로 매수하려고 들었을 뿐이다. 거기다가 기껏 더할 게 있다면 어른들의 선동에 해당되는 저급하면서도 교활한 정치 기술 정도였을까.

올바른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일부러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이것을 지도부의 무능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소설가가 자신의 소설을 어떻게 구성하는지 알고 있다면, 이문열이 일부러 이런 길을 택했다는 것은 분명한 일이다. 즉 이문열은 처음부터 한병태라는 인물을 주제도 모르고 설치는 지식인으로 설정해 놓았던 것이고, 이런 점은 결말에서 다시 한 번 드러난다.

(5) 공부에서 엄석대와 겨룸 - 그런데도 나는 거의 스스로도 알 수 없는 어둡고도 수상쩍은 열정에 휩싸여 그 가망 없는 싸움에 매달렸다.

엄석대가 불의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앞에서 가볍게나마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병태의 행동을 어둡고도 수상쩍은 열정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그가 촛불집회를 "디지털 포퓰리즘"이라고 부르는 것과 동일하다.

(6) 엄석대의 잘못을 수집함 - 나는 모반(謀叛)의 열정과도 비슷한, 가망이 없을수록 더 치열해지는 비뚤어진 집착으로 그 힘든 싸움을 계속해 나갔다.

(7) 엄석대가 금도금 라이터를 뺏은 것을 고자질 - 서울에서의 방식이 무조건 옳고 이곳은 무조건 틀렸다는 식의 생각은 버려야 해. (중략) 석대와 경쟁하고 싶다면...... 정당하게 경쟁해라, 알겠니...

선생님에게서 위와 같은 소리까지 듣고난 뒤 한병태는 엄석대의 온갖 괴로움에 시달리다가 투항하고 만다. 그리고 달콤한 권력을 누리게 된다.

이런 글이 정말 가망이 없어 보이던 1987년 상반기, 분노가 드글대고 있던 한국 사회를 바라보며 쓰이고 있었다는 사실은 모골이 송연하다. 엄석대가 밀려난 후의 상황을 이문열은 어떻게 묘사하고 있는가?

우리는 그 뒤 몇 개월에 걸쳐 처음과 끝을 온전히 우리의 힘만으로는 달성하지 못한 그 혁명의 값을 안팎으로 호되게 물어야 했다.

그리고 이 호된 값은 단지 교실 안의 상황에서 멈추지 않는다. 사회도 여전히 부조리하고 엄석대와 같은 세상이어야 했다. 이 대목에서 이문열 소설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한병태의 실패는 결코 그 자신이 문제가 있는 인물이어서는 안 되는 것이고, 뭔가 핑계거리가 있어야만 하는 것이었다. 아하스페르츠에게 예수라는 핑계가 있는 것처럼.

우리들의 석대는 그렇게 작아서는 안되었다. 그렇게 속된 성공으로 그쳐서는 이미 실패의 예감이 짙은 내 삶을 해명할 길이 없어지고 마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엄석대가 잡혀가고 만다. 나는 이 소설의 발표가 6월 항쟁 이전인지, 이후인지 매우 궁금한데, 그것은 마지막 대목 때문이다. 엄석대가 잡혀간 후 한병태는,

잠든 아내와 아이들 곁에서 늦도록 술잔을 비웠다. 나중에는 눈물까지 두어 방울 떨군 것 같은데, 그러나 그게 나를 위한 것이었는지 그를 위한 것이었는지, 또 세계와 인생에 대한 안도에서였는지 새로운 비관(悲觀)에서였는지는 지금에조차 뚜렷하지 않다.

라고 말한다. 안도라 함은 엄석대가 성공하지 못한 세상에 대한 가련한 정의감이다. 비관이라 함은 엄석대가 잡혀가는 것을 보아 이 세상은 공정하다. 따라서 자신의 성공하지 못한 삶의 핑계를 세상에 빗댈 수 없음을 의미한다. 6월 항쟁으로 국민들에 의해 직선제가 쟁취된 다음 이문열은 잠시 자신의 가치관에 회의를 느꼈었는데, 그런 혼란감이 이 소설의 결말에 스면든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둘 중 어느 것이 되든, "그래서?"라고 물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뭘 어쩌라고?" 엄석대가 새로운 교사에 의해서 몰락할 때 한병태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던 것처럼, 엄석대가 경찰에 잡혀갈 때도 한병태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이문열에 따르면 그냥 가만히 있어도 세상은 변하는 것이다. 이런 소설을 성장소설이라고? 대체 누가 성장했는가? 한병태는 국민학교 5학년에서 30대 중반의 학원강사가 되도록 뭘 성장했는데? 여전히 뚜렷하지도 않은 삶에 눈물이나 짜고 있을 뿐인데? 반면 [아우]는 분명한 성장소설이다. 이 소설의 소년들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점차 의식이 성장해 나가고 있다.

[영웅]은 아이들에게 "나서지 마라. 네가 나서지 않아도 세상은 점점 좋아진다. 네가 나서면 너만 고생한다."는 이야기말고 전해주는 것이 없다. 물론 우리의 착한 어린이들은 이 안에서 뭔가 긍정적이고 훌륭한 교훈을 찾아내고자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사과의 썩은 부분을 도려내서 먹는 것에 불과하다. 이미 그 썩은 부분이 입안에 들어갔던 것은 부인할 수 없게 된다.

엄석대는 판타지 소설의 먼치킨 주인공만큼이나 황당한 캐릭터다. 그가 저지른 저 많은 불법, 그리고 그 불법으로 파생되었을 아이들의 굴욕, 수치심은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작가에게 중요하지 않은 저 문제들은 저 멀리 사라져 있다가 마지막 순간에 평지돌출하고 있다. 황석영의 [아우]는 이런 비겁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아우]의 엄석대인 이영래는 부자집 아이들에게 삥을 뜯는다. 그리고 그들에게 청소 면제라는 당근을 하사하여 입을 막는다. 그리고 학급비를 모집하여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우다가 들키자 얼른 변명거리를 만들어 발설자를 배반자로 만들어버리는 수단을 발휘한다. 그리고 [아우]에서도 [영웅]처럼 새로운 교사가 등장한다. 교생실습을 나온 여대생이다.

[영웅]의 교사는 폭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 엄석대를 패서 자백을 받아내고, 아이들을 모두 패서 자신들의 죄를 인식하게 한다. [아우]에서는 교생의 폭력 같은 것은 등장하지 않는다. 무려 15년이나 뒤에 쓰인 [영웅]이 폭력을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을 보면 그 동안 우리 사회가 얼마나 더 폭력적이 되었는가를 증명하는 것처럼 보인다.

교생은 아이들 스스로 불의에 대항할 방법을 알려준다. 그것조차도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는 방법으로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혼자서만 좋은 사람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 사람이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면 여럿이서 고쳐줘야 해요. 그냥 모른 체 하면 모두 다 함께 나쁜 사람들입니다. 더구나 공부를 잘한다거나 집안 형편이 좋은 학생은 그렇지 못한 다른 친구들께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합니다.

도시락을 빼앗기는 아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교생은 여유가 있는 아이들이 도시락을 두 개 싸오기를 제안한다. 주인공 김수남은 집에 가서 그 사정을 말한다. 이때 어머니는 반대하지만 아버지가 허락해준다. [영웅]의 부도덕한 아버지와는 전혀 다른 설정이다. (이 설정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소설가는 모든 등장인물을 직접 만들고 배치하기 때문이다.)

이 행동은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가난한 집 아이들의 의식을 변화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구체적인 사건, 즉 가난과 배고픔이라는 문제에 [아우]는 직접 칼을 대고 있다. 반면 [영웅]은 바로 이런 문제를 의식의 문제로 "승화"시켜서 구체적인 부분을 가려 버린다. 이렇게 쓰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아이들이 정신속이라고 해도, 어른들의 정의와 자유에 대한 열망에 상응하는 부분을 있었을 것이다.

아이들이 서로 친해지면서 일어난 변화를 [아우]는 이렇게 쓰고 있다.

아이들이란 참으로 단순하지라 전과 달리 서로를 알게 되어 집을 방문하기도 하며 친해질 수 있었다. (중략) 아이들은 이제 그런 일에 전처럼 열광하지도 않았고 시들해 있었으며 전보다는 오히려 서로가 화목해진 편이었다.

이런 일이 교생에 의해 일어난 것이라는 점을 안 이영래는 공격목표를 교생으로 바꾼다. 그리고 교생에 대한 추잡한 낙서를 만들어 반에 돌리고 있을 때, 김수남은 그 쪽지를 더 이상 돌리지 않고 간직한다. 김수남은 두려움에 떨면서 수업시간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그동안 나는 별의별 무서운 공상에 시달렸다. 나는 얻어터진다. 머리가 깨어져 다 죽게 된다. 그이가 나를 업고 간다. 몇 날 몇 달을 끝없이 간다.

이영래의 부하 기율부장 임종하에게 떠밀려 김수남이 엎어지자 아이들이 모두 항의하기 시작한다. 드디어 임종하는 사과하고 만다. [영웅]에서 엄석대가 초라하게 잘못을 인정한 잘못의 묘사와 [아우]의 이 대목을 비교해 보자.

[영웅] 석대의 그 같은 말이 들리자 아이들 사이에는 다시 한 차례 눈에 보이지 않는 동요가 있었다. 석대도 항복을 한다 ― 결코 있을 것 같지 않던 그런 일이 눈앞에서 벌어진 데서 온 충격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찔했을 정도였다.

[아우] 우리는 모두 그 애들이 너무나도 초라하게 풀이 죽은 걸 보고서 어리둥절해질 지경이었다. 나의 들끓던 수치감은 그 때에 꽉 몰려 있던 오줌이 방광을 비집고 쏟아져 나올 때처럼 외부로 터져 나갔고, 가벼운 몸서리를 흠칫 느꼈던 것이다.

두 소설이 모두 흠칫 몸을 떨었지만, 그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멀다. [영웅]에서는 엄석대의 자리를 바로 새 담임교사가 차지한다.

담임 선생님은 키와 몸집이 갑자기 갑절은 늘어난 듯했다. 그리하여 무슨 전능한 거인(巨人)처럼 우리를 내려보고 서 있는 것이었다.

이 묘사의 차이가 바로 참여하여 승리한 자가 누리는 것과 방관하며 과실을 따먹은 자가 느끼는 차이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수수방관하며 세상이 절로 좋아지니까 나서면 안 된다고 가르쳐야 하는가? 아니면 네 권리를 지키키 위해 단결하고 항의해야 한다고 가르쳐야 하는가? 대체 교과서에 어떤 소설이 게재되어야 하는 것인가?

아우를 위하여 - 10점


이 책 안에는 열여덟에 사상계에 데뷔한 글 <입석부근>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한국문단에 천재가 등장했다고 소리치게 한 작품이죠.


황석영 지음, 이상권 그림/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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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꿈바라기 2008/06/22 14:30 #

    이문열의 저 소설은 정말... 보면 심사가 뒤틀려요.
  • rumic71 2008/06/22 14:31 #

    어느 쪽이건 작가의 의도가 뚜렷해서 불편하군요.
  • 초록불 2008/06/22 14:41 #

    작가의 의도가 뚜렷한 소설들은 다 싫어하십니까?
  • 좌백 2008/06/22 14:35 #

    이문열 소설은 최근 10년간 나온 것 말고 그 이전 것은 다 읽었는데... 하나같이 읽으면 기분이 나빠지곤 했어요. [시인]을 극도로 불쾌하게 읽고 더 이상 이문열 소설을 읽는 걸 포기했죠.
  • 초록불 2008/06/22 14:42 #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전 이 소설이 끝이었던 것 같습니다.
  • 사발대사 2008/06/22 14:40 #

    "우리들의~"가 교과서에 실려있습니까? 이거야 원....
  • windxellos 2008/06/22 14:50 #

    '영웅'은 '결국 새 담임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 라는 구조가 여러 모로
    씁쓸했었습니다. 저자의 대중에 대한 시각을 보며 유사한 씁쓸함을 느낀
    동 저자의 작품이라면 단편 '칼레파 타 칼라' 도 들 수 있을 듯 합니다.
  • 초록불 2008/06/22 14:53 #

    칼레파타칼라와 알 수 없는 것들을 읽고, 제가 사람의 아들을 잘못 읽었다는 생각을 햇었죠. 이 의구심은 영웅시대를 읽고 확정이 되었습니다. 이문열은 "연대를 통한 변혁"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며, 잘못된 것을 고치려 하는 사람은 다치게 마련이며, 안티 테제를 주인공으로 삼는 것 이상은 해낼 수 없는 사람이에요.
  • 그람 2008/06/22 15:37 #

    그래도 대략적으로 살펴보면 그 당시 대한민국 상황에 미칠 듯이 결합된다는 느낌이 들어서 이런 시대상을 묘사한 소설로 보면 거진 들어맞는다는게 또...
  • 초록불 2008/06/22 16:27 #

    그 당시 대한민국 상황은 국민들의 힘으로 군사독재정권의 퇴진을 결정짓고 직선제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이었습니다. 이것은 새로운 담임교사가 이룩하 결과도 아니고, 그 결과로 열다섯 대의 매를 맞은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그후 세상은 20년에 걸쳐서 민주화를 이룩해 왔습니다. 역시 국민의 손으로 이루어온 결과죠. 제가 보기엔 맞아들어가는 거라곤 보이지 않는데요.
  • 그람 2008/06/22 19:51 #

    그게 아니라 독재자에 대한 향수라든가 독재자가 주는 권력에 따라서 배분되는 직책으로 나누어지는 계층, 그리고 독재자에게 순화되어가는 모습같은게 의외로 섬득한 느낌마저 줍니다.
  • 解明 2008/06/22 16:04 #

    엄석대로부터의 자유가 반 아이들 스스로가 투쟁해 쟁취한 것이 아닌 교사의 또다른 폭력으로 얻어진 것이기에, 이 수동성이 저는 너무 싫었습니다.
  • 초록불 2008/06/22 16:28 #

    작가가 오직 폭력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죠.
  • 류시 2008/06/22 16:15 #

    사실 '우일영'을 읽을 당시는 어려서였는지 그냥 그러려니 했었는데, 이렇게 분석을 하신 글을 읽으니 참으로 불편하게 느껴지네요. 저따위 쓰레기를 교과서에 실은 사람은 책임을 져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rumic71 2008/06/22 16:16 #

    정치적으로 독자를 '끌고 가는' 소설은 왼쪽으로 가든 오른쪽으로 가든 다 싫어합니다. 멱살잡고 끌고가는 것도 싫지만, 옆구리 살살 긁는 것은 더욱 싫어하죠.
  • 초록불 2008/06/22 16:39 #

    몇가지 답변을 달았다가 지웠습니다. 이 문제는 짧은 댓글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많군요.
  • 꿈바라기 2008/06/22 16:19 #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고등학교 시절 '우리들의~' 를 배울때 국어 선생님도 저 소설의 문제점을 알고 있던바, 비판적 의견이 들어있는 수업을 들었던 것이에요. 만약 아무것도 모르는 국어 선생님이 그저 교과서 교육지도에 나온대로만 가르쳤다면...
  • 야스페르츠 2008/06/22 16:37 #

    음... 별 생각 없이 읽었던 소설이 이렇게 해석되기도 하는군요... 이런 소설을 생각 없이 읽는 것이 더 문제려나요.... 후후
  • 초록불 2008/06/22 16:40 #

    별 생각없이 읽어도 몸은 기억하게 마련입니다. 그런 것이 이런 류의 소설의 무서운 점이기도 하겠지요.
  • theadadv 2008/06/22 17:52 #

    개인적으로는 한병태가 저런 상황에서 꿋꿋히 미약하나마 저항하며 버텨가는 것을 배우는 소설인건가 라고 생각했습니다. 보통 저리 오래 버티지 않거든요. 그래서 크고나서의 그 변화가 이해가 안갔는데, 이제야 이해가 가는 군요.
  • 고어핀드 2008/06/22 17:55 #

    제가 소설을 그리 많이 읽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이문열 소설 중에 괜찮았던 것은 고등학교 때 읽은 "금시조" 하나뿐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우리들의...> 는 중학생일 때 읽었는데, 어린 마음에도 꽤나 불쾌했습니다. 뭐 나중에 읽은 <아가>에 비해서는 새 발의 피였지만요.
  • 초록불 2008/06/22 18:01 #

    금시조는 다음 번에 역시 황석영의 글과 비교해서 올려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고어핀드 2008/06/22 19:30 #

    기대하겠습니다 ^^
  • dunkbear 2008/06/22 17:56 #

    뭐, 저는 '우일영'에 대해서 특별하게 불쾌감을 갖거나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 소설에서 묘사된 세상이 바로 제가 겪었던 중-고 시절과 별다를 바가 없었거든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권위의 폭력과 집단의 보이지 않는 폭력 (나중에 왕따현상으로 변모하죠)을 그대로 표출시켰다는 정도 외에는 그다지 감상 포인트가 없다고 느꼈습니다.

    '우일영'을 성장소설로 여겨서 교과서에 실린 것 같은데 절대 성장소설이 아니죠. 왜 그렇게들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황석영의 '아우를 위하여'와 비교될 이유도 없다고 보구요.

    '아우'는 잘 쓰여졌지만 오늘날 교육 시스템과 학원에서 겪는 아이들의 현실을 생각하면 황석영씨의 '아우'는 [동화]에 불과하지 [성장소설]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교생의 이상주의적 시도가 동화에서는 먹힐 지 몰라도 현실에서는 반푼 어림어치도 없다고 보기 때문이죠.

    제가 냉소적인지는 몰라도 전 그렇게 봅니다. 특히 중고 시절 올바른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저나 다른 애들에게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라고 가르쳐 주기는 커녕 자기들끼리만 쏙닥거리고 잘난 척 했던 애들을 회상하니 더더욱 '아우'를 냉소적으로 볼 수 밖에 없는지도 모르겠어요.

    아무튼 '우일영'은 성장소설도 아니고 교과서에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 초록불 2008/06/22 18:00 #

    경우는 좀 다르지만 청소년문학 2008 여름호에 실린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작가 김중미 인터뷰를 한 번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불가능한 것 같은 일을 실제로 하는 사람도 있거든요.
  • 초록불 2008/06/22 18:07 #

    아참, 그리고 두 소설을 비교한 것은 이문열의 소설이 황석영 소설을 표절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해서 기사를 본 김에 쓴 포스팅이라 그렇습니다...^^
  • dunkbear 2008/06/22 18:22 #

    그런 주장도 있었군요.... 흠.
  • 이준님 2008/06/22 18:34 #

    1. 아우를 위하여 자체도 비슷한 컨셉의 일본 소설이 있긴합니다. 하기야 황순원 선생이 쓴 백정 일가를 소재로 한 모 소설도 "부라쿠민"을 소재로 한 모 소설과 비슷해서 한동안 말이 있었지요.

    2. 바로 저런 이유때문인지 우일영은 조선일보 -_-;;에서 극구 찬양하였고 무려 "연극" 버젼까지 만들어졌지요-단 연극판을 심도 있게 소개한 건 마봉춘- 몇장면은 "시체-스탠 바이미"에서 따온 괴작인 영화판도 있었지요. 최민식이 나중에 나오는 선생으로 나름 열연을 펼쳤던.

    3. 저는 아우를 위하여가 "그래서 그 놈을 혼내주었다"로 끝나는게 아니라 뒤에 아우에게 하는 이야기때문에 더 좋아합니다. 길에 거지가 하나 얼어죽어도 우리의 책임이라는 뭐 그런 이야기요. 아직도 제가 좌우명처럼 생각하는 어구이기도 하지요-물론 사상이나 몇가지 점에서 황석영 작가를 싫어하는 편이긴 합니다만
  • 초록불 2008/06/22 18:42 #

    황석영 작가의 그 후 행적 중에는 - 제가 귀동냥으로 듣기에는 좋아하지 않는 부분이 저도 있습니다. 아, 이래서 작가에 대해서는 너무 깊이 알면 안 되는 모양입니다. 저는 본문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이 일이 폭력을 수반하지 않고 마무리된 점에 감탄합니다.
  • WizardKing 2008/06/22 18:44 #

    이문열의 '카레파 타 칼라'를 읽어 보셨는지 모르겠군요. 저로서는 그 소설이 '영웅'과 비슷한 느낌을 주어 마음이 불편했더랍니다.
  • 초록불 2008/06/22 18:46 #

    댓글 중에 이미 언급한 바 있습니다만, 물론 읽어보았습니다. 대학 1학년 때 읽고 불같이 화가 났었지요. 단지 산 위에서 던진 불평 한마디에 도시에 일어나는 혁명이라면, 그것은 그만한 불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 뿐이죠. 그런데 그렇게 어쩌다 일어난 혁명의 결과가 밀실의 휘장 속으로 사라지는 꼴이란...
  • 사칙연산 2008/06/22 18:48 #

    단순한 문학적 재미만 따지면 중급이상은 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의도는 얼핏 무섭습니다;
  • WizardKing 2008/06/22 18:49 #

    (엇, 죄송합니다. 본문만 읽어서 미처 보지 못했군요.)
  • 초록불 2008/06/22 19:05 #

    죄송하실 일은 아닙니다...^^;;
  • 커맨더 2008/06/22 18:58 #

    흠, 저는 이 글이 이문열 개인을 매도하는 글로 치부될까봐 무섭습니다. 문학가 이문열의 명예를 부당하게 훼손한 글로 부당하게 평가될까봐서요.

    그나저나, 저도 교과과정에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배웠었는데, 당시에는 암기와 글의 구조, 이야기 구조만 파악하느라 저런 것은 미처 몰랐었군요.

    우리나라 교육의 폐해일까요.
  • 초록불 2008/06/22 19:08 #

    제가 보기엔 커맨더님 댓글 덕분에 그런 생각을 하는 분이 생길지 모르겠는데요...ㅠ.ㅠ
  • 나아가는자 2008/06/22 19:44 #

    저도 어렸을때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읽었지요. 읽으면서 썩 맘에 안드는 것이 여러번 느껴졌음에도 "어른들이 추천하는 책이니까."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넘겼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황석영씨의 '아우를 위하여'는 정말 금시초문이군요.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 우유차 2008/06/22 20:07 #

    이문열 씨 저서 중에서는 '선택'이라는 작품 읽다가 '진짜' 창밖으로 던져버렸던 적이 있습니다.
    생각난 김에 웹 서점 검색해봤더니 삼국지와 우일영이 우루루 뜨는데- 삼국지는 전에 서울대 수석합격한 애가 열번 읽었다고 하는 바람에 필독서가 되어 버렸고 우일영은 교과서에 실리면서 여기저기서 출판되기 시작했으니 이것도 '파워 오브 교육'이라고 해야 할까요. --;
  • 초록불 2008/06/22 20:14 #

    흠, 그 선택... 안 읽어봐서 딱히 뭐라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안 읽어도 되는 작품으로 알고 있긴 하죠.
  • 홈워즈 2008/06/22 20:15 #

    오, 둘다 다시 읽어봐야겠군요.
    그런데 나는 왜 소설을 읽어도 이런걸 파악하는 내공이 안쌓이는거야 어흐흑흑흑흑
  • raindrops 2008/06/23 02:06 #

    저도 이 포스팅을 읽으니 이문열의 '선택'이 생각나네요. 다른 건 아니고...친구가 권해서 도서관에서 찾아봤는데..저희 학교 도서관에 선택에 서너권쯤 있는데, 상태가 몹시 좋지 않더라고요. 도서관에서 상태가 안좋은 책이란건 많이들 본 책인 뜻이란 것 같아서 의아했는데..(이문열이 인기작가라도 학교에서는 비호감작가라..) 그 책 서너권 내내 여백에 연필로 손수 쓰여진 깨알같은 주석들이 달려 있었어요. 친구가 저에게 권했던 것도 그 중에 나있으니 가서 구경해라; 였던..선택은 상당히 불쾌한 책인데 이렇게 보니까 또 재미있더군요.
  • 유로스 2008/06/23 02:30 #

    금시조는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 어릿광대 2008/06/23 07:30 #

    1.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처음에 mbc였나 kbs에서 영화판 보다가
    고1때 국어교과서에 나오더군요;; 나중에 학교 다른과 교실에서 책으로 읽어봤는데
    괜찮은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보군요 --;;

    2. 황석영의 아우를 위하여와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비교글 괜찮네요.
    요즘 블로그에 소설을 쓰고 계시더군요 황석영씨;;
    (네이버에서 주로 활동해서 알게되더군요;;)
  • 개멍 2008/06/23 12:09 #

    저런 소설을 열심히 읽는 바람에 저도 지금 한병태가 되어 버린걸까요...
  • bzImage 2008/06/23 13:37 #

    소설과는 별개의 이야기입니다만.

    이 두 소설의 표절 이야기때 확인하면서 보니, 황석영이 아우를 위하여를 발표하기 직전에 뭐했나 보려고 약력을 뒤져보니 황석영은 월남을 다녀오고, 몇년 뒤에 이문열은 서울과 서부 전선에서 통신 보급병으로 근무함. 이라고 되어있더군요.

    대한민국은 좌익빨갱이들이 지킨다. 라는 자조섞인 농담이 왠지 농담으로 안 들리는 순간이었습니다.

  • 아이군 2008/06/23 13:48 #

    ..사상이 인간을 사로잡으면 어떻게 되는 가를 구구절절히 보여주는 양대 인물 이문열, 조갑제.....

    근데 일단 우일영은 풍자 소설 아닌가욤? 저게 성장소설이면 슬램덩크는 대하 드라마게-_-;;;

    그래도 그나마 우일영에서 보였던 재기발랄함은 시간이 지나 가히 환단고기급 대작, 선택에 이르렀으니..

    선택은 진짜 생각만 해도 토가 쏠릴거 같음....

    태어날때부터 비범해서 부모님과 마을사람들이 장차 크게 될 인물이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한 뒤에 그 기대를 저버리고 기대에 못미친 평범한 활약을 한 후 버로우타는 내용(by 악질식민빠님)
    을 화려하게 포장한것도 모잘라서 이것이 킹왕짱 훌륭한 선택이다!! 너도 그렇게 해라라고 광고하는 것도 모잘라... 이게 내 킹왕짱 훌륭한 조상이다 라는 잘난척 까지(족보어디 구석에서 찾은 거지 오 마이 갇) 하는...

    도대체 어디서 부터 손꾸락질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OTL

    사상이 개인을 지배하게 되면 도대체 어디까지 망가지는 걸까요-_-;;;
  • 함장 2008/06/24 15:38 #

    ...친구들과 농담삼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서구권에서라면 "게이소설"이라는 해석 밖에 나오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지요.(...)
  • 함장 2008/06/24 15:46 #

    아 참 그러고보니 최근에 이문열 작가가 소설의 결말을 바꾸었다는 기사를 본 것 같은데...
  • 베리타스 2008/06/25 20:25 #

    전 우일영을 읽었을 때 남았던 찝찝함이 결말이 깔끔하지 못해서 였다고 생각햇는데, 저런 부분도 있군요. 친구들이랑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두고 고딩때 토론을 했는데 '이거 맘에 안들어'했다가 아주 집중공격당한적이 있더랬지요. 물론 전 침몰.... 이유없는 찝찝함이었었거든요. 그런데 초록불님 글을 보고, 저렇게 보는 방법도 있구나 감탄을 하고 갑니다.
  • 瑞菜 2008/06/26 12:16 #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단순한 소설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정확하게 사람들, 그리고 인간의 군상과 그 움직임을 포착한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아이들이 볼 소설은 아닙니다만, 하지만 반드시 볼만한 소설이지요.
    동화만이, 성장 소설만이 다는 아니지 않습니까.
  • 瑞菜 2008/06/26 12:22 #

    솔직히 말하면 저런 교실 분위기, 한두번 정도 안 본 사람은 없지 않습니까.
    말은 돌려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초록불님의 의견에 수긍하지 않겠습니다.
    (처음으로 초록불님에게 도전해 보네요. ^^)
  • 초록불 2008/06/26 15:06 #

    소설을 보고 무엇을 느끼는가는 개개인의 문제이고 그것을 나를 따르라, 라고 말할 수는 없죠. 1987년 이 땅의 민중들이 군부독재의 군홧발 아래 신음하고 있을 때, 까불면 다쳐, 조용히 있으면 다 해결된다고 조롱하는 글을 쓴 작가의 강심장에 감탄할 뿐입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보자면 저는 70년대에 국민학교를 나왔지만, 소설과 같은 일은 겪은 일이 없습니다. 뿐만아니라 전 학창시절을 통틀어 두 소설과 같은 상황을 모두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우리 반에도 폭력적인 아이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그 애들이 권력을 탐한 적은 없었죠. 그것은 그들보다 훨씬 더 폭력적인 교사들이 존재했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 瑞菜 2008/06/26 16:15 #

    에잇, 이왕 도전한 거 하나만 더 해보면,
    굳이 너무 시대적 상황 하에서만 보시는 것 같아서요.
    어느 불특정한 여러가지 부조리한 상황, 하지만 나중에는 역으로 부조리해지는 상황.
    그러면 사람들이 어느 순간 회의나 혼란을 겪는 것 처럼요. 도대체 우리가 왜 그랬지? 하고요.
    병태가 맨 처음 서서히 들고 일어서서 상황을 뒤집어 놓았고,
    나중에는 교실을 지배하던 엄석대가 역으로 아무소리 못하던 아이들에게 매도를 당하면서요.
    교실내에서 지배구조를 뒤집기 시작했던 병태가 오히려 혼란을 느끼고.
    과연 우리가 왜 그랬지 하고요.
    비겁해졌다가 어느 순간 누구보다도 잔인해지는 사람들의
    모습에 혼란을 느끼는 모습을 그려낸 것 아니겠습니까.,
  • 아텐보로 2008/06/26 21:36 #

    초록불님 글을 보고 아우를 위하여를 한번 보기 위하여 주문을 했는데 초록불님은 다림에서 나온것을 추천하셨더군요(저는 휴이넘에서 나온것을 주문)
    혹시 책이 출판사마다 다르게 나온건가요?
  • 초록불 2008/06/27 02:49 #

    글쎄요. 제가 본 책이 저 책이라 적었을 뿐입니다. 내용이 다르거나 하진 않겠지요.
  • 아텐보로 2008/06/26 21:38 #

    그리고 한가지 더 말하자면 저는 영웅에서 나오는 그런 상황을 지방의 중학교에서 2년동안 겪어봤습니다.(잘놀지도 못하는놈들이 담배핀다고 열라게 때리는것도 봤다는.....)
  • 초록불 2008/06/27 02:49 #

    고생하셨습니다...^^
  • 마무리불패신화 2010/03/03 21:27 #

    -_- 이문열이 뭐 같다는건 알았는데

    그나마 제대로 되었다고 생각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도 저런 면이 있군요...

    +그런데 영웅에서 이문열의 결말 처리 방식은 뭘 의미하나요??

    설마 독재에 대한 그리움..은 아니겠죠??
  • 초록불 2010/03/03 21:41 #

    그런 것과는 다른 것이죠. 본격문학에서 흔히 쓰는 애매한 방식의 결말일 뿐입니다.
  • 래리 월터스 2012/11/23 18:17 #

    이문열은 원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결말을, 한병태가 성인이 된 뒤에 다시 권력자가 되어 있는 엄석대를 재회하고 그의 부하로 들어간다는 식으로 쓰려고 계획했다고 합니다. 2005년에 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단행본의 작가 후기에 그 결말이 덤으로 실려 있는데, 엄석대가 '한병태가 무효표를 냈다는 이유로' 그를 특별히 부하로 거두어준다는, 거의 수음 행위 수준의 결말이죠.

    이문열 본인은 나중에 이런 글(http://newslibrary.naver.com/viewer/index.nhn?articleId=1996011400209123001&editNo=45&printCount=1&publishDate=1996-01-14&officeId=00020&pageNo=23&printNo=23081&publishType=00010 )에서 자신이 내놓은 결말을 부정하고, 원래 계획대로 가야 했었다며 울분을 토하는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작가 본인의 신념을 배반하는 것으로 끝났다는 점에서 그래도 약간은 좋게 봐줄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엄석대가 몰락하는 결말 자체가 어른이 되어서도 엄석대라는 환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던 한병태에 대한 비판으로 작용하여 작품의 균형을 잡았다고 볼 수 있죠.
  • 초록불 2012/11/23 20:30 #

    오래 된 포스팅에 달아주신 댓글 감사합니다. 더구나 이 기사를 통해서 이 글이 호헌선언 무렵, 어둠이 가장 짙었던 시기에 쓰인 글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글을 통해서 이문열의 정신 세계에 대해서 좀 더 알게 되는데, 기존에 내린 결론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는 아닌지라 길게 쓰지는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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