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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팔이 소녀 - 의외의 버전
매우 추운 밤이었습니다. 그 날은 한 해의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하루종일 눈이 내렸고 길거리는 꽁꽁 얼어붙어 있었습니다.
한 소녀가 그 거리를 맨발로 걷고 있었습니다. 춥고 배고픈 그 아이에게 물건을 사간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돈 한 푼 주려고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집집마다 창문으로 밝은 빛이 쏟아지고, 구운 거위고기 냄새가 났습니다. 하지만 소녀는 돈을 한 푼도 벌지 못했기에 집에 갈 수도 없었습니다. 집에 돌아가면 아버지가 소녀를 때릴 것입니다. 하긴 집이라고 해봐야 지붕과 기둥만 남은 거적데기로 막은 거처에 불과했지요.

소녀는 가지고 있던 성냥뭉치에서 성냥 한 개비를 꺼냈습니다. 소녀가 성냥을 긋자, 소녀는 번쩍이는 놋쇠통이 있는 커다란 난로 앞에 앉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온 몸이 따뜻해졌습니다. 소녀는 따뜻한 기운을 온몸에 퍼뜨리고 싶어서 몸을 쭉 폈습니다. 그 순간 난로는 사라져버렸습니다. 소녀는 다시 한 번 성냥을 그었습니다. 기름진 거위 고기가 하얀 식탁보 위에 펼쳐졌습니다. 소녀가 손을 뻗치는 순간 거위 고기도 사라졌습니다. 소녀는 얼른 성냥에 불을 붙였습니다. 멋진 성탄 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올라 있었습니다. 소녀는 점점 숨이 가빠졌습니다. 혜성이 긴 꼬리를 그리며 떨어졌습니다.

"이제 누군가 죽을 거야."

소녀가 중얼거렸습니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소녀에게 그렇게 이야기해주었거든요. 하늘에서 별이 하나 떨어지면 한 영혼이 하느님에게 가는 것이라고. 소녀는 다시 성냥개비를 그었습니다. 할머니가 온화한 얼굴을 하고 나타났습니다. 소녀는 할머니를 감싸 안고 성냥 전부에 불을 붙였습니다. 소녀는 포근함과 아늑함을 느끼며 할머니와 함께 저 하늘로 올라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골목에서 숨진 소녀가 발견되었습니다. 소녀는 미소를 띠고 죽었습니다. 경찰이 다가와 소녀의 바구니를 들여다보고 말했습니다.

보기

"여기, 또 약쟁이 하나 죽었다. 마약도 적당히 해야지... 에이..."

아무도 마약팔이 소녀가 아름다운 꿈을 꾸며 죽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몰라도 그만이잖아!)
by 초록불 | 2008/07/05 14:37 | *..만........상..* | 트랙백(1) | 덧글(18) | ▲ 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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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잠보니스틱스 at 2008/07/06 04:57

제목 : 괴기잔혹동화
[...역시 이런건 시리즈로...]에 이은 제 4탄! 거리에는 눈발이 세차게 날리고 있었다. 성탄절을 이틀 앞둔 시점에서 기온은 점점 더 내려가기만 했다. 아직 깊은 잠에 빠져있는 도시의 침묵을 깨고 작은 사람 그림자 하나가 거리를 숨가쁘게 질주하고 있었다. 보온효과가 의심스러운 낡은 코트를 걸치고 손에는 철사로 얼기설기 엮은 바구니를 든 그 그림자는 누군가에게 쫓기기라도 하는 것처럼 정신없이 이 골목에서 저 골목으로 옮겨가는......more

Commented by 천사의먼지 at 2008/07/05 14:42
패러디...인가요...? 비꼬는 걸까요?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8/07/05 14:46
[패러디(Parady)란 원작의 대사나 스토리를 우스꽝스럽게 변조, 풍자해낸 일종의 모방콩트이다. TV코미디, 오락프로그램에 패러디가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고 있다. - 엠파스 용어사전...
Commented by 어부 at 2008/07/05 14:45
어헉... crack seller였습니까....
Commented by rumic71 at 2008/07/05 14:50
만화 등에서는 많이 써먹는 네타네요... 약파는 소녀.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8/07/05 14:50
헉.. 그렇습니까? 이런...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8/07/05 14:51
하긴... 원래 그림 솜씨가 좀 되면 그림으로 해볼까 생각도 했었으니...
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08/07/05 14:50
.....Drug Seller Girl??!!!!!!!!!!!!!!!!!!!!!!
Commented by 어릿광대 at 2008/07/05 15:53
오오 하다가 마지막에 헐이라는 말이 나오네요 헤헤.
Commented by 을파소 at 2008/07/05 16:08
성냥으로 위장한 신종마약이로군요.(끄덕)
Commented by 나인테일 at 2008/07/05 18:16
본드쟁이 소녀..(....)
Commented by 양과알 at 2008/07/05 22:04
...이럼 성냥팔이 소녀가 아니잖아요오!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8/07/06 09:39
그래서... <의외의 버전>.... 처음에 <마약팔이 소녀>라고 붙여놓으니... 재미가 없더라고요.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8/07/06 04:46
약은 약사에게 (...)
Commented by 유로스 at 2008/07/06 14:10
실제로 성냥팔이소녀는 성냥의 황린 성분에 중독되어서 환각을 본 거라는 설이 있지요;

이 글이 생각나는군요. http://readingfantasy.pe.kr/zb41pl2/bbs/zboard.php?desc=asc&id=membership&no=10058&sc=on&select_arrange=headnum&sn=off&sn1=&ss=on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8/07/06 18:14
같은 생각을 한 분들이 많았군요...^^
Commented by mattathias at 2008/07/07 00:10
월간 판타스틱(Fantastique) 2007년 12월호 부록 소책자에 실린 '대인배들'이란 만화에 같은소재로 구성된 몇 컷의 만화가 있어요. 꽤 재밌었죠.
Commented by 위장효과 at 2008/07/07 10:15
모 잡지-국내의 몇 안되는 군사관련 잡지-에 "총알팔이 소녀"라고 올라온 게 기억나네요.
Commented by Honey at 2008/07/07 10:56
마약에 취하면 행복한 장면들을 볼 수 있어서 뒷골목 마약파는 아저씨한테 마약을 구해다가 (마약파는 자는 너무 많이 먹으면 안된다고 나름 경고도 하지요), 혼자서 먹고 환상 속에 취해 있다가 과용으로 코피 흘리며 죽은 무지 슬픈 만화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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