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는 정치적 입장과 공포가 적절히 배합되어 있는 것 같다.
1. 북한에 잘못이 없다는 입장1-1. 군사지역에 들어간 사람의 잘못이다 - 군대 다녀왔으면 안다.
1-2. 북한의 발표를 그대로 믿는다 - 수하를 했고, 경고 사격을 했음에도 도주했으므로 북한은 책임이 없다. 북한 입장에서는 포상 받을 일이다. 아프가니스탄에 간 선교단도 죽을 짓을 했으니까 죽었던 것이잖은가, 라는 항변도 이런 입장에 속한다. 굳이 사족을 붙이자면, 나는 당시에도 그 사람들이 살아오기를 바란다는 포스팅을 했다.
1-3. 적대국에 관광 가는 행위 자체가 잘못이라는 입장.
이런 입장의 사람들은 적대국에 물자지원을 하고, 그곳에서 공단을 운영하는 제반 행위가 모두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2. 우파가 정국에 이 죽음을 이용한다는 입장2-1. 북한에 잘못이 없고, 우파가 정국에 이 죽음을 이용한다는 입장 - 이 주장과 위의 주장은 다른 것이다. 위의 주장은 정치적 입장이 드러나지 않는다. 자국민이 죽었는데, 좌파는 북한 편을 든다는 모함을 하거나, 모함을 이미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2-2. 북한에 잘못이 있고, 우파가 정국에 이 죽음을 이용한다는 입장 - 이 주장은 3번 입장을 같이 취하는 경우가 많다.
3. 북한에 책임이 있다는 입장- 비무장 민간인이 군사지역을 침입했다는 이유만으로 총격을 받을 수는 없다는 입장. 이것은 내 입장이기도 하다. 2번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이런 입장의 사람도 싸잡아서 우파로 몰고 공격을 가하려는 기미를 보인다. 1번 주장을 하는 사람 중 우파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도 이 입장의 사람들을 상식도 없는 인간으로 몰아 공격을 가하곤 한다. (내 이글루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 경우 북한에 책임이 있으니 파살자가 잘못하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닌데, 1번 입장의 사람 중에는 그런 오해를 하곤 한다.
4. 좌파에게 책임이 있다는 입장좌파 정권인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햇빛 정책을 써서 북한이 적국이 아니라 동포요, 민족이라 착각하게 된 덕분에 경계의식이 무뎌진 탓에 벌어진 사건이므로 궁극적 책임은 좌파에게 있다는 입장. 1-3번 입장과 상통하는 사람들이 많다. 2번 입장과 극렬 대립한다. 이 입장의 사람 중에는 3번 입장을 겸하는 사람도 많다.
5. 좌파의 정체가 친북반미라는 것이 드러났다는 입장4번에서 한걸음 더 나간 입장. 피격 사건 자체에 대한 관심은 그다지 없다. 1번과 2번을 모두 싸잡아서 비난한다.
6. 패배주의 입장북한에 대해서는 우리가 아무 영향력이 없다. 그러니 왈가왈부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2번, 4번 입장을 가진 사람이 6번 입장을 동시에 취하기도 한다.
7. 정확한 진상을 모르니, 좀더 지켜보자는 입장각 입장을 발표한 뒤, 7번의 입장을 표명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도 그쪽이다.)
그리고 저 입장들에 각각 아래 두가지 입장이 조합된다.
A. 죽음을 애도한다 - 어찌 되었건 사람이 죽은 점에 애도를 표한다. 이 입장의 사람 중에는 B입장의 사람을 맹비난하는 사람도 있다.
B. 죽음을 애도하지 않는다 - 내가 모르는 사람인데 죽거나 말거나 알 게 뭐냐?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매일 죽는다. 그냥 숫자의 입장만 있어도 복합적 입장이 존재해서 까다롭긴 하겠지만. 그래도 누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분간하기 쉬웠을 것이다. 그러나 아래 알파벳 입장이 끼여들면서 스펙트럼이 아주 많이 다양화되었다. 이 때문에 그냥 일반화 해서 이야기하기 어려워졌다. 저 모든 입장에서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면...
정부가 병신이라는 의견에는 모두 동감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