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역주 천예록 - ![]() 임방 지음, 정환국 옮김/성균관대학교출판부 |
이런저런 조선 시대의 재미있고 기괴한 이야기들의 모음집이다. 조선판 <요재지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런 이야기는 좀 과한 감이 있다. 들어있는 이야기들은 제법 재미가 있어서, 이런 류의 책이 흔히 보이는 것처럼 "이러저러 했다더라" 수준을 넘어서는 것도 많이 보인다. 그 중 특히 재밌었던 이야기 하나. 전우치에 대한 이야기다. 일반적으로 <전우치전>을 통해서 알려진 전우치는 의협심 넘치는 민중의 편이다. 그러니 양반님네들 보기에는 전우치가 흉악한 놈일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바로 그런 시각을 대변하는 글이다. 전우치는 요술을 부려 사람을 납치하기도 하고, 미모의 부인을 보면 그 남편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동침하곤 해서 사람들이 분개하고 있었다. 전우치는 이인 윤세평을 두려워해서 그를 늘 피해다녔고, 윤세평은 전우치를 잡아죽이려고 노리고 있었다. 전우치는 윤세평이 집에 찾아올 것을 알고 아내에게 자기 행방을 절대 알리면 안 된다고 하고는 벌레로 변신하여 옹기 밑에 숨었다. 저녁이 되자 한 미모의 여인이 찾아와 전우치의 행방을 물었다. 아내가 모른다고 시치미를 떼자, 여인이 교태롭게 웃으며 말했다. "이미 정분을 쌓은 지 오래라, 약조한대로 찾아온 것이니 그리 전해주십시오." 아내는 노발대발! "이것이 나 몰래 외간여자를 만나고 다녔구나! 아까 한 말도 모두 거짓이구나!" 옹기를 깨뜨려버리니 그 밑에 있던 벌레가 드러났다. 그 순간 여인은 큰 벌로 변해 벌레를 쏘아죽였다. 죽임을 당하자 전우치의 변신이 풀렸다. 그 벌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사라져버렸다. 여인으로 변신한 윤세평의 승리! 이런 이야기는 꽤나 재미있어서 옛날이야기 책에 실릴 법도 싶다 생각했는데, 어디서든 본 기억은 없다. 책은 마음에 들지만, 가격이 험악하다. 무려 3만원! 알라딘에서도 5% 할인밖에 안 해준다. 다행히 도서관에 있어서 빌려서 읽었다. |
http://orumi.egloos.com2008-07-26T05:08:030.3
존다리안님 댓글을 보니 이 책을 원문과 주석을 붙여 다시 펴낸 모양이다. 원문과 주석이 필요없는 분은 이 책을 구입해도 되겠다. 이 책은 <불과> 만2천원이다.
![]() | 조선의 신선과 귀신 이야기 - ![]() 임방 지음, 정환국 옮김/성균관대학교출판부 |











덧글
존다리안 2008/07/26 14:18 # 답글
"조선의 신선과 귀신"에서도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 전 이 윤세평이라는 사람 설정을 보며무슨 안드로이드나 사이보그,연금술로 만든 인조인간 생각했었습니다.
우리 옛이야기들도 발굴해 보면 엄청난 게 많아요.
초록불 2008/07/26 14:36 #
같은 책이군요...OTL....
에로거북이 2008/07/26 14:19 # 답글
무언가 19금 입니다. ㅋㅋ가격은 정말 험악하군요.
소하 2008/07/26 15:43 # 답글
전우치 정말 오랫만에 들어보는 이름입니다.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요. 가격은 어쩔 수 없겠는데요. 이런 책은 잘 안 팔리니 단가라도 높여야죠. 헌데 이게 악순환 같기도 합니다. 안 팔리니 올리고, 올리니 더 안팔리고, 안 팔리니 더 올리고....
초록불 2008/07/26 16:09 #
전국의 도서관만 착실히 구매해주어도 인문학 서적들이 살아갈 길이 보이겠습니다만...
sharkman 2008/07/26 17:01 # 답글
내가 예전에 본 전우치전에서는 전우치가 까불다가 화담 서경덕에게 대들어서 박살나고 다시 수도하러 끌려가는 것이 끝이었는데 이것도 여러 버젼이 있나 봅니다.
초록불 2008/07/26 22:23 #
그게 전우치전의 내용입니다. 결말 부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