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순된 세상 *..만........상..*

1.
귀농을 적극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먹거리 주권 문제에도 예민하고 환경 문제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진보적인" 분들이 대개 더 열성적인 것 같다. 아니면 내 주변에 그런 분들만 보이거나. 당연히 이런 분들일수록 평등에 대한 관념이 강하다. 교육 기회의 평등이라든가, 사교육에 대한 혐오라든가...

그래서 이런 분들이 유기농 농사를 지으면, 그 수확물의 값은 천정부지다. 따라서 서민들은 오염된(?) 중국산 먹거리만 먹고 최상층 부자들만이 이런 분들이 농사지은 걸 사다 먹을 수 있다. 이건 뭐지? 뭔가 부조리해 보인다. 결국 이분들은 부자들의 건강을 지켜주기 위해 농사를 짓고 있는 거였나?

2.
나는 학력고사 세대다. 내신 성적이 첫 도입된 세대기도 하다. 거의 매일 하나씩 아이들이 죽은 것 같다. 성적 비관으로... 신문 기사에 "살벌해진 학급 분위기, 공책도 빌려주지 않아" 운운의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아이들은 모두 분통을 터뜨렸다. "내가 어른이 되면 이런 교육을 없애고야 말리라!"라고 하늘에 대고 외치기도 했다.

우리 때는 철권통치의 전두환이 강제로 과외를 금지시켜놓은 상태였다. 학교에 적을 둔 이상은 사교육을 받을 수 없었다. 그래서 자동차 과외니, 비밀입주과외니 하는 말들이 있었다. 그러나 대체로 사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대학 진학을 했다.

지금 우리 세대를 돌아보면, 그때 과외를 못한 억울함을 풀기라도 하듯이 자기 아이들을 사교육의 현장으로 밀어넣고 있는 것 같다. 과외금지 기간은 80년에서 88년 정도까지였으니까 상당히 길었다고 볼 수 있다. (대학생 과외 허용이 그 앞에 있긴 했지만...) 나는 당시 지방(이라고 쓰고 '촌'이라고 읽는다)에서 우리학교로 진학한 친구들이, "서울에서 태어났으면 서울대도 갔을 것"이라고 말하는 걸 종종 봤다. 지방의 열악한 공교육 현실을 듣고 나도 놀랐다. (나는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나왔다.) 그리고 20여년이 지난 오늘날도 지방의 공교육 수준은 여전히 한심하다.

지도 편달이 있었다면 서울대도 가능했을 그 억울함이 오늘날 과외 열풍의 뒤에 있는 것이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사교육을 근절시키는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다. 소비자가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이다. 학원에 안 보내면 된다. 남들 다 보내는데라는 핑계를 댈 일이 아니다. 남들도 바로 당신을 보면서 남들 다 보낸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말이 쉽지,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할 것이다. 그럴 것이다.

근본적으로 아직도 유교적인 풍토가 우리 사회에서 빠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자식에게 부모의 도리(!)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우습게도 자식이 노후대책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친구들도, 심지어는 대학입학금만 대주겠다는 친구들도,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그 어떤 고난을 무릅쓰고라도 사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부모된 도리라고 여기고 있는 것이다.

미안, 나는 생각이 다르다.

정말 공부할 양이 그렇게 많아서 죽어라고 하지 않으면, 또한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대학입학관문을 뚫을 수 없는 것일까? 그것이 내 첫번째 의문이다.

정말 서울에 있는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먹고 살 길이 없어지는 것일까? 애초에 길을 잘못 든 것은 아닐까? 대학이 취업기관인가? 그것이 내 두번째 의문이다.

독서와 충분한 휴식, 부모와 갖는 대화 시간(나는 TV시청이나 컴퓨터 오락도 막지 않는다. 대여점에서 DVD 빌려오면 온 식구가 같이 본다. 마비노기 패치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한다)이 정말 공부에는 아무 영향도 미치지 않는 것일까? 공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사고력에도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일까? 그것이 내 세번째 의문이다.

당연한 이야기로 내게도 확신이라고는 없다. 하지만 나는 아이들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더 좋아할 것이고, 아이들도 그것을 좋아하리라 믿는다.

당장 입에 단 것이 아이들 이를 썩게 한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아이들 이가 썩는다고 단 것을 못 먹게 만드는 게 나는 더 나쁜 것만 같다. 단 것을 먹은 뒤에 양치를 하게 가르치는 것이 더 좋지 않은가?

나는 아이들이 더 깊고 풍부한 인생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 다른 부모들 역시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사교육 시장에 내몰고 있다는 사실이 참 안타깝다. 이 모순된 세상이여.

[추가]
우리 세대는 그렇다 치고, 이제 그런 사교육 중무장으로 대학에 들어온 청년들은 사교육 시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자신들이 그 피해자라고(수혜자임에도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대학입학을 위해 버려야했던 소중한 시간(그리고 가치)을 상기한다면 충분히 그렇게 말할 수 있다) 생각한다면 과연 이들은 30년 후에 사교육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어차피 세상은 그런 거야! 아, 막 돼먹은 세상이여, 아하하하... 라고 외치며 사교육의 혜택을 받은 이는, "대학에 가려면 역시 사교육"이라고 나서고, 사교육의 혜택을 못 받은 이도 "역시 대학에 가려면 사교육"이라고 외치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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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WeissBlut 2008/08/04 19:03 # 답글

    당장 작년에 대학입시를 치뤄본 사람으로서 (그만큼 어리고 경험도 적습니다만) 말해보자면 "현 상황에서는" 사교육 없이 대학입시 관문을 뚫기는 어렵다고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그게 악순환이 될지라도 지금 당장 눈앞이 캄캄하니 학생이나 학부모나 사교육에 의지할수밖에 없다는거죠.
    물론 그 "사교육"으로 대학입시를 통과한 저는 사교육 반대론자니 이 대학민국(오타 아님)의 대학입시가 얼마나 큰 모순에 빠져있는지는 평범한 대학 1년생의 얕은 지식으론 판단조차 못 하겠습니다.
  • 초록불 2008/08/04 19:06 #

    저는 여러분 세대가 사교육에 대한 반대를 훗날 학부모가 되어서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현재 WeissBlut님이 부모님이라면 WeissBlut님은 자식을 사교육 시장에 내놓지 않을 수 있습니까?
  • 사발대사 2008/08/04 19:10 # 답글

    1. 제가 다니는 병원의 의사에게 들은 이야긴데 저 유기농 농산물 때문에 거의 없어졌던 회충 같은 기생충병이 다시 생기고 있다고 하더군요. 물론 저 유기농제품을 주로 먹는 부유층에 생기는 이 아이러니라니.....

    2. 좀 극단적인 방법이긴 한데 미국에서 대학에 인종별로 입학생 할당해주는 마이너리티 쿼터제를 우리 한국에서는 대기업들이 신입사원 뽑을 때 지방대 출신 일정 인원을 할당해서 뽑도록 강제하는
    것이 조금이나마 학벌 지상주의를 타파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 초록불 2008/08/04 19:29 #

    장애인 쿼터제도 잘 지켜지지 않는데, 지방대 쿼터제가 지켜지기나 하겠습니까? 더구나 그 방법은 지역의 인재를 서울에 집중시킨다는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 새벽안개 2008/08/04 19:23 # 답글

    공부가 학생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고 점수따기로 하다보니 점수가 안나오면 비참해지는 것이지요. 문제푸는 기술을 머리에 구겨 넣는다고 똑똑해 지는것은 아닌데 사교육 많이 시켜 바보만드는 현실을 어찌 이해 해야 할지....
  • 초록불 2008/08/04 19:28 #

    공부는 점점 더 시킨다는데, 학력은 점점 더 낮아진다고 하니 저도 참 이게 무슨 도깨비놀음인가 싶습니다.
  • dunkbear 2008/08/04 19:36 #

    암기식, 주입식 교육이니 점수가 나오건 안나오건 실패한 교육입니다. 그런 교육제도 하에서
    점수 잘 받아봐야 대학 졸업 이후에 사회 나와서 비참해지고 해외로 나가서 선진국 교육을
    받은 외국 학생들과 경쟁하는 우리 유학생들은 더더욱 비참해질테죠.... 쩝.
  • 초록불 2008/08/04 19:46 #

    요즘 시험이 주입식인지는 모르겠지만, 암기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녁님도 언급한 바와 같이 고급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유리한 방식으로 바뀐 게 맞는 이야기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녁님도 그래서 차라리 단순 암기로 가자는 말을 하신 거겠죠.
  • dunkbear 2008/08/04 21:32 #

    시험제도라기 보다는 교육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시험제도는 뭐 미국의 AST나 GRE 등도
    객관식 사지선다 형으로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죠. 정작 사회에 나가서 중요한 것은 시험으로
    측정할 수 없는 능력들인데 우리나라는 무조건 시험 패스 위주로 교육 시스템이 돌아가니까요.

    단순암기건 이해력이건 모두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는 대전제 아래 행해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소용없다고 봅니다. 이해력 증진이나 원리 이해도 그 자체로서의
    가치 보다는 시험 통과 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으니까요.
  • dunkbear 2008/08/04 19:34 # 답글

    1. 저희집 땅이 약간 있어서 우리가 먹으려고 농사짓고 있지만 고추밭에 하루가 멀다하고 탄저병 약과 진딧물 약 뿌리고 있습니다. 어쩔 도리가 없거든요. 그거라도 안뿌리면 고추 수확 자체를 포기해야 하니 말이죠... 쩝.

    당연히 농약값은 장난 아니구요. 잡초 제거 위한 제초제는 두말하면 잔소리죠. 고추 수확하고 나서 말리려고 건조장에 맡기는 비용도 있고... 태양초, 태양초 하지만 실제 햇볕에 놓고 말리는 경우는 정말 드뭅니다. 그 많은 고추들을 대놓고 햇빛에 말릴 수 없죠. 비닐 하우스는 기본이고 건조장으로 빠르게 말리는 방법이 확실하죠.

    보통 농사짓는게 그 모양이니 유기농 농사를 위해 투입하는 돈은 더 많았으면 많았지 적지 않을 겁니다. 농약과 제초제 안뿌리고 농작물 짓는거 노동이나 비용에서 더 들어갈 겁니다. 그러니 농산물 가격은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소비층도 부유층이 되는 것이겠죠. 특히 대규모도 아닌 소규모의 귀농자들의 수확물이라면 가격을 낮추기도 어렵겠구요.

    모순이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2. 요즘 분위기로 봐서는 지금 20대 초반 젊은이들 사교육을 당연시 여기지 않을까 봅니다. 학원은 물론이고 학교폭력 같은 부조리한 것조차도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기는 분들이 많은데 사교육은 오죽할까요... 돈 없어서, 지방에 살아서 받은 서러움은 대를 이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사발대사님이 언급하신 마이너리티 쿼터제 같은게 도입되면 잘먹고 잘사시는 우리 강남 부자 부모님들께서 헌재에 쪼르르 달려가서 헌법소원 해서 무용지물로 만들어놓을 것 같네요.. -.-;;;
  • 초록불 2008/08/04 19:43 #

    1. 잘 알고 있습니다.

    2. 그것보다는 그 지역에 땅 사서 집 짓고 그 쿼터를 이용해서 취업할지도...
  • 새벽안개 2008/08/04 19:58 #

    dunkbear님, 요즘 유기농은 지속가능한 농업이 아니라는데 공감합니다. 병해충에 강한 품종을 위주로 농약과 비료를 적게 쓰는 자연농법 쪽이 정답이 아닐까요?
  • dunkbear 2008/08/04 20:16 #

    그 병충해에 강한 품종이라는게... 구하기 쉽지 않더군요... -.-;;;

    그런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ㅜ.ㅜ
  • 영쵸 2008/08/04 21:20 #

    생협에서 조달하는 농작물들은 어떤가요? 중간 마진을 없앰으로써 중산층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데..
  • dunkbear 2008/08/04 21:34 #

    불행하게도 제가 사는 지역 가까운데 생협 지부가 없어서요... ^^;;;
  • 열쇠수색자 2008/08/04 21:42 # 답글

    전 학력고사 끝자락 세대였을 겁니다. 90학번이니까요. 학력고사가 선지원/후시험제도를 말하는 것이지요? 학원은 한번도 안가봤고 과외는 물론 안해봤습니다. 물론 명문대에는 구경만 가봤습니다. 천재가 아니어서 일까요 하하하.

    1. 공부할 양이 그렇게 많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목동에 사시는 회사 상사님과 대화해보니 학교수업은 듣는둥 마는둥 하고 학원가서 공부한다고 하더군요. 그러니 공부할 양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공부하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효율적이지 못한거죠 결국은. 낮에는 졸거나 빈둥거리고 저녁에 학원가서 학원수업으로 때우니까요.

    2.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품위유지, 사회에서 은연중에 세뇌하는 중산층에 대한 환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에 팽배해 있는 입사초년 연봉 4~5천만원의 환상이 그렇게 만드는게 아닐까요. 실제로 저렇게 받는 초년생들이 퍼센티지로 몇프로나 되는지... 결국 단순히 먹고 사는 것과 일정수준의 생활이라는 차이겠죠. 대다수 사람들의 서민회사원들(약 5년차까지)은 연봉 3~4천만원이더군요. 중산층이라고 불리려면 연봉 7천은 되야 한다고 하던데요. 그걸 위해서는 역시 학사학위가 필요한거지요.

    3. 대한민국에서 사교육열풍은 사라지지 않을거 같습니다. 책속에서 돈이 나오고 관직이 나오고 예쁜 마누라가 나온다는 유교의 깊은 악습이 사라지지 않는 한 말입니다.
  • 열쇠수색자 2008/08/04 21:48 # 답글

    4. 중학교 다니는 조카 이야기를 들어보니 수업 시간에 떠들거나 딴짓하면 그냥 잠이나 자라고 얘기한답니다. 초등학교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난리법석이랍니다. 왜 우리나라는 평준화에 그리 목숨을 거는걸까요? 진정한 평등이란 다양성을 다 수용해야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열반 / 월반 / 기여입학제 / 자사고 / 특목고 다 시험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대신 국립대 지원 팍팍해줘서 명문교 만들고 입학 쿼터제를 둬서 일반고 70% 자사고/특목고 30% 정도 해주면 어떻게던 해결될거 같은데 말이죠. 짧은 소견이었습니다.
  • 초록불 2008/08/04 21:53 #

    문제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군대만 없어져도 많은 문제가 해결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통일 되기 전에는 군대가 없어질 가능성이 없군요...-_-;;
  • 시퍼렁어 2008/08/04 21:51 # 답글

    저는 귀농에 상당히 반대하는 쪽입니다. 농촌은 휴식처가 아닙니다. 열심히 돈벌어 쉬고 싶으면 휴향지로 가시던지 이민을 가시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농촌을 제대로 알면 농촌이 달라보일겁니다.
  • 초록불 2008/08/04 21:55 #

    귀농 준비하는 분들한테 휴양하러 가는 거라고 하면 화냅니다...^^;; 그런 분들도 있겠지만, 몇 년을 두고 준비하는 분들도 많은 모양입니다.
  • あさぎり 2008/08/04 21:53 # 답글

    중학교 1학년부터 7차 교육과정으로 무장되(...) 대학에 입학한 1人입니다만 오히려 사교육의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더군요.
  • 초록불 2008/08/04 21:55 #

    그런 마음가짐을 내내 잃지 마시기 바랍니다.
  • 病味 2008/08/04 22:56 # 답글

    완전무장 사교육 시대에 무장 해제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말하건데, 학원 과외 거 얼마나 도움 된다고..
  • 2008/08/04 23:11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08/08/04 23:23 #

    역시 아이 낳은 뒤, 주위에(특히 아내한테) 굴복하지 말고 소신을 지켜나가기를 기원합니다.
  • savoury 2008/08/04 23:51 # 답글

    저는 제 세대에서는 사교육을 많이 받은 편입니다. 그리고 사교육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사교육은 단기간에 효과를 낼 수 있기는 한데, 장기적으로 보면 학생에게서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빼앗는 것 같아요. 나중에 아이를 낳게 되면, 물론 아이를 보고 판단해야겠지만... 아이에겐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키워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정말 별별 것을 다 사교육으로 해결하더군요. 예전이면 사교육의 범위에 들지 않았을 것들까지... 친구 중 하나는 논술/독서지도 전문 과외 선생님인데, 친구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내용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고 줄거리를 말하게 하고 느낌 점을 글로 정리하게 하면서 꽤 많은 돈을 받더라고요. 저 어릴 때는 그런건 당연히 아빠, 엄마랑 같이 하는 활동이었는데(공부라는 생각도 안했어요...) 요즘 엄마들은 그런 것까지 과외를 시키지 않으면 불안한 모양입니다.
  • 초록불 2008/08/05 00:18 #

    그런 자리 있으면 소개 좀... (흑)
  • 팻보이 2008/08/05 01:23 #

    요즘은 수행평가라는 걸 대비하려고 과외도 하더군요. 수학과외를 해주던 아줌마가 아는 성악가나 음대생 없다고 물어보길래 왜 그러시냐고 했더니 애가 낼 모레 노래부르는 수행평가를 하는데 과외를 좀 해야할 것같다고.... -_-; 제 군대 동기 중 하나는 농구과외를 해 본 놈도 있더군요. 체육시간에 농구로 실기시험을 보는데 그것 좀 가르쳐달라고..
  • epimess 2008/08/05 11:48 # 답글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글 남깁니다.


    모두가 사교육을 안 하고자할 때 중요한 건 '연대의식'아닐까요.(웃음)

    『페다고지』의 저자 파울루 프레이리는 피억압자의 의식화가 해방 교육으로의 나아감이라 말하고 있는데, (뭐 어느 나란들 안그러겠습니까만) 한국에선 내 자식만은 '주류' 세계에 편입시킬 수 있다고 믿고, 또 그러려고 작정하는 세태인 만큼 의식화로 인한 '단합'은 꿈의 논리지요. 사교육이 없어져야 할 것을 알면서도 마치 '필요악'처럼 규정하며, 너도나도 못 시켜서 아쉬워 하는게 참...

    게다가 현실 교육에 유리한 위치의 사람들의 '소신있는' 행동이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보다 더욱 투철(?)하기도 하고...


    교육을 입시 혹은 계층 상승의 수단으로만 주로 생각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사실 초록불님 가정처럼 '모든 것'이 교육이자, '학습'뿐만이 아닌 풍부한 경험이 아이를 정말로 위한 길일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해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 초록불 2008/08/05 14:47 #

    그렇습니다. 저 자신이 굉장히 개인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세월이 지날수록 중요한 것은 연대의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밍밍 2008/08/05 12:56 # 답글

    78년생으로 초등학교때 남들 다 한다던 주판,피아노,미술 등등을 하고 중학교, 고등학교때 물론 학원을 빼먹은 적이 없고, 대학교는 기계공학으로 들어가서 학원가지 않았으나 학원 강의는 빼먹지 않고 받아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직장은 취미로 하던 프로그래밍으로 먹고 살고 있구요.

    뭘까요 ㅎㅎ..
  • 초록불 2008/08/05 14:48 #

    분명 그런 걸 다 받았기 때문에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었다고 말하는 분이 있을 겁니다.
  • 리칼 2008/08/05 21:53 # 답글

    확실히 사교육은 부족한 부분 보충외엔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요즘 같은 시대에 건강을 위해 체육계열쪽 학원을 다니는건 고려해 볼만 하지만요. :)
    저는 어머님때문에 수학과외를 근 6년가까이 받았었는데, 중간에 제 의지로 수학 공부했을때가 제일 점수가 잘 나왔었습니다. ^^; 뭐 대학은 평범한 그저 그런 곳을 가서 어머니가 땅을 치셨지만(?)....
    공부 잘 하는 법은 역시 공부에 흥미를 느끼게 하는게 최고 입니다. 강제로 시키면 흥미가 떨어져요. ^^;
  • 피코 2008/08/06 01:17 # 답글

    어렸을 때부터 사교육계에 자선사업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돈을 뿌리며 성장하여 작년에 서울 소재의 4년제 대학에 입학한 1人입니다. 진짜 학원 엄청 많이 다녀봤고, 별의 별 과외 다 받아봤는데...글쎄요. 저를 일어나게 해 준 것은 저의 '공부하겠다는 마음' 뿐이었던 거 같아요. 원장과외를 받아도 안 되던 공부가 마음 먹고 나니까 그냥, 대학생 과외 정도로도 해결이 되더라구요.
  • digression 2008/08/06 03:27 # 답글

    학력고사 세대입니다.
    어차피 대학이 서열화되어 있고 좋은 대학을 나와야 출세한다는 인식이 뿌리깊게 박혀 있는한 입시제도의 변화는 아무 소용이 없겠죠.


    1)
    한국의 정서상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얘기이긴 하지만 간혹 얘기되는 대로 (민노당에서 이런 얘기가 있었죠) 프랑스식 대학평준화가 유일한 해답일 것 같습니다.

    간단히 말해 서울대를 지금보다 정원을 줄이고 (예컨대 이공계는 포항공대-카이스트만 남기고 서울대에서 없애는 식으로, 그리고 인문계도 자잘한 학과들을 통폐합하고 학생 정원을 줄여서) 나머지 4년제 대학을 전부 국가가 인수해서 국립대학으로 만든 후 평준화시키는 겁니다. 그러니까 연세대와 동국대, 한림대가 같은 레벨이 되는 겁니다. 당연히 교수들은 중고등학교 교사처럼 순환근무를 시켜야겠죠.

    물론 그렇게 되면 서울대 지원이 가능한 초상위권 학생들이야 지금보다 더 박터지겠지만 (프랑스에서는 그랑제콜 입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1년 재수가 필수입니다) 적어도 90퍼센트 이상의 학생들은 애초에 포기할테고 당연히 입시부담은 없어질 겁니다. 대입 입시부담은 현재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진학할 때의 연합고사(요즘도 그렇게 부르나요?) 준비 정도면 되겠죠.


    2)
    아니면 전두환식으로 예체능이 아닌 학교 교과목의 사교육을 금지시키는 방법이 있겠죠. '교육의 기회, 권리'라는 이름으로 사교육이 횡행하는 것은 민주공화국에서 전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애초에 90년대 초중반에 사교육 시장이 완전 자유화될 때 사교육부담이 급격히 늘 것이고 계급재생산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측이 된 일입니다. 이런 문제가 예측이 되었는데도 이렇게 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조선일보 등의 공이 큽니다. 김영삼 집권 직후부터 '교육의 기회'를 노래를 불렀으니까요. 결국 사교육 시장 자유화로 국민의 90퍼센트는 패자가 되었죠. 승자는 돈많은 집과... 사교육 업계일테고요. 이거 원상복귀시켜야 합니다.



  • 瑞菜 2008/08/06 21:26 # 답글

    중학교 때 학원을 다녔지요.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했습니다.
    한창 농구 좋아할 때라 끝나고 근처 공원에서 농구하거나 하면
    밤 11시 12시에 돌아오던 기억 납니다. 과외도 잠깐 해 봤습니다. 5개월 정도 했나.

    그런데 어느날 이런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선인들은 이런거 안하고도 대학교 잘만 가던데?" 그래서 안 갔습니다.
    대신 독서실 끊고, 독서실에서 만화와 무협지를 보며 살았습니다.
    ("다물"을 읽고 집어던진 것도 독서실이었습니다. 그 독서실에 울리던 소리가 지금도 선명합니다.)
    뭐 성적이야 하나 안 하나 지멋대로 나왔고.
    (다만 고입 연합고사 성적은 모의고사보다 50점 가까이 뛰더군요. 저도 놀랐습니다.)

    저보고 학원 보낼꺼냐고요? 간다면 안 말리는데, 딴 건 꼭 시켜보고 싶습니다.
    악기 하나랑 야구는 시켜보고 싶습니다. 악기 하나 제대로 못하니 거 서럽더이다.
    야구야 뭐 나랑 살면 싫어도 좋아하게 될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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