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먹으러 가면 좋겠다 *..문........화..*



일본에 가본 지도 벌써 10년이나 되었다. 가봤다고 해봐야 동경 뿐이지만.

동경에 처음 도착해서 역시 어려웠던 것은 뭔가 먹는 문제였다. 처음에 멋도 모르고 "식비를 줄여야 해. 식비를 줄여야 해"라고 되뇌며 동네의 허름해 보이는,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분식집처럼 보이는 곳에 들어갔다.

"이랏샤이 맛세!" -> 일본 간 동안 확실히 기억한 일본말.

주인장이 힘차게 반겨주긴 했는데, 뭘 먹어야 하나? 주문판은 갈겨쓴듯한 히라가나. 물론 못 읽는다. 또박또박 써 놓아도 읽을둥말둥인데... 더구나 읽은들 무엇하랴. 그게 뭘 의미하는지 모르는데.

알 수 있는 것은 그저 가격 뿐이었다. 아마, 이 정도라면 사람이 먹는 음식일 거야, 라고 생각한 것을 시켰고 뭔가 알 수 없는 이상한 음식을 앞에 놓고 그냥 배고픈 김에 먹고 나왔다. 그다지 싸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 다음에는 그 유명한 <마구도나르도>에 가서 <함바가>를 먹었다. 역시 그래도 비싼 건 마찬가지. 더구나 이런 음식은 바로 한국의 롯데리아가 연상되면서 상당히 억울하기까지 했다. 

다행히 살아남은 것은 아끼하바라에서 도시락을 파는 집을 발견해서였다.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돈가스와 밥이 듬뿍 있는 도시락을 팔고 있었던 것. 이후 점심은 모두 거기서 해결했다. 사실 나는 음식의 질보다는 양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었던 것.

그런 의미에서 렛츠리뷰에 이 책을 신청한 것은 순전히 아내와 아이들을 위한 것이었다. 언제 한번은 관서 지방에 데려갈 테다...라고 마음먹고 있는데, 가서 음식점을 찾지 못하거나 해외에 나가 디립다 비싼, 그리고 맛없는 것을 먹이고 올 수는 없으니까.

문제는 그런 용도로 신청한 것이어서 당장 읽을 필요는 없는 책이라 생각하고 있었으나, 리뷰를 써야 하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읽기 시작했다.

여기서 고백하건대, 나는 밸리 중에서 음식 밸리는 거의 가는 일이 없다. 따라서 까날님의 블로그에도 가 본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무의식 중에 가봤을지는 모른다.) 그러므로 당연히 이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렇게 첫장을 넘기는데, 어어, 예상과 다르다.

이 책, 재밌다....-_-

그냥 음식점 소개가 아니라 말하자면 여행기. (그것도 몰랐냐는 핀잔은 내게 안 통한다...)

올 컬러 편집과 여행 시 휴대하게 만든 별도 가이드 북. 그리고 본문에 글자 크기를 달리하고 색을 넣은 특이한 편집. -> 사실 이 부분은 내 눈에는 좀 거슬렸다. 거슬린 이야기가 나왔으니 한마디 더 하자면, 사진이 좀 문제가 있었다. 사진에 전문가적 퀄리티가 나오지 않는 것은 상관없었지만 설명이 좀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본문과 사진이 따로 노는 부분이 좀 있었다. 그야말로 옥의 티다.

이제 책은 다 보았으니, 먹으러 갈 일만 남은 셈인데... 참, 희망을 준 사항은 읽다보니 까날님도 일본어 실력은 그다지 높지 않은 모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은 점은... 에, 뭐 모든 사람이 나같은 건 아니니까. (먼산)

그래서 결론은... 쿠폰북의 시간이 다 되기 전에 일본에 먹으러 가면 좋겠다...는 것.

일본에 먹으러 가자! - 10점
까날 지음/니들북

렛츠리뷰

덧글

  • 愚公 2008/09/19 16:33 #

    차비가 없어서 못가고 있는 1人...
  • 수룡 2008/09/19 16:46 #

    이 책은 읽지 못 했지만, 식도락 여행으로 일본에 2번 (오사카, 동경) 갔었는데, 맛있는 것만 찾아다녀서 그런 거겠지만 진짜 음식이 너무 좋았어요+_+! 다시 가고 싶지만 역시 요즘 비행기 삯이.. ㅠㅠ
  • 초록불 2008/09/19 16:50 #

    愚公님 댓글을 보니... 차를 타고 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도주)
  • 서산돼지 2008/09/19 17:05 #

    차타고 갈 수 있읍니다. 부산가서 카페리를 타고 가면 됩니다. 일본사람들 그렇게 해서 한국에 많이 놀러오는데, 차를 가지고 가는 우리나라 사람이 적어서 일본에 내리면 일본관리들이 매우 난감해한답니다.검역은 해야하는데, 경험이 적어서 어느 정도까지 검역해야 하는지 모른다나요. 제가 아는 분중에 프라이드를 가지고 가서 엔진바꿔가지고 온 분 계십니다. 1.3 SOHC 엔진을 1.3 Dohc로 바꿨지요
  • 2008/09/19 17:0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록불 2008/09/19 17:22 #

    아, 보았습니다. 메일 보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때에 봐서...^^
  • 야스페르츠 2008/09/19 17:12 #

    헐... 저도 일본에 갔을 때, 매일 우동 아니면 규동 아니면 역도시락만 먹다 왔다능...

    심지어, 역도시락이 맛있다는 역으로 찾아가서 도시락만 사갖구 온 적도 있다능...
    (쓰고 보니 나름 식도락 여행??? 퍽!)
  • 어릿광대 2008/09/19 18:35 #

    ... 아직까지 해외여행가보지못한 사람 여기있습니다 ㅠㅠ
    한번 직장생활하게되면 언제될지 모르겠지만 일본 꼭 가보고싶네요.. 하하..
    그러고보니 중2때 일본에 갔다오신 사회선생님이 각반 사회부장들에게
    일본에서 사온 떡을 주셔서 먹어봤는데 아 일본떡은 달구나..
    이런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직접가봐서 먹긴먹어봐야겠지만요..
    (제가 각반 사회부장들 중에 하나였습니다;;)
  • あさぎり 2008/09/19 20:30 #

    여행 왔는데 귀찮아서 덮밥을 즐겨먹는 1人
  • 번동아제 2008/09/19 20:46 #

    ---"식비를 줄여야 해. 식비를 줄여야 해"라고 되뇌며 동네의 허름해 보이는,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분식집처럼 보이는 곳에 들어갔다.

    저도 똑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도쿄나 구레에 갔을 때 식비가 부담스러워서 돌아다니다가 분식점을 찾아가거나 시장통에 있는 일본판 중국집에 들어가곤 했죠. 그나마 성공률이 높았던 것은 일본판 중국집이었는데 이것도 흔한 것은 아니라서 대중없이 돌아다니곤 했습니다.
  • sharkman 2008/09/20 20:07 #

    저는 놀러 나가면 먹고 마시는 데 꽤 투자하는 편이라서 건너 가기전에 미리 들를만 한 집을 리스트 업해서 찾아갑니다. 최근에는 괜찮은 회전 스시집만 주로 찾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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