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에 사는 가족이 아니라면 평생 얼마나 다른 사람의 얼굴을 보고, 소식을 듣게 될까?
그것은 생각보다 훨씬 적다. 결혼하고 분가하면 부모님 얼굴 보는 것도 그렇게 자주 되지 않는다.
그런데 최진실로 말하자면 내가 대학 때 데뷔해서 20년을 텔레비전을 통해 보지 않은 날이 드문 사람이다.
설령 드라마에 나오지 않아도 어느 광고에는 나온다.
뿐만인가, 드라마에 나오는 것 이상으로 그 사생활이 화제에 오른다. 결혼, 출산 소식에 불화, 이혼 소식도 다 들었다. 흔히 점심시간에 전날 방영했던 드라마 이야기가 나오면, 마치 옆집 사람들 이야기하듯이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평가가 내려진다. 누구 친척 이야기가 이처럼 화제가 될까? 그런 친척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생각해보면 최진실은 마치 옆집에 살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가까운 사람이었던 거다. 우리 세대의 대부분에게는 다 그랬을 것이다.
벌써 20년 전, 방송국에 아르바이트 하던 동생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방송국에서 조심해야 하는 건, 인사하는 거야. 마치 아는 사람 같아서 인사를 해버리게 되거든."
물론 인사를 받은 탤런트는 동생이 누군지 모른다. 당연하게도.
최진실은 내가 누군지 알 리가 없겠지만, 하지만 나는 그녀를 무려 20년이나 알고 있었고 그래서 그녀의 죽음이 슬프다.
태그 : 최진실
덧글
시발 존내 상실감을 느끼는 중이져 ㅅㅂ
개인적으로는 무척 안타깝습니다. 요즘의 금지옥엽 + 살짝 무개념 연예인들과는 다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었는데.
같다고 봐도 될 겁니다. 최고의 스타로 광고나 드라마 등을 통해서 늘 같이 있었으니...
마음이 왜이렇게 허전하고 서운한지...몇일 내내 마음이 잡히질 않는군요.
자꾸 감정적이 되어서리- 이러다 내가 병 나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