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글은 세종이 만든 것이 아니다
한글이 전 왕조에 있었다는 주장으로 근거는 최만리의 상소인데, 그 내용을 알고보면 기절할 일이죠.
"설령 언문이 전 왕조에 있었다치더라도借使諺文自前朝有之"라는 대목을 가지고 "전 왕조에 있었다!"고 외치는 거죠.
그외에도 한글이 옛 전자篆字를 모방했다는 주장도 있지요. 이것은 이미 당대 사람들도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내용입니다. 또한 이런 것은 한글의 형태를 나타내는 것 뿐이며, 한글 자체를 뜻하는 것도 아닙니다.
성현의 <용재총화>에서는 한글이 범자, 즉 산스크리트어 문자를 의지했다고 했으며, 이익의 <성호사설>에서는 몽골 문자를 의지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산스크리트어 문자는 굽타 문자, 티벳 문자, 파스파 문자(몽골 문자)로 영향을 계승하므로 어찌보면 같은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한글에 미친 일부 영향에 대한 이야기일 뿐입니다.
기타 이 떡밥에 대해서는 가림토 문자와 한글 [클릭]을 참조하세요.
2. 가림토 문자의 정체
위 링크에도 나오는 가림토 문자란, 망상사가[=유사역사가]들이 단군 시대에 발명한 문자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 가림토 문자라는 게 처음 나온 것은 <단기고사>라는 위서고 이걸 보고 이유립이 차용한 것이죠.
이유립은 처음에는 가림토를 흉노족이 사용하던 연토관삭(흙을 구워 밧줄에 꿰어서 사용한다는 뜻)의 원시적인 문자라고 발표했는데, <환단고기>에서는 훈민정음 비슷한 문자로 둔갑시켰던 겁니다.
증거가 필요하신 분은 이유립, 환단고기를 주무르다 3 - 가림토의 진실 [클릭]을 참조하세요.
3. 한글이 인도까지 전파되었다
인도 구자라트 지방에 한글이 있다는 헛소문이지요. 이곳 구자라트 문자 중 몇 개가 한글과 비슷한 모양을 가졌을 뿐입니다. 당연히 음가音價는 모두 다르지요. 마치 영어의 E와 한글의 ㅌ이 우연히 비슷한 것과 똑같은 일입니다.
역시 증거가 필요하신 분은 가림토와 구자라트 문자 [클릭]를 참조하세요.
4. 한글이 일본에도 전파되었다
일본의 국학자들이 19세기에 한글을 모방해서 신대문자라는 것을 만들고 일본 각지에 비석을 세우곤 했습니다. 그걸 가지고 세종대왕 이전에 한글이 있었고 그것이 일본에 전파되었다고 주장하는 바보들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외려 그걸 가지고 한글이 자기들 문자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처음 씨앗이 엉터리였으니 여기서 무슨 싹이 트겠습니까?
역시 증거가 필요하시다면 신대문자는 한글을 모방한 것 [클릭]을 참조하세요.
5. 집현전 학사들이 요동에 간 이유는 가림토를 찾기 위해서다
집현전 학사들이 요동에 간 것은 사실입니다. 간 이유는 당시 요동 지방에 귀양와 있던 중국 음운학자 황찬을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세종실록 27년 1월 7일자에 이유도 나옵니다.
집현전 부수찬 신숙주와 성균관 주부 성삼문과 행사용 손수산을 요동에 보내어 운서를 질문하여 오게 하였다.
성종실록 20년 5월 7일자에는 더 자세한 내막이 적혀 있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직접 찾아보셔도 됩니다. 대략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신숙주는 여러 차례 황찬을 만났는데 신숙주가 자주 오자 황찬은 의심이 들어서 신숙주를 만나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한글은 세종대왕의 위대한 업적으로 만들어진 문자입니다. 국보 제70호인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됨으로써 한글이 세종대왕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더 이상 의심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집현전 학사였던 신숙주는 자신의 문집인 <보한재집>에 다음과 같은 말을 적어놓았습니다.
상감마마께서 우리말의 음운체계가 중국어와는 비록 다르다고 하더라도 자음과 모음, 그리고 성조 등 언어로서 갖추고 있어야 될 요소는 중국어와 마찬가지로 다 갖추고 있어야 된다고 하시고, 또 여러나라들이 모두 제 나라 언어음을 나타낼 수 있는 글자를 가지고 있어서 각각 제 나라 말을 기록하고 있으나, 오직 우리나라만이 제 글자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하여 한글 자모 28자를 만드셨다.
6. 훈민정음에 나오는 중국은 우리나라다
정말 이런 말도 안 되는 떡밥이 살아움직일 줄이야... "중국"이라는 용어는 근현대에 생긴 게 아닙니다. 옛날부터 사용되었고, 훈민정음에는 정확하게 주석도 달려 있습니다.
대체 무슨 내용인지 궁금한 분, 또는 이미 떡밥에 걸리신 분들은 다음 링크를 참조하세요.
제비가 가는 강남은 어딜까? [클릭]
덧글
덧. 해례본은 최근 한 부가 더 발견. (...)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301911.html
친일날조찌라시는 언제쯤 79년 이전 것이 나오려나?
소설과 .. 현실의 크로스 오버 ...
그런데 왜 굳이 세종이 만들었다는 것을 부정하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사실 환빠들의 머리구조 자체가 이해가 잘 안된다능)
정리하는 것만 해도 힘드셨겠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이런 식일까요???? ㅋㅋ
또 그러면서도 단지 형태뿐이라면서 한글자체를 뜻하는 것도 아니다...
당대사람드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다라... 이거 근거가 뭔지 궁금...???
글자의 형상은 비록 옛날의 전문(篆文)을 모방하였을지라도 음을 쓰고 글자를 합하는 것은 모두 옛 것에 반대되니 실로 의거할 데가 없사옵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한글이 실록의 내용처럼 전자를 모방했다라는 걸 인정한다고해서
한글의 우수성이나 세종,집현전학사들의 업적이 줄어든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어차피 한문은 한문이고 한글은 한글이니까요.
그리고 세계의 문자 발달과정을 보면 뜬금없이 짠하고 나오는 것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초록불님도 가끔씩 팔이 안쪽으로 굽는다는거 느낍니다.
말씀하신 부분에는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환큐의 진화는 끝이 가히 없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