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편집부에 보면, 문장도 잘 쓰고 책도 엄청 읽어대는, 작가보다 지적으로도 월등해 보이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
작품이 들어와 교정, 교열 보는 것을 보면(단어의 오탈자를 살피는 것을 교정, 문장의 잘잘못을 가리는 것을 교열이라고 한다) 작가보다 더 뛰어난 실력으로 문장을 고쳐놓은 것도 종종 본다.
그런데 왜 이런 뛰어난 문장력을 가진 사람들이 작가가 되지 않고 편집자가 되어 있는 것일까? (명감독이 명선수는 아니었다...라는 말은 이런데 통하지 않는다. 일단 그 감독들은 "선수"였다는 점이 중요하다.) 물론 이 경우 작가와 편집자를 겸하는 멀티 플레이어는 당연히 작가로 분류한다. 여기서 말하는 편집자란 순수하게 편집만 하는 편집자를 가리키는 것이다.
작가와 편집자는 근본적으로 같은 생물이다. 이들은 글을 사랑하는 종류의 호모 사피엔스로 현재는 멸종 중에...(퍽!)
차이는 오직 한 가지다.
작가가 되려면 "자뻑" 기질이 있어야 한다. 자기 글에 자기가 도취해야 한다는 말이다. (글이건 그림이건 창작 작업은 다 마찬가지) 편집자는 자기 글에 흠결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문장일수도 있고, 스토리일수도 있고, 플롯일수도 있는데 그게 어딘가는 중요하지 않지만 결론은 "자뻑"이 없다는 거다.
"자뻑"이란 결국 자신감이라는 이야기인데 작가가 자신감을 잃으면 편집자가 되는 걸까? 아니다. 그때 작가는 "슬럼프"에 빠진다.
덧글
둘 다 가지고 있다는 건 자뻑 기질이 있다는 이야기일 뿐이랍니다.
아주 예전에 도올이 "돈을 벌기 위해" 억지로 쓴 책 - 책 중에 그렇게 씌여 있었지요 - 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이 양반은 신기가 사라졌구나..."하는 생각을 하고 도올을 끊었습니다.. ;;
능력이 없는데 자뻑만 있어서 글을 냅다 쓰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런 분들이 안타깝습니다.
저는 다른 면으로 또 그런 사람들이 안타깝더군요.;
편집자 - 자뻑이 없다
작가 - 자뻑이 있어야 한다. 없으면 슬럼프가 온다.
흠;;
안녕하세요! 전 자뻑으로 똘똘 뭉쳐있으니까 역시 작가인가봐요 우하하하하하
'글을 쓸때 손가락이 워드 프로세서의 자판을 두드리는 대로 마음껏 내버려두는 것은 좋다. 그런 순간에 작가는 창조적 기질을 마음껏 발휘하게 되는 것이니까. 하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의심을 가져야한다.'
음 그렇다면 훌륭한 작품이 나오는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창의력이 넘치는 자뻑작가'와 '날카로운 눈과 실력을 가진 편집자'가 만나는 것이려나요?
(웬지 저 둘의 사이는 정말 안좋을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글쓰는 사람들 글 봐주고 조언도 해주고 그러는데,
(편집자는 아니고 그냥 글 좋아하는 사람 정도...)
그 분한테 왜 글은 안쓰냐고 했더니...
자기가 글 쓰면 트집잡을 곳 밖에 안보여서 짜증나서 못쓰겠다고 하더라구요;;;
한문장 쓰고 원고지 찢고, 한문단 쓰고 원고지 찢고 그런 스타일;;;
저는 그럼 무슨 기질인 겝니까 ㅋㅋㅋㅋㅋ
초록불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창작자는 힘이 있어야 해요...
물론 저는 소설 편집자가 아니었습니다.(시집 편집하다 데지는 줄 알았어요.)
자주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