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편집자의 차이 *..만........상..*



출판사 편집부에 보면, 문장도 잘 쓰고 책도 엄청 읽어대는, 작가보다 지적으로도 월등해 보이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

작품이 들어와 교정, 교열 보는 것을 보면(단어의 오탈자를 살피는 것을 교정, 문장의 잘잘못을 가리는 것을 교열이라고 한다) 작가보다 더 뛰어난 실력으로 문장을 고쳐놓은 것도 종종 본다.

그런데 왜 이런 뛰어난 문장력을 가진 사람들이 작가가 되지 않고 편집자가 되어 있는 것일까? (명감독이 명선수는 아니었다...라는 말은 이런데 통하지 않는다. 일단 그 감독들은 "선수"였다는 점이 중요하다.) 물론 이 경우 작가와 편집자를 겸하는 멀티 플레이어는 당연히 작가로 분류한다. 여기서 말하는 편집자란 순수하게 편집만 하는 편집자를 가리키는 것이다.

작가와 편집자는 근본적으로 같은 생물이다. 이들은 글을 사랑하는 종류의 호모 사피엔스로 현재는 멸종 중에...(퍽!)

차이는 오직 한 가지다.

작가가 되려면 "자뻑" 기질이 있어야 한다. 자기 글에 자기가 도취해야 한다는 말이다. (글이건 그림이건 창작 작업은 다 마찬가지) 편집자는 자기 글에 흠결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문장일수도 있고, 스토리일수도 있고, 플롯일수도 있는데 그게 어딘가는 중요하지 않지만 결론은 "자뻑"이 없다는 거다.

"자뻑"이란 결국 자신감이라는 이야기인데 작가가 자신감을 잃으면 편집자가 되는 걸까? 아니다. 그때 작가는 "슬럼프"에 빠진다.

핑백

  • 초록불의 잡학다식 : 이상과 현실 2011-03-26 09:51:36 #

    ... BAKUMAN 5 - 오바 츠구미 지음, 오바타 다케시 그림/대원씨아이(만화) 작가가 성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세가지. 1. 자뻑 (나도 이야기한 바 있다. -작가와 편집자의 차이 [클릭] 2. 노력 3. 운 (말콤 글래드웰의 을 떠올려라!) 이 대목에서 이 만화에 "빡" 갔다. 그리고 위에 붙여놓은 5권에 나오는 이야기. 마시로 모리타카 : ... more

덧글

  • 야스페르츠 2008/11/05 09:13 #

    자뻑과 자신감 결여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면... 제가 그렇다는... ㅡㅡ;
  • 초록불 2008/11/05 09:39 #

    세상에는 작가와 편집자 이외에도 무수한 직업이 있습니다만... (농담이고요)

    둘 다 가지고 있다는 건 자뻑 기질이 있다는 이야기일 뿐이랍니다.
  • dunkbear 2008/11/05 09:43 #

    그렇다면 초록불님도 자뻑 기질이 풍부하시겠군요. ㅎㅎㅎ
  • 초록불 2008/11/05 09:47 #

    물론입니다...^^
  • organizer 2008/11/05 09:57 #

    뭔가를 써제끼는 것은 '신들림'을 필요로 하지요.

    아주 예전에 도올이 "돈을 벌기 위해" 억지로 쓴 책 - 책 중에 그렇게 씌여 있었지요 - 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이 양반은 신기가 사라졌구나..."하는 생각을 하고 도올을 끊었습니다.. ;;
  • 마나™ 2008/11/05 10:06 #

    SF등 각종 장르문학분야에 대한 국내외를 망론하는 해박한 지식과 글쓰기, 평론능력까지 있는데 스스로 글을 못 쓰는 경우가 대부분 저런 거더군요. 기대치가 높다보니 스스로의 글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서 프롤로그만 썼다 지웠다를 반복...
  • 초록불 2008/11/05 10:14 #

    맞습니다. 그런 분들이 있지요...^^

    능력이 없는데 자뻑만 있어서 글을 냅다 쓰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런 분들이 안타깝습니다.
  • 2008/11/05 10:0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찬별 2008/11/05 10:16 #

    작가와 편집자가 조금 다른 성향의 자뻑기질을 가지고 있다고 느껴요;;
  • catnip 2008/11/05 10:17 #

    능력은 없고 자뻑만!에 공감합니다.
    저는 다른 면으로 또 그런 사람들이 안타깝더군요.;
  • 새벽안개 2008/11/05 10:19 #

    통찰력이 빛나는 글입니다. 창조성과 절제를 동시에 가지기는 어려운것 같더군요. 하지만 하루중에 사이클이 있어서 밤에는 흥에 겨워 미친듯한 글을 쓰고 아침에 정신이 차분해 졌을때 이게 말이 되는 글인지 성찰하는 것이 저의 일과 입니다. ^^
  • Hadrianius 2008/11/05 10:21 #

    헌데 마지막 줄대로라면 편집자와 작가의 차이가 명확하지 않은데;;;

    편집자 - 자뻑이 없다
    작가 - 자뻑이 있어야 한다. 없으면 슬럼프가 온다.

    흠;;
  • 바닷돌 2008/11/05 17:38 #

    작가는 원래 자뻑기질이 있어야 하고, 있다가 없어지면 슬럼프...인가효?
  • 귀맛 2008/11/05 10:37 #

    우와! 이글루 오랜만에 들어왔더니 메인에 초록불샘이!
    안녕하세요! 전 자뻑으로 똘똘 뭉쳐있으니까 역시 작가인가봐요 우하하하하하
  • 초록불 2008/11/05 15:57 #

    넌 그냥 습작생...-_-
  • sinyoung 2008/11/05 10:42 #

    찔끔. 그래서 저는 편집자로군요;;
  • 도로시 2008/11/05 11:11 #

    그래서 저도 편집자...(2)
  • ckatto 2008/11/05 11:18 #

    여기에서 노력과 운이 따라주면 대박작가가 되는것인가요?
  • 리글렛 2008/11/05 11:48 #

    조금 다른 얘기같지만 최근 읽은 책에서 본 내용이 생각나는군요;
    '글을 쓸때 손가락이 워드 프로세서의 자판을 두드리는 대로 마음껏 내버려두는 것은 좋다. 그런 순간에 작가는 창조적 기질을 마음껏 발휘하게 되는 것이니까. 하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의심을 가져야한다.'

    음 그렇다면 훌륭한 작품이 나오는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창의력이 넘치는 자뻑작가'와 '날카로운 눈과 실력을 가진 편집자'가 만나는 것이려나요?
    (웬지 저 둘의 사이는 정말 안좋을것 같습니다;;;;)

  • 유월향 2008/11/05 12:04 #

    아, 제 주변에 그런 사람 있어요... ㄱ-;;;
    주변에서 글쓰는 사람들 글 봐주고 조언도 해주고 그러는데,
    (편집자는 아니고 그냥 글 좋아하는 사람 정도...)
    그 분한테 왜 글은 안쓰냐고 했더니...
    자기가 글 쓰면 트집잡을 곳 밖에 안보여서 짜증나서 못쓰겠다고 하더라구요;;;
    한문장 쓰고 원고지 찢고, 한문단 쓰고 원고지 찢고 그런 스타일;;;
  • 유노시안 2008/11/05 12:09 #

    전.....편집자 스타일인건가요;;;
  • 로오나 2008/11/05 13:03 #

    사실 작가에게는 어느정도 자뻑이 필수하죠. 다 써놓고 '오오오! 내가 이런 글을 쓰다니. 남들에게 잘났다고 말은 못하겠지만, 훗, 역시 난 좀 잘난 것 같아. 이거 얼마나 근사해? 으쓱으쓱'해주는.(물론 그걸 대놓고 말하고 다니면 왕따가 된다) 딱 현실을 잊지 않을 정도로만.(웃음)
  • 초록불 2008/11/05 13:06 #

    대놓고 말하는데도 주위에서 우러러보는 작가들도 좀 있습니다. 저 아는 작가만 해도 세 분이나...
  • 뱀  2008/11/05 13:25 #

    그... 그렇군요. 자뻑 기질... 과연.
  • 이민수 2008/11/05 13:45 #

    초록불 님의 블로그에서 본 중 가장 날카로운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놀라운 통찰입니다.
  • 무뢰한 2008/11/05 14:01 #

    아.. 왠지 동감이 되는 말씀이네요.
  • 미도리 2008/11/05 14:06 #

    몹시 공감하고 갑니다. 정말 날카로운 지적이세요.
  • 다크엘 2008/11/05 14:25 #

    그놈의 슬럼프가 몇년을 가는지..ㅠ.ㅠ
  • 소피아 2008/11/05 15:23 #

    전 자뻑으로 뭉친 글은 영 아니고 자뻑 없이 좌절한 글은 사람들이 괜찮다 하던데,
    저는 그럼 무슨 기질인 겝니까 ㅋㅋㅋㅋㅋ
  • savoury 2008/11/05 15:31 #

    전 제가 예전에 쓴 글들 보면 주인공에게 이입해서 막 눈물이 줄줄 나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시큰둥해 하더라고요. 흑, 이것이 능력없는 자뻑의 전형적인 케이스군요!!!
  • 치이나 2008/11/05 15:39 #

    편집자들도 자뻑 기질 많아요.
  • 루시엔 2008/11/05 16:49 #

    창작은 인간의 일이고 편집의 신의 일이라고 스티븐 킹이 그랬다던가요.
    초록불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 무브먼트 2008/11/05 16:58 #

    지나가는 편집자 1인.
  • joyce 2008/11/05 17:24 #

    자뻑도 능力인 듯.
    창작자는 힘이 있어야 해요...
  • 히카루 2008/11/05 17:28 #

    흑... 거기다가 편집자(디자인-맥이나 인디자인 조판까지 겸하는 부류)는 속독능력을 갖추라고 성화더군요.....(젠장. 직접 해 봐! 눈 빠지겠다고! 를 외쳐주고 있습니다.) 아니 오타는 알아서들 수정하란 말이야! 괜히 탈고용 원고를 주는 줄 알아! 종이값이 얼만데!!! 막 이러면서 작가 미워!! 를....

    물론 저는 소설 편집자가 아니었습니다.(시집 편집하다 데지는 줄 알았어요.)
  • 바닷돌 2008/11/05 17:39 #

    저는 글 쓰는 재주도 없고 자뻑기질도 없으니 그저 버로우 orz
  • twinpix 2008/11/05 19:17 #

    공감하는 글이군요. 글쓰는 사람은 다들 자기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글을 써야, 하핫.
  • theadadv 2008/11/05 23:15 #

    이거야 말로 인생진리이군요.
  • 선율 2008/11/06 18:33 #

    초록불 선생님! 안녕하세용. 헤헤, 글틴에서 실려온 선율이에요.
    자주 올게요><!
  • 초록불 2008/11/06 18:40 #

    오옷... 실려올만큼 가벼웠던가... (썰렁~)
  • 2011/03/26 16:0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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