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문........화..*



말콤 엑스는 조리정연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가 지닌 정치적, 철학적 견해의 상당 부분에 동의할 수 없었다. 물론 나는 지금 그가 견지하는 태도를 이해할 수는 있다. 그가 독선적인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나는 유일한 진리와 유일한 방법만을 인정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의 견해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답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폭력으로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가 폭력을 사용하자는 주장을 덜 했으면 하고 생각한다. (중략)

폭력적 행동을 취한다면 우리는 절대적인 열세에 처하게 될 것이다. 또한 폭력적인 행동이 끝나도 흑인들은 변함없이 가난하고 굴욕적인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흑인들이 느끼는 증오와 원한은 더욱 심해질 것이며, 현실로 돌아오면 더 심한 비참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따라서 도덕적인 면에서도, 실제적인 면에서도, 미국 흑인들이 의지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은 비폭력밖에 없다.

나는 뉴욕에서 계란 세례를 받고 그것이 블랙 내셔날리스트들의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내가 온건한 태도로 사랑을 설교한다는 사실 때문에 백인에 대한 증오심을 나에게 돌리려고 했다. (중략)

그들은 비폭력주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은 무저항주의와 비폭력적인 저항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사람들에게 멍하니 주저앉아서 차별적 대우를 묵인하라고 한 적이 없으며, 있는 힘을 다해 사악한 제도와 맞서 싸우는 사람만이 비겁자가 아니라고 말했다. 저항을 계속하는 사람은 도덕적인 면에서도 또한 전술적인 면에서도 비폭력을 고수하는 편이 더 낫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중략)

미국 흑인들에게는 유능한 지도자들이 많이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재능있는 지도자가 부족하므로, 시기나 탐욕, 경쟁심 때문에 채 성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파멸로 몰아넣어서는 안 된다. (중략)

말콤 엑스는 자신의 철학적 전제조건을 재평가하고 비폭력운동과 일반적인 백인들에 대한 경직된 태도를 개선해가던 중에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나는 이 점을 더욱 안타깝게 생각한다. (중략)

블랙 내셔날리즘의 성장은 인종차별적 현실 때문에 많은 흑인들이 겪는 좌절과 불만, 불안감이 깊어져 가는 것을 드러내는 조짐이라고 할 수 있다. 블랙 내셔날리즘은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의 하나였다. 그러나 블랙 내셔날리즘은 내가 비난해왔던 비현실적이며 분파주의적인 견해를 근간으로 하고 백인의 패권적 지배를 흑인의 패권적 지배로 대체했을 뿐이었다. 우리는 약자의 처지에서 강자의 처지로 상승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민주주의와 인류애가 현실이 되는 사회, 도덕적 균형을 잃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 10점
클레이본 카슨 엮음, 이순희 옮김/바다출판사

오바마의 당선을 보며 떠오른 인물은 역시 마틴 루터 킹. 그의 비폭력에 대한 정의와 노선이 다른 지도자에게 던지는 말은 한국 사회에서도 의미심장하다.

덧글

  • 로메슈제 2008/11/06 09:08 #

    마틴 루터 킹의 연설문, 영어로 된 원본을 학생들에게 외우게 시켰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외우느라 힘들었지만 내용은 확실히 좋았어요.
  • 에나 2008/11/06 09:12 #

    어제, 오바마의 당선 소식을 tv로 보는데 마틴 루터 킹의 연설이 잠깐 나왔었지요.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나의 네 자녀가 피부색이 아닌 실력과 재능으로 이 나라에서 살아가는 꿈...'이라는 말이 짧았지만 강하게 기억에 남았어요. 괜히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같은 책도 생각나고...
  • 초록불 2008/11/06 09:57 #

    말콤 엑스에 대한 위 인용문의 생략된 부분에도 톰아저씨 이야기가 나오죠. 블랙 내셔날리스트가 자신을 톰 아저씨에 비유하고 있다는...
  • 샌드맨 2008/11/06 10:16 #

    정말 마틴 루터킹 연설문은 보면서 와닿는게 있더군요.
  • rumic71 2008/11/06 10:46 #

    무식한 놈이 힘자랑하는 법이지요.
  • dunkbear 2008/11/06 13:11 #

    감동적이지만 또한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이죠. 단순하게 머리수만 따져도
    백인들에게 밀리는 흑인들에게 폭력적인 저항은 결국 실패하게 되어있으니까요.
  • 소하 2008/11/06 13:19 #

    저 연설문은 참 감명 깊었습니다. 하지만 저도 말콤이 이해가 됩니다. 무기를 들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슬픕니다.
  • 회색인간 2008/11/06 18:44 #

    정말 저분은 존경스럽죠.....왜 저런 분이 암살됐어야 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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