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4인방의 먹고죽자 보양 여행 - 남은 이야기 *..자........서..*



다음날 아침 - 다들 잠은 일찍 깼습니다. 아마 서로 코고는 소리를 못 견뎌 깬 듯.

아침은 어제 그 식당으로 가서 황태 해장국으로 해치웠습니다. 교정박군은 또 다시,

"여기까지 왔으니 덕유산 한 번 올라야지요."
"됐네."

잠을 자기는 했지만 여전히 숙취가 해결 안 된 토마스를 대신해서 운전대는 제가 잡았습니다.
산골짜기마다 구름이 내려, 연기처럼 솟아오르는 장관을 연출 중이었습니다. 스케일 줄인 사진에서는 느껴지지 않겠지만 단풍도 정말 좋더군요. 마왕의 포쓰를 풍기는 박언니 사진이라 죄송...^^;;

돌아오는 길에 역시 졸음 운전의 스릴...을 견디다 못한 토마스가 운전대를 채어 갔습니다. 교정박군이 다시 말하길,

"어, 조금 더 가면 독립기념관이네요? 거기 한 번 가봐야죠."

그러자 토마스, 미련없이 목천 인터체인지를 빠져나가 버리는 겁니다. 아이쿠...

하지만 막상 주차장에서 올라와보니 저 아마득해 보이는 본관. 그때, 박언니가 외쳤죠.

"이리 와요!"

그래서 우리 중년 4인방은 한얼이 열차를 타고 독립기념관 본관으로 갔답니다.
한얼이 열차는 찍을 생각을 못 했군요. 어디선가 집어온 이미지입니다. 본관에 도착해서 박언니 퍼포먼스를 본 뒤,
토마스가 그러더군요.

"내 평생 여길 언제 다시 와 보겠어요. 이제 와 봤으니 그만 가죠."

전시관 하나 보지도 않고 그냥 가냐고 하자,

"귀찮게 그건 왜..."

그래서 강제로 끌고 임시정부 기념관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 유명한 밀랍인형들이 있는 곳이죠. 그래도 여긴 봐야 나중에 독립기념관 왔다는 말을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임시정부 기념관 옆에서 입체만화영화가 상영 중인 것이 아닙니까! 교정박군이 반색해서 말하더군요.

"박언니는 이런 거 일부러 돈내고 보러 다니잖아. 여긴 공짜네?"

그러자 박언니는,

"형 땜에 임시정부 기념관 보는 거니까, 이거 보고 나면 영화관도 가야 해요."

라고 해서, 우리 중년 4인방은 나란히 <도토리 훈장>을 보러 들어가야 했습니다.
네, 이런 입체 만화영화였죠. 중간에 바람도 불고, 좌석도 흔들리고... 그래서 4D라고 부르는 모양입니다. 15분짜리 만화영화긴 한데, 보고난 감상은....

"시나리오 이렇게 밖에 못 만드나?"

라는...

우리는 다녀간다는 영역 확인을 하고(화장실 가서 소변 보았다는 이야깁니다) 다시 서울로 떠났습니다. 중간에 안성휴게소에 다시 들렀습니다.

"보양 여행 결과 혈압이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 해야죠!"

교정박군의 주장에 따라 들른 것인데... 어라라? 혈압계가 없군요. 네, 하행 휴게소에만 있었던 겁니다. 하긴 안 재어보기가 다행인 것 같습니다. 내려가서 결국 소주 20병, 맥주 4병을 마시고 올라가는 건데 혈압이 올라가면 올라갔지 떨어질 리가 없겠죠.

이렇게 돌아온 뒤, 그 다음날 전 하루종일 앓다가 결국 병원행... "먹고죽자"라는 모토를 참 잘 이행한 것 같습니다.



[추가]
안성 휴게소에서 점심으로 국밥(국물 많이 주세요) 먹고, 나와서 박언니와 토마스는 크레페도 하나씩 더 먹었답니다. 박언니 왈.

"이번 여행으로 배가 늘어났나봐요."

덧글

  • i_jin 2008/11/12 10:46 #

    오오~ 4D입체만화영화라~ ㅎ 스토리는 어쩔지 몰라도 많이 발전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ㅋ
    독립기념관이라.. 언제 가봤는지 기억도 나지않을만큼 오래전에 다녀왔던;;;
  • 달바다 2008/11/12 10:58 #

    국민학교때 한번가고 군대에서 한번갔었네요..;;독립기념관.음음
    그때 만났던 해군 여부사관분이 참 아름다우셧는데....

  • 하은이아빠 2008/11/12 11:00 #

    즐거우셨네요... ^^ 부럽습니다... 남은 뼈빠지게 일하는 중인데... 아.. 나도 여행 가고 싶다....ㅠ.ㅠ
  • 초록불 2008/11/12 11:19 #

    대신 월급도 없잖아...-_-
  • 김현 2008/11/12 12:52 #

    저도 빨리 소년 4인방 구성해서 보양 여행을... ^^;
  • 에나 2008/11/12 14:30 #

    보양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보는 내내 웃음이... ^^ //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 있는 것도 정말 복이겠지요?(맘대로 못떠나는 이사람;)
  • 머미 2008/11/12 15:28 #

    역시 다시 봐도 수호지 보는 기분이라니깐요.^
  • 초록불 2008/11/12 15:30 #

    여기서 수호지가 왜?
  • 번동아제 2008/11/12 22:34 #

    그런데 저도 어쩐지 모르게 수호지 보는 느낌이 -_- 왜???
  • 머미 2008/11/13 19:08 #

    수호지에 싸우는 장면보다 더 자주 나오는게 호걸들이 호쾌하게 한잔-하는 장면 아닙니까요.
  • 킴사장 2008/11/12 20:44 #

    ㅎㅎㅎ 제 아들이름이 한얼이랍니다. 저는 못가고 아내가 장모님과 함께 아들 데리고 독립기념관 가서 한얼이가 한얼이열차 앞에서 찍은 사진 보고 얼마나 웃겼던지.
  • 굽시니스트 2008/11/12 22:11 #

    아악 뭔가 70년대 프랑스 로드무비를 보는 듯한 황량하면서도 끈적끈적한 느낌이 나트륨과 불포화 지방을 곁들인 채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스물스물 올라오는 기이한 느낌이지만 뭔가 좀 부럽기도 하고 그렇고 그렇습니다요 하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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