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 인터뷰에 덧붙여서 *..자........서..*



1.
오늘 판타스틱 12월호에 실린 내 인터뷰를 읽었다. 판타스틱에서 인터뷰를 하자고 했을 때, 0.1초쯤 망설였다. 직업과 블로그가 연결이 되는 고리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노블레스 클럽을 알리는데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에 얼른 인터뷰에 응하기로 했다. (말하자면 회사원 마인드)

2.
인터뷰 내용은 극히 사소한 한두 대목을 빼고는 제대로 내 이야기가 실렸다. 물론 더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편집상 여러 부분이 삭제되었는데, 그 중 내게는 중요한 대목이, 판타스틱 입장에서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삭제되었다. 내가 처음부터 노블레스 클럽 팀장은 아니었다는 사실이 삭제된 것이다.

2.
나는 개인적인 부분과 공적인 부분을 뒤섞는 것을 싫어한다. 내가 노블레스 클럽을 담당한다고 이야기하는 순간, 이 블로그는 노블레스 클럽 광고 블로그의 역할도 맡게 될 것이었다. 내 책만 광고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 하지만 내가 노블레스 클럽 팀장이라는 것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노블레스 클럽 책을 리뷰하지도 않았다. 리뷰가 바로 광고로 비칠 것이 싫었기 때문이고 어쩐지 그런 짓은 반칙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마음에 들어했던 <라크리모사>와 같은 경우도 따로 리뷰하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다.

3.
기억력이 좋은 사람은 내가 <얼음나무 숲>을 칭찬한 것을 기억할 것이다. 혹 초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거기에 내 이름이 없다. <얼음나무 숲>과 <뉴욕 더스트>가 나올 때까지 나는 팀장이 아니었다. <라크리모사> 편집에는 관여했는데, 그 책 편집 거의 말미에 팀장이 되었다. 따라서 당연한 이야기지만 <뉴욕 더스트>에도 내 이름이 없다. 심지어 <라크리모사>에도 내 이름이 없다. 아, <얼음나무 숲>에 내가 기여한 것이 하나 있다. 표지에 실린 그림이다.

4.
<얼음나무 숲>은 표지가 마음에 들지 않아 매우 오랫동안 고민에 빠져 있었다. 소설 내용을 파악한 뒤 나는 뉴질랜드에서 찍어온 사진을 편집장에게 보냈고, 그 사진을 이용해서 <얼음나무 숲> 표지가 만들어졌다.

5.
그야말로 새옹지마 격으로 판타스틱 발매가 한달 가량 늦춰지고, 그 사이에 나는 로크미디어에서 퇴사했다. 덕분에 광고니 뭐니 하는 생각은 이제 할 필요가 없어진 것 같다. 로크미디어에서 국내창작물인 노블레스 클럽이나 해외번역물인 노블우드 클럽을 기획하고 틀을 짜왔던 것은 꽤나 오래된 일이다. 작년 2월에 단행본 준비위원으로 로크미디어에 들어갔는데, 대략 1년을 어떤 형식으로 출간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했다. 이때 나는 해외물 쪽 담당이어서 국내물의 준비 상황은 그저 이야기나 듣는 정도에 그쳤었다.

6.
출판사와 작가는, 출판사가 을이고 작가가 갑으로 만난다. 따라서 내 경우에는 갑과 을을 오가는 상황에 놓여있었는데 - 팀장 하는 동안 <역사 속으로 숑숑>이 나왔다 - 이게 정신건강에 별로 좋은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경우의 구체적인 이야기는 걸리는 부분이 많아서 생략한다.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다.

7.
담당했던 브랜드라서가 아니라, 노블레스 클럽이라는 시도는 매우 흐뭇한 일이었다. 후임 팀장이 똑똑한 사람이니까 앞으로도 잘 해나가리라 믿는다. 사실 나는 부지런한 편집자는 아니었다. 게으름이 지나쳐서... 그래도 일을 그만 둔 지금의 입장에서 보면, 지난 근 2년 동안의 일은 나름 재미있는 일이었다. 오만 인간 군상을 만나본 게 가장 큰 소득이 아닐까 싶다.

8.
일을 미처 마무리짓지 못하고 나온 부분이 있는 것이 좀 아쉽긴 하다. 문형진님이나 이헌님 작품은 내가 컨택한 것이어서 내 손으로마무리지을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세상 일이라는 게 늘 이런 법이다. (아, 마지막으로 한 가지 일이 아직 남아있다. 뭐, 그 분은아시겠지...)

덧글

  • 愛書 2008/11/17 22:45 #

    지금 뉴욕더스트 읽다가 왔는데 (...) 편집 하셨었나요? 오오.
  • 초록불 2008/11/17 22:50 #

    에.. 위에 적은 것처럼 <얼음나무 숲>과 <뉴욕 더스트> 편집에는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 회색인간 2008/11/17 22:51 #

    앞으로도 하시는 일 잘 돼시길 빌어요
  • 초록불 2008/11/17 22:59 #

    네, 고맙습니다.
  • 뱀  2008/11/17 23:20 #

    저에게는 아마 초록불님이 처음으로 길을 열어주신 분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합니다. ㅎㅎ 저도 아쉬운 마음이지만, 새 팀장님도 좋은 분이시니 뭐든 잘 되리라 생각해요.
  • 초록불 2008/11/17 23:24 #

    하하, 다음에 개인적으로 만날 기회가 있겠지요...^^
  • 나태한악마 2008/11/18 01:02 #

    음음... 그만두셨더군요. 한번밖에 못 뵈었는데...
  • 초록불 2008/11/18 08:17 #

    이 바닥이 워낙 좁아서 또 볼 기회가 있을 겁니다...^^;; 신작 고대하고 있겠습니다.
  • catnip 2008/11/18 20:34 #

    얼음나무숲 표지가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진짜 사진이었군요..!
  • 초록불 2008/11/18 23:50 #

    매우 인상적인 숲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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