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절판된, 샘터 사에서 나온 <고사성어 백과사전>이라는 책이 있다. 비슷한 제목의 책이 많은데 다시 말하지만 이 책은 현재 절판이다.
이 책의 특징은 1년 365일 날마다 한 편의 고사성어가 적혀 있다는 것. 즉 365개의 고사성어가 있다.
우연히 생일이나 기념일을 여기에 넣어서 그 사람의 운명을 점쳐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점>이라는 행위는 그야말로 과학적 근거라고는 하나도 없는 것이고, 신뢰만 있다면 얼마든지 성립하는 사기술이기 때문.
그래서 한 번 해봤다.
어제 생일 축하 겸 놀러온 좌백님의 고사성어는...
인무원려人無遠慮 필유근우必有近憂
말을 듣자마자 좌백님, OTL 자세가 된다. 저 고사성어는 논어 위령공편에 나오는 것으로 그 뜻은 이렇다.
사람이 멀리 내다보는 생각이 없다면 반드시 가까운 근심이 있게 된다.
좌백님 왈 - "여, 역시 멀리 내다보지 않고 계약을 덥석덥석 하고, 마감에 시달린다는..."
같이 왔던 박언니의 고사성어는 이랬다.
경국지색傾國之色
역시 박언니는 눈이 높아서 여자친구가 없는 것이다! 박언니 왈 - "어, 형... 아니에요, 정말!"
아니긴 개뿔.
내 고사성어는 무엇이었을까?
수어지교水魚之交
삼국지 촉서 제갈량전에 나오는 말이다. 유비와 제갈량의 사귐이 물과 물고기처럼 밀접하다는 뜻으로, 또 크게 도움을 주는 사이를 가리키기도 한다. 나는 사람 사귐이 짧아 친구가 몇 안 되지만 그만큼 깊이 사귄다고 할 수도 있어서 적절한 고사성어가 아닐 수 없다. 고사성어의 출전이 삼국지라는 것도 참 재미있는 일이었다.
우리는 아는 사람들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따위를 넣어보고 있었는데, 그중 압권은... 교정박군이었다. 교정박군의 고사성어는...
자포자기自暴自棄!!!
어느새 우리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이거야말로 먹고죽자는 모토를 가진 교정박군다운 고사성어 아니겠느냐며...
덧글
이거 그렇다면....
제가 그 책을 갖고 있으면 '이걸로 365일치 포스트는 준비 완료다!'라고 생각할 것 같네요 (...)
맞춰보면 네 분 모두의 생일을 알 수 있겠군요 ㅎㅎㅎ
일단 맞춰보자면 제 고사성어는 맥수지탄.....입니다.
어떤 책인지는 보지 못해 모르겠지만 이 글을 보니 제 생일날의 고사성어도 알고싶어지네요...^^
(제 생일입니다. ^^)
후생가외後生可畏 - 후배들을 두려워할만 하다
네, 12.12란 바로 전두환 소장께서 정승화 참모총장을 해치워버린 하극상 사건이죠.
10.26 은 어떨까요.
생이지지生而知之 - 태어났을 때부터 알고 있다. 성인을 가리키는 말이죠.
오합지졸 환빠 무리를 무찌르는 블로그...- 역시 점이란 건 해석이 제맛이군.
몬섬이도 오합지졸이 모인 문단을 휩쓸어버리도록!
근데, 혹시 2월 29일도 나와 있냐능.... ㅡㅡ;
7월 6일 불비불명不飛不鳴 -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다. 새가 더 멀리 날기 위해 오랫동안 때를 기다린다는 이야기죠.
2월 29일도 있습니다.
장경오훼長頸烏喙 - 긴 목과 뾰족한 입. 월왕 구천의 인상을 재상 범려가 평할 때 나온 말이죠. 환난은 같이 할 수 있으나 복락은 같이 누릴 수 없다는 뜻으로... 배신자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여불위가 진시황의 아버지 되는 자초를 보고 한 말이죠.
부족치치아간不足置齒牙間 - 이 사이에 둘 것이 못 된다. 즉, 문제 삼을 일이 아니다, 라는 뜻입니다.사기열전 숙손통전에 나오는 말입니다. 진나라 2세 황제 호해가 나라가 어지럽다고 걱정하자 숙손통이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말해서 안심시킨 뒤, 본인은 달아나서 유방(한고조) 밑에 들어가 버립니다.
앞으로 대인배로 사시라는 점괘(응? 자꾸 점괘로 둔갑을...)군요.
초왕실궁楚王失弓 초인득지楚人得之
초나라 왕이 잃은 활을 초나라 사람이 줍는다는 뜻으로 도량에 관련된 고사성어입니다. 초나라 왕이사냥을 갔다가 활을 잃었는데 그걸 신하들이 찾고자 하자, 어차피 우리나라 사람이 주울 것인데 찾지 않아도 된다고 했답니다. 신하들이 도량이 넓다고 칭송했는데, 공자가 그 말을 듣고 하필이면 초나라 사람이라고 한정지을 게 무엇이냐, 그 도량이 참으로 좁다고 이야기했다죠.
이래서 도량이 좁은 것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는 고사성어가 되어 버렸습니다. 에... 재미로 보는 거니까 너그럽게 이해를... 아니 도량이 좁은 분이라 안 되실 건가...(재미라면서!)
태어난해 양력으로하면 8월 22일이군요. 'ㅅ';;;
춘추시대에 제환공이 채나라를 공격한 뒤 내친 김에 초나라까지 쳐들어가자 초나라에서 우리 두나라는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데 왜 여기까지 왔느냐고 물으면서 한 말입니다. 서로 관계 없다, 내 알 바 아니다라는 뜻으로 사용합니다...^^
조문도朝聞道 석사가의夕死可矣 -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2월 20일 - 미봉彌縫 : 미봉책 할 때 그 미봉입니다.
어째 두 분 다 우중충한...-_-;; 그런데 여기 두 자짜리 고사성어가 몇 개 안 되는데 궁합은 맞는 것 같습니다...(먼산)
랄까... 이거 혹시 음력으로 해야되는 건 아니죠?;;;
남상濫觴 - 술잔이 넘친다는 것인데, 어떤 일의 시초와 근원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1월 1일다운 말이네요.
정말 1월 1일답네요.
앞으로 술은 잔이 넘치도록 받아 먹어야겠...(?)
혹시 음력이면 10월 21일 인데.. 알수있을까요? 'ㅂ'; 부탁드려요;ㅁ;
한나라 무제 때 장건을 월지국에 보내 흉노를 협공하고자 했는데, 장건은 흉노에게 잡히기도 했으나달아나 월지국에 가서 협상을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협상에 실패하고 말았죠. 그때 나온 말입니다. 장건은 그 후 대하국까지 갔다가 한나라로 돌아왔는데, 그가 개척한 길이 실크로드가 되었습니다. 역사 근원을 보면 꼭 나쁜 말이라고 볼 것도 아니죠.
5월 1일 군자삼락君子三樂 - 맹자에 나오는 말로 군자에게는 세가지 즐거움이 있는데, 왕 노릇은 들어가지 않으며, 1락은 양친이 다 살아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 2락은 하늘과 사람에 부끄러운 것이 없는 것, 3락은 천하의 영재를 얻어 교육시키는 것...
제 생일인 9월 1일도 궁금해지네요. 절판이라 아쉽..ㅠㅠ
구밀복검口蜜腹劍 - 입으로는 좋은 말을 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해칠 생각을 한다는 고사성어죠. 구밀복검하는 사람을 경계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세요.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저도 부탁드려도 될까요(…)
- 2월 22일 이랍니다. / 음력이라면 1월 17일
기인지우杞人之憂 - 보통 <기우>라고 하지요. 하늘이 무너질까 걱정했다는 기나라 사람들을 가리켜서 쓸데없는 일을 걱정한다는 뜻으로 쓰지요. 불필요한 걱정일랑 털어버리세요.
바쁘시지만 않으시다면 저도 한번 알아보고 싶습니다 >_
- 4월 19일 / 음력 3월 4일입니다
이도살삼사二桃殺三士 - 두 개의 복숭아로 세 사람을 죽이다.
제나라 안영이 왕의 호위무사 셋이 권한을 행세하고 우쭐대어서 왕이 근심하자 복숭아 두 개를 그들에게 보내면서, 공이 큰 사람 둘이 먹으라고 했답니다. 그 때문에 서로 싸움이 나서 결국 세사람이 모두 죽고 말았습니다. 꾀로 상대방을 자멸시켰다는 것으로 안영은 제갈량도 존경했던 인물입니다.
절판이란 게 아쉽네요 ㅠㅠ
본래는 어진 임금과 뛰어난 신하가 만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었답니다.
천재일우라.. 빨리 뛰어난 신하가 되어 임금을 찾아나서야겠습니다 ㅠㅠ
왠지 댓글이 365개가 달려야 할것같은 기분이지만.........
9월 29일은 없나요?ㅠ_ㅠ
호가호위狐假虎威 - 여우가 호랑이 위세를 빌려서 행세를 한다는 것으로 이솝 우화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는 바로 그 고사성어입니다.
호가호위하는 자들을 경계하시라는 의미로 받아들이셔야 할 듯.
그나저나 7월 24일에는 뭐라고 나오나요?
득롱망촉得隴望蜀 - 농 땅을 얻자 촉 땅을 바란다는 말로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경계하는 고사성어죠. 출전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삼국지>, 그리고 그리 잘 알려지지 않은 <후한서>입니다. <후한서> 광무제 때 일로 광무제가 농서 지방을 평정한 다음에 한 말이랍니다.
(숑숑 3권 사야지)
4월 7일이랑 3월 3일이 알고 싶습니다요 ^^;
3월 3일 - 토사구팽兎死狗烹 : 토끼를 잡은 뒤 사냥개를 삶는다. 쓸모 없어진 사람이 버려지는 것을 가리키는 고사성어죠.
어째 두 고사성어가 다 죽음과 연관이... 이런 일들을 경계하라는 뜻으로 새기시면 좋겠네요...^^
천상여天喪予 -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하는구나. 공자가 제자 안회가 죽었을 때 한탄한 말입니다. 후계자가 끊어짐을 애통해 하는 말이죠.
나이 마흔까지 독신이었다가 대마... 아니 공자님이 될 지도 모르잖아요? (먼산)
제 생일이 2월 29일인데 그리 좋아보이는 단어는 아니군요;;
죄송하지만 4월 17일도 알려 주실 수 있으신가요?
다른 말로는 운우지정이죠. 남녀간의 교합을 뜻하는 고사성어.
장경오훼야, 살면서 항상 경계하고 주의하라는 뜻으로 생각하면 나름대로 교훈이 되는 고사성어가 될 거예요.
놀러왔다가 급 궁금해서 염치불구하고...;ㅂ;
6/30이랑 5/13랑 알고 싶어요!'-'!!
지록위마指鹿爲馬 -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함. 일본말의 바보를 뜻하는 "빠가"라는 말이 여기서 왔죠.
5월 13일. 역시 유명한 고사성어네요.
칠보지재七步之才 - 일곱 걸음을 걸으면서 시를 짓는다는 말로 조비가 동생 조식을 시험한 일에서 유래했죠. 천재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바보와 천재로 대구를 만드셨네요...^^
둘 다 제 양,음력 생일이었습니다.
절묘하네요. OTL
5월 4일 계행죽엽성鷄行竹葉成 - 닭 발자국이 댓잎 같다. 특이한 문구가 들어있네요. 이건 고사성어가 아닌데... 조선시대 채수의 손자가 여섯살때 지은 싯구입니다. 어린아이의 총명함이라고 해석해야 할까요...
3월 17일 어부지리漁父之利 - 너무나 잘 알려진 그 말이네요.
*하필... -_-; 수령동지의 탄신일이랑 겹쳐서 생일때마다 두툼한 신문지가 날아들던 기억이 -_-;*
그러니 저도 낮잠 자다가 큰 깨달음을 얻어... *예라 이 -_-;;*
저도 다른분이 물어봐주셔서 알게 되었네요.^^;;
덧글이 한 365*n개쯤 달리지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환락극혜歡樂極兮 애정다哀情多 - 환락이 지극하면 비애가 많다...
한무제가 지은 <추풍사병서>의 한구절이랍니다.
초면이지만 궁금한데.. 4월11일도 좀 알려주십사 부탁드립니다.
논어에 나오는 말로 한그릇의 밥(食자를 사라고도 읽습니다)과 표주박 하나의 물이라는 뜻입니다. 청빈한 생활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답글을 더 원하시는걸로 알고 질문올리옵니다(퍽;;;;)
7월16일과 2월2일의 고사성어가 궁금합니다ㅎ
2월 2일... 역시 유명한 고사성어입니다. 각주구검 - 칼을 빠뜨리곤 뱃전에다가 표시를 남겼다는 이야기죠.